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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808화 (808/1,498)

808화 무신 진급

"수련을 하라고?"

진남은 묘한 기분이 사라졌다.

그는 의념을 움직였다.

웅-!

그의 등 뒤에 떠오른 청색 빛은 끓는 물처럼 부글거렸다.

현묘한 흡입력이 마치 기다란 선처럼 이 땅의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진남의 몸속에서 엄청난 힘이 생겨났다.

엄청나게 적은 힘이었지만, 만고제일제의 적금색 제력을 꼼짝도 못하게 제압했다.

진남은 이 힘이 익숙했다.

제명쟁탈전을 할 때 청룡성주가 그에게 준 전신의 힘과 똑같았다.

그는 전신의 힘으로 여러 제명들에서 본원제력을 뽑아냈다.

그게 아니었다면 진남은 스스로 제위에 오를 기회도 없었다.

"전신의 힘은 구천에만 있고 전신의 영혼을 거쳐야 흡수할 수 있다."

구리거울의 두 눈에 선광을 드러냈다.

"전신의 힘이 제력과 결합하여 무신 경지로 진급하면 그 경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좋은 생각이다."

진남은 두 눈에 빛이 났다.

전신의 힘은 강하고 현묘했다.

제력과 결합한다면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수 있었다.

무신으로 진급한 후 수련 진리를 깨달으면 다시 또 변화할 수 있었다.

두 번의 변화를 겪으면 그 경지를 한눈에 보는 것도 문제없을 것이었다.

"그러나 성공하려면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진남은 무예천부가 높았기에 문제점을 이내 발견했다.

동시에 진행할 수 없거나 변화가 부족하면 성공할 수 없고 전에 했던 노력도 사라진다.

"하늘이 내린 좋은 기회로 우세를 차지했으니 성공하고 말고는 이제 너에게 달렸다."

구리거울은 그를 쳐다보더니 더 말하지 않고 빛이 되어 그의 몸속으로 사라졌다.

"고맙습니다."

진남은 다시 인사를 하고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는 전신의 혼과 교감을 하며 힘을 흡수했다.

전신의 힘은 엄청 강하기에 끊임없이 흡수할 수 없었다.

그는 하루에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도 확인해야 했다.

* * *

스무 시진이 지났다.

전신의 힘은 이제 여섯 개 정도 찼다.

"하루에 여섯 개를 흡수할 수 있구나. 적어도 백 개는 흡수해야 제력과 융합할 때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어."

진남은 혼잣말을 하며 눈을 뜨고 주변을 살폈다.

"선명노인은 천재지보를 남겼나 모르겠네."

전신의 힘만 있으면 부족했다.

그는 동시에 무신 경지를 돌파해야 했다.

그는 대제들 중 극경에 이르렀으니 한 걸음만 더 가면 돌파할 수 있었다.

그 한 걸음은 강한 힘이 버텨줘야 했다.

"여기에 동굴이 있구나."

잠시 뒤, 진남은 산 벽에서 이상한 파동을 느끼고 날아갔다.

"선명노인은 자신만만했구나. 아무도 못 들어올 거라고 생각하고 동굴에 금제도 대충 쳤네. 하지만 덕분에 쉽게 들어갈 수 있으니 좋다."

진남은 수단을 사용하여 금제를 해결하고 동굴에 들어섰다.

"선약이 이렇게 많아?"

진남은 눈앞에 벌어진 장면에 경악했다.

커다란 동굴에 시커먼 비석이 있었고 여러 화분들이 있었다.

화분에는 오색찬란한 흙이 있고 각양각색의 영약들이 튼실하게 자랐다.

영약들은 짙은 선기를 풍겼다.

진남은 전신의 왼쪽 눈이 있다면 동굴의 아래쪽에 선령대진(仙靈大陣)들이 가득하고 사방의 선기들이 화분에 모여드는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선약들은 아직 영성이 없었다.

영성을 갖추려면 엄청난 수단을 사용해야 했다.

"비석에 무언가 기록되어 있어."

진남은 비석에 눈길을 돌렸다.

한 글자씩 살펴보던 진남은 한 시진이 지나고 나서 시선을 거두었다.

깨닫는 바가 있었다.

진남이 있는 곳은 한마전장이었다.

전장의 가장 깊은 곳에는 한마선묘가 있었다.

한마선묘는 '선'자가 들어있지만 선인의 묘가 아니었다.

천신 강자가 인신 경지를 돌파하다 실패하고 늙어 죽을 때 만든 것이었는데, 그 속에 자신의 전승을 남겼다.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천재들과 강자, 무인들이 전승을 얻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다만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

한데, 마침 진남이 얻은 한마홍옥 영패와 한마자금 영패는 한마선묘가 열릴 때 가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열쇠였다.

"그래서 선명노인이 몇백 년 동안 이곳에 있었구나."

진남은 중얼거렸다.

그가 있는 곳은 평범하지 않았다.

밖에 안개가 가득한 산길이 한마선묘로 통하는 길이었다.

전장을 넘어가지 않아도 그곳에 갈 수 있었다.

게다가 비석에는 '흑고제단(黑古祭壇)'이라고 불리는 이보를 만드는 방법도 있었다.

제단을 이용하면 한마선묘의 가장 안쪽에 도착한 후 천신 강자들이 만들어놓은 지신 경지 오 단계에 맞먹는 수호의 영을 피할 수 있고, 수많은 금제와 살기를 막을 수 있으며 전승을 바로 얻을 수 있었다.

"한마선묘가 열리려면 이제 한 달밖에 남지 않았어. 선명노인은 흑고제단도 다 만들었는데 아쉽게도 마지막에 나를 믿지 않았다."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아예 동굴에서 전신의 힘을 흡수했다.

인신 경지를 돌파하려고 했던 천신 강자의 전승은 귀하고 만나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진남에게 더 중요한 것은 무도 경지를 돌파하는 일이었다.

그는 이후에 시룡멸도주선창을 들기 위한 준비를 해야 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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