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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905화 (905/1,498)

905화 인연이 깊은가 봐

하루가 지나고 싸움은 끝이 났다.

진남은 두 구의 사극지경 해골과 열 구의 천신 정상의 해골들을 전부 없앴다.

연속 두 개의 천지각인이 진남의 몸속으로 날아들었고, 붉은색 빛은 방원 십오 장까지 넓어졌다.

마치 살역이 탄생하는 것 같았다.

진남의 기운은 개세천재라고 해도 겁을 먹을 정도였다.

"응? 구리거울이 신념을 보냈네?"

진남은 살펴보더니 한참 후 길게 숨을 내뱉었다.

이미 다섯 개의 선고가 나타났고 구리거울도 손을 쓰려고 하니 진남에게 준비를 잘하라고 했다.

"또 폐관수련을 해야겠어!"

진남은 결정을 내리고 단천도를 땅에 꽂은 뒤 두 눈을 감았다.

* * *

시간은 조금씩 흘러 나흘이 지났다.

그 동안 구천선역에는 엄청나게 큰 사건이 벌어졌다.

현평선역의 태남산(太南山), 신화고성(神話古城), 표묘지경(??之境) 등이 연이어 반응을 일으켰다.

더욱 놀라운 것은 상행천소선역에서도 백신봉선도(百神封仙道), 음양소세계(陰陽小世界), 환루공정(幻樓空庭), 타선지해(墮仙之海), 살선지(殺仙地), 구룡신경(九龍神境), 명월천궐(明月天闕) 등 선고들도 동시에 반응을 일으켰다는 것이었다.

도합 열 개의 선고였다.

전에 반응을 일으킨 것까지 합하면 열다섯 개의 선고였다.

"어느 지존께서 손을 썼길래 열 개의 선고가 강제로 열렸을까?"

여러 소선역의 정상급 거물들과 패자들은 이상함을 감지했다.

한 번에 열다섯 개의 선고가 열리는 경우는 있어도 원래는 상대적으로 분산되어야만 했다.

지금처럼 대부분이 한곳에 모인 경우는 없었다.

"그래도 절호의 기회인 것 같다."

정상급 거물들과 패자들은 지체하지 않고 신념을 전해 전에 했던 생각들을 바꾸었다.

그들뿐만이 아니라 소선역 전체가 들끓었다.

"하하하! 열다섯 개의 선고라니. 이번에 승선할 수 있는 기회가 칠 할이나 늘었어! 역시 하늘은 나를 버리지 않았어."

"빨리 상행천소선역에 가야겠어. 그곳에 선고가 열 개나 있어!"

"좋다. 얼른 사람을 보내 조사해야겠다. 어떤 세력들이 어떤 선고를 노리는지 알아보고 가장 약한 세력이 있는 곳으로 가야지."

"왜 예전에는 이렇게 많은 선고가 열리지 않았지?"

"나는 지신 경지밖에 되지 않지만, 이번 기회를 절대 놓칠 수 없다."

많은 무인들은 상행천소선역으로 몰렸다.

지신 경지 무인들도 적지 않았다.

심지어 인신 경지 무인들도 있었다.

승선은 구천선역에서 유일하게 성대한 장면이었다.

구천소선역 싸움이 벌어지거나 혹은 지존이 되는 무인이 탄생할 때도 이렇게 많은 무인들이 몰리지 않았다.

"열다섯 개의 선고가 동시에 나타났어? 그럼 이번에 제일선이 탄생하는 거야?"

무상도통과 패자 세력, 혹은 전승을 가진 비범한 존재들은 두 눈에 빛이 스쳤다.

오천 년 전에 예제 이후에 제일선이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비월여제가 나타난 지 오천 년이 지났지만, 그 뒤로 제일선이라 불릴만한 사람은 없었다.

열몇 번이나 성대한 장면이 있었고 탁월한 개세천재들이 제일선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일부 천재들은 기회를 기다리지 못하고 죽었다.

그들에 비하면 이들은 운이 좋았다.

적어도 기회가 왔기 때문이다.

* * *

"진남……."

상행천소선역에서 구홍, 서선지, 소붕왕 만소, 개세천재 자호, 무흔검신, 정천기 등은 동시에 진남의 이름을 불렀다.

어떤 이들은 진남에 대한 기다림과 기대로 가득 찼고, 어떤 이들은 이를 갈고 살기를 드러냈으며, 어떤 이들은 호기심이 가득했다.

* * *

천허조교의 장로 궁전.

용현령이 눈을 번쩍 떴다.

엄청난 기세에 대전 전체가 세차게 흔들렸다.

한 달 동안 그의 경지는 크게 진보했다.

지선 정상의 경지를 돌파하고 천선 경지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천허조교에서 그의 신분과 지위도 무척이나 높아졌다.

만고괴물이라 불리는 핵심 제자 다음이었다.

"진남이 액운지체이고 세 선왕의 보호를 받는다는 말이지?"

용현령은 아래에 무릎을 꿇고 있는 두 무인을 보며 되물었다.

그는 이 소식을 이미 알고 있었다.

되묻는 것은 아래에 있는 둘을 책문하기 위해서였다.

"그, 그렇습니다."

두 무인은 이마에 식은땀을 훔치며 대답했다.

"용 장로, 이번에 열다섯 개의 선고가 동시에 열리면 진남은 반드시 갈 것입니다. 우리에게 기회입니다."

용현령은 한참 동안 눈을 감고 있다가 무덤덤하게 말했다.

"너희에게 두 가지 일을 맡기겠다. 첫 번째, 천신 경지 무인들더러 여러 선고에서 진남을 공격하라고 하거라. 두 번째, 오대 진전 제자들을 데려오거라."

진남의 현재 경지는 그에게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진남의 실력에 용현령은 위협을 느꼈다.

그는 최선을 다해 진남의 싹을 잘라야 했다.

* * *

만장천역 일 층의 유일한 궁전.

열다섯 개의 선고가 열린다는 소식에 태상 장로, 장로, 진전 제자 등은 이곳에 모였다.

남세선왕은 자신의 의지를 전달했다.

"이렇게 정했다. 여러 장로들이 이들을 세 개의 선고까지 호송하거라."

남세선왕은 무덤덤하게 말했다.

"또, 정천기와 조리점은 진남을 만나면 최선을 다해 공격하거라."

정천기와 조리점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말을 마치자 남세선왕의 형상은 서서히 흩어졌다.

* * *

지존동부 법외참지.

바깥 세계의 풍운의 변화와 암류를 진남은 전혀 몰랐다.

그는 정신을 집중하여 수련에 빠져들었다.

신력의 자그마한 변화도 자세히 관찰하고 깨달음을 얻었다.

다섯 시진이 지난 후 진남은 눈을 떴다.

그의 기세는 확 늘었다.

순식간에 천신 경지 구 단계의 속박을 벗어나 천신 경지 십 단계가 되었다.

"드디어……. 천신 경지 십 단계가 되었어."

진남은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그의 시선은 납계에 있는 흑도를 스치고 머릿속의 수정에 멈추었다.

"공주, 벽난.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돼. 곧 세상을 다시 보게 해줄게."

진남은 중얼거렸다.

그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승선 싸움을 그는 오랫동안 기다렸다.

"구리거울, 전 이제 어느 선고로 가면 됩니까?"

진남은 차분해져서 신념을 전했다.

그는 만상선령을 통해 상황을 이해했다.

지금 열다섯 개의 선고가 나타났는데, 완전히 열린 것은 현평선역의 구가리하뿐이었다.

남은 열네 개의 선고는 깨어나는 중이었다.

하지만 진남은 구가리하에 가지 않을 것이었다.

이번에 열리는 선고들 중 열 개가 상행천소선역에 있기 때문이었다.

하나의 선고로 승선할 수 없었다.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선고를 거쳐야 했다.

그래서 선고가 모인 상행천소선역에 남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

"우선 살선지에 가거라. 그곳이 곧 열릴 거다."

차가운 목소리가 붉은 끈을 통해 전해졌다.

"알겠습니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구홍과 혈안천신 그리고 세 선왕에게 신념을 전한 그는 왔던 길을 따라 지존동부를 떠났다.

* * *

살선지는 상행천소선역의 북부에 있었다.

오래된 비밀문서 기록에 따르면 이곳에서 음모가 있었는데, 몇천 명의 선인들을 죽여 세간을 놀라게 했다.

예전의 승선지조 때에도 이곳이 모습을 드러냈는데 매번 많은 무인들이 죽었다.

즉, 다른 선고보다 더 위험했다.

진남은 이틀이 지나 살선지에 도착했다.

앞쪽에 끝없는 노란색 풀밭이 펼쳐졌고 위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핏빛 안개가 자욱했다.

안개는 눈에 보이는 속도로 빠르게 흩어지고 엄청난 기운을 풍겼다.

억지로 들어간다면 죽임을 당할 것 같았다.

"우선 성으로 들어가 둘러보자."

진남은 훌쩍 날아올라 웅장한 고성으로 들어갔다.

선고의 주변에는 하나 혹은 두 개의 고성이 있었다.

무상도통과 패자 세력들은 서로 합의를 보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성안에서는 공격하지 않기로 했다.

"구천금선궁(九天金仙?)은 십삼 대 무상도통 중 하나요. 절대 신의를 지키오!"

"판은 시작되었소. 살선지에서 승선자가 얼마나 나올 것 같소?"

"하룻밤에 부자 되는 건 신화가 아니오. 바로 자네 눈앞에 기회가 왔소!"

진남은 성에 들어서자마자 떠들썩한 외침을 들었다.

고개를 돌려보니 선의를 입고 기질이 평범하지 않은 무인들이 손님을 끌고 있었다.

진남은 어이가 없었다.

진남은 만상선령에서 십삼 대 무상도통 중 하나인 구천금선궁의 궁주가 도박을 무척 좋아한다는 것을 본 적 있었다.

매번 승선지조 때거나 지존이 나타날 때 혹은 다른 큰 일이 있을 때 궁주는 제자들을 보내 빠르게 도박판을 벌였다.

진남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진짜일 줄이야.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깊게 생각하지 않고 전신의 금동으로 살폈다.

"와, 무인이 이렇게 많아?"

진남은 경악했다.

성안에는 몇천 명의 무인들이 모였다.

대부분은 천신 경지였다.

지신 경지와 인신 경지의 무인들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살선지가 열리면 또 얼마나 많은 무인들이 모일까?'

특이한 것은 성에는 인선 경지와 지선 경지도 적지 않았다.

이런 등급의 강자들은 자신들 세력의 천재들을 호송하러 왔다고밖에 설명이 되지 않았다.

"진 형, 이번에 저는 갈 수 없습니다. 궁우태황종은 황마산과 용선도장 그리고 명월천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태상 장로가 직접 내린 명령이라 어길 수 없습니다.

이번에 형님을 노리는 자들이 많으니 부디 조심하십시오."

이때 구홍이 신념을 전했다.

진남은 신념을 확인하고 생각에 잠겼다.

'십삼 대 무상도통은 여러 선고들 중에서 목표를 정하고 공략하는 거야? 그럼 패자의 세력도 마찬가지 아닐까?'

"진남 도우, 제일선에 대해 생각하는 거야?"

듣기 좋은 목소리가 진남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고개를 돌려보니 치마를 입은 서선지가 그를 향해 웃고 있었다.

"선지 도우? 삼청고교는 살선지에 들어올 계획이야?"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래, 스승님이 나더러 이곳에 가라고 했어. 그런데 너를 만날 줄은 몰랐네? 우리 무척 인연이 깊은가 봐."

서선지는 뭔가 다른 뜻을 가진 듯이 말했다.

"흠흠!"

진남은 어떻게 말을 받아야 할지 몰라서 화제를 돌렸다.

"방금 말한 제일선은 뭐야?"

"너 모르는구나?"

서선지는 의아했다.

그러나 진남이 비승자라는 것이 생각나 살짝 웃으며 말했다.

"제일선은 구천선역의 오래된 전통이야. 열 개 이상의 선고가 나타날 때, 선고가 가장 많은 소선역의 무상도통에서 커다란 이득을 걸고 대결을 진행해. 절반 이상의 상대를 이기면 제일선이 될 수 있어."

진남의 두 눈에 빛이 스쳤다.

그는 이런 일이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구리…… 아니, 비월여제가 오천 년 전의 제일선이야?"

진남은 얼른 물었다.

"그래."

서선지는 동경하는 눈빛으로 말했다.

"오천 년 전 비월여제가 세상에 나타나 상대를 모두 이기고 구천을 놀라게 했어. 때문에, 그 뒤로도 몇 번의 대결에서 개세천재들은 절반의 상대를 이겨도 비월여제 앞에서 제일선이라 불리지 못했어. 오천 년 전 여제가 나타난 이후로 제일선이 없었다는 말도 그래서 생겨난 거야."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삼생공법은 엄청 대단했다.

비월여제가 동급인 상대를 전부 이긴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이번에 상행천소선역에 가장 많은 선고가 나타났어. 삼대 무상도통에서 이미 대결을 준비하고 있어."

서선지는 두 눈을 빛내며 말했다.

"진남 도우, 관심이 있으면 승선 영패로 참가 조건을 알아봐."

진남은 포권했다.

"고맙다, 선지 도우."

이런 대결을 진남은 무척이나 바라왔다.

구천선역의 제일선은 얼마나 패기 넘치는 성과인가?

"진남 도우, 나에게 그렇게 예를 차리지 않아도 돼. 살선지에 들어가면 잘 부탁해."

서선지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선고가 열리려면 아직 며칠이 남았는데 주루에 가서 한잔할래?"

진남은 사양하지 않았다.

둘은 앞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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