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2화 운이 아닌 실력
손바닥이 진남을 연속 내리쳤다.
"보답천하, 과천일격!"
진남은 큰 적을 만난 것처럼 신법을 최대로 움직여 겨우 공격을 피했다.
그러나 남은 힘에 맞아 입가에 피가 흘러나왔다.
다행히 그는 신체가 단단했다.
평범한 지신 경지 삼 단계라면 진작에 중상을 입었을 것이다.
"부숴라!"
이 광경을 본 혈안지신은 모든 혈력을 끌어올려 옥간에 융합시켜 하늘 가득한 빛으로 변해 형상을 공격했다.
좀 전처럼 시커먼 형상의 공격은 조금 약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완전히 깨지지 않았다.
"하하하! 혈안, 헛수고하지 마시오. 이 공격은 자네에게 상처를 입힐 수 없소. 그러나 잠깐 사이에 나의 귀신(鬼身)을 부술 생각을 하지 마시오."
흑포 노인은 호탕하게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혈안 선배님, 이 칼을 쓰십시오."
진남은 오른팔을 부숴 단천도로 변화시켰다.
"혈살천강도술(血煞天?刀術)!"
혈안지신은 칼의 범상치 않은 점을 잘 알았다.
그는 사양하지 않고 칼을 잡더니 도술을 펼쳤다.
혈색 도기가 하늘로 솟아올랐다.
"칼 한 자루로 나의 귀신을 부수겠다고? 웃기고들……."
흑포 노인은 경멸했다.
선기라면 그의 귀신을 부술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혈안지신이 휘두른 칼엔 아무런 기운이 없었다.
하지만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표정이 굳었다.
혈색 도기는 그의 두 팔을 매우 쉽게 잘랐다.
"어……?"
흑포 노인은 깜짝 놀랐다.
'저건 무슨 칼이지?'
슉-!
혈색 도기가 하늘을 잘랐다.
단천도는 혈안지신의 손에서 진정한 위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그러나 자르지 못하는 것이 없었다.
"커헉!"
순식간에 시커먼 형상은 부서지고 흑포 노인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피투성이가 되어 비명을 질렀다.
이런 도술은 부서지면 그도 큰 충격을 받게 되고 상처도 백 배나 커졌다.
"원신귀둔(元神鬼遁)!"
하지만 흑포 노인은 반보천신이었다.
그는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강한 둔술을 펼쳐 귀화로 변해 멀리 날아가려 했다.
"혈살천강참(血煞天?斬)!"
혈안지신은 다시 칼을 휘둘렀다.
많은 혈색 도기가 전부 칼끝에 모여 최강일도로 변했다.
"혈안! 자네의 그 수법으론 나를 자를 수 없소! 오늘 발생한 일들을 나는 용현령 대인께 전부 보고드리겠소. 그때가 자네들의 제삿날이 될 것이오."
흑포 노인은 크게 포효했다.
"그렇소?"
먼 곳의 진남은 위기일발의 순간에 손바닥을 치며 방대한 도광을 뿜어 단천도에 주입했다.
"이건……? 이건 혹시……."
흑포 노인의 마음에 거친 파도가 일었다.
그는 전에 우연히 이런 빛을 본 적 있었다.
때문에, 매우 익숙했다.
만약 패자가 이런 도광을 뿜으면 그는 이 정도로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지신 경지의 청년이 어떻게 이런 도경을 장악했지? 설마 저자는 지존의 후계자인가?'
쿵-!
단천도가 대단한 도기를 뿜으며 다시 흑포 노인을 내리쳤다.
흑포 노인은 부서져 '원신'마저 도망가지 못했다.
그것의 의문을 대답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진남, 이번에는 고마웠다."
혈안지신은 한숨을 쉬며 단천도를 돌려줬다.
그는 진남이 방금 뿜은 도광이 뭘 의미하는지 몰랐다.
아니면 그는 매우 놀랐을 것이다.
"혈안 선배님, 저는 한마전승을 얻었을 때 승선하면 용현령과 싸우겠다고 약속했었습니다. 이 일을 저는 기필코 완수할 겁니다. 그런데 이제 그 이유를 저에게 알려주셔도 되지 않습니까?"
진남은 정색하고 물었다.
"……그러면 한마천신 대인이 승선 싸움에 참가한 것부터 말해야 한다."
혈안지신은 한참 침묵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한마천신 대인과 용현령은 의형제였다. 그들은 전승을 찾아 동시에 승선할 수 있었다. 그런데 용현령이 악랄한 수단을 써 한마천신은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 그 전승도 용현령이 혼자 차지했다."
진남은 눈빛이 싸늘해졌다.
그는 자신의 형제를 배신하는 염치없는 사람을 매우 싫어했다.
"그 전승이 무엇인지 나도 모른다. 한마천신 대인은 죽기 전에 용현령이 지선이 되면 전승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고만 말해주었다. 용현령은 패자가 될 가능성이 오 할 있다."
혈안지신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줄곧 말하지 않은 건 일부러 숨기려는 것이 아니라 진남에게 너무 큰 압력을 주고 싶지 않아서였다.
"선배님, 안심하십시오. 저는 성인은 아닙니다. 그러나 약속한 일은 꼭 지킵니다."
진남은 담담하게 말하며 앞으로 날아갔다.
"고맙다."
혈안지신의 얼굴에 미소가 드러났다.
흑포 노인의 습격을 당한 후 그들은 날아가는 동안 기운을 숨겼다.
평범한 강자들은 느낄 수도 없었다.
* * *
하루가 지난 후 그들은 육황천하에 도착했다.
황량한 사막 같은 땅에 빛이 반짝거리는 웅장한 성이 있었다.
사방에서 무인들이 연달아 안으로 날아들어 왔다.
그중에는 천신 강자들도 적지 않았다.
커다란 성 앞에는 여섯 가지 전혀 다른 기운이 꿈틀거리고 무상선룡이 땅에 엎드려 있는 것 같은 강이 있었다.
강물은 끊임없이 출렁거렸다.
강물의 파도에 사람들은 두려움을 느꼈다.
"육황천하는 정말 대단하구나."
진남의 눈에 묘한 빛이 스쳤다.
그는 전신금동을 움직였지만, 강물을 완전히 꿰뚫어 보지 못했다.
강물의 힘이 천신을 초월해 선의 경지에 도달했다는 걸 증명했다.
"강물의 힘이 강하구나. 육신의 힘과 선술의 힘이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우리는 전문적으로 만든 낚싯대를 사야 한다."
혈안지신은 말하며 성안으로 들어갔다.
육황천하로 인해 이 부근은 매우 번화했다.
없는 것이 없었다.
"아쉽구나. 단천대제는 이미 완전히 사라졌다. 아니면 단천대제가 구천선역으로 와서 어떤 법보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진남은 문득 조보간이 생각나 고개를 저었다.
상행천소선역에 온 후 조보간의 기이한 위력을 더는 발휘할 수 없었다.
얼마 안 돼 그들은 육황석 조각이 들어있는 낚싯대와 어선을 사고 육황천하로 걸어갔다.
"무인들이 진짜 많구나."
강가에 온 진남은 깜짝 놀랐다.
전에 그는 육황천하를 신경 쓰느라 강 옆과 강에 칠백여 명의 무인들이 있는 걸 그리 신경 쓰지 못했다.
그중에는 천신 등급의 강자들이 오십여 명이나 있었다.
패자 등급의 세력의 내문제자들도 적지 않았다.
그들은 기운이 강하고 대단했다.
"저들은 삼대 도통의 제자들인가?"
진남은 빠르게 강을 바라보았다.
세 개의 커다란 배가 강에 떠 있었다.
강물의 충격에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배에는 많은 무인들이 서 있었다.
무인들은 긴 두루마기를 입고 있었다.
두루마기의 색깔과 무늬는 모두 달랐다.
그중 몇 명은 두루마기의 색깔이나 무늬가 더 짙었다.
그들은 경지도 더 강했다.
이들은 삼대 도통의 내문제자들인 것 같았다.
배들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무인들은 배 옆으로 가 육황석을 낚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삼대 무상도통이 상행천소선역에서의 지위를 알 수 있었다.
"역시 무상도통의 내문제자들이구나. 체내에 강한 선근이 있다. 또 삼극을 장악했고 경지도 천신에 도달했다."
진남은 감탄했다.
"진남, 우리도 어서 육황석을 낚자. 소문에 하루에 육황석을 백 개밖에 낚을 수 없다고 한다."
혈안지신은 말했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배를 타고 강으로 들어갔다.
육황석을 낚는 건 운이 좋아야 했다.
둘은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 낚시를 시작했다.
"낚았어!"
먼 곳의 지신 정상의 무인이 기뻐하며 낚싯대를 잡아당겼다.
미끼에 여섯 가지 색깔이 감도는 손바닥만 한 돌이 두 개 걸려있었다.
진남은 전신금동을 움직여 돌을 바라봤다.
돌에는 방대한 힘이 있었다.
"……."
사방의 무인들은 부러운 눈빛을 보냈다.
무인들 일부는 눈빛이 사늘해졌다.
이곳에는 아무런 규칙이 없었다.
"정말 운에 맡겨야 하나?"
진남은 눈길을 거두고 꼼짝도 하지 않는 낚싯대를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자신이 운이 좋다고 생각한 적 없었다.
"도광을 돌 미끼에 주입하고 낚을 수 있나 보자."
진남은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그는 도광을 뿜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돌 미끼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도광이 안되면 전신의 힘으로 해보자."
진남은 낙담하지 않고 여러 가지 기운을 드러냈다.
결과는 모두 마찬가지였다.
"그만하자."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그가 '운'으로 해보려고 할 때 식해 속의 무주궁도(無主穹圖)에서 약하고 신비한 빛이 반짝거렸다.
"이건……?"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신비한 빛은 엄청난 영성이 있는 작은 뱀처럼 빠른 속도로 그의 경맥에서 나와 돌 미끼 안에 들어갔다.
돌 미끼는 가라앉더니 뭔가 무거운 물건을 낚은 것 같았다.
진남은 본능적으로 뒤로 잡아당겼다.
그러자 여섯 가지 색깔이 감도는 오래된 돌이 나타났다.
육황석이었다.
"이렇게 빨리 육황석을 낚았어?"
혈안지신은 자신이 본 걸 믿을 수 없었다.
그는 천 개 셀 동안도 안돼 육황석을 낚았단 얘기를 들은 적 없었다.
'진남 같은 천재들은 운이 좋나?'
"혈안 선배님, 소문내지 마십시오. 이곳은 생각보다 조금 복잡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노릴 수 있습니다."
진남은 기뻤다.
그러나 빠르게 냉정을 되찾고 육황석을 주머니에 넣고 혈안지신에게 경고했다.
"네 말은……"
혈안지신은 어리둥절했다.
'이것 말고 진남은 두 번째 육황석을 낚을 수도 있단 말인가?'
"어디 보자."
진남도 확신이 없었다.
그는 다시 낚싯대를 던졌다.
신비한 무주궁도가 머릿속에 있지만 그는 움직일 수 없었다.
방금 육황석을 낚은 것이 우연인지 그도 알 수 없었다.
웅-!
무주궁도는 진남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그것은 대단한 영성이 있어 진남이 하는 일을 느끼기라도 한 듯 다시 신비한 빛을 뿜어 돌 미끼에 주입했다.
무거운 느낌이 다시 몰려왔다.
진남은 뒤로 잡아당겼다.
육황석이었다.
"진남, 너……."
혈안지신의 눈에 짙은 놀라움이 드러났다.
'예전부터 많은 천신 경지의 개세천재들이 육황석을 낚으러 왔었다. 그러나 운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진남은 대체 어떻게 한 거지? 운이 좋은 거라는 말은 절대 믿을 수 없다!'
"혈안 선배님 저에게 보물이 있습니다. 그것의 기운이 육황석을 빨아들일 수 있습니다."
진남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동시에 그는 느끼는 바가 있었다.
육황석을 낚는 '운'은 없었다.
그저 무인들이 육황석을 빨아들일 수 있는 기운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 운에 따라 결과를 결정한다면 그건 그저 장악한 힘이 더 높은 등급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절대적인 힘은 모든 걸 지배할 수 있었다.
"그렇구나. 진남, 육황석은 가격이 비싸다. 많이 낚을 수 있으면 많이 낚거라. 나중에 열몇 개의 선기와 바꿀 수 있다."
정신을 차린 혈안지신은 매우 흥분했다.
"알겠습니다."
이런 기회를 진남도 놓칠 수 없었다.
그는 끊임없이 낚싯대를 뿌려 강에서 육황석을 연거푸 낚았다.
아무도 몰랐다.
"이렇게 시간이 오래 지났는데 왜 한 개도 낚지 못했지?"
육황하의 무인들은 동시에 미간을 찌푸렸다.
이미 이삼 일을 낚시질한 무인들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아쉽구나."
반 시진 후 진남은 여든일곱 개의 육황석을 낚았다.
그는 줄곧 낚싯대를 던지다 처음 행동을 멈추고 고개를 저었다.
그의 머릿속의 무주궁도가 신비한 기운을 더 뿜지 않았다.
아니면 더 많이 낚을 수 있었을 것이다.
"여든일곱 개라도 충분해."
진남은 빠르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혈안지신과 신념을 소통했다.
돌배를 움직여 강가로 다가가 육황전장으로 가려 했다.
화르륵-!
이때, 강물이 사방에서 모여들어 길이가 백 장 되는 파도로 변했다.
눈부신 빛이 파도 속에서 반짝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