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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907화 (907/1,498)

907화 또 너냐!

"진남도 날아갔소!"

소붕왕 만소가 입을 열었다.

그의 두 눈에 수많은 금색 신광이 번쩍였다.

그는 요족의 동술을 사용하여 진남을 찾고 있었다.

"만 형, 조 형. 우리 세 갈래로 나뉘어서 진남을 에워쌉시다!"

임 장로는 온몸에 신광을 드러내고 말했다.

"그리고 진남과 만 장 떨어졌을 때 동시에 법인을 사용하는 겁니다! 그럼 진남이 우리를 발견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쥐도 새도 모르게 절세살진을 만들어 쉽게 그를 죽일 수 있소!"

말을 마친 그는 피가 들끓는 것 같았다.

천허조교의 외문 장로인 그였지만 직접 판을 짜서 개세천재를 죽인 적이 없었다.

"좋소!"

소붕왕 만소와 조리점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각자 천신 정상의 무인들을 데리고 위로 날아갔다.

* * *

무인들은 연거푸 산봉우리에 날아들었다.

진남은 흑도를 따라 한참 날아서 세 번째 산에 들어섰다.

산 전체에 선광이 반짝이고 영기가 가득한 게, 마치 엄청난 보물을 숨긴 것 같았다.

더 이상한 것은 그들은 산에 들어서자 어떤 힘의 이끌림을 받은 것처럼 신력을 사용하지 않아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산에서 대지를 보면 세상이 뒤집힌 것 같았다.

대지가 하늘이 되고 그들은 땅에 선 것 같았다.

"사형이다!"

진남은 한참을 날아가다 한 수림에서 멈추었다.

몇천 장 밖에 당청산이 머리를 풀어 헤치고 서 있었다.

두루마기는 여기저기 찢어져 피에 물들었고, 두 눈은 시커멓게 변해 살기가 가득했다.

그의 뒤에는 다섯 명의 청금 두루마기를 입은 청년이 있었다.

그들은 천신 정상의 경지에 이르렀고, 체내에서 엄청난 기운이 용솟음치고 있었다.

그들은 엄청난 내력을 가지고 있었고, 평범한 천신 경지가 아니었다.

"당청산, 고작 인신 정상의 경지가 주제도 모르고 날뛰느냐? 얼른 물건을 내놓거라!"

우두머리 청년은 음침한 표정으로 날카롭게 외쳤다.

"내 인내심도 한계가 있다. 그러니 순순히 따르거라! 아니면 그 물건을 다치게 하고 너도 고통을 받게 될 거다!"

다른 네 청년은 콧방귀를 뀌며 신광을 뿜어 당청산의 관절들을 공격했다.

관절에서 피가 솟아올랐다.

당청산은 미간조차 찌푸리지 않았다.

그는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여전히 신력을 사용하여 앞으로 향했다.

"사형, 무인들이 점점 더 많이 모여듭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네 청년은 난처했다.

"당청산, 네가 자초한 일이다. 오늘 죽기보다 더 고통스러운 게 무엇인지 보여주마!"

우두머리 청년은 두 눈에 불을 뿜었다.

그는 더 참지 못하고 법인을 만들었다.

그는 눈앞의 하찮은 놈을 완전히 무너뜨리려고 선술을 사용했다.

"고작 너희들이 사형을 죽는 것보다 고통스럽게 만들겠다고?"

이때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방원 몇 리의 기온이 뚝 떨어졌다.

진남이 당청산 옆에 나타났다.

표정이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진남?"

당청산은 깜짝 놀랐다.

시커먼 두 눈에 가득하던 살기가 조금씩 사라졌다.

그는 이곳에서 진남을 만날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너, 너도 왔느냐?"

당청산은 흑도를 보자 몸을 흠칫 떨었다.

그의 두 눈에 검은빛이 완전히 사라졌다.

당청산이 살도를 수련한 뒤로 커다란 세상에서 진남과 흑도 만이 그의 유일한 빛이었다.

흑도를 잃어버리자 그의 세상이 무너졌다.

"천신 정상 경지의 무인?"

우두머리 청년은 법인을 멈칫하더니 이내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당청산, 모든 것을 마다하고 도망가려고 하더니 패거리가 있었구나."

그는 진남을 보며 살기를 드러냈다.

"기운이 비범한 걸 보니 내력이 좀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우리는 네가 건드릴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셋을 셀 동안 이 산에서 썩 꺼지거라!"

다른 네 청년들도 차갑게 웃었다.

'당청산은 차하계에서 올라왔다. 그러니 아는 사람이 대단해 봤자 얼마나 대단하겠어?'

* * *

세 번째 봉우리 밖.

소붕왕 만소, 조리점, 임 장로는 각각 천신 강자들을 이끌고 빠른 속도로 다가왔다.

"극허천노벌선대진(極虛天怒伐仙大陣)!"

진남과 만 장 거리가 남았을 때 그들은 동시에 손을 들어 신비한 법인을 만들었다.

안개가 발아래에서부터 피어올라 그들을 감쌌다.

그들은 제자리에서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거대한대진이 순식간에 생겨났다.

세 무리의 사람들은 몸에서 방대한 진력이 솟아올라 진남의 위쪽 만 장에 나타났다.

무형의 거대한 대진이 만들어졌다.

"진남, 네가 인재라는 건 인정하마. 상행천소선역의 최고의 천재이다."

소부왕 만소는 고개를 저으며 차갑게 말했다.

"그러나 오늘 너는 한 줌의 흙이 될 운명이다!"

"선지는 내 거다! 누구도 빼앗아 가지 못한다!"

조리점과 임 장로는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그들의 보기에 진남은 이미 죽은 사람이나 마찬가지였다.

일이 끝나면 그들은 종문과 용현종에게서 엄청난 좋은 점을 얻을 수 있었다.

'개세천재도 별로 무서울 게 없구나.'

그들이 이끄는 일흔여 명의 천신 경지 무인들은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이 연합했지만, 결과는 어쨌든 개세천재를 죽인 것이다.

"공격하라!"

소붕왕 만소 등은 서로 마주 보며 신념을 전달했다.

그들의 손에서 마지막 법인이 만들어졌다.

* * *

세 번째 산봉우리의 수림.

"진남, 저들의 도발에 넘어가지 말거라. 우리가 함께 이곳을 벗어날 방법을 생각하거라. 이곳을 벗어나기만 하면 나에게……."

당청산은 진남에게 전음했다.

그는 진남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다만, 그는 무의식적으로 진남이 내력이 비범한 천신 정상 경지의 다섯 무인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

"나더러 꺼지라고? 너희들이 뭔데?"

진남의 두 눈에 금색 불꽃이 이상하리만치 잠잠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진남이 서 있는 땅이 조금씩 갈라지고 있었고, 금은 사방으로 번지고 있었다.

"우리가 뭐냐고?"

다섯 청년은 어이가 없었다.

그들은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천신 정상 경지의 무인에게 기회를 주었다.

그런데 고마워하기는커녕 오히려 그들을 비웃었다.

"죽어라!"

그들이 미처 화를 내기 전에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들의 눈앞에 엄청난 장면이 벌어졌다.

진남은 엄청난 살기를 풍겼다.

짙은 붉은색 빛이 방원 열다섯 장을 덮었다.

조금 전까지 진남은 기세가 비범했다면 지금은 절세의 악마 같았다.

천지가 빛을 잃고 만물이 벌벌 떨었다.

"열, 열다섯 장의 실체를 이룬 붉은색 빛이라니?"

다섯 청년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들은 저도 몰래 덜덜 떨었다.

목소리도 떨렸다.

그들은 다른 소선역의 패자 세력에서 최고의 내문 제자들이었다.

평생 많은 개세천재들을 겪었지만 이렇게 무서운 사람은 처음이었다.

또, 천신 경지가 열다섯 장의 실체를 이룬 붉은색 빛을 뿜는 것은 본 적이 없었다.

"열, 열다섯 장?"

그들뿐만이 아니었다.

소붕왕 만소와 조리점, 임 장로 그리고 일흔여 명의 천신 정상의 무인들도 마찬가지였다.

소붕왕 만소, 조리점, 임 장로는 표정이 변하고 일흔여 명의 천신 경지들은 얼굴이 창백해졌다.

열다섯 장의 실체를 이룬 붉은색 빛!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개세천재를 적어도 여덟 명은 죽여야 생길 수 있었다.

그들은 진남의 소식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번 연회의 풍파가 끝나고 이제 겨우 한 달이 지났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진남은 대체 어떻게 그리 많은 개세천재를 죽인 거지?'

"진남, 너……."

당청산은 천지각인에 대해 전혀 몰랐다.

그러나 살도를 걷는 그는 이 살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진남은 구천 선역에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대체 무슨 일을 겪은 거야?'

"살려주세요! 선배님, 살려주십시오! 우리는 수월선왕 세력의 내문 제자입니다. 혹여 저희가 실수한 게 있다면 지금 당장……."

다섯 청년들은 엄청난 위협을 느끼고 기가 죽어 간절하게 부탁했다.

웅-!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차가운 도기가 악마처럼 입을 쩍 벌리고 그들을 삼켰다.

다섯 천신 정상의 경지인 청년들은 단칼에 목숨을 잃었다.

"허억!"

만 장 밖에 있던 천신 경지 무인들은 헛숨을 들이켰다.

차가운 도의와 흩날리는 피가 그들을 자극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들은 개세천재를 우습게 생각했다.

그들은 이제야 잘못 생각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도 아주 큰 착각을 했다.

개세천재들도 실력 차이가 있었다.

진남은 최고의 개세천재가 분명했다.

그들은 진남을 막을 자격도 없었다.

"하늘에 있는 놈들, 잘도 숨었구나. 좀 전까지 너희들을 발견하지 못해서 하마터면 대진에 갇힐 뻔했다."

진남은 고개를 들었다.

그는 붉은색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차갑게 말했다.

아무런 선술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천신 경지 강자들은 무서운 악마가 노려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고 머리카락이 곤두섰다.

"이런!"

소붕왕 만소, 조리점 그리고 임 장로는 안색이 다시 변했다.

진남이 풍기는 살기는 그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본래 그들이 진법을 계속 움직이면 큰 승산이 있었다.

한데 상황이 달라졌다.

"붕멸전도!"

진남은 칼을 휘둘렀다.

엄청난 도기가 용처럼 수림에서 하늘로 솟아올랐다.

그리고 진법의 가장 약한 곳에 부딪혔다.

펑-! 펑-! 펑-!

무형의 진문이 연거푸 떠오르더니 진법이 무너졌다.

진법이 무너지자 소붕왕 만소, 조리점, 임 장로 등이 천지 사이에 모습을 드러냈다.

"소붕왕, 또 너냐!"

진남은 두 눈에 불꽃이 다시 타오르고 전갑이 나타났다.

진남은 그들의 앞으로 가서 몇만 개의 강한 도기를 날렸다.

"저자의 경지가 왜 이렇게 강해졌지?"

소붕왕과 조리점은 진남과 싸우려고 했다.

그러나 도기가 들이닥치자 그들은 가슴이 서늘해졌다.

"물러나자!"

셋은 빠르게 판단하고 수단을 사용하여 먼 곳으로 사라졌다.

그들은 똑같이 후회했다.

진남의 경지가 이렇게 강해진 걸 알았더라면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

진남을 공격한 건 스스로 시간 낭비이자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는 짓을 한 것이었다.

천신 경지의 강자들도 서둘러 도망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큰 진법까지 만들어 나를 상대하려 했는데 내가 쉽게 보낼 것 같으냐? 천황도의, 백참비령, 절공만살!"

진남은 엄청난 기세로 동시에 세 개의 선술을 사용했다.

도의들이 소붕왕 등의 몸에서 연속 펼쳐졌다.

수많은 천황도의가 앞으로 밀고 나갔고 영령들도 계속 떠올랐다.

"크아아악!"

처참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

천신 경지 강자들은 목숨을 잃고 피를 흩날렸다.

소붕왕 만소, 조리점 등도 중상을 입었다.

"무슨 일이지? 왜 이렇게 많은 강자들이 죽거나 도망가는 거야?

다른 산에 있던 무인들은 멀리에서 날아오는 무인들을 보며 충격을 받았다.

그들은 누군가 엄청난 살기를 잘못 건드린 줄 알았다.

"허, 빨리도 도망가는구나!"

진남은 그 모습을 보자 기운이 평온해졌다.

그는 다시 땅에 내려왔다.

그리고 웃으며 당청산에게 말했다.

"사형, 오랜만입니다."

그의 미소는 진심이고 따뜻했다.

절세의 악마 같던 모습과 천지 차이였다.

"너……."

당청산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러나 곧 미소를 지었다.

"자식, 멋있구나. 구천 선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강해지다니."

진남은 머쓱해져서 화제를 돌렸다.

"근데 사형. 아까는 어떻게 된 일입니까?"

당청산은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그는 탄식했다.

"말하자면 복잡한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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