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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906화 (906/1,498)

906화 저곳에 있다는 뜻?

사람이 오가는 거리에 몇몇 무인들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

"쇠신 진남, 살선지에 왔어!"

"소주, 진남과 서선지 모두 살선지에 나타났습니다!"

"목표물이 살선지에 나타났다."

그들은 암암리에 영패를 통해 신념을 전했다.

보고를 끝낸 그들은 사람들 속에 모습을 감추었다. 아무런 이상함도 느끼지 못했다.

* * *

잠시 후, 무명주루의 방 안.

진남은 신념으로 승선 영패를 살펴 상황을 이해했다.

최종 결전은 삼대 무상도통에서 연합하여 진행한다고 했지만, 사실상 궁우태황종이 주재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싸움에 참가하려면 두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했다.

첫째, 선고지들 특유의 진귀한 이보를 얻어야 했다.

둘째, 열다섯 선고가 닫힌 후 승선에 성공해야 했다.

조건은 매우 간단했다.

상품도 평범했다.

승리한 자는 구천지존에게서 도에 대한 강의를 한번 들을 수 있고 문도지에서 열흘 수련할 수 있었다.

이런 상품은 신분이 높은 천재들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싸움에 참가하는 것은 결국 무상의 명예를 위해서였다.

이런 명예는 자신에게만 속했다.

구천선역에는 전승들이 많고 끝이 없었다.

제일선이라는 칭호를 얻으면 스스로 전승이 대단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제일선이라……."

진남은 중얼거리다가 눈을 감았다.

* * *

시간은 빠르게 흘러 닷새가 지났다.

노란색 풀밭을 뒤덮었던 안개는 사라지고, 깊은 곳으로 통하는 길이 나타났다.

수많은 선광이 그 속에서 번쩍거렸다.

고성 전체가 들끓었다.

진법을 친 방에 앉아있는 진남도 밖에서 허공을 가르며 날아가는 소리를 들었다.

마치 엄청난 파도가 치는 것 같았다.

"선지 도우, 같이 가자."

진남은 신념을 전하고 성 위로 날아올랐다.

눈앞에 벌어진 상황을 확인한 진남은 두 눈에 불꽃이 타올랐다.

몇만 명의 무인들이 빛으로 변해 빠르게 날아갔다.

일부 인신 경지와 지신 경지 무인들도 있고, 무상도통이나 개세천재의 세력 아래 제자들도 있었으며 평범한 무인들도 있었다.

몇만 명의 무인들은 기운을 풍기며 시기를 기다렸다.

진남이 생각했던 것보다 장면이 훨씬 성대했다.

무인들에게 선고라는 금지는 승선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기연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하나라도 얻을 수 있으면 큰 수확이었다.

진남은 그 점을 간과했던 것이었다.

"응?"

진남은 기민하게 느끼곤 고개를 들었다.

많은 무인들 중에 승포를 입고 양손을 모은 청년이 있었다.

청년은 고경을 읊으며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걸음을 옮겼다.

다른 쪽에는 검을 멘 청년이 이십여 명의 무인들을 데리고 나타났다.

그는 칼집을 벗어난 검처럼 날카로운 기세로 앞을 막는 무인들을 사정없이 베었다.

또, 흰 두루마기를 입고 얼굴을 가린 자 두 명과 열세 명의 무인들이 진남의 눈에 띄었다가 천신 경지 무인들 무리로 사라졌다.

진남은 가슴 떨리는 기운을 느꼈다.

"저 중은 십삼 대 무상도통 중 하나인 보제고살종의 진전 제자야. 이름은 용선(龍嬋)이고 개세천재야."

서선지는 어느새 진남의 곁에 다가와 듣기 좋은 목소리로 말했다.

"검을 멘 청년은 십삼 대 무상도통 중 하나인 극생문의 진전 제자인 고진일(古震一)이고, 흰 두루마기를 입은 두 사람은 신비하기 그지없는데 아직 신분을 알아내지 못했어."

진남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개세천재가 생각보다 적게 왔어."

'선고마다 이런 상황이면 어떻게 승선하지?'

서선지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

"진남 도우, 열다섯 개 선고가 열리는 것은 둘째치고 살신지가 이렇게 빨리 열릴 줄 누가 알았겠어? 만약 알았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 네가 필요한 성대한 장면은 기다리면 나타날 거야."

진남은 순간 무슨 말인지 이해 못 했다.

그러나 곧 알아차렸다.

진남은 두, 세 개의 선고를 거쳐야 승선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다른 개세천재들도 마찬가지였다.

승선에 성공하지 못하거나 기연을 만나지 못한 무인들은 다음 선고로 가서 또 기회를 찾을 것이다.

뒤로 갈수록 점점 더 성대해질 것이다.

"네 말에 일리가 있어. 이제 들어가 보자."

진남은 두 눈에 금빛을 번쩍이며 앞으로 날아갔다.

* * *

고성의 궁전 안.

"소주께 아룁니다!"

한 제자가 달려오며 말했다.

"진남과 서선지가 살신지에 들어갔습니다."

앞에 있는 사람은 소붕왕 만소였다.

이번에 그는 혼자가 아니라 스물세 명의 천신 경지 무인들을 데리고 있었다.

가까운 곳에는 청죽 두루마기를 입은 온화한 청년이 앉아있었다.

청년의 주변에도 열다섯 천신 정상의 경지의 무인들이 있었다.

"임 장로, 저들이 들어갔는데 우리도 움직여야 하지 않겠소?"

만소는 두 눈에 살기가 가득해서 차갑게 말했다.

"만 형, 급할 거 있소? 남세선왕의 부하 조리점도 사람을 데리고 오는 중이라고 하오. 곧 도착할 거요."

임 장로라 불리는 청년이 온화하게 웃으며 말했다.

"우리가 연합하면 더 확실하지 않겠소?"

그는 말을 이었다.

"용 장로의 명령이라 나도 어길 수 없소."

만소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그때 가서 진남을 잡지 못하면 자네라고 해도 봐주지 않겠소."

* * *

같은 시각, 안개 속.

진남은 들어오자마자 눈앞에 벌어진 장면에 깜짝 놀랐다.

일곱 개의 거대한 산봉우리가 공중에 걸려있었다.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처럼 보여서 소름이 돋았다.

대지는 붉은색이고 허공에 살기가 떠돌았다.

먼 하늘가에는 여러 선광이 반짝였다.

광세전승을 숨기고 있는 것 같았다.

살신지는 진남이 갔던 금지들과 비슷했다.

무인들이 들어서면 임의의 위치로 떨어졌다.

서선지는 진남의 곁에 없었다.

"선고가 열리면 그 안에 있는 전승도 나타난다. 백남지화의 영향 때문에 더 많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어."

진남은 생각을 하며 앞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그는 아무런 계획도 없었다.

간단했다.

전승이 하나 나타나면 하나를 가지면 되고 두 개 나타나면 두 개를 가지면 되었다.

그의 앞을 막는 자는 전부 쓸어버릴 작정이었다.

아무도 그가 승선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펑-! 펑-! 펑-!

일 주 향이 타는 시간이 지나고 앞쪽 수림에서 열 개의 신광이 번쩍였다.

부딪히는 소리가 연속해서 울려 퍼졌다.

"선약(仙藥)?"

진남은 멀지 않은 곳을 바라보았다.

높이가 한 장이고 선광을 번쩍이는 요상한 불꽃 모양의 파란색 꽃이 나타났다.

진남은 동력을 커다란 손으로 변화시켜 그것을 가져오려고 했다.

"누구냐!"

열두 개의 호통이 수림에서 동시에 울려 퍼졌다.

세 천신 경지와 아홉 지신 정상 경지의 무인들이 음침한 표정으로 수림에서 날아왔다.

그들은 손에 법인을 이미 만들었고 선술을 사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선약을 가져가려고 수많은 수단을 사용한 것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 가져간 것이었고, 그로 인해 크게 화가 나 있었다.

"붕멸……."

진남은 공격을 하려고 했다.

"쇠, 쇠신 진남?"

중요한 순간에 열두 무인들은 진남의 얼굴을 알아보고 안색이 변하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가자!"

열두 무인들은 바로 돌아서서 멀어졌다.

서선지가 다른 천재들을 알아본 것처럼 그들도 충분한 준비를 했다.

여러 천재들의 외모를 알아보고 그들의 기운과 사용하는 술법 등을 조사했다.

얼마 전 이름을 날린 진남도 당연히 그들의 주목 대상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한눈에 진남을 알아보고 자리를 떴다.

진남은 명음 태자를 죽이고 정천기와 싸워도 지지 않았다.

또, 상고 액운지체를 가진 흉인(凶人)이었다.

그들은 아무리 간이 부어도 진남에게 덤비지 못했다.

"이제 내 얼굴도 이렇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어?"

진남은 어안이 벙벙해서 얼굴을 만졌다.

그는 선약을 저장 주머니에 넣고 계속 앞으로 날아갔다.

몇 시진 동안 진남의 두 눈은 수시로 빛이 돌았다.

역시 선고였다.

가는 곳마다 많은 선약과 작은 선증 그리고 동천복지가 있어 진남은 수확이 컸다.

살신지의 이름도 그냥 온 게 아니었다.

진남은 가는 동안 엄청난 위험들에 부딪혔지만, 모두 해결했다.

"먼저 연화하자."

진남은 걸음을 멈추고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이번에 승선하려면 성대한 장면이 필요하고 방대한 신력도 필요했다.

진남은 조금씩 신력을 모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대지가 흔들렸다.

쿵-!

커다란 소리가 하늘에서 울려 퍼졌다.

세상이 무너진 것 같았다.

진남은 미간을 찌푸리고 고개를 들었다가 엄청난 장면을 목격했다.

공중에 걸린 일곱 개의 산이 전부 부서지고 수많은 돌들이 폭우처럼 아래로 떨어졌다.

바닥에는 크고 작은 구멍들이 생겼다.

눈부신 선광이 안에서 조금씩 펼쳐졌다.

일곱 개의 산은 개세살기가 아니라 일곱 개의 비범한 전승이었다.

진남은 두 눈에 금빛이 스쳤다.

몸을 움직이려는 찰나 그는 무언가 감지하고 멀리 내다보았다.

수많은 흰 구름들이 신비한 힘의 인도를 받은 것처럼 한 곳에 몰려들어 봉황, 신룡, 기린 등 신수의 모습으로 변했다.

엄청난 일곱 개의 산에 비해 평범한 이상은 눈에 띄지 않았다.

"저 끝에 가보자!"

진남은 결정을 내렸다.

일곱 개의 산은 비범한 전승이고 어떤 거물이 암암리에 미리 배치한 것 같았다.

저 끝에 있는 이상은 백남지화의 영향으로 갑자기 열린 것 같았다.

진남의 추측일 뿐이지만 잘못된 곳에 갔다고 해도 다시 돌아오면 되었다.

슉-! 슉-! 슉-!

진남이 앞으로 날아갈 때 허공을 가르는 소리들이 허공에 울려 퍼졌다.

그의 앞뒤 좌우 그리고 먼 곳에서도 신광들이 선술로 변해 빠르게 일곱 산봉우리로 날아갔다.

장관이었다.

살신지에 온 무인들 중 적어도 삼 분의 일이 일곱 산봉우리로 향했다.

'선지와 용선, 고진일 그리고 흰 두루마기를 입은 신비한 두 사람은 일곱 산봉우리로 오지 않았구나.'

진남은 금동으로 날아가는 형상들을 살펴보며 생각했다.

개세천재들은 무언가 발견한 게 틀림없었다.

'설마 일곱 산봉우리가 무인들을 죽이기 위한 음모는 아니겠지?'

문득 그런 생각이 든 진남은 가슴이 서늘했다.

그의 추측이 사실이라면 선고나 금지 등은 생각보다 위험했다.

웅-!

이때, 맑은 칼 소리가 울려 퍼졌다.

납계에 있던 흑도가 스스로 날아올라 일곱 개 산봉우리로 날아갔다.

"응?"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동력으로 흑도를 잡았다.

웅-! 웅-! 웅-!

흑도는 격렬하게 떨리며 수많은 도의를 풍겼다.

다만 도의는 동력을 베지 못하고 빠르게 회전했다.

매우 급박한 것 같았다.

"사저……. 당청산 사형이 저곳에 있다는 뜻입니까? 그리고 위험한 상황이고요?"

진남은 갑작스런 흑도의 행동에 어안이 벙벙해져서 물었다.

흑도는 맹녀가 변한 것이라 진남은 사저라 불렀다.

흑도의 영성은 더 이상 떨리지 않았다.

흑도는 아래위로 흔들렸는데, 마치 고개를 끄덕이는 것 같았다.

진남은 빠르게 동력을 풀었다.

"저를 그곳으로 안내해줘요."

그러자 흑도는 엄청난 빛으로 변해 세 번째 산봉우리로 날아갔다.

진남도 그 뒤를 바싹 따라갔다.

커다란 음모나 전승은 아예 까맣게 잊었다.

* * *

먼 곳의 수림.

소붕왕 만소와 조리점, 그리고 임씨 성을 가진 장로는 위에 펼쳐진 장관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들 뒤에 있는 일흔세 명의 천신 정상의 무인들은 서로 귓속말을 주고받았다.

그들은 흘끔흘끔 위를 보며 마음이 흔들렸다.

이들 셋이 커다란 이점을 약속하지 않았으면 그들은 기다리지 않고 일곱 개 산봉우리로 달려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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