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9화 모이는 개세천재들
"붕멸지권!"
진남은 자리에서 일어나 한 방을 날렸다.
흑광이 뿜어져 나와 선술들을 부쉈다.
나머지 흑광은 용으로 변해 몸을 움직여 감옥을 만들었다.
순식간에 세 명의 무인들은 안에 갇혔다.
"검참만법(劍斬萬法)!"
한 무인은 고개를 들고 하늘을 향해 소리치며 검을 뽑아 대단한 위세로 흑룡을 내리쳤다.
하지만 그의 검광은 용에게 다가가지도 못하고 사라졌다.
"아차! 진짜 삼대 개세천재 중의 한 명이다. 우리는 상대가 안 돼!"
검을 뽑은 무인은 얼굴이 새하얘졌다.
"최선을 다해 방어해라! 우선 목숨을 지키자!"
깜짝 놀랐던 두 무인은 바로 지신지기(地神之器)와 많은 부적을 꺼내 몸을 보호했다.
"베라!"
검을 뽑은 무인이 다시 공격했다.
검광이 솟아올랐다.
검광은 곧 스스로 흩어지더니 매우 눈부신 빛으로 변했다.
멀리서 보면 삼족금오(三足金烏)가 날개를 펴고 천지를 흔드는 것 같았다.
방원 몇십만 리 내의 사람들이 모두 볼 수 있었다.
"네가 개세천재면 어때서? 나의 빛을 보면 다른 무인들이 이곳으로 올 것이다! 다른 두 개세천재도 올 것이다. 그럼 너는…… 막을 수 없다!"
셋은 연합해도 개세천재의 상대가 안 되었다.
그러나 기연이 앞에 있는데 이대로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다른 무인들을 불러와 앞에 있는 개세천재를 격파하면 그들은 혼란스러운 틈을 타 운수지옥을 가질 수 있었다.
"내가 막을 수 있는지 없는지는 너희들과 아무 상관 없다."
진남은 안색 하나 변함 없이 칼을 뽑았다.
끝없는 천황이 연달아 내려와 무인들의 부적, 법보 등을 전부 삼켰다.
"어떻게……."
무인들은 안색이 확 변했다.
그들의 수단으로 개세천재를 만났다 해도 천 개 셀 동안은 버틸 수 있었다.
'한 방에 모두 전부 없애버리다니?'
쿵-!
그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남은 또 한 방을 날렸다.
대단한 전의가 권력과 결합되어 실체를 이루어 사정없이 무인들에게 부딪혔다.
피가 땅을 적셨다.
무인들은 죽었다.
"저게 운수지옥인가? 함께 공격하여 막는 자를 죽입시다!"
잠시 후, 네 명의 무인이 네 개 방향에서 날아왔다.
이곳의 광경을 보자 망설이지 않고 살초를 드러냈다.
"잘 왔다!"
진남의 눈에 금광이 반짝거렸다.
전의가 점차 깨어났다.
방금 세 명을 죽였다.
그러나 그는 조금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
피도 들끓지 않았다.
휙-! 휙-! 휙-!
진남과 네 명이 싸움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여섯 명의 무인이 날아왔다.
여섯 명은 앞에서 진남과 네 무인이 싸우는 걸 봤다.
그들은 서로를 마주 보더니 신념으로 소통하고 바로 선술을 드러냈다.
"막는 자는 세 명의 개세천재 중 한 명인 것 같구나."
멀지 않은 곳에서 무인들이 연달아 날아왔다.
싸우는 걸 보곤 일부는 싸움에 참가했다.
일부는 기운을 거두고 숨어 있다 어부지리로 운수지옥을 얻으려 했다.
진남과 싸우는 무인들은 이제 열다섯 명이나 되었다.
무인들은 서로 신념으로 소통했다.
마치 진법을 펼친 것 같았다.
그렇게 했지만, 그들은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진남은 연기 같기도, 번개 같기도 했다.
그의 작은 변화도 무인들은 놀라고 다른 진법을 써야 했다.
"너희들, 아직도 지켜볼 생각이냐? 같이 싸우거라."
진남은 허공으로 날아올라 손가락을 튕겼다.
방대한 붕멸의지가 시커먼 칼을 이루어 폭풍우처럼 떨어졌다.
"제길! 발견됐어!"
숨어 있던 네 무인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들은 모습을 드러내고 흑도를 부숴 싸움에 참가했다.
그들이 참가하지 않는다면 다른 무인들도 물러설 수 있었다.
바보가 아니고서야 다른 사람에게 이용당하는 걸 알고도 그대로 이용당할 리 없었다.
펑-! 펑-! 펑-!
대단한 싸움이 펼쳐졌다.
주위의 허공이 흔들렸다.
진남의 두 눈이 금빛으로 변했다.
그는 방대한 동력으로 살초들을 끊임없이 만들어 무인들을 공격했다.
"과천일격!"
진남은 제자리에서 사라졌다.
열아홉 명의 무인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진남은 무인들의 머리 위에 나타났다.
쿵-!
진남이 대단한 도기로 내리쳤다.
세 명은 안색이 창백해졌다.
도기가 자신의 형상을 삼키는 걸 바라보았다.
"붕멸전도!"
진남은 행동을 멈추지 않고 최강일격을 드러냈다.
칼이 다른 네 명을 공격했다.
"어서 도망……!"
넷은 큰 위험을 느끼고 사방으로 흩어졌다.
칼은 부서지더니 도우(刀雨)로 변해 그들을 공격했다.
"이것이 개세천재의 실력인가?"
나머지 무인들은 소름이 돋았다.
그러나 그들은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먼 하늘에 다른 무인들이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걸 봤다.
"힘이 대단하구나. 저자는 개세천재 무흔검신이겠다."
먼 허공에 한 사람이 조용히 서 있었다.
싸움을 보며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바로 명음 태자였다.
"자호(紫狐) 그 여우 같은 여인일 수도 있겠다."
이번 시합에는 세 명의 개세천재가 있었다.
그중 자호의 경지는 천신 등급에 도달했다.
천신이지만 규칙에 따라 경지를 누르고 지신조에 들어갈 수 있었다.
"잘 됐다. 오랫동안 개세천재의 피를 먹은 지 오래됐다."
명음 태자는 흥분됐다.
그는 선술을 움직여 제자리에서 사라졌다.
유령처럼 앞으로 다가갔다.
그는 기회를 봐 습격하려 했다.
습격이란 말은 듣기에 거북했다.
그러나 그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다면 어떤 수단이든 쓸 수 있었다.
"아쉽다. 이곳에서는 기운과 생김새가 모두 가려졌다. 아니면 나는 기필코 진남 그 자식의 피를 볼 것이다. 우선 위장을……."
명음 태자는 전장 옆으로 왔다.
잠깐 생각하더니 눈을 찌푸리고 몸을 숙였다.
"유사도륙경(幽邪屠戮經)!"
숨은 그의 손목에 감겨있던 혈색붕대가 조금씩 풀리더니 끝이 가늘고 사악한 짐승 같은 두 손이 드러났다.
그는 진남을 잡으려 했다.
다른 무인들은 깜짝 놀랐다.
옆에 누군가 숨어 있을 줄 몰랐다.
진남은 등 뒤에도 눈이 있는 것처럼 갑작스런 공격을 받고도 몸을 날려 피했다.
휙-!
그는 발끝을 차 명음 태자의 머리 위로 날아갔다.
그의 기세가 계속 높아지더니 마지막엔 강력한 주먹을 날렸다.
생김새를 볼 수 없고 기운을 느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저자의 경지가 다른 사람들을 훨씬 초월했다는 걸 느꼈다.
어쩌면 개세천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발견했어?"
명음 태자는 의아했다.
그러나 빠르게 반응했다.
몸에 감겼던 붕대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하더니 짙은 사악한 기운이 조금씩 뿜어져 나왔다.
"유사지도(幽邪之刀)!"
명음 태자는 낮게 소리쳤다.
허공에서 시커먼 사도(邪刀)를 뽑았다.
사방이 어두워졌다.
칼은 위력이 범상치 않았다.
최강의 경지에 도달하면 천선이나 귀신까지도 자를 수 있었다.
평범한 무인이 이 칼에 베이면 사의가 뼛속 깊이 들어가 몸에서 유사로 변해 사도에 빠질 수 있었다.
"천황도술!"
하지만 칼이 아무리 범상치 않아도 단천도와는 비교가 안 되었다.
단천도는 아무런 위세도 드러내지 않았다.
그저 천황을 뿜어 유사지의(幽邪之意)를 전부 눌렀다.
"유사지염, 지옥노호!"
명음 태자는 몸을 날려 눈 깜짝할 사이에 대단한 진법을 펼쳤다.
녹색 화염이 허공에서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끼야아아악!"
지옥의 문을 연 것처럼 무상귀신이 하늘을 향해 포효했다.
기세가 천지를 찢을 것 같았다.
음파공격이었다.
그러나 그 본질은 식해와 영혼을 공격하는 것이었다.
아무도 모르게 사람을 죽일 수 있었다.
다만 공격은 진남에게 전해지자마자 흔들려 사라졌다.
그의 식해나 영혼은 천신 경지 정상이라도 격파할 수 없었다.
유일한 방법은 그와 정면으로 싸워 그의 육신을 부수는 것이었다.
"어떻게 효과가 조금도 없을 수 있지?"
명음 태자는 의문스러웠다. 동시에 난감했다.
그는 방금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앞에 있는 이 개세천재가 장악한 수단은 그의 예상을 초월했다.
"개세천재가 왔어!"
개세천재들가 온 것을 본 나머지 무인들은 기뻤다.
개세천재가 오고 그들이 있고 또 이제 오게 될 무인들까지 하면 막는 자를 격파하는 건 쉬웠다.
그들은 점점 더 강한 초식을 드러냈다.
"보답천하!"
진남은 신력을 칠 할 정도 움직였다. 그러자 속도가 더 빨라졌다.
개세천재가 온다 해도 그를 잡을 수 없었다.
그가 드러낸 도기들은 다른 무인들을 공격했다.
개세천재가 오고 있으니 그는 여기 있는 무인들을 모두 격파하고 제대로 싸워볼 생각이었다.
"보답천하!"
연거푸 세 명의 무인을 격파한 후 진남은 다시 제자리에서 사라져 다른 무인들 뒤로 갔다.
"진짜 기이한 술법이다. 선술을 무시하고 다른 사람의 옆으로 순간이동 할 수 있다니. 그러나 나는 진작에 준비하고 있었다."
명음 태자는 깜짝 놀랐다.
하지만 그는 바로 법인을 만들었다.
혈색붕대는 용처럼 빠른 속도로 포효하며 나와 진남을 감으려 했다.
붕대는 평범하지 않았다.
명실상부한 선기였다.
다만 그는 경지가 부족해 그것을 최대로 발휘할 수 없었다.
"부숴라!"
진남의 눈에 금광이 번쩍거렸다.
그는 보이지 않는 동력으로 붕대를 가두고 단천도를 내리쳤다.
"이 정도 공격으로는 어림도 없다."
명음 태자는 냉소를 지었다.
다음 순간 그는 표정이 굳었다.
믿을 수 없었다.
한 방에 그의 혈색 붕대가 산산조각 나고 엄청난 충격을 받은 것처럼 영광이 어두워지고 위력이 사라졌다.
"저자가 든 건 무슨 법보지?"
명음 태자가 당황해하고 있을 때 진남은 또 세 명의 무인을 잘랐다.
기세를 막을 수 없었다.
"좋다. 신비한 법보, 기이한 초식, 모두 나의 관심을 끌었다……! 삼악귀신체(三厄鬼神體)!"
명음 태자는 빠르게 냉정을 되찾고 법인을 만들었다.
몸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하더니 귀신으로 변하여 힘이 배로 늘어났다.
주위의 땅은 순식간에 시커메졌다.
귀신 형상들이 연이어 떠올랐다.
"죽여라!"
명음 태자는 다섯 손가락을 발로 변신했다.
많은 귀신이 돌며 내려와 진남의 심장을 잡았다.
펑-! 펑-! 펑-!
폭발음이 연거푸 울려 퍼졌다.
방대한 힘이 사방으로 퍼지고 허공이 부서졌다.
나머지 무인들과 멀리서 날아오던 무인들은 저도 모르게 헛숨을 들이켰다.
개세천재들의 싸움은 달랐다.
그들은 최강의 수단을 드러내야만 싸움에 참가할 자격이 되었다.
싸움이 진행될수록 명음 태자는 표정이 점차 굳었다.
앞에 있는 자는 동술이 매우 대단했다.
그리고 전신처럼 전세를 꿰뚫어 보는 능력이 대단했다.
게다가 상대방은 아직 여유가 것 같았다.
'이자는 무흔검신인가? 아니면 자호 그 여우 같은 여인? 전력이 이렇게 강하다니…….'
명음 태자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도 아직 드러내지 않은 더 강한 비장의 수가 있었다.
지금의 전세로 보아 그는 최강의 술수를 드러내 상대방과 싸우면 이길 수는 있지만 중상을 입을 수 있었다.
나중에 다른 무인들이 그를 공격하면 그는 운수지옥을 지킬 수 없었다.
"전력이 매우 강하구나. 나도 참가하겠다."
이때, 담담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매우 대단한 검광이 허공에서 폭발해 진남을 내리쳤다.
"다른 개세천재인가?"
진남은 눈을 반짝이며 피했다.
"또 개세천재가 왔다고?"
명음 태자는 기뻤다.
동시에, 전음했다.
"나는 명음 태자다. 도우는 무흔검신이냐? 아니면 자호냐?"
온 사람은 그를 힐끔 보더니 말했다.
"무흔이다."
명음 태자는 눈을 찌푸리더니 사기를 뿜으며 말했다.
"자호 그 여우 같은 여인이 진짜 우리 지신조에 왔구나. 무흔 도우, 우리 연합하여 저자를 상대합시다."
무흔검신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허공을 걸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