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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891화 (891/1,498)

891화 가지 마라

"진남, 너 감히……!"

만소는 고함을 지르고 격렬하게 반항했다.

그의 날개에서 깃털이 날아가 진남을 공격했다.

깃털들은 위력이 무척이나 강했다.

동시에, 만소의 몸에서 선부가 떠오르고 이보들이 솟아올랐다.

개세천재이자 패자의 아들인 그는 비장의 수도 남달랐다.

"진압하라!"

진남이 고대의 천신처럼 외치자 공법이 따라왔다.

수많은 동력은 붕멸의지와 결합하여 큰 산 형상을 만들었다.

큰 산이 순식간에 만소를 진압했다.

날개나 부적은 위력을 펼칠 새 없이 전부 진압당하고 빛을 잃었다.

진남은 멈추지 않고 만소의 등에 주먹을 날렸다.

그는 신음을 흘리고 고통스러워했다.

만소는 신조이고 체격이 거대했지만, 진남보다 실력이 부족했다.

"골마지노(骨魔之怒)!"

이때, 명음 태자의 몸에서 수많은 불꽃이 타올랐다.

그는 귀신의 힘을 제물로 바쳐 술법을 펼쳤다.

끼익- 끼익-

기괴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온몸이 썩고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해골이 나타나 영령을 짚었다.

평범하고 위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영령은 무너지고 사라졌다.

"진남, 네가 아무리 강해도 오늘 나를 어떻게 하지 못한다! 이후에 다시 만날 거다!"

명음 태자는 고함을 지르고 두 손을 모아 법인을 만들었다.

바닥에 떨어진 그의 피는 다시 살아난 것처럼 모이더니 검은색 혈구(血球)로 변했다.

혈구는 불처럼 타오르며 수많은 진문이 번졌다.

진문은 보이지 않는 힘을 뿜어 명음 태자를 감쌌다.

그의 몸이 점점 흐릿하게 변했다.

명음 태자가 그렇게 많은 피를 남겨둔 것은 최강의 술법을 펼쳐 자리를 뜨기 위해서였다.

"도망가려고?"

진남은 붕멸의 손을 만들어 단천도를 잡고 명음 태자를 베었다.

"진남, 내가 펼친 것은 골마혈둔(骨魔血遁)이다. 이 상태에선 나를 다치게 할 수 없다."

명음 태자는 별로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예전에도 많은 강자와 싸우면서 이 방법으로 무사히 자리를 떴다.

"그래?"

진남은 두 눈에 검은빛을 뿜었다.

몸속의 도정이 움직였다.

순간 단천도에 엄청난 청색 빛이 뿜어져 모든 기운을 제압했다.

"진남, 네가 도경에 들어선들 어쩔 순 없다."

명음 태자는 여전히 흔들리지 않았다.

도경 소성 경지의 도광이라면 제압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명음 태자는 지금 진남의 공격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쿵-!

칼이 닿는 순간 혈구와 뻗어나가던 진법은 엄청난 타격을 받은 것처럼 부서졌다.

"이, 이게 어찌 된 일이지?"

명음 태자는 안색이 변했다.

그는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

"만공절살!"

진남이 칼을 휘둘렀다.

"진남, 나를 죽이면 안 된다. 나는 골마선왕의 후계자 중 한 사람이다. 네가 나를 죽이면 골마선왕이 너를 가만히 두지 않을……!"

명음 태자는 강렬한 위기감을 느끼고 죽어라 고함을 질렀다.

이런 모습은 부끄럽고 개세천재의 신분에 어울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살아남는 게 더 중요했다.

살아있어야 미래에 모든 것들이 가능했다.

하지만 그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엄청난 도의가 펼쳐지며 그를 산산조각 냈다.

진남은 선왕이나 지존 따위를 신경 쓰지 않았다.

상대방이 사사건건 그에게 시비를 걸었기에 진남도 인정사정 봐주지 않았다.

상행천소선역에서 그는 위엄을 세울 필요가 있었다.

아니면 많은 사람들이 그를 공격하려고 할 것이다.

웅-!

이때 허공이 흔들리고 붉은 색 빛이 엄청난 속도로 진남의 몸에 날아들었다.

진남은 서늘한 기운을 느꼈다.

"응?"

진남은 눈을 가늘게 떴다.

그는 만도선령에서 본 적이 있었다.

개세천재를 죽이면 천지가 반응하여 천지각인을 남긴다고 했다.

개세천재를 많이 죽일수록 천지각인은 점점 강해졌다.

예전에 무명 무인이 몇 명의 개세천재를 죽이고 일부러 각인을 거두지 않자 주변에 온통 붉은색 살기가 가득했다고 한다.

무인들은 그 모습에 놀라 도망을 갔고, 감히 그를 건드리지 못했다고 한다.

"감히 내 후계자를 죽이다니! 골마선왕인 나는……."

이때, 귀청을 아프게 하는 목소리가 명음 태자의 혈액에서 울려 퍼졌다.

시커먼 기운이 일렁이며 어떤 각인이 되어 진남에게 날아왔다.

진남은 미리 눈치채고 칼을 휘둘러 각인을 부쉈다.

단천도는 만물을 부술 수 있었다.

진남은 아직 단천도의 힘을 전부 사용하지 못하지만, 도경의 빛과 결합하면 인선 경지 아래의 것들은 전부 부술 수 있었다.

"너, 진짜로 명음 태자를 죽였어?"

소붕왕 만소는 넋이 나갔다.

그는 개세천재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래서 개세천재의 죽음은 처음 목격했다.

열몇 명의 천신 정상 경지인 무인들도 안색이 창백해졌다.

개세천재는 어느 소선역에 가나 서열 위쪽을 차지할 수 있는 청년 영웅으로, 미래가 창창했다.

"이제 네 차례다!"

진남은 기세가 폭발하고 법인을 만들었다.

수많은 붕멸전의가 그의 손에서 용 형상으로 변했다.

그는 앞서 만소의 경맥과 요력을 봉인했다.

이제 진남은 특이한 방법으로 만소를 봉인하려고 했다.

소붕왕 만소가 도망을 간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다음에 만날 때 봉인을 부르면 만소를 탈것으로 부릴 수 있었다.

"간이 부었구나!"

위기의 순간에 우레 같은 목소리가 하늘 깊은 곳에서 들려왔다.

방원 몇십 리의 천지가 순식간에 크게 흔들렸다.

어디서 온 건지 알 수 없는 선의가 부딪히며 미친 듯이 꿈틀거려 혼란스러웠다.

어둠 속에서 위엄 있는 형상이 점차 나타났다.

그것이 나타나는 순간 사방의 모든 것이 빛을 잃었다.

진남이나 몇십 명의 천신 정상 경지의 무인들이나 형상에 비하면 매우 작았다.

천지차이였다.

금시붕왕의 의지였다.

소붕왕 만소가 큰 충격을 받게 되면 이 의지가 나타나 강적을 위협했다.

"나는 금시붕왕이다. 만소는 나의 유일한……."

위엄 있는 형상은 허공에 우뚝 서서 진남을 내려다봤다.

그의 말에는 위압이 대단했다.

몇십 명의 천신 정상 경지의 무인들은 안색이 새하얘졌다.

그들은 금시붕왕의 분신을 본 적 있었다.

분신이 뿜는 위압은 지금보다 몇십 배나 강했다.

그러나 패자의 기운에 그들은 여전히 심신이 떨렸다.

쿵-!

위엄 있는 형상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방대한 도기가 뿜어져 나왔다.

형상은 경악한 채로 제대로 반응조차 못 하고 도기에 잘려 사라졌다.

"고작 의지가 나를 위협하겠다고?"

진남은 눈길도 주지 않고 법인으로 만소의 등을 내리쳤다.

용 모양의 형상이 순식간에 그것의 사지백해를 뚫고 들어가 특이한 봉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진남, 너 기다려라!"

만소는 크게 소리쳤다.

그는 대단한 선인의 빛을 뿜었다.

깃털마다 오래된 부문이 나타났다.

슉-!

진남이 반응하기도 전에 만소의 형상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런 수단이 있을 줄 몰랐다. 역시 패자의 아들이구나. 평범한 개세천재와 차이가 크구나."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이렇게 되었으니 그도 형세를 바꿀 수 없었다.

만소가 도망갔으니 변수가 너무 많아졌다.

"아쉽다. 이번에는 도망갔지만, 다음에는 절대 도망가지 못할 거다."

진남의 눈에서 반짝거리던 흑광이 사라지고 금빛이 타올랐다.

만소를 다시 만나지 못하면 나중에 승선에 성공하여 패자가 된 후 금시붕왕을 굴복시키겠다고 결심했다.

이들 부자 중 한 명은 반드시 굴복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우선 이곳을 떠나자."

진남은 갇혀 있는 몇십 명의 천신 정상의 경지의 무인들을 보더니, 몸을 날려 먼 곳으로 사라졌다.

그의 경지로 천신 경지 오 단계 정도 되는 무인들은 얼마든지 상대할 수 있었다.

다른 수단까지 쓰면 천신 경지 팔 단계 이하의 무인과 싸운다 해도 목숨을 지킬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 천신 정상 경지의 무인들과 싸우면 이길 수 없었다.

게다가 지금 여기에는 천신 정상 경지의 무인들이 열몇 명이나 되었다.

* * *

한참을 날아간 후 진남은 걸음을 멈추고 한참 관찰했다.

무인들이 쫓아오지 않자 만소선령을 꺼냈다.

그는 마땅한 장소를 찾아 경지를 천신으로 진급시켜야 했다.

만약 천신 경지 오 단계 정도로 진급할 수 있다면 더 바랄 바가 없었다.

"응?"

영패에 신념을 주입한 진남은 깜짝 놀랐다.

남세선왕이 두 명의 선왕을 격파한 소식은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아니었다.

현평천소선역의 선고 중 하나인 구곡리하(九曲離河)가 곧 열린다는 소식이 가장 눈에 띄었다.

"선고가…… 열린다고?"

진남은 호흡이 가빠졌다. 주먹을 꽉 쥐었다.

선고전장에 들어가야만 대단한 기연을 얻을 수 있고 많은 천재 강자들과 싸워 승선에 성공할 수 있었다.

신에서 선으로 진급하는 건 많은 무인들의 목표였다.

하지만 진남은 승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건 아니었다.

수피화권은 전에 승선해야만 일부 비밀을 알게 되고 어떻게 묘묘 공주를 부활시키지 알 수 있다고 말했었다.

진남에게는 이것이 가장 중요했다.

"지금 바로 현평천소선역으로 가자!"

진남은 바로 결심을 내렸다.

만도선령에서 다른 소선역으로 갈 수 있는 곳을 찾기 시작했다.

"현평천소선역에 가지 말거라."

이때, 비월여제의 차가운 목소리가 아무 징조 없이 진남의 식해에 울려 퍼졌다.

"왜 가지 말라는 겁니까?"

진남은 눈살을 찌푸리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한 달 전에 그가 비월여제에게 소식을 보냈을 때 비월여제는 대답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나타나자마자 이런 말을 하니 그의 태도가 좋을 수 없었다.

"구곡리하는 삼 개월 정도 있어야 진정으로 열린다. 지금은 그저 이상이 나타난 것일 뿐이다."

비월여제는 진남의 퉁명스러운 말투를 무시하며 여전히 차갑게 말했다.

"게다가 지금 고작 선고가 열렸는데 네가 승선에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으냐?"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무슨 뜻입니까?"

"너 기억력이 좋지 않구나. 네가 어떻게 증제하고 봉신했는지 잊었느냐?"

비열여제는 매몰차게 진남을 멸시했다.

"네가 승선하려 하는 것은 다른 사람과 다르다. 필요한 전승기연 등도 모두 다르다.

전에 내가 첫 번째로 승선할 때 선고가 여덟 개만 나타나 실패했고, 두 번째에는 선고가 열네 개 나타나 겨우 성공했다."

예전의 실패를 말하는 그녀의 말투는 여전히 차가웠다.

그녀의 말에 진남은 깨달았다.

"그럼 저도 열네 개 이상의 선고가 나타나야 승선에 성공할 수 있겠네요?"

진남은 미간을 만졌다.

선고라고 불리는 전장이나 금지 등은 이십 년이나 사십 년에 몇 개 혹은 몇십 개 나타났다.

그러나 정확한 양은 아무도 몰랐다.

그렇기에 운이 나쁘면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지존이 만든다 해도 한 번에 나타날 수 있는 선고는 세 개밖에 안 된다."

비월여제는 스스럼없이 말했다.

"세 개밖에 안 된다고요?"

진남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세 개밖에 안 되면 어떻게 승선하지? 이번 기회를 보내고 이십 년 심지어 사십 년을 기다려야 하나?'

더 중요한 건 이십 년이나 사십 년이 지난다 해도 선고가 몇 개 나타날지 확정할 수 없었다.

"경지가 너무 대단하면 주인이 되는 길은 더 힘들다. 많은 대단한 만고의 천재들도 기회를 얻지 못해 사라졌다."

비월여제는 차갑게 말했다.

그녀가 이번에 진남을 찾아온 건 진남에게 충격을 주기 위해서였다.

그녀의 말은 모두 사실이었다.

동급들 사이에서 대단한 경지에 도달하는 건 그렇게까진 어렵지 않았다.

운이 좋고 충분한 패기와 의지가 있으면 도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구천지존의 등급에 도달하거나 패자의 등급에 도달하는 건 매우 어려웠다.

'그럼 다른 방법이 없을까?'

진남은 마음이 무거웠다.

머릿속에 많은 생각이 스쳤다.

그는 문득 백남지화가 생각났다.

스스로 아직 열리지 않은 선고를 찾아 선고에 이변을 일으키고 싶었다.

그러나 백남지화가 선고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확신이 가지 않았다.

선고라고 이름이 달린 곳은 열리기 전에 무인들은 안에 들어갈 수 없었다.

어느 곳이나 육황전장과 같은 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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