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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818화 (818/1,498)

818화 용총의 영

용호는 저도 모르게 진남을 바라보았다.

진남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것은 침을 꿀꺽 삼켰다.

"용신대인이군요. 제가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절대 마음에 두지 마십시오. 제가 대인을 모시고 명성이 자자한 천춘각(天春閣)으로……."

용호는 손을 비비며 뻔뻔하게 말했다.

"진짜?"

소충은 눈을 반짝거렸다.

하나는 여인을 좋아하고 하나는 재물을 욕심냈다.

소충은 갑자기 고개를 흔들고 서둘러 용발을 흔들며 엄숙하게 말했다.

"나는 네가 상상하는 그런 용이 아니다. 내 제자가 되고 싶으면 이제부터 네 하기에 달렸다."

그는 용호가 사마공처럼 낯가죽이 성벽보다 더 두껍다는 걸 알아봤다.

그가 용호를 제자로 받아들이려는 건 진남 때문이 아니었다.

천룡뇌호의 혈통도 괜찮은 것이고 성장할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요신금지로 되돌아오기 전에 한 명을 키우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이런 말 할 때가 아니다. 어서 중룡지문을 찾자."

소충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더니 오래된 법인을 만들었다.

사방의 땅이 살짝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깊은 곳에서 시커먼 용 형상이 날아 나와 앞으로 날아갔다.

"저들을 따라가자."

소충은 낮게 소리쳤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빛으로 변하더니 자신들이 이번에 온 목적을 용호에게 알려줬다.

그는 자신의 형제를 조금도 의심하거나 경계하지 않았다.

* * *

같은 시각, 커다란 용총 안.

요수들이 용혼지석을 찾기 시작했다.

소운수 등은 여러 가지 비술을 드러내 용호의 형상을 찾기 시작했다.

용호를 따르던 세 대제 거물도 굳은 표정으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그를 찾았다.

* * *

같은 시각, 요신금지의 깊은 곳.

"요신대인, 계획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소?"

위엄 있는 목소리가 대전에 천천히 울려 퍼졌다.

만약 다른 요수들이 있었다면 이 목소리가 진해무신의 목소리라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계획은 잘 진행되고 있소. 용총지문이 열리는 순간 나는 요신법인을 안에 주입했소. 용총의 영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거요. 며칠 후 요신법인(妖神法印)을 크게 키우고 그 물건과 안팎에서 호응하면 용총의 영을 연화할 수 있을 거요."

요신금지의 주인은 머뭇거리더니 말했다.

"……잘 준비하시오. 실수하지 마시오. 실수하면 형벌을 내릴 거요."

말을 마친 그의 눈에 차가운 빛이 스쳤다.

* * *

시간이 천천히 흘러 다섯 시진이 지났다.

그동안 진남 등은 많은 요수를 만났다.

그러나 요수들은 용호를 보자 줄행랑을 치고 공격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덕분에 진남은 번거로움을 덜었다.

진남과 용호는 지난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용호가 동주를 떠난 후 겪은 일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용호 덕분에 분위기가 무척이나 편하고 즐거웠다.

진남은 전에 그, 용호, 묘묘 공주가 함께 있을 때가 생각나 마음이 따뜻해졌다.

시간이 오래 지났지만 그들의 정은 여전했다.

"저것이 바로 중룡지문이다."

소충은 말하며 미소를 거두었다.

진남과 용호는 고개를 들고 바라봤다.

앞에 있는 커다란 골짜기의 깊은 곳에 수많은 태고자금전룡이 얼기설기 엉킨 것 같은 오래된 문이 어둠 속에 조용히 서 있었다.

문은 아무런 기운도 뿜지 않았지만 그들은 대단한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의 나의 경지라도 이 문을 억지로 열 수 없을 거다.'

진남은 긴장되었다.

"진남, 이따 내가 용신지기를 뿜으면 너는 바로 제력을 드러내거라."

소충은 말하며 두 발을 맞잡고 법인을 바꾸며 말했다.

"명심하거라. 내가 용신지기를 뿜은 다음이다."

말을 마친 그것은 법인을 이루더니 용의 아가리를 벌렸다.

드넓은 용신지기가 출렁거리는 강처럼 중룡지문으로 흘러들었다.

순식간에 중룡지문의 용의 두 눈에 오래된 빛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되살아날 것 같았다.

알 수 없는 위압이 사방으로 휘몰아쳐 주위의 몇백 리 땅이 떨리기 시작했다.

"가거라!"

진남은 소충의 안색이 창백해진 걸 보자 길게 묻지 않고 셋을 세고 낮게 소리쳤다.

체내의 바다처럼 넓은 대제의 힘이 끊임없이 앞으로 흘러 들어갔다.

"헉, 이게 제력이야?"

용호는 안색이 하얘졌다.

그는 예전의 역룡무신이 뿜은 기운도 진남의 제력보다 대단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웅-!

한참이 지난 후, 중룡지문이 크게 떨리기 시작했다.

문 아래에 오래되고 현묘한 도문이 커다란 거미줄처럼 빠른 속도로 퍼졌다.

커다란 용총 안의 이미 죽은 지 오래된 용시(龍屍)는 부름을 받은 것처럼 천천히 일어섰다.

그 광경을 본 요수들은 안색이 창백해졌다.

쿵-!

얼마 안 돼 폭발음이 울려 퍼지더니 굳게 닫혔던 문이 천천히 열렸다.

문틈에서 광풍이 흘러나왔다.

경지가 무조 팔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면 강풍에 부서질 수도 있을 정도로 강력했다.

그뿐만 아니라 자리에서 일어선 용시들도 다시 쓰러졌다.

용총도 엄청난 공격을 받은 것처럼 흔들렸다.

요수들은 크게 당황했다.

'용총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슉-!

진남은 한시도 지체하지 않고 붕멸의 빛을 뿜으며 소충과 용호를 감싸고 중룡지문으로 들어갔다.

"응?"

안에 들어서자 진남과 용호는 깜짝 놀랐다.

피비린내와 썩은 냄새가 바깥보다 몇백 배나 더 짙었다.

사방의 땅은 시커메졌다.

시커먼 곳에는 골짜기 등이 전혀 없었다.

방대한 거수들이 큰 산처럼 조용히 누워있었다.

거수들은 강한 제위를 뿜었다.

"이것들은 모두…… 제룡의 시체인가?"

용호는 다시 침을 삼켰다.

이마에 난 두 개의 뿔에서 뿜어져 나온 뇌광은 더 눈부셨다.

"이것들뿐만 아닙니다."

진남은 먼 곳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는 분명히 보았다.

커다란 땅끝에 스물세 개의 엄청난 형상이 스물세 개의 거인처럼 하늘을 받들고 있었다.

죽은 지 오래되었지만 뿜어져 나오는 빛은 여전히 눈부셨고, 그쪽 천지를 다른 색으로 물들였다.

스물세 개의 용시는 무신 경지의 존재들이었다.

"진남, 용호 지체하지 말고 어서 필요한 용시를 챙기거라. 그리고 꼭 명심하거라. 어떤 공격을 받든 절대 반격해서는 안 된다. 피해야 한다. 아니면 용총의 영을 깨우게 된다."

소충은 전에 없이 진지했다.

그는 마음속의 두려움을 억지로 버티며 용신지기를 뿜어 이 땅에 주입했다.

그들의 행동이 요신금지의 사람들에게 발견되면 엄청난 공격을 받게 된다.

때문에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

용총의 힘은 남천문 등도 쉽게 건드리지 못하는 존재였다.

만약 용총의 영을 건드렸다간 용총의 영의 원한까지 더해져 그들은 죽을 게 뻔했다.

"알겠습니다."

진남과 용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발끝을 차고 앞으로 날아가 커다란 손을 만들어 용시들을 주머니에 넣었다.

크르르르-!

얼마 안 돼 대제 경지의 용시에 강한 힘이 모여들었다.

힘은 희미한 형상을 이루어 그들을 공격했다.

용총의 영은 평소에는 깊이 자고 있었다.

이런 금제들은 누군가 용시를 훔치는 걸 막기 위해 친 것이었다.

"왼쪽으로 세 발짝, 위로 네 발짝, 오른쪽으로 여덟 발짝……."

진남은 용호에게 전음하며 몸을 날렸다.

그는 신법만으로 금제들을 전부 피했다.

여기의 금제들이 아니라 무신금제라도 그는 피할 수 있었다.

"잊을 뻔했다. 이 자식은 동술이 보통이 아니었지."

소충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 정도면 용총의 영이 그들을 발견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쿵-!

그러나 이때 깊은 곳에서 천둥 같은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시커먼 빛이 사방에서 날아와 한데 모이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위엄 있는 형상을 이루었다.

형상은 대단한 기운을 뿜었다.

방원 몇천 리의 허공이 흔들리고 금이 갔다.

"용총의 영?"

진남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기운은 무신 정상의 경지에 도달했다.

심지어 평범한 무신 정상의 경지를 초월했다.

"아차!"

소충은 안색이 어두워지고 마음이 서늘해졌다.

"진남, 빨리 가자!"

이제 용시를 충분히 모으지 못했다 해도 반드시 떠나야 했다.

"오궐대인……. 어렵게 왔는데 왜 이렇게 급히 가려는 거요?"

오래된 목소리가 세상에 울려 퍼졌다.

위엄 있는 형상에 공허한 두 눈이 나타나 고개를 숙이고 내려다봤다.

대단한 힘이 꿈틀거렸다.

진남은 사방의 허공이 막혔다는 걸 느꼈다.

지금의 그의 경지에 단천도의 힘을 더한다 해도 허공을 부술 순 없었다.

"허허."

소충은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것은 억지웃음을 지으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영감탱이, 나는 매우 허약하오. 자네와 싸울 시간 없소. 자네는 공평한 걸 좋아하지 않소? 내가 경지가 회복되면 자네와 대결하는 것이 어떻소?"

"나는 이제 자네와 싸우고 싶지 않소."

용총의 영의 무뚝뚝한 목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졌다.

"지금의 나는 공평한 것도 좋아하지 않소."

"그럼……."

소충은 표정이 굳었다.

그것이 예상한 대로였다.

용총의 영은 공격을 펼쳐 그들을 죽이려 했다.

"진남, 어서 원도천산의 주인 등에게 전음하거라. 나는 방법을 찾아 우선 저것을 잡아두겠다."

소충은 빠르게 반응하고 입술을 깨물더니 신념을 전했다.

일이 이 지경이 되었으니 한번 해볼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죽을 순 없었다.

"오궐대인, 나와 싸울 필요 없소. 또 다른 사람을 불러와 도와달라고 할 필요도 없소."

위엄 있는 형상은 소충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것 같았다.

"나는 자네를 죽이지 않을 거요. 나는…… 자네가 죽지 않고 다시 돌아온 것이 무엇보다 좋소.

나는 줄곧 자네를 기다렸소."

그 말에 소충은 당황했다.

"자네…… 진짜 우리를 죽이지 않을 거요?"

소충은 믿을 수 없어 떠보듯 물었다.

"그렇소. 나는 절대 자네를 죽이지 않을 거요. 앞으로도 다시는 자네를 공격하지 않을 거요."

위엄 있는 형상은 고개를 끄덕이며 약속하듯 또박또박 말했다.

"그……."

소충은 어리둥절했다.

그는 용총의 영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노인의 성격을 잘 알았다.

절대 사람을 속이지 않고 한번 뱉은 말은 무조건 지켰다.

"나는 줄곧 자네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했소."

위엄 있는 형상의 감정 없던 목소리가 희미해졌다.

"자네의 육신이 남천문에 눌리고 지금까지 이미 팔천 년이 지났소. 나는 팔천 년 동안 줄곧 생각하고 줄곧 나 자신에게 물었소.

그리고 마지막에 나는 발견했소. 나는 자네가 정한 요신금지의 규칙을 동의하지 않소. 그러나 마음속으로 자네가 개세인재이고 요족을 거느리기 적합하다고 생각했소.

나는 속으로 자네에게 탄복했소."

소충은 어리둥절했다.

전에 자신과 상극처럼 지내던 용총의 영이 이런 말을 할 줄 몰랐다.

"나는 많은 요신들을 보필하며 많은 사명을 완수했소. 하지만 자네만 보필하지 않았소. 자네가 싸움에서 진 건 나 때문이오. 때문에 나는 자네가 되돌아오려면 보필하려고 줄곧 기다렸소.

……미안하오. 나는 전에 나의 사명을 잊었소."

위엄 있는 형상은 목소리가 무거워졌다.

팔천 년 동안 그것도 자책하며 살았다.

오늘 소충을 다시 만나지 못했다면 그것은 영원히 잠들어 모든 걸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었다.

소충은 침묵했다.

형상의 말이 그에게 준 충격은 너무 컸다.

한참 후에야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구릉헌(九?軒)은 오늘부터 나의 도려요. 하지만 자네가 다시 그걸 말하면 나는 전에 자네가 했던 짓들을 전부 폭로하겠소."

위엄 있는 형상은 표정을 볼 수 없었지만, 입꼬리가 비틀린 걸 느낄 수 있었다.

"큭큭, 농담이오. 나는 그녀에게 조금도 마음이 없소."

소충은 서둘러 손을 저었다.

그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다.

그는 걱정이 많지 않았다.

전에 도망치고 비월여제를 도와주지 않은 것이 걱정 중 하나였고, 다른 하나는 용총의 영의 인정을 받지 못한 것이었다.

이미 팔천 년이 지났지만, 이제야 인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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