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절세전혼-871화 (871/1,498)

871화 용현령의 사람

"진남, 승선 영패를 얻었으니 이제 빨리 경지를 천신 정상의 경지로 진급시키거라."

혈안지신은 말했다.

사실 지신 경지로도 승선 싸움에 참가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매번 선고전장, 금지 등이 나타날 때마다 많은 천재와 강자들이 몰려들었다.

그중에는 개세천재들도 적지 않았다.

천신 정상의 경지가 아니면 전장이나 금지에 들어가는 건 죽으러 가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지금 바로 폐관하겠습니다."

진남은 생각하더니 구리거울에게 신념을 전했다.

구천선역에서는 경지가 패자 등급에 도달하면 선복도지를 점하여 자신의 세력을 키울 수 있었다.

구리거울은 상행천소선역 안에서 가장 높은 선복도지를 차지했다.

진남이 그곳에 들어가 폐관하면 몇십 년이면 천신 정상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응?"

진남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구리거울은 성격이 좋지 않고 매우 차가웠다.

그러나 이런 일은 절대 모른 척하지 않았다.

'신념을 전한 지 한참 되었는데 아직도 답이 없네. 혹시 무슨 일이 생겼나?'

"모르겠다."

진남은 고개를 젓더니 물었다.

"혈안 선배님, 구리거울은 아직 답이 없습니다. 경지를 진급시킬 다른 방법이 있습니까?"

혈안지신은 말했다.

"경지를 진급시키는 방법은 매우 많다. 금지나 선복도지 등에 가거나 하면 된다. 이 만도선령에서 너에게 맞는 곳을 찾거라."

말을 마친 혈안지신은 깨끗한 영패를 꺼냈다.

진남이 영패에 신념을 주입하자 많은 소식이 그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만도선령은 정보 세력처럼 상행천소선역의 모든 일을 찾을 수 있었다.

구천선역 전체에서 벌어진 큰일도 나타났다.

그의 눈길은 두 개의 소식에 끌렸다.

"궁우태황종 제자모집이 끝났다. 사극천재 구홍이 진전제자가 되었다. 소문에 패자 등급의 장로들이 모두 그를 쟁취하려고 한다."

진남은 구홍이라는 이름이 익숙했다.

그는 전에 혼이 구천에 들어갔을 때 구홍의 몸에 들어갔었다.

그러나 그 구홍은 이미 생기를 잃고 이 세상에 없었다.

이 사극천재 구홍은 동명이인일 것이었다.

"남세선왕은 어제 폐관을 시작했다. 문도할 가능성이 크다."

진남은 남세선왕은 몰랐다.

그러나 그의 도호에 '남(南)'자가 있었다. 진남은 저도 모르게 눈여겨봤다.

그는 남세선왕이 남천문 배후의 패자가 아닐까 하고 짐작했다.

"됐다. 우선 경지를 진급시킬 일이나 찾자."

진남은 길게 생각하지 않고 이 소식들을 더 신경 쓰지 않고 다른 내용을 살펴보았다.

경지를 돌파하는 건 모든 무인들이 해야 할 일이었다.

만도선령에는 어떻게 경지를 돌파하는가 하는 소식이 수도 없이 많았다.

몇만 개나 되었다.

"삼청고교의 내문제자가 되면 삼청능원천에 갈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폐관하고 돌파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천허조교의 외문제자가 되어 지급 임무를 하나 완수하면 천허화(天虛花)를 한 송이 얻을 수 있다. 경지를 두 개 진급할 수 있다."

"용하금지(龍河禁地)가 열렸다. 가장 깊은 곳에 들어가 용하지기(龍河之氣)를 빨아들이면 경지를 진급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문란선왕(文瀾仙王)이 이미 명령을 내렸다. 백 년을 그를 위해 싸우면 문란단(文瀾丹)을 세 개 얻을 수 있다. 또, 선복도지 보제신원(菩提神園)에 들어가 십 년 동안 폐관할 수 있다."

"경지가 부족하면 법당천소선역(法堂天小仙域)에 가 백신 싸움에 참가할……."

진남은 하나하나 훑어봤다.

경지를 돌파하려면 몇 가지 방법밖에 없었다.

큰 세력에 가입하거나, 금지 전장으로 가거나, 아니면 싸워야 했다.

세력에 가입하는 건 관심이 없었다.

그의 경지와 자질로 진전제자 심지어 지존의 후계자가 되는 건 매우 쉬웠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또 구속을 받게 될 것이었다.

그는 이미 가려는 길이 매우 명확하다.

얽매일 필요가 없었다.

"아쉽다. 지금은 경지가 부족하다. 아니면 다른 소선역으로 가서 탐색하거나 선복도지를 여는 것도 괜찮은 것 같은데."

진남은 중얼거렸다.

구천선역 안의 서른세 개 소선역 중에서 모든 소선역이 상행천소선역처럼 무상도통과 패자 등급의 세력이 있는 건 아니었다.

일부 소선역은 아직 황폐하고 위험이 많았다.

또, 기연도 가득했다.

패자나 구천지존도 완전히 굴복시킬 수 없었다.

그러나 이런 곳으로 가려면 지선의 경지는 되어야 했다.

"응?"

진남은 한 소식에 눈길이 끌렸다.

"경지가 지신 등급에 도달하면 육황전장(六荒戰場)으로 갈 수 있다. 이곳은 이미 열린 지 삼천여 년이나 된다. 아직 닫히지 않았다. 만약 복지를 찾으면 폐관하기 가장 좋은 곳이다.

이미 세 명의 무상도통, 다른 패자 등급의 세력과 많은 제자들 심지어 사극천재가 그곳으로 갔다. 폐관하는 외에 전승을 얻을 기연도 적지 않다."

일반적인 금지에 진남은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사극천재가 있고 아직 닫히지 않은 금지라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혈안 선배님, 육황전장에 대해 아십니까?"

진남은 신념을 거두고 물었다.

"육황전장?"

혈안지신은 어리둥절하더니 웃으며 말했다.

"다른 곳이라면 모른다. 그러나 육황전장은 조금 알고 있다. 그곳은 선고 등급의 전장이었다. 그러나 줄곧 닫히지 않아 전승이나 기연들이 많이 적어졌다. 그래서 더는 선고가 아니다. 그래도 승선에 실패한 강자들은 이곳에 가 다시 승선할 수 있을지 기회를 찾곤 한다."

진남은 눈을 반짝거렸다.

그는 육황전장이 예전에 선고였을 줄 몰랐다.

진남의 모습에 혈안지신은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눈치채고는 말했다.

"그러나 이곳에 들어가려면 우선 육황천하(六荒天河)에 가 육황석(六荒石)을 낚아야 한다."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육황석이요?"

혈안지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육황전장의 육황지기(六荒之氣)는 매우 대단하다. 천신 강자도 버틸 수 없다. 반드시 육황석으로 몸을 보호해야 한다.

돌은 매우 기이하다. 가끔 인신 강자가 얻기도 하지만 천신 강자는 오히려 하나도 얻지 못할 때가 있다.

즉, 간단하게 말해 실력은 필요 없다. 운이 좋아야 한다."

그는 일부는 말하지 않았다.

육황석은 살 수도 있었다.

그러나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쌌다.

전에 한마천신은 그저 보기만 하고 포기했다.

"재미있군요. 가봅시다."

진남은 망설이지 않고 결정을 내렸다.

"육황천하는 전송진법이 없다. 날아가야 한다."

혈안지신은 말을 마치자 허공으로 들어갔다.

진남은 뒤를 따랐다.

가는 중에 혈안지신은 그가 장악한 선술을 진남에게 전수했다.

진남은 모두를 익혔다.

* * *

하루가 지났다.

둘은 많은 커다란 성, 산맥, 삼림, 강을 날아 지났다.

진남은 많은 풍경을 보게 되었다.

"응?"

진남과 혈안지신은 동시에 걸음을 멈추고 멀리 있는 허공을 바라보았다.

방금 그들은 앞에서 살기를 느꼈다.

"혈안, 진짜 자네군. 한마 그 늙은이도 죽었는데 자네는 아직도 죽지 않았군."

싸늘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흑포를 입은 노인이 멀리서 걸어왔다.

노인은 진남을 바라보았다.

"그자는 한마 그 늙은이가 찾은 후계자요?"

그는 말하면서 체내의 방대한 신력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검은빛이 허공을 가뒀다.

그도 반보천신의 경지였다.

하지만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혈안지신보다 좀 강했다.

"자네는 용현령의 사람이요? 어떻게 우리를 찾았소?"

혈안지신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용현령의 사람이구나."

진남은 깨달았다.

전에 그가 한마전승(旱魔傳承)을 얻었을 때 한 가지 조건이 있었다.

나중에 그가 승선하면 용현령이라는 사람을 죽여야 했다.

다만 지금 만나게 될 줄 몰랐다.

"말해주겠소. 용현령 대인은 천허조교의 태상 장로의 마음에 들어 현공을 대성하여 지선으로 진급하게 되오. 자네들이 한마병과선술(旱魔兵戈仙術)을 수련했는데 그가 어찌 느끼지 못하겠소?

물론 용현령 대인도 확신하진 못해 나더러 가보라고 했소. 그런데 진짜 자네군."

흑포 노인은 앞으로 다가왔다.

사냥꾼이 사냥감을 공격하려는 것 같았다.

혈안지신의 경지는 그의 예상을 초월했다.

그러나 그는 이 둘을 죽일 자신이 있었다.

"곧 대성하여 지선으로 진급한다고?"

혈안지신은 깜짝 놀라 안색이 창백해졌다.

진남은 눈살을 찌푸렸다.

한마천신과 용현령 사이의 일은 간단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혈안지신은 뭘 숨긴 거지?'

"죽어라!"

흑포 노인의 눈에서 흰색과 녹색 화염이 솟아올랐다.

그는 몸집이 커지고 이마에 뿔이 생겼다.

절세악귀가 덮치는 것 같았다.

커다란 압력이 진남을 눌렀다.

진남은 숨도 쉴 수 없었다.

그는 이 흑포 노인과 경지 차이가 너무 컸다.

"혈안천살(血眼天煞)!"

혈안지신은 빠르게 정신을 차렸다.

두 눈에 혈광이 번쩍이더니 살기가 용솟음쳤다.

살기는 마신으로 변해 대진을 이루었다.

"전신금동(戰神金瞳)!"

진남은 발끝을 차 뒤로 날아갔다.

동시에, 그의 두 눈에서 금광이 뿜어져 나왔다.

보이지 않는 동력이 마신에 주입되어 전력이 배로 증가되었다.

"지신 경지 삼 단계가 이 정도의 수단이 있다고? 한마 그 늙은이가 범상치 않은 후계자를 찾은 것 같구나. 너를 절대 살려줄 수 없다!"

흑포 노인은 놀랐다.

그러나 그의 살기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악귀부도지검(惡鬼浮屠之劍)!"

흑포 노인은 법인을 만들었다.

악귀들이 용솟음쳐 오르더니 한데 뭉쳐 대단한 검을 이루었다.

검은 마신들을 베고 진남을 내리치려 했다.

흑포 노인도 삼극지경이었다.

검의 위력으로 지신 정상 경지의 무인을 자르기에 충분했다.

"꿈 깨시오!"

혈안지신은 기세가 폭등했다.

수많은 깨끗한 혈광이 하늘에서 떨어져 그를 덮었다.

그는 무상혈신(無上血神)이 되었다.

펑-!

그는 한 방을 날렸다.

대단한 힘이 검을 막았다. 검은 움직일 수 없었다.

그는 전에 비월여제가 남긴 전승을 얻어 많은 강한 선술을 장악했다.

혈안을 움직이는 능력도 더 강해졌다.

쿵-! 쿵-! 쿵-!

사방의 허공이 물처럼 출렁거렸다.

둘은 검은색과 붉은색 빛으로 변하여 왔다 갔다 부딪혔다.

싸움은 매우 치열했다.

진남은 신력을 움직여 강풍을 막았다.

흑포 노인이 조금 우세를 차지했다.

그러나 혈안지신의 공격에 막혀 승부를 가릴 수 없었다.

"지금이다!"

진남은 힘을 최대로 끌어올려 사라졌다.

손에 붕멸전도를 들고 흑포 노인의 머리를 내리쳤다.

"전신 제삼 식, 과천일격!"

"너 어떻게……."

진남이 앞에 나타날 줄 예상치 못한 흑포 노인은 경악했다.

그러나 눈 깜짝할 사이에 반응하고 빠르게 뒤로 물러서며 공격을 피했다.

진남은 진작에 예상하고 또 한 방 내리쳤다.

흑포 노인은 흑광을 뿜어 막으려 했다.

그러나 그는 신음을 흘렸다.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나고 상처를 입었다.

"전신 제사 식, 만공절살(萬空?殺)!"

진남은 흑포 노인보다 경지가 많이 부족했다.

아니면 이 공격을 받으면 죽지 않더라도 팔 할의 전력을 잃을 수 있었다.

"좋다! 고작 지신 경지 삼 단계가 나에게 상처를 입히다니. 내 오늘 너를 죽고 싶게 만들어 주겠다!"

큰 아픔에 흑포 노인은 제대로 화가 났다.

그의 몸이 흩어지더니 백 장 높이의 시커먼 형상으로 변했다.

슉-!

시커먼 형상은 손을 내밀어 선산처럼 진남을 내리쳤다.

"혈화계옥극(血火界獄戟)!"

진작에 준비하고 있던 혈안지신은 허공에서 혈색 화염이 감도는 옥극을 잡아 형상의 손을 공격했다.

이어 기이한 광경이 펼쳐졌다.

창이 꿰뚫고 지나갔지만 시커먼 형상의 손은 실체가 없는 것처럼 위력이 좀 약해졌을 뿐 부서지지 않았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