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9화 신격

소운절, 만봉혼, 강공주 등 천재 무제들과 몇천 년 동안 잠들었던 대제들은 빠르게 반응했다.

그들은 감정을 추스르고 빛으로 변해 무신의 문으로 날아갔다.

"진남, 반드시 봉신에 성공해야 해!"

오래된 존재들과 수많은 무인들은 그 장면을 보자 차분해지고 주먹을 꽉 쥐었다.

이곳에서 벌어진 일들은 폭풍처럼 반신지국과 중주로 전해져 수많은 무인들이 주목했다.

싸움은 모두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 * *

같은 시각, 무신의 문.

칠요비선검은 들어오자마자 특이한 곳에 도착했다.

그곳은 온통 흰 빛이고 수많은 무도규칙의 힘이 꿈틀거렸다.

끝에는 두꺼운 금색 수정 장막이 있었다.

신격쟁탈전 전장은 독립된 공간이고 무신의 문을 통과해야 들어올 수 있었다.

진남 등은 위풍당당하게 입장하여 곧바로 이 공간의 수정 벽까지 도착했다.

수정 벽을 뚫고 입구를 만들어야 그들은 전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우리는 신방의 사람들이 아니라 여기까지 밖에 들어가지 못한다. 더 들어간다면 전장의 공격을 받게 되지. 그러니 이제부터는 너희들에게 달렸다."

칠요검령, 무연각, 원도천산의 주인은 진남 일행을 지긋이 쳐다봤다.

그들은 다른 말은 하지 않고 검 속으로 들어가더니 제자리에서 사라졌다.

그들은 신비한 곳으로 향했다.

그들에게는 더 중요한 일이 남아있었다.

웅-!

이때, 사방에서 천지규칙의 힘이 무형의 살기로 변해 커다란 그물처럼 진남 일행을 덮었다.

"신방의 영이 나섰구나."

용제와 구미요제 등 대제들은 표정이 무거워졌다.

그들은 대제 경지이고 신방에 이름이 있기에 신격쟁탈전에 참가할 수 있었다.

"늙다리가 아직도 미련을 못 버렸어!"

사마공과 용호는 깜짝 놀라 함께 진남의 뒤로 숨었다.

"우리 빨리 들어갑시다."

진남은 왼쪽 눈에 청금색 불꽃이 타올랐다.

그는 단천도를 휘둘러 도기로 살기를 베었다.

천지규칙의 힘은 강했지만 신방의 영은 일부분만 장악했기에 사용할 수 있는 힘도 적었다.

"진남, 전장에 들어갈 생각은 하지 말거라!"

신방의 영의 차가운 목소리가 사람들 머리 위에서 울려 퍼졌다.

천지규칙의 힘은 많아지더니 하늘 높이 솟은 고목들로 변해 이곳에 뿌리를 박았다.

오색찬란한 꽃들이 활짝 피고 빛이 번쩍였다.

"천황도술!"

진남은 꽃들의 비범한 점을 발견하고 날아다니며 칼로 베었다.

꽃들은 부서지며 빛으로 변했다.

"계략에 걸려들었어!"

진남은 문득 알아차리고 표정이 변했다.

그는 바로 몸속의 수많은 붕멸의지로 사람들을 감쌌다.

꽃들은 미끼였다.

진정한 살기는 이 빛들이었다.

"늦었다!"

신방의 영은 차갑게 말했다.

수많은 빛들은 모여서 무형의 법인이 되었다.

법인은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 진남의 몸속으로 들어갔다.

펑-!

진남의 몸은 흔들렸다.

그는 마치 신격쟁탈전의 적이 된 것처럼 강렬한 배척을 받았다.

온몸이 무겁게 변했다.

신방의 영은 진남의 실력이 강하고 단천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남천문, 제방의 영과 손을 잡고 규칙을 바꾸었다.

'진씨 성을 가진 사람이 나타나면 뇌겁을 받는다.'에 천지규칙의 힘을 융합했다.

규칙은 진남을 상하게 하지는 못하지만, 전장이 그를 배척하게 할 수 있었다.

진남이 짧은 시간에 전장에 들어가지 못하면 신방의 영은 다른 방법으로 그를 쫓아낼 수 있었다.

"맹주!"

대제 경지들과 무조 경지들은 안색이 변했다.

"저는 괜찮습니다. 선배님들, 이들을 데리고 먼저 전장에 들어가십시오."

진남은 빠르게 전음했다.

"하지만……."

용제와 구미요제는 무언가 말하려고 했다.

"제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저에겐 해결할 방법이 있습니다. 선배님들이 여기에 있으면 신방의 영의 목표가 될 것입니다."

진남은 엄숙하게 말했다.

그는 몸속에 청금색 부문이 있어 이런 법인을 상대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용제 등이 이런 공격을 받으면 그는 해결해줄 확신이 없었다.

"그래!"

용제와 구미요제는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

그들은 신념을 전달하여 사람들을 이끌고 앞으로 날아갔다.

진남의 추측대로 신방의 영은 천지규칙을 사용하여 그들을 공격하지 않고 계속 살초를 만들어 진남을 공격했다.

"부문은 운행하라!"

진남은 공격하는 한편 청금색 부문을 움직였다.

그의 몸속으로 들어간 무형의 법인은 보이지 않는 불을 만난 듯 타올랐다.

그리고 끊임없이 흔들리더니 무너지기 시작했다.

"응?"

진남은 안색이 살짝 변했다.

그는 방금 묘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흰빛의 깊은 곳에서 누군가 그를 부르는 것 같았다.

"이곳은 신격쟁탈전 전장의 외곽이다. 수정 벽 외에 다른 건 없을 텐데……."

진남은 중얼거리다 문득 떠오르는 일이 있었다.

예전에 제명쟁탈전을 할 때 그는 단천도를 여러 번 휘둘러 궁전들을 부수려고 했다.

그러나 매번 제사가 막았다.

심지어 그의 공격을 막으려고 이례적으로 그에게 좋은 점을 주기도 했다.

제사가 진남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큰 비밀이 있어서 감추는 게 분명했다.

"예전에 기회를 놓쳤는데 이번에는 놓칠 수 없다. 지금 느껴보면 무언가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몰라."

진남은 관심이 생겼다.

그는 지금 제방과 신방의 적이고 그것들은 창람대륙의 본원제력이 변한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제방과 신방에 관한 다른 것들에 대해선 거의 아는 게 없었다.

무연각과 여러 오래된 거물들도 마찬가지였다.

신격쟁탈전은 제명쟁탈전과 마찬가지로 무인들은 세 번의 심사를 거쳐야 신격을 쟁탈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번에 규칙을 어기고 억지로 입장했기에 규정에 따를 필요가 없었다.

신격이 나타나면 그때 나서면 되었다.

그래서 진남은 시간이 넉넉했다.

"저 방향이다."

잠시 후, 진남은 느낌이 와서 다른 곳으로 날아갔다.

"응?"

진남은 이내 걸음을 멈추었다.

그는 의아했다.

멀지 않은 곳에 잘 보이지 않는 무늬가 있었다.

무늬는 수정 벽을 타고 소리 없이 사방으로 뻗었다.

마치 어떤 진법 같았다.

부름은 이 진법에서 느껴지는 것이었다.

점점 강렬해졌다.

진남의 몸속 청금색 부문도 미약한 빛이 돌기 시작했다.

"이 진법은 무늬로 보면 전송 진법인 것 같은데, 어디로 통하는지 알 수가 없네……."

진남은 고민에 빠졌다.

이때, 진법이 떨리고 청금색 부문의 빛도 강해졌다.

마치 그더러 빨리 진법에 들어가라고 재촉하는 것 같았다.

"에잇, 몰라. 일단 들어가 보자."

진남은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스쳤다.

그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진법에 들어가 사라졌다.

이상한 것은 진남이 들어가고 진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전장에 들어갔어? 이게 어찌 된 일이야!"

신방의 영은 놀라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그의 목소리는 진남이 사라진 곳에서 울려 퍼졌다.

그는 방금 온 힘을 다해 천지규칙의 힘을 끌어오고 새로운 살초를 준비하느라 이곳을 주의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이야!

"상관없어. 신격이 나타나면 그놈에게 절대 기회를 주지 않을 거야!"

신방의 영은 빨리 반응했다.

그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른 수단을 준비했다.

* * *

진남은 몸이 살짝 흔들렸다.

다른 공간에 도착했다.

"기운을 보면 나는 아직 전장에 있구나."

진남은 안도했다.

다른 곳에 전송되면 번거로울 것이었다.

"이건……."

진남은 고개를 들고 보다가 두 눈에 놀라움이 드러냈다.

그는 길이가 수천 장이 되는 심장 모양의 거대한 금색 수정안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

수정의 사방은 칠흑같이 어둡고 차가웠으며, 적막했다.

마치 오래되고 거대한 심연 같았다.

"이게……설마 다 신격인가?"

진남은 마음을 진정할 수 없었다.

그의 앞쪽 백 장 거리에 열다섯 개의 몽환적이고 연기처럼 뿌연 사람 형상이 신의 빛을 뿜었다.

그것들은 짙고 깨끗한 신력을 가지고 있었다.

신격이었다.

이것을 연화하면 무조 경지의 무인도 입지봉신할 수 있고 강자가 될 수 있었다.

"아니다, 이건 신격이 아니야. 이건 신격의 초기형태이다."

진남은 이내 깨달았다.

앞에 있는 신격들은 너무 순수했다.

마치 예전에 청룡성주가 그에게 전신의 힘을 주고 제명의 몸에서 본원제력으로 만든 것과 같았다.

즉, 진남은 이것들을 연화하면 자아봉신할 수 있었다.

쿵-!

문득, 끝없는 어둠의 깊은 곳에서 강한 기운이 용솟음쳤다.

거대한 광도(光道)가 동시에 나타나고 용들처럼 열다섯 개의 신격의 초기형태에 이어졌다.

촤르륵-!

광도들엔 은하(銀河)가 있는 것 같았다.

은하들은 빠르게 용솟음치더니 신격들에 주입이 되었다.

신격들은 격렬하게 흔들리며 변화를 일으켰다.

신격들은 갑주들을 겹겹이 껴입은 것처럼 속박되더니 진정한 자아를 잃었다.

"신격이나 제명이 이렇게 나타난 거야?"

진남은 반응했다.

그는 신격이나 제명이 모두 신방과 제방의 손을 거쳐 바뀐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방금 나를 부른 거나 전송 진법은 어떻게 생긴 거지? 나를 이곳에 오게 해서 이 신격들을 전부 연화하라는 뜻인가?'

"진, 진남 대인, 이렇게 무턱대고 불러서 죄송합니다."

열다섯 신격 중 한 신격이 눈을 떴다.

그는 입을 열었다.

"신격들이 영지를 가진 거야?"

진남은 깜짝 놀랐다.

그는 상대가 말을 똑똑하게 하지 못하는 것도 신경 쓰지 못했다.

"맞습니다. 우리는 신방과 제방이 변화시킨 규칙의 영향을 받고 영지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신격은 잠시 멈추더니 말을 이었다.

"이번에 대인을 부른 것은 부탁이 있어서입니다."

"부탁이 있다고?"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네, 우리는 대인에게서 대도의 초기형태와 비슷한 기운을 느꼈습니다. 괜찮으시다면 보여주시겠습니까?"

신격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대도의 초기형태? 설마 청금색 부문 말이냐?"

진남은 깊이 생각하지 않고 청금색 부문을 드러냈다.

그는 신격에게 반감을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호감이 좀 생겼다.

이번 발견을 통해 그는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구대 제명에게서 본원제력을 얻은 것을 제방에게 들키지 않은 것은 구대 제명이 그를 도와 사실을 덮었기 때문이었다.

"역시 대도의 초기형태입니다!"

열다섯 신격들은 청금색 부문을 보자 크게 떨었다.

그들은 본원신력이 변한 것이라 본원, 대도, 규칙 등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있었다.

그들은 대도의 초기형태가 무인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몰랐다.

그러나 그들은 대도의 초기형태가 가진 힘과 작용을 잘 알고 있었다.

"진, 진남 대인. 대도의 초기형태를 운행하여 대도의 빛을 다른 본원신력에 주입할 수 있습니까?"

잠시 후, 신격은 감정을 평온하게 다스리고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다.

"저는 이들이 계속 속박당하는 것을 다시 보고 싶지 않습니다……."

"다른 본원신력? 계속 속박당한다고?"

신격의 영지는 처음 입을 열어서 말을 똑똑하게 하지 못했다.

그러나 진남은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는 두 눈에 의혹을 드러냈다.

"네, 진남 대인께서 대도의 초기형태의 힘을 두 눈에 담으면 다른 본원신력을 볼 수 있습니다."

신격은 말했다.

"한번 해보마."

진남은 청금색 부문을 움직여 무형의 힘을 그의 왼쪽 눈에 보냈다.

다시 앞을 보자 어둠 속에 심장 모양의 거대한 금색 수정이 하나 더 나타났다.

수정에는 연기 같은 본원신력이 있었다.

모두 백스물 세 개였다.

그것들이 뿜는 기운은 진남이 방금 만난 신격들보다 더 깨끗했다.

"백 스물세 개의 본원신력은 창람대륙의 마지막 남은 모든 신력이야?"

진남은 살짝 놀랐다.

그렇다면 신격쟁탈전이 끝나면 창람대륙에 백 스물세 명의 무인들이 봉신할 수 있다는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