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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902화 (902/1,498)

902화 이변이 일어났어!

독립된 작은 공간.

부생선왕, 홍금선왕, 지혼선왕 그리고 진남은 옛 정취가 물씬 풍기는 저택에 도착했다.

백일검군 등이 저택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선왕 선배님들,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진남은 세 거물 앞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공수하고 말했다.

"다만……."

부생선왕은 옅은 미소를 짓고 그의 말을 가로챘다.

"인사는 그만하거라. 너도 알다시피 천하의 중생들은 이익 때문에 움직인다. 이득이 없으면 내가 너에게 호의를 갖고 있다고 해도 직접 구하러 가진 않았을 거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전혀 불편한 마음도 들지 않았다.

"네가 부생천경에서 여러 이변을 일으킨 후 나는 백일검군 등에게 너를 찾으라고 명령했다. 그런데, 너는 운이 참 좋구나."

부생선왕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몇 마디 말에 진남은 의혹이 풀렸다.

"우리 셋이 손을 쓴 것은 네 체내의 이보 때문이다. 그 이보는 위력이 매우 강하다."

부생선왕의 말에 지혼선왕과 홍금선왕도 고개를 끄덕였다.

"매우 강하다고요?"

진남은 이해할 수 없었다.

'백남지화의 능력이 강하긴 하지만 세 선왕에게 어떤 이득을 줄 수 있을까?'

"구천선역에는 서른세 개의 소선역이 있다. 그중 몇십 개의 소선역은 차지한 무인들이 없다. 아직은 황폐한 단계지. 비록 황폐하긴 하지만 소선역들에 엄청난 전승들이나 선도복지 혹은 문도지 같은 곳들이 많다."

부생선왕은 영차를 한 모금 마시고 이어서 말했다.

"네 체내의 이보는 선도복지를 변화시키고 금지 등을 앞당겨 열 수 있다."

옆에 있던 홍금선왕도 한마디 거들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육황전장에서 엄청난 전승이 나타났다던데, 그 이보 맞지?"

"선배님들의 말은……."

지혼선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목소리는 천둥처럼 우렁찼다.

"맞다. 네 이보가 가진 강한 힘은 경세전승(經世傳承)을 앞당겨 나타나게 할 수 있다. 간단해 보이지만 무서운 힘이다."

"부생이 너를 액운지체라고 말한 것은 의심을 받아서 위험을 불러들일까 걱정했기 때문이다."

진남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백남지화의 능력을 잘 사용하면 전승을 연거푸 세상에 나타나게 할 수 있었다.

그것이 가져오는 좋은 점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본론만 말하마."

부생선왕은 찻잔을 내려놓고 진남을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는 지존동부(至尊洞府)를 발견했다. 만 년 전에 한 지존이 사망하고 남긴 것이다. 그것은 봉쇄 상태라 외부인은 들어갈 수 없다. 우리가 너를 구해준 것은 네 이보를 사용하여 지존동부를 열고 싶어서이다."

진남은 깜짝 놀랐다.

세 선왕이 이렇게 큰 계획을 꾸몄을 줄 몰랐다.

진남은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세 선왕이 연합하여 남세선왕의 미움을 받을 각오를 하고 그를 구한 이유가 있었다.

"그런 일이라면 저는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다만 지존동부의 이변을 일으킬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진남은 얼른 대답했다.

세 선왕이 지존동부를 여는 것은 그에게도 나쁘지 않았다.

그 속에서 진남도 지존 전승을 일부 얻을 수 있었다.

부생선왕은 경고했다.

"진남, 명심해라. 이 일은 아무에게도 말해서는 안 된다. 아니면 우리 사이도 끝장이다."

지혼선왕이 이어서 말했다.

"그 이보를 꺼내서 구경시켜줄 수 있느냐?"

홍금선왕과 부생선왕의 두 눈에 빛이 스쳤다.

그들은 이보가 무척 궁금했다.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선배님, 이보는 제 몸과 하나가 되어 꺼낼 수 없습니다. 만일 믿지 못하시면 선도맹세를 할 수 있습니다."

백남지화는 무주궁도에게 속했다.

진남은 이 둘을 아직 다룰 수 없었다.

"됐다."

지혼선왕은 손을 흔들었다.

그들은 이미 이를 예상하고 있었다.

높은 경지의 보물들은 주인을 만나면 주인과 하나가 되었다.

그게 아니었다면 그는 진남이 대답하기 전에 먼저 손을 썼을 것이다.

"일을 미루지 말고 우리 지금 그 지존동부에 가는 게 어때?"

홍금선왕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홍금 선배님, 죄송합니다. 저는 바로 갈 수 없습니다."

진남은 바로 대답했다.

"제가 소식을 받았는데 선고가 곧 열린답니다. 저는 선고에 참가할 생각입니다. 제가 승선한 후 가는 건 어떻습니까?"

지존동부는 다른 곳과 달랐다.

백남지화의 능력으로 그것에 영향을 주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몰랐다.

그리고 구리거울은 이미 그를 위해 다른 선고를 열었다.

이런 상황에서 진남은 쉽게 다른 곳으로 갈 수 없었다.

"그렇게 하자. 먼저 너를 데리고 가서 보여주마. 선고가 열리면 그때 참가하러 가도 늦지 않다."

부생선왕은 손을 휘둘렀다.

그는 진남이 대답하기 전에 그는 소매를 휘둘러 엄청난 선력으로 사람들을 감싸고 제자리에서 사라졌다.

* * *

소행천소선역은 광활하고 끝이 없었다.

삼대 무상도통과 여러 패자의 세력들 그리고 무도세가 등은 천분의 일도 안 되는 지역을 차지하고 있었다.

남은 지역은 여러 금지와 미지의 지역이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이틀이 지났다.

세 패자는 진남을 데리고 황량한 사막에 도착했다.

이곳은 이름도 없는 사막이었다.

짧은 간격으로 폭풍이 휘몰아쳤다.

진남은 가슴이 서늘하고 몸이 긴장됐다.

황량한 사막은 평범해 보이지만 엄청난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세 패자가 길을 안내하지 않았으면 진남이 아니라 지선 경지의 사람이라도 이곳을 벗어나기 어려웠다.

"도착했다."

부생선왕은 걸음을 멈추고 법인을 만들었다.

지혼선왕과 홍금선왕은 천 장 밖으로 날아가 똑같이 법인을 만들었다.

"이곳이요?"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전신의 금동으로 살펴도 특별한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다.

방원 몇십 리에 모래를 제외하고 다른 건 없었다.

"이곳을 중심으로 방원 구만 구천구백아흔아홉 장의 모래가 상고 대진이다."

부생선왕은 말을 하면서 도광(道光)을 뿜어 양손에 모았다.

"반드시 이곳에 맞는 법인이 있어야 열 수 있다. 아니면 패자라고 해도 들어갈 수 없다."

말이 끝나자 그와 두 선왕의 법인이 모습을 갖추었다.

그들은 법인을 아래로 눌렀다.

쿵-!

충격적인 장면이 나타났다.

예측할 수 없이 많은 황사가 눈부신 선광을 뿜었다.

허공에 고성 크기의 대진이 나타났다.

진안에는 백 장 크기의 문이 있었고, 그 양옆에는 두 개의 구리 조각상이 있었다.

조각상은 보이지 않는 살기를 풍겼다.

진남이나 세 패자의 의지는 대진 앞에서 보잘것없이 작아 보였다.

"이게…… 구천지존의 수단?"

진남은 충격을 받았다.

'이미 만 년이나 지났는데 대진의 기운이 아직도 엄청 강해. 그럼 전성기에는 팔황(八荒, 온 세상)을 위협했겠네?'

"진남, 이제 안으로 들어갈 거다. 최대한 마음을 진정하거라. 아니면 꽤 시끄러운 일이 벌어질 거다."

부생선왕은 무거운 표정으로 말했다.

"알겠습니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고 정신을 집중했다.

슉-!

부생선왕이 손을 내밀자 엄청난 선의가 나타나 진남 등을 감싸고 문 안쪽으로 날아갔다.

문을 지나치는 순간 진남은 안색이 변했다.

그는 부생선왕이 당부하던 말이 떠올랐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위압감이 그의 몸속에 밀려들어 왔고,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다.

전신의 위압을 느껴봤고 또 육신에 융합이 되었으니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진남은 이 위압을 이겨내지 못하고 짧은 시간 내에 심신이 무너졌을 것이다.

부생선왕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선 정상의 경지로 구천지존 기운의 위협을 이겨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구천지존의 경지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하구나."

진남은 혼잣말을 하며 주위를 살폈다.

앞쪽은 끝없이 차갑고 어두웠다.

그 가운데 청색 돌로 만든 길이 길게 뻗었다.

길은 어디로 통했는지 알 수 없었다.

진남은 전신의 금동으로 살폈다.

어둠 속에선 일 장 앞밖에 볼 수 없었다.

지존동부의 진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웅-!

이때, 진남의 식해에서 무주궁도가 무언가 느끼고 살짝 떨더니 다시 잠잠해졌다.

수정에 녹아든 백남지화에 변화가 생겼다.

그것은 앞쪽에 이끌린 것처럼 광채를 번쩍거렸다.

"반응을 보였으니 지존동부에 영향을 줄 수 있겠구나."

진남은 그 모습을 보자 시름이 놓였다.

백남지화가 지존동부에 이변을 일으키지 못한다면 경세전승을 얻지 못하는 건 작은 일이었다.

세 선왕에게 진 신세를 갚지 못하는 게 더 큰 일이었다.

"진남, 우리를 따라오너라. 한 걸음도 잘못 옮기면 안 된다."

부생선왕은 당부하고 앞으로 걸었다.

청색 돌로 만든 길은 무척이나 길었다.

진남 일행은 몇만 장이나 걸었지만, 끝이 보이지 않았다.

사방은 여전히 어두컴컴하고 아무런 위험도 나타나지 않았다.

전승이나 보물도 없었다.

양쪽 어둠에 강한 살기가 가득해서 한 걸음만 잘못 내디뎌도 죽을 수 있었다.

만 년 전에 만들어진 지존동부에는 엄청난 기연이 있었지만, 쉽게 얻을 수 없었다.

"이건……."

몇만 장이 되는 거리를 더 걸어가니 눈앞에 벌어진 정경이 바뀌었다.

끝없는 어둠과 청색 돌로 만들어진 길은 사라지고 새파란 구름 바다가 나타났다.

수많은 구름층 사이에 열 개의 금색 구름이 있었다.

금색 구름엔 선광이 흐르고 선의가 가득했으며, 방대하고 순수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금색 구름 하나가 가진 힘은 진남이 역기전승을 얻기 위해 올랐던 제단보다 적지 않았다.

"후, 처음 온 것도 아닌데 가슴이 떨리는구나."

부생선왕은 숨을 내쉬고 고개를 돌려 진남에게 말했다.

"여기까지가 우리 셋이 연합하여 들어갈 수 있는 최대이다. 다른 좋은 것들은 우리가 이미 가져갔다. 열 개의 금색 구름은 보물지와 같아 너에게 적합하니 저기에서 수련하거라."

진남은 눈을 반짝거렸다.

그는 사양하지 않고 공수하고 말했다.

"고맙습니다, 선배님들."

그는 몸을 날려 한 구름 속으로 사라졌다.

엄청난 양의 순수한 힘이 용 무리처럼 진남의 사지와 골격으로 들어가 신력과 융합했다.

세 선왕을 의식해서 진남은 전신의 혼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부적은 제가 만동선왕(萬瞳仙王)에게 부탁하여 만든 것이에요. 이것을 연화하면 이변이 일어날 때 알아차릴 수 있어요."

홍금선왕은 부적 두 장을 선왕들에게 건넸다.

잠시 후, 세 개세선왕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세 방향에서 눈도 깜빡이지 않고 진남이 수련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진남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가 한참이 지나서 평온해졌다.

구천선역에서 어떤 지신도 수련할 때 세 선왕이 구경하는 일은 없었다.

이 일이 밖에 전해지면 엄청난 소란을 일으킬 것이다.

시간은 조금씩 흘러 어느덧 이틀이 지났다.

진남의 신력은 포화상태가 되었다.

이제 천신 경지를 돌파할 수 있었다.

"이변이 일어났어!"

세 선왕은 저도 몰래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들의 눈앞에 벌어진 정경은 구름층뿐만이 아니었다.

구름층 아래에 몇백 개의 파열되고 부서진 작은 공간들과 열몇 개의 전혀 다른 전장, 산들, 그리고 강들이 보였다.

그들은 허공 속에서 포효하는 은색 강을 가장 먼저 발견했다.

강에는 선광들이 반짝였다.

여덟 장 높이에 몸통이 꼿꼿하고 나뭇잎이 칼 같은 선수(仙樹)가 그 속에서 서서히 솟아올랐다.

선수는 방대한 도의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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