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7화 성공할 줄 알았어!

"진남은 이미 매우 대단해졌소. 만약 그가 신격을 차지하면 아무도 그를 막을 수 없소. 우리 연합하여……."

남천문의 영은 계획을 전부 설명했다.

"반드시 연합하여 진남에게 피 값을 치르게 해야 하오."

"남천대인, 우리 유혼족은 바로 전족을 움직여……."

"진남은 우리 해족의 소족장과 대제들을 죽였소. 우리 명족도 절대 가만두지 않겠소."

얼마 안 돼 여러 세력의 주인이 분노와 살기가 가득한 신념을 전해왔다.

겉으로 보기에 그들은 진남에게 복수하기 위해 연합하려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이건 아주 작은 이유였다.

가장 큰 이유는 진남이 너무 대단해졌기에 그들도 두려움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진남이 죽지 않으면 그들은 비참한 대가를 치르게 되고 심지어 종족이 멸망할 수도 있었다.

쿵-! 쿵-! 쿵-!

몇 시진도 안 되어 요신금지, 유혼족, 명족 등 세력에서 방대한 신의 빛이 뿜어져 나왔다.

지보들이 하나둘 솟아올라 사방을 흔들었다.

* * *

육천신, 남천문의 영 등 거물이 모르는 일이 있었다.

창람대륙 밖에 절세빙영이 걸음을 멈추었다.

그녀는 살며시 고개를 숙였다.

긍고의 허공 속에 떠 있는 낯설면서도 익숙한 금색 대륙이 보였다.

바로 창람대륙이었다.

"명령을 전하거라. 차도대진(遮道大陣)을 열어라!"

잠시 후, 절세빙영은 차갑게 말했다.

"명을 따르겠습니다."

그녀의 뒤를 따르던 선인의 빛을 반짝이는 형상들은 일제히 소리쳤다.

그들은 법인을 이루어 천지를 뒤엎는 빛을 뿜었다.

대단한 대진이 천천히 펼쳐지는 것처럼 창람대륙을 뒤덮었다.

"법인을 부숴라."

절세빙영은 다시 명령을 내렸다.

선광살진(仙光殺陣)이 순식간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끝없는 허공을 넘어 창람대륙을 공격했다.

* * *

신경쟁탈전 전장 안의 무인들은 아무것도 몰랐다.

커다란 전장에서 진남과 구리거울의 전생과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었다.

싸움이 진행될수록 청금색 부문과 적금색 전갑의 위력이 점차 드러났다.

모든 대제들은 진남이 이미 우세를 차지했다는 걸 발견했다.

"역시 구리거울의 전생이구나. 대제 정상의 사극지경이다. 나와 지금까지 싸우다니."

진남은 전혈이 최고로 끓어올랐다.

구리거울의 전생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의 전의는 전에 없던 정도로 강해졌다.

그는 강한 느낌이 들었다.

계속 싸우면 전신제사식(戰神第四式)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전신은 일곱 개 식이 있었다.

식마다 매우 현묘했다.

경지가 강하면 강할수록 위력을 잘 발휘할 수 있었다.

그러나 느끼려면 합당한 시기를 기다려야 했다.

전신의 몸을 연화하는 것 외에는 갑작스런 깨달음을 기다리거나 강자와 싸우는 방법밖에 없었다.

웅-!

이때, 두 사람 사이에 기이한 떨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천지규칙 그리고 무도규칙 등은 끓는 물처럼 흔들리기 시작했다.

"왔어?"

구리거울의 형상은 멈칫하더니 두 손에 기묘한 법인을 만들었다.

형상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된 거지?"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왜 갑자기 떠나갔지?'

"……전생이 사라진 건 구리거울의 금생, 내세와 연관 있을 수 있겠다. 그녀들은 모두 삼생겁이다. 나를 죽이고 구리거울을 부수려 한다."

진남은 중얼거렸다.

큰 압력을 느꼈다.

금생과 내세를 상대하는 건 전생을 상대하는 것처럼 쉬울 것 같지 않았다.

"일 주 향이 타는 시간이 되었다. 평산진보가 끝났다."

이때, 신사의 떨리는 목소리가 하늘 깊은 곳에서 울려 퍼졌다.

그것도 몇천 년 전에는 반신지국에 명성이 자자했던 대제였다.

그러나 진남을 보고 나니 그것은 완전히 기가 눌렸다.

규칙 때문이 아니라면 그것은 절대 지금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

쿵-!

그것의 말이 끝나자 열다섯 개 신산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눈부신 신의 빛이 안에서 뿜어져 나왔다.

대제들은 그 속에서 매우 깨끗한 신력을 선명하게 느꼈다.

그러나 신격이 떠오르려 할 때 열두 개의 신산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조용해졌다.

세 개의 신산에서만 신격이 천천히 떠올랐다.

"어떻게 된 거지?"

대제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신경쟁탈전에서 벌어진 상황을 각 세력의 무신 강자들이 이미 소식을 전해왔다.

'열다섯 개 신산이면 신격도 열다섯 개여야 하잖아? 근데 왜 세 개뿐이지……?'

"진남, 네가 대제들을 학살한 죄를 용서할 수 없다. 너는 봉신할 자격이 없다. 때문에 이번 신격쟁탈전에는 신격이 세 개밖에 없다!"

신방의 영의 차갑고 위엄 있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손을 써 강제로 신격쟁탈전 전장을 부수기 전에 그것은 진남이 이 난관을 해결할 수 있는지 보려 했다.

이 난관을 해결하지 못하면 계획을 변동할 필요가 없었다.

그것은 진남이 이 난관을 해결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생각했다.

"봉신할 자격이 없다고?"

대제들은 순식간에 이유를 깨달았다.

신방의 영은 규칙을 고쳐 진남을 봉신하지 못 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그렇습니까?"

진남은 담담하게 웃었다.

이때, 다른 열두 개의 조용하던 신산들이 크게 흔들리더니 신격들이 연달아 떠올랐다.

눈부신 신의 빛을 뿜었다.

"어떻게 된 거지?"

신방의 영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것은 이미 강제로 규칙을 고쳤다.

다른 열두 개 신격은 스스로 나타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신격들이 이미 속박을 벗어났다면 가능했다.

신방의 영은 눈을 찌푸렸다.

'신격이 속박을 벗어나게 하는 이런 대단한 일은 무신 정상의 경지라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대체 진남은 어떻게 한 거지……? 설마 진남에게 본원의 힘에 영향 줄 수 있는 지보가 있나?'

신방의 영은 길게 숨을 들이쉬었다.

살기가 최고에 도달했다.

'진남이 어떻게 했든 너무 대단하다. 진남을 계속 성장하게 하면 나와 제방에게도 위협이 될 수 있겠다. 이번에 막지 못한다면 우리들에게 엄청난 재난이 될 것이다.'

"신방도 진남을 막지 못하는구나!"

유실약원 등 세력의 대제들은 신방의 영이 아무 말 없자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이번 신격쟁탈전이 이제 완전히 끝난 셈이었다.

"선배님들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진남은 대제들에게 공수하고는 묘묘 공주, 당청산 등을 바라봤다.

그는 하고 싶은 말이 매우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때가 아니었다.

"나는 신격이 여섯 개만 필요합니다. 나머지 아홉 개에는 그것들이 의식이 있으니 때가 되면 스스로 선택할 겁니다."

신격이 누구를 선택하든 그는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한다면 그는 신방, 제방과 다를 바가 없었다.

어차피 묘묘 공주, 당청산, 궁양 등의 자질과 천부라면 틀림없이 신격의 마음에 들 것이다.

슉-!

모든 걸 마친 진남은 발끝을 차 한 신산 위로 날아갔다.

여섯 개의 신격이 순식간에 여섯 개의 빛으로 변하여 그의 몸 안에 들어갔다.

전장에 대도의 소리가 희미하게 울려 퍼졌다.

"나중에 너와 제대로 따질 거야!"

묘묘 공주는 진남을 보자 눈을 반짝이며 작은 주먹을 휘저었다.

그녀는 폐관하고 나왔을 때 일부러 유실약원의 장로에게 물었다.

'구 년 동안 나를 찾아온 적 없다니. 간이 부었구나.'

아홉 개의 신격은 진정한 인중제황(人中帝皇)을 찾았다.

신격쟁탈전이 열리기 시작한 몇만 년 동안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 봉신할 사람을 결정하는 건 처음이었다.

* * *

같은 시각, 창람대륙, 신운지.

웅-!

드넓고 방대한 검은 땅이 크게 떨리기 시작했다.

수많은 서로 다른 오래된 기운이 이 땅에 떠올랐다.

"세 번째 관문이 끝났다. 이상이 나타나겠다!"

오래된 존재들과 많은 무인들은 모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들은 이 시각을 너무 오래 기다렸다.

그동안 얼마나 초조했던가?

쿵-!

얼마 안 돼 찬란한 빛이 땅 깊은 곳에서 뿜어져 나왔다.

빛은 하늘로 솟아올라 커다란 그림으로 변했다.

그림에는 묘묘 공주, 당청산, 궁양, 용제, 용호, 사마공, 장사도, 소청응 그리고 다른 대제들이 있었다.

신의 빛이 반짝거렸다.

유독 한 형상이 눈을 끌었다.

그 형상은 몸에서 여섯 개의 신의 빛이 번쩍거렸다.

"……진남이다!"

"진남이 여섯 개의 신격을 연화했구나!"

"그는 진짜 성공했다. 성공적으로 무신 강자가 되었어!"

"하하하, 나는 진남이 성공할 줄 알았어!"

커다란 신운지가 들끓기 시작했다.

많은 소리가 한데 모였다.

오래된 존재들과 무인들은 흥분되어 얼굴이 상기되고 마음이 떨렸다.

많은 이들은 남천문 등이 이미 창람대륙에서 도겁할 수 있는 곳을 부숴 진남이 무신뇌겁을 불러올 수 없다는 걸 알았다.

그러나 진남은 가장 중요한 걸음을 내디뎠다.

이 걸음을 내디디면 어떻게든 도겁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진짜 성공했구나. 이제 창람대륙의 판도가 완전히 바뀔 수 있겠구나."

전에 진남을 지지하지 않았거나 진남을 적으로 생각했던 무인들은 모두 넋을 잃었다.

이제 진남이 봉신했다는 소문이 전해지면 창람대륙에는 새로운 바람이 불 것이다.

지난번엔 진남이 스스로 제위에 올라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이번에 진남은 사람들 앞을 가리고 있던 어둠을 부수고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역시 진남이구나. 나는 그가 성공할 줄 알았어."

무인들 중에서 기질이 싸늘한 여인의 눈에 빛이 드러났다.

그녀는 동주 목부의 딸 목목이었다.

진남이 맹주로 된 후 그녀는 줄곧 자신의 무도를 찾았다.

봉신싸움이 시작된다는 소문을 듣고 그녀는 일부러 이곳으로 왔다.

진남이 세상에서 가장 눈부신 사람이 되는 걸 직접 보기 위해서였다.

"응?"

그녀는 문득 뭔가를 느낀 듯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봤다.

하늘 끝에 빛무리가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빛무리들은 빠른 속도로 신운지로 날아왔다.

점점 가까워졌다.

매우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목목은 이 광점들이 모두 무신지기라는 걸 느꼈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무신지기가 나타났지?"

오래된 존재들과 강한 무인들은 뭔가 느끼고 고개를 돌아봤다.

그들은 넋을 잃었다.

강한 무신지기는 한 세력의 지보가 될 수 있었다.

보통 상황에는 절대 나타나지 않았다.

쿵-! 쿵-! 쿵-!

이때, 천지를 흔드는 폭발음이 신운지의 사방에서 연거푸 울려 퍼졌다.

허공이 끊임없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무신지기들이 연거푸 안에서 날아 나와 드넓은 신위가 퍼졌다.

잠시 뒤, 그것들은 허공에 떠올랐다.

빼곡하여 셀 수 없었다.

신운지는 신들이 강림한 것처럼 환해졌다.

멀리서 무신지기들이 계속 날아왔다.

"……!"

이 광경을 본 무인들은 머리카락이 곤두서고 소름이 돋았다.

무신지기가 너무나도 많이 나타났다.

그들은 이렇게 많은 무신지기를 한 번도 본 적 없었다.

역사를 적은 창서에도 이렇게 엄청난 장면은 적혀있지 않았다.

슉-! 슉-! 슉-!

다음 광경에 그들은 더 깜짝 놀랐다.

허공에 원고대진이 연거푸 나타났다.

엄청난 신위를 뿜는 형상들이 이 땅에 드러났다.

수없이 많은 무신지기도 그들 앞에서는 어두워졌다.

요신금지의 주인, 무도종의 종주, 요지성지의 성주, 유혼족 족장, 명족 족장 등 거물들과 각 종족의 무신들이 전부 왔다.

많은 무인들에게 있어 장로 등급의 거물들은 전설과도 같았다.

한 번에 세 명을 보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 장로 등급의 거물들만 해도 아홉 명이나 왔다.

그중에는 남천신지의 천도무신도 있었다.

"아홉 명의 장로, 각 종문의 무신 강자들 그리고 몇백 개의 무신지기……. 설마 이 아홉 세력이 각 종문의 모든 힘을 움직였나?"

오래된 존재들은 순식간에 뭔가 생각난 듯 저도 모르게 헛숨을 들이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