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절세전혼-809화 (809/1,498)

이때, 북극지, 한 신산.

산은 순선산(純仙山)이었다.

산의 영은 지신의 경지에 이르렀고 선의를 조금 가지고 있어 앞날이 창창했다.

순선산은 순선궁의 금지였다.

장로와 태상 장로 외에 아무도 들어가지 못했다.

슉-!

허공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두 개의 눈부신 신광이 순선산의 산꼭대기에 있는 궁전에 도착했다.

신광은 웅장한 형상으로 변했다.

그들은 무검파와 늠혼교의 장로이자 지신 경지 정상급의 강자들이었다.

"두 분께서 오셨으니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겠소."

백발이 땅에 닿고 총채를 손에 든 노인이 천천히 일어서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

"구홍 이 도둑놈은 선명노인에게 죽을 거요. 선명노인이 한마전장에서 몇백 년을 있은 것은 아마 한마고비(旱魔古碑)를 발견했기 때문이겠지."

"한마고비요?"

두 장로는 어리둥절했다.

그들은 이 비석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

"한마고비는 예전에……."

노인은 천천히 설명했다.

말을 마친 그는 두 눈에 날카로운 빛을 드러냈다.

"선명노인은 한마선묘의 가장 안쪽에 바로 갈 수 있소. 우리 삼대 세력은 연합하여 그가 영패를 사용하여 안쪽에 들어가려고 할 때 죽입시다.

하지만 그리 쉽지는 않을 거요. 선명노인은 교활하고 간사하오. 우리가 연합할 것을 미리 예상하고 대응책을 생각했을 거요."

무검파의 장로는 고개를 저었다.

"그게 내가 두 분을 모신 이유요."

노인은 담담하게 웃었다.

세 장로는 궁전에서 비밀 담화를 했다.

한 시진 후, 비밀 담화를 마친 그들은 동시에 삼대 세력들에게 신념을 전했다.

커다란 싸움이 소리 없이 시작되었다.

시간은 흘러 어느덧 스물다섯 날이 지났다.

삼대 세력의 강자들과 천재들은 인신지기(人神之器)에 앉아 빠른 속도로 한마전장으로 향했다.

그들은 미리 대기를 하고 있다가 한마선묘가 열리면 제일 먼저 들어가 매복하고 선명노인을 기다리려고 했다.

* * *

이런 사실을 진남은 전혀 몰랐다.

그는 정신을 집중해서 수련에 빠져들었다.

그의 몸속 전신의 힘은 여섯 개에서 백쉰다섯 개가 되었다.

전신의 힘들은 태고의 전룡처럼 그의 경맥을 따라 계속 헤엄치듯 흘렀다.

전신의 힘은 아무런 기운도 풍기지 않지만, 그의 적금색 제력은 격렬하게 떨었다.

마치 엄청난 적수를 만난 것 같았다.

"후."

몇 시진이 흐르고 진남은 눈을 뜨고 혼탁한 숨을 내뱉었다.

그의 몸속 전신의 힘은 이제 백쉰여섯 개가 되었다.

"이 정도 전신의 힘이면 충분하다. 이제부터 시작하자."

진남은 머릿속에 생각이 떠올랐다.

그는 엄청난 기세를 풍기며 적금색 제력을 전부 움직였다.

"대제의 불, 선약을 연화하라!"

진남은 손가락을 튕겼다.

적금 제화들이 흘러 나와 선약에 떨어지며 타올랐다.

무척이나 깨끗하고 방대한 순수의 힘이 연화되어 진남의 몸에 들어갔다.

"전신의 힘과 하나가 되거라!"

진남은 의지로 전신의 힘들을 이끌어 적금색 제력에 주입했다.

그는 창람 나무의 조각으로 무수를 융합한 경험이 있기에 여러 잠재한 위험들을 전부 해결했다.

웅-!

순식간에 진남의 몸에 은은한 신광이 펼쳐졌다.

그의 몸속에서 새로운 힘이 탄생했다.

진남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의 앞에 무도규칙, 수련 규칙, 힘의 규칙 등 수많은 것들이 떠올랐다.

진남은 이 모든 것들이 익숙하게 느껴졌다.

"이 힘들을 느끼고 마음속에 드는 이상한 느낌이 무엇인지 깨달으면 극경 위의 경지에 닿을 수 있을 것 같다."

진남은 혼잣말을 하더니 정신을 집중했다.

그의 영혼은 다시 몸에서 빠져나와 커다란 바다에 온 것 같았다.

아무런 무게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계속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또 부력에 의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과정이 계속 반복되었다.

시간은 흘러 어느덧 세 시진이 지났다.

동굴의 수많은 선약들은 대제의 불에 타서 없어지고 엄청난 순수의 힘으로 변해 강물처럼 진남의 몸에 흘러들었다.

진남의 몸속에 있던 백쉰여섯 개의 전신의 힘은 적금색 제력과 하나로 융합이 되었다.

쿵-!

잠시 뒤, 진남의 몸에서 눈부신 신광이 펼쳐졌다.

엄청난 신위가 폭풍처럼 동굴을 휩쓸었다.

진남의 몸에서 강한 힘이 솟아올랐다.

진남은 마치 보이지 않는 대문을 열고 보이지 않는 봉쇄를 돌파한 기분이 들었다.

수많은 비밀들이 진남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하나의 생각이 열리자 만 개의 생각이 통했다.

"이게 바로 수련 진리구나. 모든 무인들은 영기를 흡수하는 순간부터 도를 거스르는 것이다.

경지를 돌파할 때마다 도에 도전을 하는 것이고 뒤로 갈수록 도의 산은 점점 높아진다. 스스로 변화해야 그 고통을 감당할 수 있어…….

전신의 힘은 무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두 힘을 결합하니 도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며, 무예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이 힘은 그것들 위에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현묘함을 공유하기도 한다. 모든 무인들이 수련을 하는 것은 무도를 거스르는 것이다. 더 이상 거역하지 않는다면……."

진남은 무언가 감을 잡은 것 같기도 하고 잡지 못한 것 같기도 했다.

또 바다에 간 그의 영혼은 부력의 영향을 받지 않고 바다 깊은 곳으로 가라앉았다.

둥-!

어둠 속에서 무상천종이 무겁게 부딪히며 사방에 울려 퍼졌다.

진남의 몸에서 반짝이던 신광과 몸속의 강한 힘은 일제히 어떤 경지를 돌파하고 쭉쭉 상승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웅장한 정도에 이르렀다.

진남은 지금 돌파를 하면 무신 경지 정상급에 이를 수 있었다.

그것도 극경을 초월한 무신 경지였다.

그 경지의 문턱에 진남은 닿았다.

이때, 이변이 일어났다.

진남의 몸속에 있던 새로운 힘이 위축되더니 점점 작아져 주먹만 한 크기의 돌멩이 형태로 변했다.

돌 가운데는 희미한 청금색의 부문이 보였다.

부문이 나타나자 엄청난 기운이 홍수처럼 사방에서 밀려왔다.

동굴은 흔들리고 천지 사이의 도는 물 끓듯 했다.

"이게 뭐야?"

진남은 깜짝 놀랐다.

그와 구리거울은 이 경지의 문턱에 닿으면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거라고 추측했다.

무신 경지에 이르면 다른 변화는 생기지 말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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