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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823화 (823/1,498)

823화 나와 싸우자

칠요비선검이 전족으로 날아가는 동안 진남은 전족에 대해 알아봤다.

전족은 창람대륙의 팔대 고족 중 하나였다.

고족은 태어날 때부터 천지의 보살핌을 받아 특이한 혈통으로 수련하는 속도 등이 다른 무인을 훨씬 초월했다.

또 특이한 혈통비술을 장악할 수 있었다.

전족은 다른 칠대 고족과 달리 그들의 조상은 오래된 술수를 써 자신들의 혈통이 대대로 번영되게 했다.

전족은 늦게 궐기한 종족이었다.

때문에, 전족은 실력이 강하지만 다른 고족의 인정을 받지 못했다.

'창람대륙은 삼만여 년의 역사가 있다. 제방, 신방이 나타나기 전에 전족은 존재했다. 만약 그 신비한 조상이 전신과 연계가 있다면…….'

진남은 저도 모르게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럼 전신은 이만여 년 전에 이미 창람대륙에 나타났나?'

* * *

사흘 후, 칠요비선검은 전족에 도착했다.

그러나 전족에 머무르지 않고 전족 깊은 곳으로 날아 들어가 평범한 족인들이 들어올 수 없는 금지에 도착했다.

슉-!

진남과 칠요비선검은 동시에 내려왔다.

순식간에 사람들의 눈길이 그들에게 쏠렸다.

진남은 바로 고개를 들고 둘러봤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커다란 궁전이었다.

궁전의 사방에는 끊임없이 변하는 고화들이 있었다.

어디서 온 건지 모르는 방대하고 짙은 전의가 끊임없이 떨어져 진남은 편안해졌다.

대전 가운데는 전족의 족장 전연무신(戰淵武神)이 상석에 앉아있었다.

전연무신은 무신 정상의 경지였다.

그의 양옆에 위엄이 느껴지는 검은 머리 노인과 눈을 찌푸리고 몸에 파란색 기운이 감도는 중년 사내가 앉아있었다.

그들은 전족의 양대 강자 전황무신(戰荒武神)과 고려무신(古黎武神)이었다.

그들 아래에는 열여덟 명의 무신 강자와 서른두 명의 대제들이 있었다.

전족의 정상급 거물이었다.

진남의 지인도 두 명 있었다.

전족의 소족장 전패왕과 전소선이었다.

"진남 맹주, 전족에 온 걸 환영한다."

전연무신이 가장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공수하고 부드럽게 말했다.

"족장님, 너무 과하십니다."

진남은 서둘러 인사하고 다른 사람들을 향해 포권했다.

"저는 진남입니다. 선배님들께 인사드립니다."

전황무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고려무신은 아무 말 없이 눈을 찌푸렸다.

다른 무신과 대제들도 서둘러 인사하고 놀라움을 드러냈다.

그들이 매번 진남을 만날 때마다 진남은 대제들을 도륙하거나 무신과 싸우고 있었다.

그들은 진남이 패기가 엄청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진남이 이렇게 온화할 줄 몰랐다.

"진남 오라버니……."

옆에 있던 전소선은 얼굴이 상기되어 조심스레 손을 흔들었다.

큰 인물들이 너무 많아 그녀의 아버지도 끝자리에 앉았다.

때문에, 그녀는 쭈뼛쭈뼛하며 인사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소선, 오랜만이다."

진남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전소선의 성격이 마음에 들었다.

"소선은 철이 들지 못했다. 전에 진 형이 도와줘서 고마웠다."

전패왕은 자리에서 일어나 포권하고 말했다.

그의 눈에는 존경이 드러났다.

전에 진남이 성경천 등을 격파하고 스스로 제위에 오르는 광경을 그는 직접 보았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했다.

"족장, 긴말할 필요 있소? 우리 전족은 이 모임을 진행하기 위해 갖은 맹세를 했소. 그러니 시간을 지체하지 맙시다."

이때, 고려무신이 입을 열었다.

뭔가 중요한 일을 해야 하기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는 것 같았다.

"진남 맹주, 긴말하지 않겠다. 이번에 너를 오라고 한 건 우리를 도와 한 가지 일을 해결해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다."

전연무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남을 바라봤다.

"다들 우리 전족이 고족이 될 수 있었던 건 우리 조상이 태고지술을 써 혈통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전에 우리 조상은 우연한 기회에 오래된 성해(聖骸)를 얻었다. 그리고 성해지력(聖骸之力)의 도움으로 혈통이 생겼다."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오래된 성해? 전신의 나머지 몸은 남천문 깊은 곳에 있는데?'

"우리 전족이 만들어진 후 조상들은 첫 번째 족훈을 세웠다. 언젠가 성해가 인정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우리 전족은 최선을 다해 그 사람을 지지해야 하고 거슬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를 어길 시 종족을 배신한 것으로로 여긴다."

전연무신은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지난 몇만 년 동안 성해는 반응을 보인 적 없었다. 그러나 네가 스스로 제위에 오르자 성해에서 청색 전광이 반짝거렸다."

이 말에 모든 전족 무신, 대제들은 표정이 엄숙해졌다.

적지 않은 사람들은 눈을 반짝거렸다.

이 족훈은 몇만 년 동안 존재했고, 그들은 줄곧 족훈을 지키려 했다.

그러나 진짜 성해가 반응을 일으키자 그들은 마음이 복잡했다.

"그런 일도 있어?"

칠요검령은 얼굴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진남도 깜짝 놀랐다.

'만약 내가 성해의 인정을 받은 사람이라면 고족의 지지를 공으로 얻게 되잖아?'

"진남 도우, 조상의 첫 번째 족훈은 지금까지 전해왔으니 우리 후배들은 절대 어기지 않을 거다. 게다가 너는 훌륭한 인재이니 만약 진짜 성해가 인정한 사람이면 우리 전족은 최선을 다해 도울 거다."

전황무신은 진중하게 말했다.

"선배님들 이 일은 실로 놀랍고 중요합니다. 좀 이따 얘기하고 우선 그 성해를 볼 수……."

진남은 조금도 흥분하지 않았다.

입장을 바꿔서, 누구라도 갑자기 이런 일을 알게 되면 바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그는 그렇기에 성해가 더 궁금했다.

'성해가 제위에 오를 때 청색 전광을 반짝거린 건 반드시 전신과 연관이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도대체 어떤 연관이 있을까?'

"잠시. 나는 할 말이 있소."

고려무신이 진남의 말을 자르고 말했다.

"진남이 성해가 인정한 사람이든 아니든 중요하지 않소. 우리 전족은 절대로 잘 알지 못하는 무인을 지지할 수 없소."

고려무신은 길게 말하지 않고 안색도 변하지 않았다.

이에 전황무신은 눈빛이 차가워졌다.

반면,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고려무신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혹시 다른 개세인재들을 지지한다면 나는 이견이 없소. 그러나 진남을 그냥 지지할 순 없소."

고려무신은 전황무신을 힐끗 보더니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진남을 지지하는 건 우리 전족더러 그를 따라 죽으라는 거나 마찬가지요."

고려무신은 진남에게 편견과 나쁜 감정이 없었다.

다른 천재가 성해를 움직였더라도 그는 갖은 방법을 찾아 비난하고 막았을 것이다.

그는 오래전부터 첫 번째 족훈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리고 전연무신은 십 년 후면 족장 자리를 내놓아야 했다.

전황무신은 족장 자리를 계승할 수 없고 전패왕은 아직 성인이 되지 못했다.

그럼 다음 대 족장은 그가 될 게 뻔했다.

오랫동안 기다리다 드디어 소원을 이루게 되었다.

그는 전족을 거느리고 싶었고 다른 사람을 지지하고 싶지는 않았다.

만약 그래야 한다면 그가 족장이 된다고 해도 아무 의미 없었다.

"헛소리하는군."

전황무신은 자리에서 일어나 차가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누구든지 성해를 움직이면 우리 전족은 최선을 다해 지지해야 하오. 아니면 종족을 배신하는 거요! 게다가 진남을 지지하면 우리 전족은 절대 파멸하지 않소. 심지어 더 강해져 팔대 고족의 우두머리가 될 수 있소!"

이 상황을 전부 보고 있는 전연무신은 미리 예상했다는 듯 표정이 흔들리지 않았다.

"하하하!"

고려무신은 큰소리로 웃으며 조롱하듯 말했다.

"우리 전족이 팔대 무신의 우두머리가 된다고? 전황, 자네는 무신 정상의 강자가 이렇게 순진하오?

물론 진남은 매우 강하오. 만고제일제이고 창람대륙의 제일천재라 해도 과언이 아니오. 그러나 그는 봉신할 기회가 없소. 죽을 게 뻔하오!"

진남과 칠요검령은 눈살을 찌푸렸다.

"허, 진남이 제위에 오르기 전에 누가 스스로 제위에 오를 수 있다는 생각이나 했겠소? 그런데 진남은 스스로 제위에 오르지 않았소? 이 세상에는 만회할 수 없는 국면이란 없소. 모든 건 희망이 있소!"

전황무신은 여전이 표정이 차가웠다.

"희망이 있다고?"

고려무신은 어림도 없다는 듯 말했다.

"칠 년 동안 남천문, 신방, 제방은 엄청난 판을 짰소. 신격쟁탈전이 시작되면 진남의 실력으론 싸움에 참가할 기회도 없을 거요.

또, 원도천산 같은 곳도 남천문 등이 부쉈소. 그러니 신격을 얻었다 해도 뇌겁을 불러올 수 없소. 이런 상황에 희망이 어디 있소?"

그의 말에 전족 강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도 같은 생각이었다.

"또 진남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무신 경지 이 단계보단 강하지 않소. 신격쟁탈전에서 모든 천재, 대제들이 연합하여 그를 상대하면 그가 어떻게 신격을 얻소?"

고려무신은 기세등등하게 거리낌 없이 말했다.

"한마디만 더 말하겠소. 지금의 반천맹은 매우 약하오. 그러니 아무 의미 없소. 진남 배후의 마발은 이미 죽었소. 무연각, 원도천산, 그리고 그 신비한 검이 지지할 뿐이오. 그러니 무슨 자격으로 남천문 등과 싸운단 말이오?"

이를 들은 진남의 안색이 싸늘해졌다.

고려무신이 갑자기 전족의 힘을 쏟아 한 사람을 지지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것.

심지어 그가 봉신할 수 없고 남천문을 부술 수 없다고 하는 것도 그는 이해할 수 있었다.

또, 기분 나쁘지도 않았다.

그러나 고려무신은 방금 반천맹을 비하하고 무연각과 여러 선배들을 비하했다.

"우습소! 자네가 말하는 건 예전의 반천맹이요. 만약 반천맹이 지금 우리 전족의 지지를 받는다면……."

전황무신은 빠르게 반박했다.

"전황 선배님, 제가 한마디 하겠습니다."

하지만 전황무신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남이 무뚝뚝하게 말했다.

"응?"

전황무신과 고려무신은 어안이 벙벙했다.

"진남 도우, 말하거라."

줄곧 침묵하고 있던 전연무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 계신 분들 중에 많은 분들이 한 가지 오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와 여러 선배님들은 전족이 최선을 다해 도와줄지에 대해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진남은 강자들을 둘러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우리 반천맹은 작습니다. 그러나 여러 선배님들께서 도와주신 덕분에 이미 남천문을 부술 방법이 생겼습니다. 물론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인지는 지금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믿고 믿지 않고는 여러분의 결정에 달렸습니다."

강자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반천맹이 남천문을 부술 방법을 장악하다니?'

"흥!"

고려무신은 흔들리지 않고 말했다.

"우리는 모두 맹세를 했다. 진짜 방법이 있으면 왜 말하지 못하느냐? 시치미 떼지 말거라."

"맹우도 아닌데 왜 말씀드려야 합니까?"

진남은 퉁명스럽게 말했다.

"너……?"

고려무신은 숨이 턱 막혔다.

진남이 이런 태도로 자신을 대할 줄 몰랐다.

"신격쟁탈전에 들어갈 수 없다거나 도겁할 곳이 없다거나 하는 건 지금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진남은 예리한 눈길로 고려무신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나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신격쟁탈전 때 아무리 많은 대제나 천재가 와도 소용없습니다. 저 혼자면 모두를 이길 수 있습니다."

말을 마치자 그는 기세가 확 변했다.

패주처럼 두각을 드러냈다.

말투나 행동이 모든 영웅들을 제압했다.

"패기 있다!"

전패왕, 전소선 등 많은 강자들은 깜짝 놀랐다.

"우습다! 신격쟁탈전에서는 무신 경지 이 단계의 강자들이라도 모두를 이길 수 없다. 너는 칠 년 전에 세 무신 경지 이 단계의 강자와의 싸움에서 고작……."

고려무신은 더 시큰둥했다.

웅-!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차가운 도광이 대전 안에서 반짝거렸다.

진남은 단천도로 앞을 가리켰다.

"긴말할 필요 없습니다. 너희 둘, 그리고 너."

진남은 세 명의 무신 경지 삼 단계의 강자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나와 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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