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2화 이제 너희들이다!
한마전장 밖.
순선종, 무검파, 늠혼교의 삼대 장로들과 세상을 피해 수행하는 지신 강자 등은 깜짝 놀랐다.
"가자! 가 보자."
삼대 세력의 장로는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그들은 신념을 전함과 동시에 빛으로 변해 멀리 날아갔다.
이때, 허공에 신비한 짐승의 가죽이 불쑥 나타난 것을 아무도 몰랐다.
"너희들의 영혼 조각들도…… 다 느꼈겠지……."
* * *
한마전장의 가장 깊은 곳.
"이게 무슨 일이야? 분명 만고제일제에 도달했고 인신 경지를 돌파하지도 않았는데 경지가 계속 높아진다고?"
혈안지신은 엄청난 기운을 풍기는 진남을 바라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사극지경에 이른 무인들은 무도의 모든 것들이 최상에 도달했다.
다른 경지를 돌파할 때도 최상에 도달할 수 있었다.
만고제일은 사극지경에 대한 가장 적합한 설명이었다.
사극지경에서 더 돌파하려면 다음 경지를 돌파해야 했다.
즉, 사극지경을 장악한 무신 강자가 힘을 모아 경지를 돌파하면 그는 무신에서 인신의 사극지경이 된다.
'모든 것이 최상의 상태인데 또 무엇을 돌파할 수 있을까?'
이때, 그의 인식을 깨뜨리는 장면이 나타났다.
들은 적도 본적도 없는 장면이었다.
쿵-!
계속 늘어나던 기세는 강력한 공격처럼 장애물들을 부쉈다.
진남의 몸에서 뿜어지는 빛과 신위는 신비한 변신을 하고 믿을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
인신 일 단계!
인신 이 단계!
이신 삼 단계!
인신 오 단계가 되어서야 모든 것이 멈추었다.
진남의 몸속 신력은 주먹만 한 크기의 청금색 부문이 가득한 신격으로 뭉쳤다.
"인신 오 단계에 맞먹는 신력을 가졌어?"
혈안지신은 자신의 두 눈을 믿을 수 없었다.
분명 무신 정상급의 경지인 자가 인신 오 단계의 신력을 가졌다.
'대체 무슨 등급이야?'
만고제일신은 단계가 더 높은 자들과 싸울 수 있었다.
인신 이 단계 정도의 상대와 싸워도 이길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진남은 실력은 인신 칠 단계도 상대할 수 있었다.
둥-!
이때, 하늘에서 엄청난 파동이 느껴졌다.
한마선묘의 가장 깊은 곳에 있던 혈안지신은 가슴이 서늘했다.
이것은 무신대겁의 기운이었다.
"큰일이군!"
혈안지신은 안색이 변했다.
진남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실력이 늘었다.
그런데 무신대겁까지 불러온다면 대체 얼마나 더 대단해질까?
웅-!
진남의 몸속에 있던 신격의 신비한 청금색 부문은 무언가 느낀 듯 웅웅 진동하며 엄청난 힘을 뿜었다.
힘은 천지의 깊숙한 곳에 전해졌다.
엄청난 파문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사, 사라졌어?"
혈안지신은 다시 충격을 받고 넋이 나갔다.
그는 지금껏 다른 경지로 돌파한 자가 천지뇌겁도 못 내리게 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후, 청금색 부문이 무신대겁도 사라지게 할 만큼 강할 줄이야."
진남은 저도 몰래 숨을 내쉬었다.
무인들의 수련은 원래 하늘을 거스르는 일이었다.
강해지는 것은 천지의 도에 도발을 하는 것이라 천지에서 대겁을 내렸다.
이것은 원시의 규칙이라 아무리 강한 경지를 가졌어도 피할 수 없었다.
쿵-!
이때, 우레 같은 폭발음이 대전에 울려 퍼졌다.
지남과 혈안지신은 시선을 돌렸다.
대전 앞쪽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자허노인, 혼검인신, 무귀노인 등 강자들이 거대하고 천지의 신광을 풍기는 세 개의 지보를 움직여 날아왔다.
그들 뒤로 한명립 등 무신과 대제 무인들이 나타났다.
"구홍, 마지막 기회이다. 한마전승을 내놓으면 죽이지 않으마! 아니면 선명노인이 와도 너를 지킬 수 없다!"
자허노인은 위풍당당하게 나타나 진남을 노려보았다.
아까의 강한 기운을 그는 구홍이 여러 심사를 거쳐 전승을 얻었기에 생긴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진남의 경지가 엄청난 변화를 한 것을 그들은 발견하지 못했다.
그들의 경지가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진남은 이제 진급을 끝냈다.
혈안지신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천신 강자만이 진남의 강한 신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
"허허, 대단한 말투구나……."
혈안지신은 차갑게 웃었다.
"이 일에 끼어들면 너도 죽이겠다!"
자허노인 등은 그를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살기를 풍겼다.
그들은 혈안지신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혈안지신을 인신 강자 정도라고 생각했다.
"나도 함께 죽이겠다고? 하하하. 너희들이 나를 죽일 수 있는지 한번 보자꾸나!"
혈안지신은 호탕하게 웃었다.
그의 몸에서 강한 기운이 풍겼다.
마치 거대한 신산이 된 것 같았다.
진남을 제외한 사람들은 순식간에 작아 보였다.
"지, 지신 강자?"
자허노인등은 저도 몰래 물러섰다.
그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런 상황은 그들의 예상 밖이었다.
"저들을 모두 폐물로 만들까? 아니면 전부 죽일까? 그것도 아니면 죽지 못해 살게 만들어 줄까?"
혈안지신은 약속대로 진남이 한마전승을 얻은 후 온 힘을 다해 도울 것이다.
"큰일 났다!"
자허노인 등은 안색이 변하고 등골이 서늘해졌다.
지신 강자가 나타난 것도 모자라 구홍의 명령을 들을 줄은 몰랐다.
'삼대 장로가 오기 전까지 어떻게 목숨을 부지하지?'
"선배님, 나설 필요 없습니다."
진남은 자허노인 등을 훑어봤다.
그의 머릿속에 검 같은 흰 눈썹을 가진 노인 등이 자살하고 다른 무인들이 죽임을 당하던 장면이 떠올랐다.
진남은 두 눈에 차가움이 가득 떠올랐다.
"제가 저들에게 한 말이 있습니다. 나중에 일일이 다 갚아주겠다고 했거든요. 그러니 제가 직접 상대하겠습니다."
말을 마친 진남은 엄청난 살기를 뿜었다.
주변의 허공이 흔들렸다.
뇌겁이 내리지 않았지만 아무런 소동도 없었다.
'이들의 피로 내가 무신이 된 걸 축하해야겠다!'
"구홍, 아까는 오해가 있었다.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말거라. 지금 우리를 공격하면 삼대 세력과……."
자허노인 등 인신 강자들은 많은 경험이 있는 자들이라 반응이 빨랐다.
그는 염치없이 말했다.
그들은 구홍을 두려워하는 게 아니었다.
구홍이 그 말을 마음에 두었다고 했기에 그의 뒤에 있는 지신의 눈치를 보는 것이었다.
지신이 나서면 그들은 살아남을 수 없었다.
"대제 경지들부터 시작하자!"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남이 외쳤다.
순식간에 도기들이 폭발하고 빠른 속도로 날아가 대제 경지들을 베었다.
"아악!"
처량한 비명들이 대전에 울려 퍼지고 수많은 제혈들이 흩날렸다.
"이들은 삼대 세력의 천재 제자들이지?"
진남은 서동결, 왕연, 상관빙옥 등을 향해 손가락을 튕겼다.
붕멸의지가 빛처럼 날아갔다.
"살려……."
서동결, 왕연, 상관빙옥 등은 안색이 변했다.
그들은 살려달라는 말을 채 뱉기 전에 제술도 사용하지 못하고 붕멸의 빛에 맞아 몸속의 생기가 부서졌다.
"구홍, 너……!"
자허노인 등은 안색이 변했다.
그러나 공격할 수 없었다.
"다음은 무신!"
진남은 날아서 사람들 앞에 섰다.
그는 무신 강자들을 바라보며 도기들을 다시 내리쳤다.
"구홍, 제 발로 찾아오다니!"
자허노인 인신 강자들은 오히려 기뻐했다.
그들은 강력한 인신의 빛을 뿜었다.
잠시 뒤, 스무여 명의 인신 강자들이 진남을 둘러쌌다.
그들은 강한 신술을 펼칠 준비를 했다.
"하하하, 지신 선배님, 함부로 움직이지 마십시오. 우리 경지가 선배님보다 낮지만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구홍을 죽이겠……."
자허노인은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이렇게 빨리 상황이 역전될 줄 몰랐다.
장로들이 도착하기 전에 한마전승을 빼앗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허나, 그는 말을 채 끝내기 전에 이상함을 감지했다.
지신 강자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 상황에서 왜 저런 표정을 짓는 거지?'
자허노인은 불안한 예감이 들어서 시선을 돌렸다.
진남은 휙 날아서 인신들의 봉쇄를 뚫고 엄청난 도기를 날렸다.
"어떻게……."
한명립, 강정산, 양백룡 등 무신 강자들은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그들은 진남이 인신 강자들의 봉쇄를 뚫은 것에 놀란 게 아니었다.
엄청난 도기를 보자 그들은 강한 위기감이 들었다.
인신 강자들 앞에서도 그들은 이런 기분을 느낀 적이 없었다.
"으악!"
처량한 비명들이 울려 퍼졌다.
무신 삼 단계뿐만 아니라 무신 경지 정상급의 강자들도 도기에 맞았다.
강한 육신들은 마치 힘없는 풀처럼 단숨에 산산조각이 났다.
수많은 신혈들이 흩날리자 대전은 온통 시뻘겋게 물들었다.
"어찌 된 일이지?"
자허노인 등은 충격을 받았다.
'구홍은 대제 경지 정상급일 뿐인데 어떻게 우리의 봉쇄를 뚫은 걸까?'
'무신 정상급의 경지인 자들이 왜 구홍의 도기를 막지 못한 걸까?'
아무리 한마전승을 얻어 경지를 돌파했다고 해도 고작 며칠 사이에 이렇게 강해질 수는 없었다.
"너희 셋이 그들에게 한 짓은 열 배로 갚아주겠다!"
진남은 수많은 신혈을 밟으며 다가갔다.
그가 풍기는 기운에 한명립, 강정산, 양백룡은 삼대 세력의 천재들이라는 명성이 부끄럽게 두려움에 떨었다.
진남이 모든 기운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그들 눈에 절세의 악마처럼 보였다.
"저 녀석은 이상하다! 얼른 지보를 사용하여 죽여라!"
자허노인 등 인신 강자들은 바로 반응하고 고함을 질렀다.
인신의 힘이 폭발하고 삼대 세력의 지보들이 엄청난 파동을 일으켰다.
커다란 대전은 그 파동에 조금씩 무너졌다.
기세가 드높았다.
"먼저 무신부터 죽이겠다는데 인신들이 왜 이렇게 죽으려고 안달이야?"
진남은 고개를 들고 엄청난 검은빛을 뿜었다.
검은빛은 세 개의 커다란 손으로 변해 날아갔다.
쿵-!
커다란 대전은 소리와 함께 부서졌다.
자허노인 등 인신 강자들은 가슴이 답답했다.
그들은 충격을 받은 것처럼 연신 뒤로 물러섰다.
기세 드높던 삼대 지보는 빛을 잃고 거북이 껍데기처럼 쩍쩍 갈라졌다.
"이런……."
자허노인 등 인신 강자들은 그 모습을 보자 벼락을 맞은 것처럼 충격을 받았다.
고작 한 방에 그들은 스무여 명의 인신 강자들을 물리쳤다.
고작 한 방에 인신 경지 오 단계도 죽일 수 있는 삼대 지보에 금이 갔다.
인신 경지 육 단계라도 이런 수단을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구홍이 고작 며칠 동안에 대제 정상급 경지에서 무신 경지를 넘어 인신 칠 단계가 되었다는 말인가?'
"먼저 뼈를 부수겠다!"
"그리고 경맥을 부수고!"
"마지막에 신격을 박살 내겠다!"
진남은 그들을 보지도 않고 붕멸의 빛을 뿜어 한명립, 강정산, 양백룡 등 무신 강자들을 공격했다.
그들의 뼈, 경맥, 신격은 산산조각이 났다.
그들은 죽지 않았지만 폐인이 되어 죽기보다 못했다.
"이제 너희들이다!"
진남은 멈출 기미가 없었다.
그는 고개를 들었다.
그의 두 눈에 청금색 불꽃이 이글거렸다.
엄청난 기운이 폭발하고 커다란 한마선묘가 흔들렸다.
"엄청난 기세다!"
자허노인등 인신 강자들은 소름이 쫙 돋았다.
그들은 인신 정상급의 경지였다.
비록 지금 인신 경지 일 단계로 경지를 낮추었지만 그들의 감지 능력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기세로 보면 구홍은 인신 칠 단계에 맞먹었다.
자허노인은 그제야 지신 강자의 장난스러운 미소의 의미를 깨달았다.
"붕멸신모(崩滅神矛)!"
진남은 번개처럼 빠르게 공격했다.
두 개의 서슬 퍼런 창이 빛을 뿜으며 엄청난 속도로 허공을 뚫고 날아왔다.
자허노인 등 인신 강자들은 눈앞이 깜깜해졌다.
엄청난 살기가 그들에게 덮쳤다.
"안 돼!"
인신 강자들은 안색이 변해서 비장의 수를 전부 펼쳤다.
순식간에 엄청난 인신의 빛이 대전에서 번쩍이며 한마선묘에 금이 쩍쩍 갔다.
쿵-!
두 개의 폭발음과 함께 실력이 낮은 인신 강자 셋이 신모에 찔려 비명을 질렸다.
그들은 온몸이 박살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