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1화 반신지국의 이변
웅-!
진남은 몸이 살짝 떨렸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아무런 제압과 속박을 받지 않고 보이지 않는 도움을 받는 듯한 느낌이었다.
화르륵-!
아무런 징조 없이 청금색 부문의 깊은 곳에서 엄지손가락만 한 회백색 화염이 솟아올랐다.
화염은 기운이 없이 매우 약했다.
가벼운 바람이라도 끌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건 뭐지?"
진남의 눈에 기이함이 드러났다.
이때, 이변이 일어났다.
신비한 힘이 그의 머릿속에서 갑자기 터졌다.
힘은 그의 의지를 강제로 끌고 시커먼 공간에 왔다.
공간에는 오래된 영광을 반짝이는 수피 고화가 떠 있었다.
"응? 넌 도대체 누구지?"
진남은 바로 반응하고 서둘러 물었다.
지금까지 그는 이 시커먼 고화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그것은 어렵게 얻은 것이다. 어렵게 얻은 것이니 제대로 느끼거라. 제대로 느끼고…… 기회를 잃지 말거라."
수피 고화에서 소리가 들렸다.
휙-!
그리고 진남이 반응하기 전에 시커먼 공간 전체가 무너져 내렸다.
그의 의지가 다시 몸 안으로 돌아왔다.
사방에는 아무런 기운과 움직임이 없었다.
마치 방금 전의 모든 것이 꿈인 것 같았다.
"어렵게 얻은 것이니 제대로 느끼라고? 방금 나타난 화염을 말하는 건가……?"
진남은 소름이 끼치고 솜털이 곤두섰다.
'나에게 일어난 변화를 수피 고화는 다 알고 있었다. 그럼 나의 모든 행동은 그에게는 전혀 비밀이 아니라는 건가?'
"안 되겠다. 다음번에 구리거울을 찾아 그것의 신분을 잘 알아봐야겠어."
진남은 가벼운 한숨을 쉬었다.
그는 정체불명의 고화가 자신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보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이 화염은 제대로 느껴야겠어."
진남은 마음을 진정하고 중얼거렸다.
화염은 그의 것이었다.
앞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어떤 등급에 도달하든 그는 장악할 수 있었다.
그에게 아무런 나쁜 점이 없었다.
쿵-! 쿵-! 쿵-!
이때, 귀청을 찢는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진남은 신념으로 훑어봤다.
묘묘 공주, 당청산 등의 체내의 방대한 신격의 힘이 그들과 하나로 되어 본질적인 변화를 일으키려 했다.
묘묘 공주 등은 천지규칙의 구속을 받지 않았다.
이번에 신이 되면 완전한 무신이 될 것이었다.
"공주, 아직 봉신하지 마. 나중에 방법을 찾아 안에 있는 본원신력을 갈라낼 수 있어."
진남은 서둘러 묘묘 공주 등에게 전음했다.
묘묘 공주와 궁양은 무조 경지였다.
아직 제명을 연화한 적 없었다.
본원신력이 도와주면 스스로 제위에 오를 수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 기연을 얻으면 스스로 봉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스스로 제위에 오르든 봉신하든 사극에 도달하긴 어려웠다.
진남이 사극에 도달할 수 있던 건 그가 태고무왕이 되었을 때 이미 많은 걸 쌓았기 때문이었다.
충분한 준비를 하고 성공한 것이었다.
또, 그는 첫 번째로 스스로 제위에 오른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당장 봉신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님을 알고 있었다.
"좋아."
묘묘 공주 등은 잇달아 전음했다.
손에 법인을 만들어 오래된 금술을 펼쳐 신격의 힘을 잠시 눌렀다.
"바로 봉신하지 않는다고? 설마……."
전연무신과 천기할멈 그리고 오래된 존재들은 이 광경을 보자 순식간에 뭔가 생각났다.
저도 모르게 헛숨을 들이켰다.
진남의 대단함은 그의 실력만이 아니었다.
그의 성공이 가져온 상징적인 의미도 대단했다.
이 세상에 스스로 대제가 되거나 무신이 된 자들이 많아지면 남천문뿐만 아니라 모든 규칙이 뒤집히게 된다.
"천기대연현술(天機大衍玄術)을 움직여라. 여기서 발생한 모든 일과 비월여제 대인의 신분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라."
천기할멈의 흐릿한 눈에 회백색 빛이 스쳤다.
천기할멈은 신념을 전했다.
천기족의 대제들은 바로 법인을 만들었다.
그것들은 사라졌던 이 몇천 년 동안 줄곧 온갖 수단을 준비하고 기회가 오기를 기다렸다.
지금 기회가 왔다.
시간이 천천히 흘러 반나절도 안 돼 여러 가지 소식들이 엄청난 홍수처럼 무인들에게 전해졌다.
대륙 전체가 시끌벅적했다.
"진남이 여섯 개의 신격을 연화해서 봉신에 성공했대! 그리고 경지는 이제 무신 경지 칠 단계와 대등하대!"
"그는 아직 도겁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경지가 이렇게 대단할 수 있어?"
"왜 그럴 수 없어? 진남은 신격쟁탈전에서 혼자 일곱 명의 소족장과 몇백 명의 대제들을 죽였어!"
"전에 스승도 탄복하던 사람이 만고이래 첫 번째 비승한 비월여제구나!"
모든 무인들은 깜짝 놀랐다.
이번에는 진남이 봉신한 소식뿐만 아니라 비월여제의 소식도 있었다.
이 소식은 그들의 세상을 뒤집었다.
사람들 대부분은 몰랐다.
팔천 년 전에 이미 남천문의 봉쇄를 부순 사람이 있다는 것을.
그 비월여제가 팔천 년 후인 지금 창람대륙으로 되돌아와 남천문 등을 물리쳤다.
그녀가 대번에 네 명의 장로급 거물과 많은 무신대제들을 죽인 것은 사람들을 경악하게 했다.
* * *
"아버지, 저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오늘부터 저는 반천맹에 가입하겠습니다."
한 석실 안에서 무성 경지의 청년이 확고하게 말했다.
"이 세상은 스스로 제위에 오르고 봉신할 수 있습니다. 저도 이 길을 가겠습니다."
전에 제명쟁탈전에서 실패한 한 무조 경지의 무인은 주먹을 꽉 쥐었다.
그들뿐만 아니라 창람대륙의 매 모퉁이에 있던 무인들도 생각이 변하기 시작했다.
진남은 아직 도겁을 하지 못해 무신이 되지 못했다.
또, 남천문을 부수지 못했다.
그러나 진남은 제위에 오르고 오늘 봉신하면서 그들에게 확신을 주었다.
이 길은 성공할 수 있었다.
"하하하! 남천문 생각지 못했지? 비월여제 대인, 전에 저는 기회를 놓쳤습니다. 이번에는 절대 놓치지 않겠습니다."
연황지에서 엄청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의 주인은 수정관 안에서 깊이 자고 있던 연황(連荒)의 영이었다.
"대인, 오늘이 드디어 왔습니다. 창람대륙에 대인께서 계시고 진남이 있으니 대륙의 악몽은 완전히 끝날 것입니다."
이름 없는 금지 안의 혈색 형상도 매우 흥분하고 설레었다.
슉-! 슉-! 슉-!
여러 개의 금지에서 하늘을 찌르는 빛이 솟아올랐다.
몇천 년을 잠자고 있던 강자들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모두 기뻐하고 흥분했다.
그들은 전에 비월여제를 따랐었다.
이제 여제 대인이 창람에 강림했는데 그들이 어찌 계속 자고 있을 수 있겠는가?
* * *
유실약원.
"그 자식이 이 정도로 강해질 줄 몰랐다. 또 배후에 비월여제가 도와주고 있다니. 됐다……. 너와 공주의 일은 우리 늙은이들은 더 묻지 않겠다."
당목무신은 정신을 차리고 멀리 어두워지는 하늘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칠 년 전에 그는 진남이 봉신할 수 없고 형세를 바꿀 수 없다고 했었다.
아직 형세가 바뀌지 않았지만, 그는 이미 진남을 믿기 시작했다.
* * *
그 시각, 극남지, 남천문 아래.
육천신과 신방의 영, 제방의 영 외에 요신금지의 주인, 해족의 족장 등 장로 등급의 거물들도 이곳에 있었다.
그들 세력은 잠시 남천신지에 머물렀다.
비월여제가 드러낸 경지는 너무 대단했다.
만약 그들이 흩어진다면 그들을 모조리 죽일 수 있었다.
"보고드립니다. 한운도인(閑雲道人)이 이미 명령을 내렸습니다. 오늘부터 반천맹에 가입하여 생사를 함께 한다고 합니다."
"족장, 방금 전에 적소무신(赤?武神)이 종문의 사람들에게 명령을 내렸습니다. 내일부터……."
"남천 대인! 열 개 금지의 영이 방금 전부 신운지로 갔습니다. 천기할멈과 상의하여……."
신념들이 거물들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신념으로 전해진 존재들은 모두 창람대륙에서 웅장하고 눈부신 이야기가 있었다.
몇천 년이나 조용히 지낸 오래된 강자들이었다.
구 년 전에 거물들은 명령을 내려 강자들을 주시하라고 했었다.
소식을 듣는 그들은 가슴이 답답했다.
신식을 닫고 싶었다.
"비월여제는 경지가 눌렸고 뇌겁을 일으키는 곳은 우리가 이미 전부 무너뜨렸소. 그들은 우리의 상대가 안 되오. 한데, 이들은 왜 이렇게 어리석지?"
남천문의 영은 목소리가 싸늘했다.
그것은 창람대륙에 온 몇만 년 동안 처음 이런 기분을 느꼈다.
모든 것이 그것의 통제를 벗어난 것 같았다.
"남천문, 자네 생각에 이제 어떻게 저들을 상대해야 할 것 같소?"
제방의 영은 말투가 퉁명스러웠다.
다른 거물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지금의 형세를 너무 잘 알았다.
고난삼림, 구자고해 등 금지들이 아직 움직임이 없었다.
그러나 연황의 영, 도웅무신(屠雄武神) 등 오래된 존재들이 가입하면서 반천맹의 기세가 이미 매우 강해졌다.
물론 지금의 창람대륙에는 뇌겁을 일으킬 만한 곳이 없었다.
그러나 비월여제가 있었다.
과연 진남이 영원히 도겁할 수 없을까?
비월여제는 경지를 눌렀다.
그러나 그녀는 구천에 팔천 년이나 있었다.
그녀의 수단으로 분명히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육천신과 세 거물이 연합하면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걱정할 필요 없소. 나와 세 거물이 본존을 움직이면 저들을 막는 건 매우 쉽소."
옆에 있던 육천신은 안색이 살짝 어두워졌다.
남천문, 신방, 제방 그리고 그의 본존은 창람대륙에서 매우 대단한 실력이 있었다.
비월여제와 진남은 아무리 강해도 그들을 죽일 수 없었다.
그러나 본존을 드러내면 그들은 큰 상처를 입게 된다.
천지원시규칙이 기회를 노려 침입할 수 있었다.
"나에게 계획이 있소. 구천에서 강자들을 불러와 연합하여 함께 진남을 죽입시다. 그러나 매우 큰 대가를 치러야 하오. 여러분의……."
육천신은 천천히 말했다.
그는 비월여제를 죽이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비월여제는 도겁하러 온 것이기에 도겁이 끝나면 창람대륙을 떠날 것이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가 아무리 큰 판을 짠다 해도 비월여제를 죽일 수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구천의 강자들을 끌어다 그들을 상대하겠다고? 진남 등은 이미 세력이 강해졌고 비월여제도 창람에 강림했소. 나는……."
제방의 영의 눈에 빛이 스쳤다.
쿵-!
이때, 먼 곳에서 묵직한 폭발음이 전해왔다.
"응?"
거물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반신지국에 이변이 일어났소!"
남천문의 영은 가장 먼저 느꼈다.
위엄 있고 대단한 문이 살짝 흔들리더니 파란빛이 뿜어져 나왔다.
커다란 파란색 수막이 나타났다.
수막에는 반신지국 가운데의 땅이 나타났다.
쿵! 쿵! 쿵!
그들뿐만 아니라 묵직한 소리는 반신지국의 사방에 울려 퍼졌다.
무인들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쳐들고 바라봤다.
그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반신지국의 오래된 존재들은 빠르게 오래된 수단을 드러내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봤다.
"저게 뭐야!"
"하늘이 전부 부서졌어!"
"창람대륙이 파괴되려나?"
수막을 본 그들은 충격에 안색이 창백해졌다.
육천신 등 거물도 마찬가지였다.
* * *
반신지국의 가운데 위치한 땅.
끝이 보이지 않는 하늘이 완전히 부서졌다.
전에 비월여제가 강림할 때보다 더 방대했다.
아무런 빛도 없고 이상도 없었다.
먹 같은 어둠뿐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아래의 넓은 땅은 많은 거수들에게 짓밟힌 것처럼 크게 흔들리고 산산이 부서졌다.
부서진 땅은 허공으로 날아올라 매우 방대한 검은색 섬을 이루었다.
섬은 빠른 속도로 사방으로 커졌다.
기존에 땅 위에 서 있던 큰 산과 성들은 섬에 비해 매우 작았다.
마치 개미와 거인 같았다.
땅 위의 무인들과 생령들은 대제든 무성이든 상관없이 매우 빠른 속도로 사방으로 도망갔다.
하지만 섬에 비하면 그들은 먼지와도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