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9화 절세빙영의 등장
"무연, 이제 어떻게 하겠소?"
전연무신과 천기할멈은 안색이 어두워져 물었다.
전족과 천기족의 무신강자들과 대제 거물들의 눈 깊은 곳에는 놀라움이 드러났다.
삼대 거물과 육천신의 칠 할의 의지다.
저것들이 공격하면 남천신지와 아홉 세력의 장로 등급의 거물들이 손을 쓸 필요도 없이 자신들을 물리칠 수 있을 것이었다.
무연각 등은 마음이 무거워졌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들은 적들을 잠시 동안 막고 있다가 진남이 성공적으로 신격을 연화하면 칠요비선검의 위력으로 무사히 이곳을 떠날 계획이었다.
그런데 그들은 이제 잠시밖에 버틸 수 없게 되었다.
'비월여제 대인은 아직도 창람법인을 공격하고 있다. 언제 완전히 창람에 강림할지 알 수 없다. 무슨 방법으로 이 상황을 해결하지?'
무연각 등은 긴장됐다.
"죽어라!"
이때, 남천문의 영의 차가운 목소리가 천지에 울려 퍼졌다.
수많은 무도규칙이 끝없는 파란 빛과 한데 모여 천지를 뒤엎는 엄청난 살기로 변했다.
신방의 영, 제방의 영도 번개처럼 공격했다.
무신의 형상이 하나둘 천지에 나타났다.
자신들이 장악한 최강 신술을 드러냈다.
세 거물이 나타났을 뿐인데 무연각 등은 자신들 앞에 세상이 무너질 것 같은 재난이 몰려오고 있다는 걸 선명하게 느꼈다.
"최선을 다합시다. 버틸 수 있는 만큼 버팁시다. 진짜 버티지 못하면 칠요비선검을 사용하여 모두를 이곳에서 내보내겠소!"
무연각의 청년은 크게 소리쳤다.
그들은 대책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러나 구 년 전에 진남이 제위에 올랐을 때부터 오랜 시간을 준비하면서 자신들이 얼마나 많은 심혈을 기울였는지는 잘 알았다.
그러니 어찌 됐건 죽을 각오로 싸워야 했다.
"알았소!"
전연무신과 천기할멈은 바로 신념을 전했다.
종족의 강자들과 함께 동시에 공격했다.
쿵-! 쿵-! 쿵-!
방원 몇 십 만리의 땅이 크게 떨리고 끊임 없이 금이 갔다.
신운지 주위의 무인들은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엄청난 기운에 연거푸 밀려났다.
경지가 약한 자들은 신음을 흘렸고, 입가에 피가 흘러나왔다.
이번의 싸움은 지난번보다 몇 배나 대단했다.
또 지난번과 상황이 완전히 달랐다.
이건 싸움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
세 거물이 일방적으로 무연각 등을 눌렀다.
어흥-!
이때, 천둥 같은 짐승 울음소리가 아무런 징조도 없이 울려 퍼졌다.
높이가 몇천 장 되는 선산 같은 거수의 형상이 연달아 나타났다.
거수들은 몸에 여러 가지 무도규칙이 덮여있고 기세가 비범했다.
발을 휘두를 때마다 세 거물의 살초를 부쉈다.
신경쟁탈전 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물론 무연각 등도 순간 영문을 모르고 어리둥절했다.
'……누가 우리를 도와주는 거지?'
"천지원시규칙?"
남천문의 영은 어안이 벙벙했다.
하지만 이내 귀청을 찢을 듯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자네, 약속을 어기는 것도 마다하고 진남을 도우려 하다니. 일이 끝난 후 어떻게 자네를 처리하나 보시오!"
신방의 영, 제방의 영도 마찬가지였다.
그것들은 미소를 지었다.
천지원시규칙의 갑작스런 공격은 그것들에게 있어 의외의 기쁨이었다.
천지원시규칙이 참견했다 해도 결국 결과는 바꿀 수 없었다.
다만 시간을 조금 끌 수 있을 뿐이었다.
또, 그것들과 본원의 힘 사이의 약속을 어겼으니 이제 그것들이 천지원시규칙을 상대하기 쉬워졌다.
"하늘도 진남을 버리지 않는구나!"
무연각 등은 정신이 번쩍 들고 전의가 폭등했다.
죽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천지원시규칙이 나섰으니 그들은 희망이 보였다.
더 대단한 싸움이 하늘에서 펼쳐졌다.
무인들은 충격에 머릿속이 새하얘지고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순식간에 백 개 셀 시간이 지났다.
무연각 등과 전족, 천기족은 밀려나기 시작했다.
거수들의 형상도 빠른 속도로 줄어들었다.
진남은 이미 여섯 개의 신격을 전부 체내에 빨아들였다.
진남의 옆에 오래된 신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완전히 연화가 끝날 때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 모든 걸 끝낼 때가 되었다!"
육천신은 걸음을 멈추고 두 손에 오래된 선인을 만들었다.
그에게서 순식간에 웅장하고 드넓은 기세가 솟아올랐다.
그는 이번의 엄청난 싸움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남천문, 신방, 제방의 의지도 그에 비하면 조금 약했다.
그는 경지가 높지만 창람대륙의 수준이 부족하여 본존의 일 할도 안 되는 힘밖에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잠시지만 속박을 벗어나 자신의 힘을 더 강하게 발휘할 수 있었다.
방금까지 그의 의지의 힘은 인신 경지 이 단계와 맞먹었다.
그러나 지금 그는 인신 경지 육 단계와 맞먹었다.
"화선팔규옥전진경(華仙八竅玉轉?經)!"
육천신은 한 걸음 한 걸음 발걸음을 내디뎠다.
체내에서 펑펑 하고 소리가 나고 옥빛이 감돌았다.
슉-!
그는 갑자기 소매를 저었다.
수많은 선인의 빛이 뿜어져 나와 매우 커다란 검의 형상으로 변했다.
형상들은 한데 엉켜 무상검망(無上劍網)을 이루어 떨어졌다.
검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는 무신지기보다 훨씬 더 강했다.
평범해 보이는 공격이라고 해도 이미 정력을 많이 소모한 무연각, 원도천산의 주인 등을 소멸시킬 수 있었다.
무연각 등은 매우 강한 위기감이 들었다.
"무연!"
전연무신과 천기할멈은 소름이 돋아 소리쳤다.
무연각, 칠요검령, 원도천산의 주인 등은 동시에 오래된 법인을 만들었다.
칠요비선검에서 천지를 덮는 빛이 뿜어져 나왔다.
무연각 등과 전연무신, 천기할멈 그리고 두 고족의 수많은 사람들을 덮었다.
우르릉-!
검망이 내려오자 대도가 파열되었다.
"어디로도 도망칠 수 없다!"
남천문의 영은 차갑게 말하며 신념을 움직였다.
몇십만 리 밖에 매우 드넓은 금남색(金藍色) 빛이 솟아올랐다.
빛은 믿을 수 없는 속도로 천지 깊은 곳에 주입되었다.
방원 몇십만 리가 모두 봉쇄되었다.
오기 전에 칠요비선검의 도망을 막기 위해 그것은 신방의 영, 제방의 영과 연합하여 남신제(南神帝)의 막을 준비했다.
하지만 무연각 등은 이미 원래 자리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삼천여 리 밖으로 와 무사히 고비를 넘겼다.
"빨리도 도망갔구나! 잠깐은 살려주마!"
육천신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중얼거리며 진남을 내려다봤다.
눈에 묘한 빛이 드러났다.
진남은 너무나 강했다.
그도 깜짝 놀랐다.
그의 계획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면 그는 절대 이런 판을 짜지 않고 진남을 자신의 종문으로 들이려 했을 것이다.
"모두들 잘 듣거라. 창람대륙에서 누가 진남처럼 대역무도하게 남천신지와 맞서면 머리가 남천신지에 걸릴 것이다!"
육천신의 목소리가 무인들의 머릿속에서 울려 퍼졌다.
그는 수많은 선인의 빛이 모여들어 이루어진 절세지검을 잡고 있었다.
검의가 하늘을 찔렀다.
아무도 비월여제와 같은 등급에 도달할 수 없고 비월여제가 전에 도달하지 못한 등급에 도달하는 사람은 더더욱 없을 것이다.
"큰일 났군!"
무연각 등은 순식간에 안색이 창백해졌다.
이제 그들이 나서서 육천신을 막는 건 불가능했다.
천지원시규칙도 할 수 없었다.
"끝났다!"
진남을 지지하던 오래된 존재들과 무인들은 눈앞이 시커메졌다.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진남은 이미 기적을 수도 없이 만들어냈다.
여섯 개의 신격을 얻고 완전히 연화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끝이었다.
"진남 네가 아무리 애를 써도 너의 말로는 여전히 이렇구나."
요신금지의 주인, 무도종의 종주 등 장로급 거물들은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세 거물과 육천신과 맞서다니. 비월여제라도 이런 세력과 맞서면 살아남을 수 없을 거다.'
"죽어라!"
육천신은 긴말하지 않고 검을 쳐들었다.
그는 강대한 검의를 드러내 세게 내리쳤다.
검은 마치 구 년 전의 마발검신의 그 검 같았다.
매우 찬란하고 눈부셨다.
검을 내리치는 순간 전설이 막을 내리게 되는 것이 보였다.
그 시각 천지는 조용해졌다.
시공도 굳었다.
사람들은 검이 떨어지는 걸 똑똑히 지켜봤다.
검과 진남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공격할 거요?"
제방의 영은 살짝 망설였다.
지금 공격하지 않으면 진남의 배후에 연관된 물건을 끌어낼 수 없었다.
그것도 절호의 기회를 놓치게 된다.
그러나 지금 공격하면 그것은 매우 위험했다.
"응?"
위기의 순간에 육천신은 눈살을 찌푸렸다.
어디서 온 건지 알 수 없는 보이지 않는 힘이 그의 검에 떨어졌다.
검은 앞으로 움직일 수 없었다.
"누구냐!"
남천문의 영과 신방의 영은 뭔가 느끼고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것들은 하늘 깊은 곳을 바라보며 호통쳤다.
그러나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육천신, 남천문의 영, 신방의 영 등 거물들이나 아니면 전장에 있는 무성 경지의 무인들이나 모두 뚜렷하게 느꼈다.
그들의 발아래의 땅과 머리 위의 넓은 하늘이 모두 끊임없이 떨리고 있었다.
그들뿐만 아니라 반신지국, 중주, 다른 사대 주 그리고 창람대륙의 모든 귀퉁이에 있던 무인들도 이 떨림을 느꼈다.
무인들은 모두 고개를 들었다.
그들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쿵-!
남천문, 신방, 제방 등도 영원히 잊지 못할 놀라운 광경을 봤다.
길이가 몇백만 리나 되는 하늘이 순식간에 부서졌다.
수많은 빛이 사방으로 퍼지고 방대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차가움과 어둠이 드러났다.
자금색 뇌정으로 이루어진 폭풍과 신의 빛이 반짝이는 빙설 그리고 여러 가지 화염과 검은색 바다가 나타났다.
이는 천지를 뒤엎고 끝이 보이지 않았다.
남천문이나 육천신이나 그것 앞에서는 작아지고 보잘것없었다.
"누군가 창람의 벽을 무너뜨렸나?"
육천신, 남천문, 신방 등 거물들의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이번에 무너진 건 허공이 아니라 창람의 벽이었다.
창람의 벽은 세계의 벽이었다.
창람법인과 함께 창람대륙 전체를 지켰다.
창람의 벽이 없으면 대륙은 갑주를 벗은 것처럼 완전히 드러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드넓은 허공 속의 여러 가지 기운에 침식될 수 있었다.
하지만 창람의 벽은 매우 단단해 부술 수 없었다.
그것들의 경지로 연합한다 해도 고작 몇십 리 정도 구멍을 낼 뿐이었다.
그러나 지금 몇백만 리나 되는 커다란 구멍이 생긴 것이었다.
'설마 창람대륙이 대도 전체의 도벌(道罰)을 받는 건가?'
"응? 저건……?"
육천신, 남천문 등 거물들과 전장에 있던 무인들은 다시 한번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되었다.
절세빙영이 뇌정 폭풍, 신의 빛이 반짝이는 빙설, 수많은 화염과 시커먼 바다에서 걸어왔다.
아무것도 절세빙영을 막을 순 없었다.
절세빙영이 다가오자 모든 것이 빛을 잃었다.
육천신, 남천문, 신방, 제방 그리고 수많은 장로 등급의 거물, 무신 강자, 심지어 천지대도 전체, 모든 것이 빛을 잃고 어두워졌다.
그녀는 유일한 존재는 아니지만 구천선역의 절세의 패자였다.
팔천 년 전에 그녀는 이 대륙에서 전설을 만들어냈다.
많은 거물들이 그녀를 우러러봤다.
그리고 지금.
팔천 년 후에 그녀는 시공을 넘어 다시 왔다.
그녀의 기운은 창람대륙 전체를 두려움에 떨게 했다.
"너희들, 진남을 죽이려고?"
어떤 선술도 움직이지 않고 힘도 전혀 주지 않았다.
그저 짧은 한마디였지만 몇십만 리의 천지가 순식간에 살벌해졌다.
무인들은 마음이 서늘해졌다.
창람대륙이 아니라 빙설 세계에 온 것 같았다.
이것이 바로 그녀의 경지였다.
창람대륙에 왔지만 이 대륙에 파괴적인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 그녀는 경지를 무신 정상의 등급으로 낮출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패자인 그녀의 기운은 여전했다.
천지가 그녀를 존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