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4화 이제 내 차례다
"붕멸지권!"
진남은 빠르게 반응했다.
그의 주먹에서 검은빛이 뿜어져 나왔다.
해골도 반응이 빨랐다.
해골이 발끝을 차자 법문이 퍼지며 다른 곳으로 순간이동을 했다.
덕분에 권법을 피했다.
"엄청 강한 해골이구나! 만 년이 지났는데 신력은 여전히 천신 경지 이 단계다. 내 권법도 쉽게 피했어. 살아 있을 때 무도 사극지경을 장악한 것 같군."
진남은 눈을 반짝거렸다.
"난세도영(亂世刀影)!"
해골은 다시 초식을 사용했다.
칼은 그의 손에서 벗어나 수십만 개의 도기(刀氣)로 변했다.
천지 상공에 도기가 가득했고, 세월이나 세상을 어지럽게 하는 큰 의지가 섞여 있는 것 같았다.
해골은 생전에 칼을 쓰는 강한 무인이었던 게 분명했다.
도의에 대한 이해와 장악 정도가 대단했다.
"보답천하!"
진남은 마음이 서늘해졌다.
그는 정면으로 부딪치지 않고 수많은 빛으로 변해 공격을 피했다.
"베어라!"
잠시 후, 진남의 두 눈에서 금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는 무형의 동력을 사용하여 해골을 가두었다.
진남은 해골의 뒤에 나타나 칼을 휘둘렀다.
천황의지가 용솟음쳤다.
우-!
해골은 비명을 질렀다.
몇십만 개의 도의는 영성이 있는 것처럼 빠르게 해골을 감싸며 갑옷으로 변했다.
퍼퍼퍼펑-!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해골은 연신 뒤로 물러섰다.
그러나 큰 상처는 입지 않았다.
도의가 변한 갑옷이 진남의 공격을 전부 막았다.
진남은 기회를 틈타 오른팔을 단천도로 변화시켰다.
그리고 신력을 최대로 끌어올려 최강의 공격을 준비했다.
슉-!
진남은 두 눈을 가늘게 떴다.
새하얀 해골의 손이 도의를 뚫고 진남을 잡으려고 날아왔다.
"붕멸전권!"
진남은 빠르게 주먹을 날렸다.
쿵-!
방대한 진기가 도장을 휩쓸었다.
진남은 가슴이 답답했다.
그는 반동력에 밀려 뒤로 물러났다.
해골은 몸을 살짝 떨었을 뿐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도의가 변한 갑옷을 입더니 진기와 술법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구나. 그렇다면……."
진남은 두 눈이 날카롭게 변했다.
그는 온몸에 도광(道光)을 드러내고 도정을 움직였다.
"전신 제사 식, 만공절살!"
진남은 단천도를 허공에 대고 휘둘렀다.
해골은 커다란 위험을 감지하고 뒤로 물러섰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수많은 도의가 해골의 몸에서 터졌다.
도의에 맞은 갑옷은 수많은 금이 생겼다.
우우우-!
해골은 화가 나 고함을 질렀다.
그의 몸에서 반짝이던 신광은 더 눈부시게 빛이 났다.
그 속엔 선의도 조금 있었다.
만 년 전, 그는 지선 경지의 강자였다.
펑-! 펑-! 펑-!
도장에서 엄청난 싸움이 벌어졌다.
진남의 체내의 전혈이 들끓기 시작했다.
하지만 진남은 신비하고 강한 해골을 상대로 칠 할의 전력을 사용했다.
진남은 싸움에 완전히 빠져들지 않았다.
그는 한편으로 도장 전체를 계속 살폈다.
'이상한 바위가 사라지고 해골이 나타났다. 그럼 이상한 바위가 이곳의 모든 것들을 봉인했던 게 아닐까?'
진남의 추측이 맞는다면 다른 해골들도 깨어날 것이다.
"기회다!"
한참 접전을 펼친 진남은 전의가 신룡처럼 솟구쳐 해골의 위를 덮쳤다.
그는 강한 육신으로 도의를 이겨냈다.
단천도는 진남의 손에서 벗어나 해골의 머리 위쪽으로 날아갔다.
"죽어라……!"
해골은 무릎을 꿇었다.
칼이 바닥에 떨어지고 그는 포효했다.
그러나 목소리는 점점 작아지고 해골도 산산조각이 났다.
이때, 위쪽이 세차게 흔들리더니 붉은빛이 빠른 속도로 진남의 몸속에 날아들었다.
진남의 몸에서 풍기는 무형의 살기는 더 강해졌다.
자세히 살펴보면 진남의 방원 삼 장 되는 곳에 옅은 붉은 빛이 보였다.
이것은 천지 각인이었다.
개세천재를 죽이면 천지가 각인을 내렸다.
"역시 개세천재였구나. 저자는 이미 죽었다. 내가 부수긴 했지만 왜 천지각인을 내리는 걸까?"
진남은 의아했다.
하지만 이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부서진 도장의 아래쪽에서 붉은색 빛이 솟아올라 뱀처럼 진남의 몸에 스며들었다.
진남의 육신은 강화되고 신력은 눈에 띌 정도로 빠르게 늘어났다.
"응?"
진남은 경악했다.
'해골을 베면 좋은 점이 생기는 거야?'
붉은색 빛은 예사롭지 않았다.
짧은 시간에 진남의 신력을 대폭 키웠다.
사극지경의 해골을 하나 더 베면 진남은 천신 경지 육 단계를 돌파할 수 있었다.
"죽어라!"
이때, 다섯 개의 해골이 벌떡 일어서서 엄청난 살기를 드러냈다.
그들은 서로 다른 병기를 들고 진남에게 선술을 사용했다.
"사극지경의 해골 다섯 구? 아니다, 저들의 신광은 아까 해골보다 더 강하지만 기세나 의지 등을 보면 아직 사극지경에 이르지 못했어……."
진남은 강한 공격으로 한 초식에 해골 하나를 없앴다.
천지각인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붉은색 빛은 다시 솟아올랐다.
다만, 사극지경의 해골을 베었을 때보다 양이 적었다.
"법외참지는 단련하기 좋은 곳이구나."
진남은 기뻤다.
두 차례 싸움을 거쳐 진남은 해골들 대부분이 천신 경지 정도의 신력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확신했다.
몇몇 해골들은 좀 더 강했다.
그러나 그들도 인선 경지밖에 되지 않았다.
진남은 지금의 경지와 여러 수단으로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진남은 사극지경의 해골이 몇 개 더 나타나기를 바랐다.
통쾌하게 싸울 수도 있고 실력도 훨씬 높아질 수 있었다.
"죽어라!"
진남이 생각에 잠겼을 때 두 개의 고함이 울려 퍼졌다.
엄청난 공격 두 개가 진남의 뒤에서 날아왔다.
진남은 솜털이 곤두섰다. 사극지경의 해골 두 개가 나타났다.
"잘 왔다!"
진남은 주먹 한 방으로 해골들을 물리쳤다.
그는 대붕이 날개를 펼친 것처럼 하늘로 날아올라 돌아보지도 않고 도기를 폭우처럼 아래로 떨어뜨렸다.
펑-! 펑-! 펑-!
엄청난 싸움이 다시 벌어졌다.
진남은 알지 못했다.
도장의 몇십 리 밖에 있는 끝없는 어둠 속에 선광이 격렬하게 빛을 뿜었다.
흐릿한 눈동자가 어둠 속에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강한 동력으로 앞을 살피다가 도장에 시선이 머물렀다.
그리고 도장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 * *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한 달 동안 구천선역에 큰 사건 몇 개가 일어났다.
현평선역에서 선고 구가리하가 완전히 열려 많은 무인들이 그곳에 모였다.
상행천소선역 중 많은 천신 경지들도 그곳에 갔다.
상행천소선역의 선고 용선도장(龍仙道場)과 적월수성(赤月水城)이 이어서 모습을 드러냈다.
서른세 개의 소선역들 중 태안천소선역(太安天小仙域)의 선고 홍진세계(紅塵世界)도 반응이 일어났다.
전에 반응을 일으켰던 황마산까지 하면 모두 다섯 선고가 일 년 안에 모습을 드러냈다.
"선고 하나는 이미 열렸고 남은 네 개도 곧 열린다. 새로운 승선 기회가 왔어!"
"내 명령을 전하라. 모든 천신 경지 무인들은 폐관 수련을 진행하거라! 이번 기회를 놓치면 적어도 이십 년은 기다려야 한다!"
"지난번에 승선에 실패했으니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해야 해!"
"현평선역의 구가리하에 이미 많은 무인들이 모였다. 상행천소선역에 가서 기다려야겠어!"
"황마산은 나에게 가장 적합한 곳이야!"
구천선역의 소선역에 있는 열세 개의 무상도통과 몇백 개의 패자 세력, 그리고 수많은 무도세가들은 무인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천신 경지의 무인들은 금지에 깊이 들어가 대전을 위한 마지막 준비를 시작했다.
상행천소선역에 곧 세 개의 선고가 열릴 기미가 보였기에 다른 소선역의 무인들과 세력들은 상행천으로 몰려들었다.
"이번의 승선지조는 겨우 다섯 개 선고만 나타났다. 나는 승선할 수 없을 것 같으니 다음을 기다려야겠어."
또, 일부 평범하지 않은 존재들은 고개를 저었다.
그들은 진남과 마찬가지로 몇 개의 선고만으로 승선할 수 없었다.
더 큰 장면이 필요했다.
* * *
상행천소선역의 신비한 곳.
흰 치마를 입고 검은 머리카락을 어깨까지 드리운 비월여제는 빙설 같은 두 눈에서 엄청난 선광을 뿜으며 앞쪽을 응시했다.
"세 선왕이 진남을 그곳으로 데려갔구나."
그녀는 중얼거리더니 손을 뻗어 허공에 도문을 그렸다.
"그를 위해 다른 선고들도 열어야겠어."
그녀의 발밑으로 십만 개의 도문이 뻗어나가 광고대진(曠古大陣)을 이루었다.
진법의 중앙에는 수많은 도광이 번쩍이고 수피로 만든 옛 서적들이 서서히 떠올랐다.
* * *
같은 시각.
지존동부 법외참지.
부딪히는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마치 천둥이 연거푸 치는 것 같았다.
한 달 동안 진남은 해골들과 끊임없이 싸웠다.
사극지경의 해골 네 개와 수많은 다른 해골들을 없앴다.
진남에게서 엄청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방원 삼 장에 있던 붉은색 빛은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짙어졌다.
진남의 신력도 천신 경지 칠 단계가 되었다.
쿵-!
열세 개의 선의가 모인 신광이 빠른 속도로 진남을 공격했다.
진남은 이를 진즉에 알아차리고 몸을 낮추었다.
신광도 진남을 따라 낮게 날아와 그의 가슴을 세게 때렸다.
진남은 가슴에 주먹만 한 크기의 구멍이 났다.
그는 묵직한 신음을 흘렸다.
"역기지체!"
진남은 육신을 회복시키며 뒤로 백 보 물러섰다.
그리고 금빛 불꽃이 이글거리는 두 눈으로 앞쪽을 뚫어져라 주시했다.
그의 앞에는 열세 개의 해골이 나타났다.
그중 한 해골은 도정을 가진 자였고, 다른 두 해골은 사극지경에 이르렀으며, 나머지 열 구의 해골은 천신 정상의 신력을 풍겼다.
한 달 동안 진남이 만난 해골들 중 가장 강한 자들이었다.
사흘 밤낮을 싸웠지만, 여전히 승패가 갈리지 않았다.
"먼저 도정 해골을 없애자!"
진남은 기세를 한껏 드러내 단천도를 사극지경의 해골에게 날려 보냈다.
우-!
열 구의 천신 정상의 해골들이 달려들어 선술로 단천도를 물리쳤다.
"만공절살!"
진남은 손가락을 튕겼다.
두 개의 방대한 도의가 사극지경의 해골 두 개를 감쌌다.
도정해골은 상관하지 않고 손바닥을 휘둘렀다.
열 구의 천신 정상의 해골들이 그를 에워쌌다.
"보답천하, 붕멸전권!"
진남은 고함을 지르더니 수많은 그림자로 변해 주먹을 날렸다.
오랫동안의 싸움을 거쳐 진남의 전의는 최고로 치솟고 힘도 최대로 모였다.
열 구의 천신 정상의 해골도 그는 정면으로 싸우면 제압할 수 있었다.
"응영환선지술!"
진남은 그림자로 변해 도정 해골 앞에 나타났다.
그는 손바닥을 법인으로 만들어 해골의 이마를 때렸다.
희미한 영령이 솟아올랐다.
영령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때, 사극지경 해골을 베었던 단천도가 부름을 듣고 빠르게 날아왔다.
"백참비령지술!"
도정해골은 계략에 빠진 것을 눈치챈 듯 빠르게 뒤로 물러섰다.
그의 몸에서 도광이 번쩍이더니, 영령을 없애려고 했다.
다른 두 구의 사극지경 해골도 빠르게 달려들어 진남을 공격했다.
"끝났다!"
진남은 낮은 목소리로 외쳤다.
그는 제자리에서 사라져 도정해골의 위에 나타났다.
그의 뒤에 영령이 단천도를 들고 휘둘렀다.
진남은 왼손을 칼처럼 사용하여 함께 베었다.
쿵-!
도정해골이 평범하지 않았지만 양대 살초를 당해내지 못했다.
이내 펑 소리와 함께 도정해골도 부서졌다.
천지각인이 또 진남의 몸속에 새겨졌다.
엄청난 붉은색 빛이 빠른 속도로 진남의 신력에 날아들었다.
슉-!
이때, 두 개의 살벌한 기운이 진남의 등 뒤로 다가왔다.
"먼저 천신 경지 팔 단계를 돌파하자!"
진남은 신경 쓰지 않고 의지로 신력을 제압하지 않았다.
이것이 진남의 계획이었다.
도정해골은 강하지 않지만 좋은 점이 가장 컸다.
그래서 진남은 그를 먼저 없애고 경지를 돌파를 하려고 했다.
열 구의 천신 정상의 경지와 두 구의 사극지경 해골을 죽이려면 그렇게 해야 했다.
"사흘 동안이나 나를 제압했지? 이제 내 차례다!"
진남은 붉은색 머리카락을 휘날렸다.
적금색 전갑은 천지각인 때문인지 더욱 붉게 빛이 났다.
진남은 마치 살신이 된 것 같았다.
진남은 주먹을 날려 두 사극지경 해골들을 깔끔하게 물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