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0화 감추지 않고 전부 드러내다
하늘 깊은 곳, 경지가 무신 정상에 도달한 금룡무신은 안색이 확 변했다.
그는 용호가 이런 일을 저지를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금룡, 이것이 네가 키운 제자냐?"
요신금지의 주인의 사나운 호통에 사방의 허공이 떨렸다.
"용호, 나는 요신금지의 주인이다. 어서 금룡지령을 닫거라. 그럼 좀 전의 일은 따지지 않겠다!"
요신금지의 주인은 빠르게 반응하고 오래된 비술을 펼쳤다.
그의 목소리가 소운수의 몸을 통해 용총의 무덤에서 울려 퍼졌다.
그는 매우 화가 났다.
그러나 지금은 도둑을 잡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도둑들이 용시를 갖고 떠나면 요신금지는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용호, 어서 닫거라. 이건 마지막 기회다. 아니면 나도 가만있지 않겠다."
금룡무신의 분노한 목소리가 용총 안에서 울려 퍼졌다.
지금까지 그는 용호를 진전제자로 생각하고 키웠다.
그는 용호가 이런 일로 종족을 배신한 사람이 되길 바라지 않았다.
두 명의 무신의 목소리가 용총 깊은 곳에서 울려 퍼졌다.
요신금지 안의 다른 무신들과 대제들 그리고 수많은 요수들은 모두 이 광경을 주시하고 있었다.
종족을 배신하는 건 매우 큰 일이었다.
게다가 용호는 용시를 훔쳐 간 도둑을 도와줬다.
칠 년 전에 용제, 구미요제가 진남이 만고제일제가 되는 걸 도와준 것보다 더 나빴다.
엄청난 압력에 용호는 표정이 굳었다.
요신금지의 주인의 말은 그에게 별로 영향을 주지 못했다.
하지만 금룡무신의 말에 그는 정신이 들었다.
동주를 떠난 후 그는 경지가 약하여 이리저리 떠돌아다녔다.
게다가 여색을 좋아하여 적에게 추격을 당했다.
그러다 금룡무신이 그를 구했다.
금룡무신은 그를 제자로 받아들인 후 있는 힘껏 도와줬다.
그가 아무리 큰 잘못을 해도 욕을 했을 뿐 벌을 내린 적은 없었다.
"스승님 이번에는 죄송합니다."
용호는 중얼거렸다.
용시는 진남 등에게 너무나 중요했다.
그것은 자신이 금룡지령을 움직이지 않아도 진남 등은 떠날 방법이 있을 거라는 걸 잘 알았다.
그러나 진남 등의 신분이 만천하에 드러날 수 있었다.
지금의 창람대륙의 상황으로 진남이 다시 신분이 드러나는 건 좋은 일이 아니었다.
심지어 끝없는 위기를 불러일으켜 그들의 계획에 영향 줄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 형제인 그가 최선을 다해 도와주지 않으면 누가 도와준단 말인가?
종족을 배신한다고 해도 죽으면 그만이었다.
"하하! 긴말할 필요 없습니다. 저는 요신금지에 있는 것이 싫증 난 지 오래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용호는 후련한 듯 큰소리로 웃었다.
그는 지금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용호……?"
진남은 깜짝 놀랐다.
"너……."
요신금지의 주인과 금룡무신 등도 깜짝 놀랐다.
"어서 금룡지령을 부숴라!"
요신금지의 주인은 빠르게 반응하고 외쳤다.
"에잇, 우두커니 서서 뭐 하는 거야! 시간이 얼마 없다. 빨리 가!"
용호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진남 등에게 소리쳤다.
"사형도 우리와 함께 갑시다!"
진남은 표정이 단호했다.
용호는 그 때문에 요신금지의 죄인이 되었다.
그들과 함께 가지 않는다면 용호가 겪게 되는 건 죽음뿐만이 아닐 것이었다.
"나는 당연히 너희들과 함께 갈 거다."
용호는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하지만 허공 통로를 열려면 나의 보조가 있어야 한다. 그러니 너희들은 먼저 가거라. 나는 바로 뒤따라가겠다."
"좋습니다."
진남은 길게 생각하지 않고 손가락을 튕겨 웅장한 제력을 용호의 몸에 주입했다.
그러고는 소충과 함께 날아갔다.
"허금지력, 통로를 닫아라!"
용호는 다시 한번 천룡의 피를 뿜었다.
그러자 금룡지령에서 방대한 힘이 용솟음쳤다.
"용호 사형……!"
진남은 뭔가 느끼고 뒤를 돌아봤다.
그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때, 허공 통로의 입구가 틈이 없이 완전히 닫혔다.
"후."
용호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
그는 계속 금룡지령을 움직여야 했다.
그는 이곳을 떠날 수 없었다.
이제 진남 등이 완전히 떠나면 허공 통로는 사라지게 될 것이다.
방금 한 말은 진남을 속이기 위한 것이었다.
자신이 혼자 위험에 처한 걸 보면 진남이 절대 가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잘 알았기 때문이었다.
"남을 속이는 능력은 이제 물이 올랐구나."
용호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는 일이 이 지경이 될 줄 몰랐다.
그러나 그는 후회하지 않았다.
"용호가 도둑을 놔줬어!"
소운수, 해회령, 오성력 등은 용호의 대역무도한 말을 들었지만, 벌어진 상황을 실제로 보자 놀랐다.
"함께 저자를 죽입시다!"
소운수 등은 빠르게 반응하고 크게 소리쳤다.
그들은 몸에서 대제의 빛이 뿜어내며 제술을 드러냈다.
"진남이 나에게 제력을 남겨주어 다행이구나. 나는 이자들이 전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용호는 콧방귀를 뀌더니 제력을 움직였다.
기세가 방대해졌다.
'죽기 전에 우선 저들을 죽이자.'
* * *
"제길!"
신념을 통해 안에서 벌어진 일을 알게 된 후 요신금지의 주인 등 강자들은 투덜거리며 신념을 전했다.
그들은 금룡지력의 위력을 잘 알았다.
그들은 이제 간덩이가 부은 도둑을 잡아야 했다.
* * *
펑-! 펑-! 펑-!
제술이 용호를 공격하면서 용총 깊은 곳에 폭발음이 연거푸 울려 퍼졌다.
그러나 용호는 몇 발 밀려났을 뿐 전혀 상처를 입지 않았다.
"용호, 네가 이렇게 의리가 있을 줄 몰랐다. 요족을 배신하고 죽을 각오로 두 도둑놈을 떠나게 하다니."
소운수 등 요자들은 조롱하듯 말했다.
용시가 도둑맞은 건 그들과 크게 연관 없었고 그들에게 영향을 주지도 못했다.
그들은 그저 용호의 행동이 우스웠다.
'자신을 희생하고 다른 사람을 살아남게 하다니. 무슨 의미가 있지?'
"흥! 내가 너희들을 어떻게 혼내주나 봐라."
용호는 그것들과 긴말하고 싶지 않았다.
손으로 법인을 만들어 강한 제술을 드러내려 했다.
"헉, 이게 뭐야!"
그는 안색이 파래졌다.
진남이 남겨준 제력은 매우 강하고 웅장했다.
그는 제력을 움직일 수 있었다.
그러나 제력으로 제술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는 평소에 무예에 관한 고서를 별로 보지 않았다.
때문에 다른 사람의 제력은 다른 사람의 것이고 쓸 수 없다는 걸 몰랐다.
펑-! 펑-! 펑-!
소운수 등은 전혀 사정을 봐주지 않고 제술을 드러내 그를 공격했다.
그는 연거푸 밀려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제력은 점점 약해졌다.
그의 본체도 상처를 입기 시작했다.
진남이 남긴 제력은 공격을 막을 수 있었지만, 그를 보호하는 건 아니었다.
"후, 큰일 났구나. 이렇게 비참하게 죽을 줄 몰랐다……."
용호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그는 죽는 것이 두렵지 않았다.
그러나 비참하게 죽는 건 싫었다.
그는 싸우다 죽고 싶었다.
"하하하, 용호, 죽어라!"
소운수, 해회령, 오성력 등 요자들은 용호의 제력이 조금밖에 남지 않은 걸 보자 귀청을 찢을 듯한 큰소리로 웃었다.
그들은 매우 흥분했다.
그들은 오래전부터 용호를 죽이고 싶었다.
드디어 소원을 이루게 되었다.
"잠깐!"
이때, 사나운 외침이 터졌다.
용호의 세 요제 사형이 굳은 표정으로 용호 곁으로 걸어왔다.
"뭐 하는 겁니까? 물러나십시오!"
용호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평소에 그것은 세 사형에게 대들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사형들이 이 풍파에 휘말리게 하고 싶지 않았다.
"너희들은 무슨 뜻이냐? 용호가 요족을 배신한 걸 아느냐? 너희들이 용호를 도와주면 용호와 같은 죄를 짓는 것이다."
소운수 등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다른 요수들은 차가운 눈길로 그들을 바라보며 공격할 준비를 했다.
"당연히 알지!"
세 요제 거물은 용호를 무시하고 길게 숨을 들이쉬고 말했다.
"그러나 용호는 요자이고 금룡무신의 제자이다. 그가 어떤 착오를 졌든 요신대인이 직접 벌을 내려야 한다. 너희들은 용호를 죽이면 안 된다."
이에 소운수 등이 일갈했다.
"죽이지 못한다고? 종족을 배신했는데 요신대인이 직접 벌을 내릴 필요 있느냐? 너희들이 계속 막고 물러서지 않으면 너희들도 함께 죽이겠다!"
하지만 요제 거물들은 입술을 깨물고 꿈쩍도 하지 않았다.
"요신금지 대인이 말하기 전에 우리는 절대 너희들이 용호를 공격하도록 가만두지 않을 거다."
용호의 행동은 그들을 실망시켰다.
그러나 용호는 어찌 됐건 그들의 사제였다.
그들은 절대 용호가 자신들 앞에서 죽는 걸 보고 있을 수 없었다.
용호는 죽을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그것들은 시간을 끌어야 했다.
"세 분……."
용호는 몸을 떨었다.
"너희 셋이? 너희들은 자격이 안 된다."
소운수 등은 귀찮은 듯 콧방귀를 뀌었다.
그들 편에는 대제 경지의 요자 아홉 명, 열 몇 명의 요제, 무조 경지의 요수들이 있었다.
용호의 세 사형은 그들을 잠깐도 막을 수 없었다.
"저들이 자격이 안 되면 나는 자격이 되느냐?"
위급한 순간, 차가운 도광이 허공에 반짝거리더니 커다란 틈이 생겼다.
담담한 목소리가 전해왔다.
진남과 소충이 다시 나타났다.
용호가 허공을 닫는 순간 진남은 망설이지 않고 최강의 경지를 드러내 단천도로 허공 통로를 부수고 용총 깊은 곳으로 돌아왔다.
그는 자신의 행동이 미련하고 어리석다는 걸 알았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형제를 버릴 수 없었다.
"너희들……?"
용호와 위엄 있는 형상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들은 진남과 소충이 다시 돌아올 줄은 몰랐다.
"돌아왔어?"
소운수 등은 깜짝 놀랐다.
'분명히 이미 도망갔었는데 다시 돌아왔다고? 정신 나갔나?'
"하하하! 한 놈은 죽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한 놈은 도망갔다 다시 돌아오다니. 너희들 덕분에 견식이 넓어졌다. 정말 다시 보게 된다!"
소운수 등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스운 일을 겪은 것처럼 고개를 쳐들고 귀청을 찢을 듯 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아쉽게도 너희들은 자격이 안 된다!"
이어 소운수 등의 눈에 흥분이 드러났다.
그들의 요혈이 전에 없던 지경에 도달했다.
지금 공격하면 용호 등을 죽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두 도둑을 잡을 수 있었다.
그렇게만 되면 요신금지의 공신이 되어 엄청난 상품을 받을 수 있었다.
'이 두 도둑은 경지가 어느 정도 될까?'
고작 무조 경지밖에 안 되는데 이렇게 많은 용시를 훔친 걸 봐서 능력이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어찌 그들의 상대가 될 수 있겠는가.
"그래?"
진남은 담담한 표정으로 요수들을 바라봤다.
"그럼 '진남' 두 글자는 자격이 되느냐?"
말을 마친 진남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는 기세를 감추지 않고 전부 드러냈다.
쿵-!
드넓은 대제의 빛이 반짝거리며 엄청난 기세가 폭풍처럼 천지를 휩쓸어 방원 몇백 리의 땅이 흔들렸다.
좀 전의 그는 전혀 보잘것없었다면 지금의 그는 커다란 신선 같았다.
요제나 요조나 그의 앞에서 작아졌다.
"진, 진남?"
소운수, 해회령, 오성력 등 요자들, 요제, 요조들의 머릿속에 번개가 터졌다.
흥분했던 표정, 체내에서 들끓던 요혈은 차가운 물을 맞은 것처럼 순식간에 꺼졌다.
그들의 얼굴에 두려움과 놀라움이 드러났다.
"어……?"
용호의 세 요제 사형도 무척 놀랐다.
그것들은 용호가 종족을 배신하는 것도 마다하고 도와준 사람이 칠 년이나 사라졌던 이름만으로도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전설일 줄은 몰랐다.
"빨, 빨리……."
소운수는 연거푸 뒤로 물러났다.
그는 몸을 부들부들 떨며 억지로 마음을 진정시키고 힘을 짜내 소리쳤다.
"어서 모든 대인들에게 알려라!"
진남 같은 대단한 존재가 나타났으니 무신 강자들만이 그들을 구할 수 있었다.
"죽어라!"
이때, 차가운 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진남은 끝없는 도광으로 변하여 앞을 내리쳤다.
펑-! 펑-! 펑-!
소운수, 해회령, 오성력 등 요수들은 미처 반응하지 못하고 신념도 전달하지 못하고 몸이 부서졌다.
얼마 안 돼 전부 죽어 혈우가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