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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880화 (880/1,498)

880화 무명무인이다

무흔검신이 손에 든 검을 몇천 번 휘둘렀다.

대단한 검광을 뿜고 허공에 장엄한 독경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의 검기는 사람을 다치게 하는 최강의 수단이 아니었다.

보이지 않는 독경 소리가 사람을 다치게 했다.

처음에는 아무런 이상한 점이 없었다.

시간이 오래 지나면서 무인의 식해와 영혼은 보이지 않는 영향을 받았다.

무흔검신의 공격은 명음 태자와 완전히 달랐다.

진남은 신력을 최대로 움직였다.

"개세천재가 두 명이다. 최선을 다해 싸울 수 있겠다."

진남의 붉은 머리카락이 스스로 흩날렸다.

그는 신력을 최대로 움직였다.

적금색 갑주도 나타났다.

그의 전의는 정상으로 높아졌다.

전혈도 완전히 들끓었다.

"……경지가 더 강해질 수 있구나."

명음 태자는 기쁨이 사라지고 안색이 어두워졌다.

"자호의 경지는 우리를 초월했을 수 있다. 너는 숨기지 말고 경지를 전부 드러내거라."

무흔검신도 안색이 어두워졌다.

개세천재인 그는 사극지경 위에 도경이 있다는 걸 잘 알았다.

상대가 진짜 도경을 접촉했다면 그와 명음 태자가 연합하여 이길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었다.

그는 상대방이 이미 도경에 들어가 도경소성(道境小成)했을 줄은, 그리고 도경대성(道境大成)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구액귀신체!"

명음 태자는 긴말하지 않고 자신이 장악한 최강의 수법을 드러냈다.

그에게서 많은 구액무늬가 퍼져 나왔다.

사방의 허공에 큰 구멍이 나더니 커다란 귀신이 연달아 내려왔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방원 몇십 리는 마치 귀역으로 변한 것 같았다.

"전신 제사 식, 만공절살!"

진남은 패자가 된 것처럼 혼자서 둘을 상대로 칼을 내리쳤다.

흔적도 없고 형상도 보이지 않았다.

다음 순간 대단한 도기가 둘에게 뿜어져 나왔다.

"이건 무슨 초식이지?"

명음 태자와 무흔검신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갖고 있는 금제와 부적을 동시에 움직여 막으려 했다.

하지만 커다란 상처를 입고 밀려났다.

"요착검경(了?劍經)!"

진남이 계속 쫓기도 전에 무흔검신이 위로 솟아오르며 검을 꺼냈다.

명음 태자는 몸을 숙이고 손바닥으로 땅을 눌렀다.

방원 몇십 리의 땅이 지옥불바다로 변하고 시커먼 귀신의 손이 불쑥 튀어나왔다.

개세천재인 그들은 수많은 싸움을 겪고 수많은 위험에 부딪혀 왔다.

진남의 초식이 기이하긴 했지만 그들은 바로 반응하고 빠르게 반격해나갔다.

쿵-! 쿵-! 쿵-!

대단한 싸움이 산봉우리를 흔들었다.

나머지 무인들은 진작에 먼 곳으로 물러가 싸움에 끼어들 수 없었다.

그들과 방금 온 무인은 싸움을 주시했다.

가끔씩 마음이 흔들렸다.

"세 명의 개세천재가 대결하다니!"

평소에는 두 명의 개세천재의 싸움도 보기 힘들었다.

세 명의 싸움은 더 말할 것 없었다.

이들이 드러낸 힘과 선술에 무인들은 동시에 착각이 들었다.

이들은 지신 경지 일 단계가 아니라 지신 경지 오 단계 같았다.

'막는 자가 더 강하여 이들이 모두 상처를 입었으면 좋겠다.'

몇몇 무인들은 이런 생각을 했다.

그들은 개세천재와 부딪히고 싶지 않았다.

마지막에 어부지리로 운수지옥을 얻고 싶었다.

그때였다.

개세천재들이 싸우는 위치가 조금씩 바뀌었다.

그들과 점점 가까워졌다.

"아차, 저들이 이쪽으로 오고 있어!"

무인들은 안색이 크게 변했다.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법인을 만들어 빠르게 뒤로 물러갔다.

"구액귀신권(九厄鬼神拳)!"

명음 태자는 크게 소리치며 기회를 잡아 떠오르는 귀신들을 주먹에 감고 진남의 가슴을 공격했다.

"붕멸전권!"

진남은 밀리지 않고 주먹을 날렸다.

쿵-!

명음 태자는 몸을 떨었다.

주먹 끝의 귀신 빛이 조금씩 부서졌다.

그는 매우 강했다.

그러나 그의 팔목엔 상처가 생기고 피가 흘러나왔다.

"진짜 강하구나. 그러나…… 너는 속았다!"

명음 태자는 표정이 어두워졌다.

"이신화검, 요착무흔!"

무흔검신은 속박을 벗어나 법인을 만들었다.

그와 검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길이가 일 리 정도 되는 검도영역(劍道領域)으로 변해 진남을 안에 가뒀다.

검도영역에선 전혀 보이지 않았다.

검도영역은 사람을 가둘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천 개 셀 동안은 나올 수 없었다.

안에는 보이지 않는 검도살기가 가득했다.

"보답천하!"

진남은 전신금동으로 이를 파악했다.

몸을 날려 여러 가지 살기를 전부 피했다.

"지옥의 혈, 고신문을 불러라. 구액귀신, 내 명령을 들어라. 안에서 나와 창생을 잘라라."

명음 태자는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몸에서 피가 흘러 나와 한데 뭉쳐 허공에서 오래된 대문을 이루었다.

무흔검신이 드러낸 검도영역은 진남을 가두기 위해서였다.

진남을 상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의 대단한 살술은 서른 개 셀 동안 준비해야 했다.

"전신 제사 식, 만공절살!"

진남은 이를 진즉 발견하고는 칼을 들어 허공을 잘랐다.

명음 태자는 진작에 준비를 하고 있었다.

몸에서 귀신의 형상이 솟아나 보이지 않는 살기를 막았다.

같은 살초는 다른 무인들에게는 소용 있었다.

그러나 개세천재들에게는 아무 소용 없었다.

"깨라!"

진남은 도기를 피하는 동시에 붕멸의지를 칼끝에 모아 검역을 잘랐다.

쿵-!

검역은 살짝 흔들렸다.

하지만 산처럼 끄떡없고 부서지지 않았다.

깨지지 않은 것이 아니라 깨지는 순간 빠른 속도로 원모습을 회복했다.

"너의 공격은 매우 비범하다. 그러나 검역은 순식간에 회복될 수 있다. 너를 천 개 셀 동안은 막지 못해도 백 개 셀 동안은 막을 수 있다."

무흔검신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붕멸도검(崩滅道劍)!"

진남은 눈빛이 순식간에 변했다.

도광이 그에게서 퍼져 나와 단천도에 주입되었다.

쿵-!

검역 전체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사방의 검의가 미친 듯이 흔들렸다.

그러나 지난번과 달리 회복할 수 없었다.

'도광을 품은 칼이 검역을 부쉈다고?'

"어떻게……."

명음 태자와 무흔검객은 경악했다.

"다 오거라."

진남은 손을 뻗었다.

시커먼 손이 순식간에 뻗어 나와 나머지 도의와 결인한 명음 태자를 안으로 집어넣고 자신에게로 끌었다.

"붕멸전도!"

진남은 조금도 봐주지 않고 칼을 두 번 휘둘렀다.

"귀신대역(鬼神替身)!"

"무형무흔(無形無痕)!"

명음 태자와 무흔검신은 안색이 어두워져 동시에 강한 선술을 드러냈다.

명음 태자는 귀신을 불러내 자신을 대신하고 무흔검신은 검의로 변했다.

잡을 수 없었다.

쿵-!

그들이 수단을 드러냈지만, 완전히 피할 순 없었다.

칼의 도의에 본존이 맞아 입가에 피가 흘러나왔다.

"붕멸전권!"

진남은 다시 손을 썼다.

눈 깜짝할 사이에 몇만 개의 권영을 드러내 파도처럼 그들을 덮쳤다.

"부생탑(浮生塔)!"

명음 태자는 솜털이 거꾸로 섰다.

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높이가 백 장 되고 선의가 드리운 보탑을 드러내 앞을 막았다.

펑-! 펑-! 펑-!

보탑은 살짝 흔들렸다.

명음 태자가 한숨을 내쉬기도 전에 큰소리가 울려 퍼졌다.

진남은 단천도로 보탑을 부수고 그들 앞에까지 다가왔다.

"전신 제사 식, 만공절살!"

진남은 또 살초를 드러내고 단천도를 휘둘렀다.

보이지 않는 살기가 둘을 덮었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이런 살초를 피할 수 없었다.

"검화류월(劍花流月)!"

무흔검신은 경각성을 높였다.

눈 깜짝할 사이에 망설이지 않고 선술을 움직여 월광으로 변해 명음 태자를 덮었다.

주위의 허공에 검의지화(劍意之花)가 피어났다.

보이지 않는 검기가 둘에게서 뿜어져 나왔다.

검기의 대부분은 검의지화와 월광에 막혀 본존은 충격을 조금밖에 받지 않았다.

"역시 개세천재구나. 이런 살기에도 여러 가지 수단을 드러내 모두 해결하다니!"

진남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던 금광이 두 개의 화염을 이루었다.

그는 피가 들끓었다.

말할 수 없이 통쾌했다.

"너희들 수단이 얼마나 많은지 보자!"

진남은 전의가 솟구쳐 올랐다.

그는 자신이 장악한 모든 술법을 움직여 둘을 연거푸 공격했다.

"자호의 기세가 어떻게 계속 늘어나는 거지? 자호, 이 여우 같은 여인이 진짜 도경의 문턱에 닿았었나?"

명음 태자와 무흔검신은 동시에 전에 없던 압력을 느꼈다.

어쩔 수 없이 커다란 대가를 치러 선술을 드러내 싸웠다.

쿵-! 쿵-! 쿵-!

셋의 싸움은 더 치열해졌다.

술법들이 부딪히면서 뿜은 힘은 대단한 폭풍을 이루어 사방을 휩쓸고 천지를 강타했다.

명음 태자와 무흔검신은 여러 가지 술법을 장악했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눌리어 연거푸 밀리고 상처도 점점 더 많아졌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아주 먼 곳까지 물러간 무인들은 눈앞에 벌어진 싸움을 보자 얼굴에 짙은 놀라움이 드러났다.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이들은 개세천재잖아!'

'두 개세천재가 연합했는데 눌리다니?'

'저자는 도대체 누구지?'

진남이 손가락을 튕겼다.

방대한 붕멸의지가 두 개의 시커먼 산으로 변해 둘을 눌렀다.

둘의 귀신지기와 검의가 바로 눌렸다.

"전신일도!"

진남은 전의를 뭉쳐 실체를 이루어 단천도에 주입하고 둘을 세게 내리쳤다.

"구액지옥(九厄地獄)!"

"무흔검선(無痕劍仙)!"

명음 태자와 무흔검신은 눈을 찌푸리고 법인을 만들었다.

지옥의 형상과 검선의 형상이 동시에 그들의 앞에 떠올랐다.

그러나 잠깐도 안 돼 도의의 공격에 부서졌다.

나머지 도의는 여전히 대단한 위력으로 둘을 내리쳤다.

웅-!

명음 태자의 몸을 감싸고 있던 혈색붕대와 무흔검신의 고검은 뭔가 느낀 듯 위력을 드러내 둘을 막았다.

이 두 가지 법보는 평범한 선기가 아니었다.

펑-!

도의가 드디어 막혔다.

그러나 두 가지 선기도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금이 생기고 영광이 완전히 어두워졌다.

그것들은 깨지지 않았지만 모든 능력을 잃었다.

다시 회복하려면 큰 대가를 치러야 했다.

"자호, 너 감히 나의 사명령(邪冥領)을 이 지경으로 만들다니!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겠다!"

명음 태자는 화가 나 소리쳤다.

무흔검신도 안색이 어두워졌다.

개세천재인 그들은 마음이 무거웠다.

이 두 가지 법보는 오랫동안 그들과 함께했다.

그런데 그런 법보가 깨졌으니 어찌 기분이 좋을까?

"자호?"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많이 화났구나. 나중에 네가 어떻게 나를 대하는지 보고 싶은데?"

이때, 매혹적인 목소리가 천지에 울려 퍼졌다.

"그런데 충고할게. 저자는 내가 아니야."

말이 끝나자 형상이 먼 허공에서 걸어 나왔다.

형상은 바로 삼대 사극천재 중 한 명인 자호였다.

그녀는 이번에 경지를 누르고 지신조에 왔다.

"……자호?"

명음 태자와 무흔검신은 동시에 깜짝 놀라 어리둥절했다.

방금까지 치밀어 올랐던 분노도 사라졌다.

"자호? 설마…… 개세천재 자호?"

먼 곳의 무인들은 얼굴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어떤 의미에서 좀 전에 신비한 막는 자가 혼자 두 명의 사극천재를 눌렀을 때보다 더 충격이 컸다.

이번 시합에 세 명의 개세천재가 왔다는 걸 다 잘 알았다.

'세 명의 개세천재가 모두 왔다. 그럼 저 신비한 막는 자는 도대체 누구지? 설마 숨어 있던 개세천재인가?'

"혼자서 두 명의 개세천재를 누르다니. 도우는 경지가 우리의 상상을 훨씬 초월했구나."

자호는 진남을 바라보았다.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도우는 어느 개세천재지? 아니면…… 절세천재?"

같은 경지의 개세천재는 이 정도로 할 수 없었다.

만약 절세천재라면 가능할 수 있었다.

그녀의 물음에 모든 무인들의 시선이 진남에게 쏠렸다.

그들은 모두 진남의 신분이 궁금했다.

명음 태자와 무흔검신은 더욱더 궁금했다.

처음에 그들은 이자가 자호가 변한 건 줄 알았다.

"무명무인이다."

진남은 말했다.

상행천소선역에서 그는 무명무인이었다.

"무명무인이라……. 상행천소선역에 너 같은 무명무인이 많지 않다."

자호는 은방울 굴리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무명무인이라도 이름은 있을 거잖아?"

"이름을 알려줄 수 있어?"

그녀뿐만 아니라 아무도 실력이 이렇게 강한 무인이 무명무인이라는 걸 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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