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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889화 (889/1,498)

889화 얼른 떠나자

진남의 육신의 본질에 변화가 생겼다.

지신 경지 팔 단계!

지신 경지 구 단계!

지신 경지 십 단계!

육신은 반보 천신 경지가 되자 멈추었다.

진남의 육신은 골격이나 경맥이 유리처럼 빛들이 반짝였다.

동시에, 끝없는 힘을 가지게 되었다.

구천선역에서 지신 정상의 경지이면서 반보 천신 경지의 육신을 가진 사람은 손에 꼽힐 정도였다.

심지어 천신 정상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들 중에도 육신의 강도가 반보 천신이 된 사람은 드물었다.

진남의 탈바꿈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의 육신은 계속 변했다.

검고 신비한 무늬들이 뱀처럼 진남의 골격을 따라 뻗었다.

몸속에 어떤 선도대진을 새긴 것 같았다.

진남은 강한 흡입력을 폭발하여 천지의 깊은 곳에서 순수한 힘을 흡수했다.

"이건 설마……."

진남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손에 상처를 냈다.

순수한 힘이 솟아오르며 상처가 깨끗이 회복되었다.

"역기지체를 연마하면 스스로 상처를 회복할 수 있을 줄이야!"

이 능력은 간단해 보였지만 백남지화의 효능까지 더하면 평범하지 않았다.

"역기지현(逆忌之玄), 중선지묘(?仙之妙). 역기의 힘을 모아 육신과 영혼에 융합하라……."

이때, 위엄 있는 목소리가 진남의 머릿속에서 울려 퍼졌다.

진남이 미처 반응하기 전에 보이지 않는 힘이 그의 몸을 훑었다.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준 격이었다.

진남은 깨달음을 얻었다.

깨달음은 이상했다.

짧은 순간에 여러 신비함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만들었다.

"역기지체는 대단해! 온몸의 골격을 역기지진(逆忌之陣)으로 만들고 육신을 역기지술(逆忌之術)로 만들었어. 모두 사용하면 전력이 배로 늘어나게 하는구나!"

진남은 두 눈에서 불꽃이 이글거렸다.

역기지체는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했다.

상처를 회복하는 능력은 둘째치고 전력을 배로 강하게 하는 것만 해도 엄청난 능력이었다.

다만, 이런 능력도 큰 제한이 있었다.

진남의 경지가 높아질수록 전력이 강해지는 정도는 작아졌다.

그가 인선 경지를 돌파하면 이런 능력은 완전히 사라졌다.

하지만 진남이 인선 경지를 돌파하면 역기지진과 역기지술은 그의 선력에 융합되어 신비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었다.

"이렇게 많은 시간을 들여 수련한 보람이 있구나."

진남은 감탄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기운을 안정시키며 혼잣말을 했다.

"이제 떠날 때가 되었다."

보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이곳에 더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

진남은 도대를 바라보았다.

그는 부생선왕이 미리 남겨둔 전송대진을 발견하고 손가락을 튕겨 움직였다.

슉-!

* * *

진남은 바로 청성천국의 한 거리에 나타났다.

북적거리는 무인들이 눈에 들어오고 여러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

"혈안 선배님은 빠른 시일 내에 나올 것 같지 않다. 사람을 찾아 말을 전해야겠어."

진남은 중얼거리며 부생천경의 제자를 찾기 시작했다.

쿵-!

이때, 귀청을 찢을 듯한 굉음이 예고도 없이 청성천국에 울려 퍼졌다.

천둥 번개가 치는 것 같았다.

"무, 무슨 일이야?"

무인들은 막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고 살폈다.

진남도 어안이 벙벙했다.

크롸라라라-!

커다란 용의 포효가 들렸다.

곧, 길이가 만 장이 되고 용위를 풍기는 검은 용 그림자가 청성천국의 하늘에 나타났다.

청색 하늘은 핏빛으로 물들었다.

살기가 천지를 가득 채웠다.

"명룡혈장이 시작된 거야?"

천신 경지의 무인들은 경악했다.

"부생천경의 양대 도지 중 하나인 명룡혈장?"

"명룡혈장은 오 년에 한 번 열리는 거 아니었어? 작년에 열렸는데 올해 또 열린다고?"

주변의 무인들은 더욱 경악했다.

그들 중 많은 이들은 장기적으로 청성천국에 머무는 자들이라 천성천경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둥-!

그들이 충격에 빠져 있을 때 묵직하고 순수한 종소리가 천지에 울려 퍼졌다.

수많은 청색 빛이 핏빛 아래에서 활짝 펼쳐졌다.

먼 곳에 웅장한 옛 궁전이 모습을 드러내고 기운을 풍겼다.

명룡의 형상보다 훨씬 강했다.

"설마…… 삼청고전?"

무인들은 그 장관을 보며 충격을 받았다.

삼청고전도 부생천경의 양대 도지들 중 하나였다.

평소에 삼청고전이 열렸다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삼청고전은 십오 년에 한 번 열렸다.

그런데 재작년에도 열렸던 삼청고전이 오늘 또 열렸다.

더욱 놀라운 것은 삼청고전과 명룡혈장이 같이 나타난 것이었다.

'부생천경에 큰일이 벌어지려는 걸까?'

"양대 도지가 전부 열렸다. 그럼……."

진남은 눈앞에 벌어진 장면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식은땀을 흘렸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는 이유를 잘 알았다.

그는 백남지화의 능력이 이 정도로 대단할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음……. 얼른 이곳을 떠나자."

진남은 마음을 진정하고 미안한 표정으로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혈안천신에서 한마디 말도 남기지 않고 바로 전송대진을 찾아 청성천국을 떠났다.

혈안천신은 한마병과선술로 진남을 찾을 수 있을 것이었다.

진남은 부생선왕에게 미리 경고를 했다.

그러나 부생선왕은 별로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부생천왕은 진남을 많이 도와줬는데, 진남은 결국 부생천경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

설령 부생선왕이 그를 미워하지 않아도 진남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 * *

진남이 떠난 바로 뒤.

낮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너희들이 찾으려는 자는 방금 청성천국을 떠났다……."

목소리의 주인은 신념을 전하고 하늘에 펼쳐진 이상을 살피더니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

그는 표정이 좋지 않았다.

하필 지금 이변이 일어나 그의 심신에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그가 빠르게 반응하지 않았다면 진남의 그림자를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두 대인의 화풀이를 받아내야 했을 것이었다.

* * *

부생천경의 가장 깊숙한 곳.

엄청난 청성지기들이 사방에서 몰려와 부생선왕의 몸으로 들어갔다.

그는 강한 선인의 빛을 뿜었다.

수많은 기이한 부문들이 모였다.

"응? 명룡혈장이 앞당겨 열렸어?"

그는 눈을 천천히 떴다.

두 눈에 의아함이 떠올랐다.

명룡혈장은 그가 직접 만들고 규칙도 정했다.

몇천 년 동안 이변이 벌어진 적이 없었다.

"응? 이런……."

그는 곧 표정이 굳었다.

'왜 갑자기 삼청고전도 이변이 일어난 거지? 설마 수생천경에 변화가 생겼나?'

"지존 골격도 문제없고 선혈동정도 문제가 없다……."

부생선왕은 선념으로 부생천경을 살펴보았다.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을 발견한 그는 더욱 의아했다.

이때, 무언가 그의 뇌리를 스쳤다.

그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진남이 몸속에 이보가 있는데 선복도지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어. 다른 데 문제가 없다면 설마……."

부생선왕은 숨을 들이쉬었다.

그의 짐작이 맞는다면 대단했다.

선왕인 그는 선복도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보는 결코 평범한 물건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았다.

"응? 벌써 부생천경을 떠난 거야?"

부생선왕은 차분해졌다.

그는 진남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 신념을 전했다.

"너희 셋, 상천소선역에 가서 진남을 찾아오너라!"

말을 마친 그는 두 눈 깊은 곳에 빛이 스쳤다.

* * *

진남은 빛으로 변해 날아가는 중이었다.

"아쉽다. 부생선왕이 몰랐다면 삼청고전과 명룡혈장에 들어가 보는 건데."

진남은 가볍게 탄식했다.

"이제 다른 곳을 찾아 경지를 수련해야겠어."

진남은 지금의 전력으로도 승선 싸움에 참가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재 열린 곳이 없으니 경지를 수련할 수밖에 없었다.

"재미있는 곳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

진남은 신념을 만도선령에 주입했다.

"응? 남세선왕이 문란선왕과 금시붕왕과 싸워서 이겼어?"

진남이 수련할 곳을 찾기 전에 눈에 띄는 소식이 나타났다.

"혼자의 힘으로 두 선왕을 이기다니. 남세선왕의 전력이 보통이 아니구나……."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응?"

진남은 무언가 느끼고 고개를 들고 허공을 바라보았다.

"진남, 한마디 말도 없이 떠나는 게 어디 있느냐?"

음산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명음 태자와 소붕왕 만소가 다가오며 살기를 풍겼다.

그들 뒤에는 열한 명의 천신 정상 경지의 무인들이 있었다.

무인들은 금시붕왕의 제자들이었다.

만소가 청성공간에 오면서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따라온 이들이었다.

"나를 계속 감시하고 있었느냐?"

진남은 눈을 가늘게 떴다.

그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신력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상행천소선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런데 저들은 매번 그를 죽이려고 했다.

때문에, 진남도 저들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들이 스스로 찾아온 건 오히려 좋은 일이었다.

"허허, 개세천재인 우리 둘이 너를 감시하는 걸 영광으로 알거라! 만 형, 이번에 나서지 마시오. 내가 어떻게 저놈 피를 전부 빨아먹는지 지켜보……."

명음 태자는 기운을 폭발했다.

수많은 귀신들이 포효했다.

청성대공간에서 신비한 무인에게 여러 번 당한 명음 태자는 가득한 울분을 풀 곳이 필요했다.

소부왕 만소는 무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명음 태자는 실력이 대단했다.

고작 차하계에서 온 무인 하나를 상대하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

"말이 많구나!"

하지만 그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진남이 움직였다.

그는 엄청난 속도로 명음 태자에게 다가와 주먹을 날렸다.

"감히 먼저 공격을 해?"

명음 태자는 황당해했다.

그는 두 눈에 초록빛을 펼치며 말했다.

"네 주먹 따위로 감히 나를 다치게 할 수 있을 것 같으냐?"

그는 법인을 만들지 않았다.

대신 어두운 도깨비불이 타오르며 신비한 대진을 만들었다.

'진남 같은 무인이야 화진이면 충분해.'

쿵-!

폭발음이 들리고 엄청난 진기가 천하처럼 쏟아졌다.

어두운 도깨비불은 진남의 주먹의 힘에 사라져버렸다.

"허, 강한 육신이구나!"

명음 태자와 소붕왕 그리고 천신 정사의 경지인 강자들은 놀랐다.

이 정도로 강한 육신의 힘은 천신 경지에 이른 무인들 중에서도 보기 드물었다.

"기고만장한 이유가 있었구나! 오늘 개세천재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마! 삼액귀신……."

명음 태자는 법인을 만들었다.

사방이 귀역으로 변하고 귀신들의 형상이 연거푸 떠올랐다.

"붕멸하라!"

진남은 기운을 폭발했다.

수많은 붕멸의지가 그의 주먹에서 날아갔다.

"……!"

명음 태자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의 얼굴에 가득하던 흉악스러움은 어느샌가 사라지고 없었고, 놀라움만이 가득했다.

모든 상황이 너무 빨리 벌어졌다.

그가 미처 반응할 새도 없이 진남의 주먹이 귀신들의 형상을 때렸다.

쿵-!

명음 태자는 핏빛 붕대가 떨리고 영광이 반짝였다.

그는 힘에 밀려 뒤로 날아갔다.

허공에 커다란 구덩이가 파였다.

선기의 보호를 받았음에도 진남의 주먹은 태자에게 큰 상처를 주었다.

"한, 한 방에 명음 태자가 날아갔어?"

소붕왕 만소와 열몇 명의 천신 정상의 경지를 가진 무인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들은 눈앞에 벌어진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

진남은 고작 지신 정상의 경지 기운이었다.

명음 태자와 비교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정도로 힘을 사용할 수 있다면 한 가지 이유밖에 없었다.

진남이 사극지경을 장악했다는 것이다.

'차하계의 무인이 개세천재라고?'

'언제부터 무도 사극지경이 이렇게 쉽게 돌파할 수 있는 거였어?'

"진남, 사극지경을 장악했을 줄 몰랐구나! 그래서 감히 만 형의 미움을 사고 나와 맞서는 거였어!"

명음 태자는 충격에서 빨리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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