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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899화 (899/1,498)

899화 망도석(望道石)

진남의 도기는 대단했다.

그러나 정천기의 추영과 비하면 많이 약했다.

살짝 부딪혔는데 부서졌다.

추영이 점점 진남을 내리눌렀다.

"역기지체!"

위기의 순간에 진남은 기세를 끌어올렸다.

예전에는 정천기의 기세가 그의 여섯 배 정도 되었다면 지금은 세 배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경지가 배나 진급되었다고?"

무정진인과 천선 강자들 그리고 많은 무인들은 이런 상황이 발생할 줄 전혀 예상치 못했다.

전력을 한 배가 진급시킬 수 있는 선술은 봉황의 깃털이나 기린의 뿔처럼 매우 드물었다.

"설마 저자는……."

고원선과 조리점은 마음이 무거웠다.

소붕왕 만소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진남이 경지를 한 배 진급시킬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그러나 진남이 순식간에 상처를 회복하는 수단을 장악했을 줄 몰랐다.

'이미 칠백 개 셀 시간이 지났다. 설마 진남이 정말로 천 개 셀 시간을 버티는 건가?'

"진남, 너에게 이런 수단이 있을 줄 몰랐다. 다시 보게 됐다. 나를 천 개 셀 동안 막으면 네 단전을 파괴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 칼을 너에게 주겠다!"

정천기의 두 눈에 빛이 반짝거렸다.

그의 피가 뜨거운 물처럼 펄펄 끓기 시작했다.

그는 정신이 파괴되고 영혼만 남았지만 싸움을 즐겼다.

진남의 수단과 경지가 강할수록 그는 더 흥분되었다.

"진천추(震天錘)!"

정천기는 크게 외쳤다.

그러자 몇백 개의 분신이 동시에 절세추법을 드러내 대군처럼 진남을 공격했다.

포악하고 사나웠다.

"붕멸전체!"

진남의 전의도 전에 없이 높아졌다.

그는 자신이 장악한 모든 수단을 드러냈다.

쿵-! 쿵-! 쿵-!

커다란 선광 영역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진남과 정천기의 싸움은 전보다 더 치열해졌다.

어떤 무인들은 멀리서도 큰 충격을 느끼고 깜짝 놀랐다.

마음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천선 강자들도 완전히 싸움에 정신이 끌렸다.

시간이 흘렀다.

팔백 개, 구백 개 셀 시간이 지났다.

진남은 여전히 조금 밀렸다.

그러나 그의 전의는 점점 더 강해졌다.

정천기라도 그를 어찌할 수 없었다.

"오십 개 셀 시간이 남았다."

구홍은 저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매우 긴장됐다.

서선지의 예쁜 눈에도 묘한 빛이 스쳤다.

"정천기, 반드시 저자를 격파해야 해!"

소붕왕 만소와 고원선 등은 두 손을 꽉 움켜쥐었다.

"대라천하경(大羅天下瓊), 무극진선왕(無極震仙王)!"

선광 영역 안의 정천기는 기세가 점점 높아졌다.

법인을 만들자 몇백 개의 분신이 빛으로 변해 그가 잡고 있는 망치 안에 들어갔다.

대단한 기운이 순식간에 영역을 휩쓸기 시작했다.

사방의 허공도 비틀리기 시작했다.

"눌러라!"

주위의 모든 것이 얼어버린 것 같았다.

오래된 문이 열리더니 안에서 위엄 있는 형상이 걸어 나왔다.

형상은 진남을 내려다보며 손에 든 망치를 내리쳤다.

이 살초는 전에 드러낸 것과 달랐다.

실체가 없이 진남의 영혼을 공격했다.

진남이 막지 못한다면 그의 영혼은 큰 상처를 입게 되어 전력을 잃고 싸움에서 지게 된다.

쿵-!

망치는 빠르게 내려와 진남을 내리쳤다.

보이지 않는 힘은 폭풍처럼 사방을 휩쓸었다.

대전 안의 경지가 낮은 무인들은 힘의 영향을 받아 머리가 아파 왔다.

"어떻게 됐어? 진남을 격파한 거야?"

소붕왕 만소, 고원선, 조리점은 서둘러 강한 동술을 움직여 영역 안을 들여다봤다.

이 공격의 위력을 그들은 잘 알았다.

그러나 진남의 놀라운 실력에 그들은 함부로 판단을 내릴 수 없었다.

결과를 보아야만 안심할 수 있었다.

그들뿐만 아니라 구홍과 서선지 그리고 여러 천선 강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천선 강자들은 저도 모르게 이 싸움에 깊이 빠져들었다.

결과가 매우 궁금했다.

"진짜 통쾌하다! 오랫동안 이렇게 통쾌하게 싸우지 못했다. 이따 너에게 천지영약을 주겠다. 상처를 치료하거라. 나중에 너의 경지가 나와 비슷해지면 다시 너와 싸우겠다."

정천기는 의기양양했다.

살초의 공격을 받았으니 자신이 이겼다고 확신했다.

그때,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 형상이 하늘 가득 퍼진 힘 속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

"이번 싸움은 내가 이긴 것 같구나."

진남은 붉은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담담하게 말했다.

공격을 당했지만 그는 조금도 다치지 않았다.

정천기는 신력이 그보다 몇 배나 강했다.

그러나 그의 영혼과 식해는 지선 거물이라도 공격할 수 없었다.

"너……? 조금도 다치지 않았어?"

정천기는 눈을 찌푸렸다.

이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

"진남이 이겼어?"

천선 강자들과 무인들 그리고 만소 등은 동시에 경악했다.

정천기는 자신의 경지를 천신 삼 단계로 눌렀다.

진남은 지신 정상의 수준으로 정천기의 공격에 천 개 셀 동안이나 버티다니?

진남과 정천기가 경지가 같다면 우열을 가리기 힘들 것이다.

진남이 좀 더 강했다.

'도경 소성을 이루었나?'

무인들은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저도 모르게 헛숨을 들이켰다.

경지가 천선에 도달하고 사극지경을 장악하면 패자라 불렸다.

그 위로, 경지가 충분하고 도경을 장악하면 구천지존으로 불렸다.

도경 소성은 많은 개세천재들 심지어 새로 진급한 패자들조차도 꿈에도 바라는 경지였다.

진남이 승선에 성공하고 도경을 장악하면 '절세천재'라 불릴 수 있었다.

구천선역 전체에서도 가장 최고급 천재 중 한 명이었다.

이런 등급의 최고급 인재는 대개 지존의 후계자거나 무상도통의 핵심제자로서 신분이나 지위가 매우 비범했다.

미래에 지존에 도달할 수 있었다.

"진남, 오늘 많이 놀라게 하는구나. 이번에 나는 졌다. 그러나 다음번에는 나를 이길 생각하지 말거라."

정천기는 가장 먼저 정신을 차렸다.

그는 조금도 실망하지 않았다.

말을 마친 그는 눈동자가 풀리더니, 꼭두각시처럼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전의가 사라졌다.

그는 이렇게 많은 싸움을 경험했다. 정천기는 그가 존경할 만한 상대 중 한 명이었다.

대전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진남은 빨리 정신을 차리고 영역에서 걸어 나와 포권하고 말했다.

"무정 선배님, 약속대로 이제 그 칼을 저에게 주실 수 있습니까?"

그의 말에 많은 천선 강자들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하하, 역시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대부분 젊구나. 예전의 나라면 너의 삼 할도 되지 않을 거다."

무정진인은 큰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이 칼은 너에게 주마."

그는 전혀 기분 나쁘지 않았다.

진남의 실력에 그는 진남을 다시 보게 됐다.

진남이 이 정도 실력이 있는 걸 알았다면 그는 망설임 없이 칼을 진남에게 주었을 것이다.

싸움을 하게 두지도 않았을 것이다.

"진남 도우, 너의 살초는 너무 멋있었어!"

"진남 도우, 축하한다!"

"진남……."

다른 세력의 강자들도 잇달아 반응하고 잔을 들고 축하했다.

진남이 이기자 아무도 그를 업신여기지 않고 그에게 잘 보이려 애를 썼다.

"진남 도우, 너의 실력이 이렇게 강할 줄 몰랐다. 좀 전에 나는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

서선지는 가볍게 걸음을 옮기며 꽃처럼 웃으며 말했다.

"나는 방금 이 칼의 내력을 알아보라고 사람을 보냈어."

구홍도 서둘러 말했다.

"진 형,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도 사람을 파견했습니다."

그들의 말에 진남은 어리둥절하였지만 일단 정중하게 인사했다.

서선지는 그의 비위를 맞추며 선심을 베푸는 척을 했다.

그러나 그는 상행천소선역에서 세력이 미미했다.

혼자 조사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서선지와 구홍이 스스로 그를 도와주려 하는 건 우정 때문이었다.

'반드시 별일 없어야 할 텐데.'

진남은 흑도를 꽉 잡았다.

한참 후에야 천천히 손을 풀었다.

"이번에 돌아가면 나는 폐관할 거야."

고원선과 조리점은 안색이 좋지 않았다.

소붕왕 만소는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그는 오랜만에 투지가 타올랐다.

그는 진남을 초월하고 싶었다.

"생일잔치를 계속하자."

조리점은 숨을 들이쉬더니 마음을 가라앉히고 말했다.

"두 번째 의식을 시작하겠습니다. 도우들은 인사를 올리고 술을……."

진남과 정천기가 싸운 것 때문에 연회의 분위기는 더 뜨거워졌다.

술자리에서처럼 진남은 모든 이들이 주목하는 대상이 되었다.

시간은 조금씩 흘러 반 시진 후에 모든 의식이 끝났다.

무인들은 이야기를 나누고 술을 권하며 친분을 맺기 시작했다.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 파란색 두루마기를 입은 제자가 빠르게 달려와 무정진인에게 전음했다.

"장…… 장로! 변고가 생겼습니다. 임하(臨河)와 원심고도(元尋古道)에 이변이 일어나 앞당겨 열렸습니다."

임하와 원심고도는 만장천역에서 명성이 자자한 두 개의 수련지였다.

남세선왕이 만들고 무정진인이 책임졌다.

무정진인은 싸늘하게 제자를 힐끗 보더니 말했다.

"앞당겨 열렸을 뿐이다. 그럼 외문제자들과 내문제자들을 심사하여 미리 들어가라고 하거라."

생일잔치가 진행 중이 아니었다면 그는 그 제자를 혼냈을 것이다.

'하필이면 지금 이런 일을 보고하다니?'

제자는 등줄기가 서늘해졌지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장로, 망도석(望道石)도 앞당겨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무정진인은 어리둥절했다.

망도석은 임하나 원심고도와 같은 두 개의 수련지와 달랐다.

그것은 남세선왕이 만든 것이었다.

해마다 한 번씩 움직였다.

움직이면 만장천역에서 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돌 때문에 여러 세력에서 보내온 살수들이 모두 발견되었다.

큰 좋은 점이 있었다.

'근데, 한 달 전에 열렸었는데 왜 오늘 또 열렸지?'

"알았다. 물러가거라."

무정진인은 손을 저었다.

그는 이상함을 느꼈다. 그러나 생일잔치가 끝난 후에 조사해볼 수밖에 없었다.

"알겠습니다!"

제자는 한숨을 내쉬고는 천천히 물러갔다.

그들의 대화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대전 안은 여전히 사람들로 시끌벅적했다.

진남은 여러 세력에서 호의를 표시했다.

진남이 종문이 없다는 걸 알고는 다들 종문에 들이려 했다.

"진남 도우, 우리 종문에 가입하는 건 어떻느냐? 네 자질이라면 남세선왕 대인의 진전제자가 될 수 있을 거다. 그러면……."

무정진인은 진남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웅-!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대전이 떨렸다.

어디서 온 건지 알 수 없는 보이지 않는 위압이 사람들 위에서 천천히 퍼지기 시작했다.

"응?"

무인들은 모두 고개를 쳐들었다.

"이건 설마……."

무정진인과 조리점 그리고 많은 남세선왕 아래의 천선 강자들은 예민하게 뭔가 느꼈다.

쿵-!

방대한 파란색 빛이 끝없는 허공을 넘어 진남에게 떨어졌다.

"뭐지?"

진남은 눈살을 찌푸렸다.

방대한 파란색 빛은 아무런 파동이 없었다.

그의 육신이나 신념에 아무런 상처도 입히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왠지 모르게 불편했다.

차가운 뱀이 몰래 그를 주시하는 것 같았다.

"어떻게 된 거지? 왜 갑자기 빛이 떨어졌지?"

대전 안의 무인들은 어리둥절했다.

"이건 설마 망도석에서 떨어진 파란색 빛인가?"

다른 세력의 천선 강자가 문득 뭔가 생각난 듯 입을 열었다.

"망도석? 전설 속의 남세선왕이 직접 만들고 적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이보?"

"생각났어. 망도석은 적을 발견하면 빛이 떨어져.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 일곱 가지 색이야."

"빨간색은 위협이 가장 작고 보라색은 위협이 가장 커."

다른 세력의 강자들은 점차 반응했다.

그들이 오묘함을 말하자 무인들은 문득 뭔가 알아채곤 눈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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