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절세전혼-798화 (798/1,498)

797화 경지를 초월해야만 한다

무연각 청년이 말을 이었다.

"제방과 신방은 어쩔 수 없이 연합하여 남천문과 싸웠다. 그러나 그것들은 몇천 년을 싸우다 보니 원기가 많이 상해 남천문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것들은 큰 힘을 들여 제위에 오르고 신이 되려면 반드시 제명쟁탈전과 신격쟁탈전에 참가해야 하도록 무도규칙을 고쳤다. 이렇게 하여 창람대륙의 강자들을 장악하려 했다.

남천문과 그 신비한 선인은 더 대단했다. 그것들은 창람의 나무를 부수고 창람대륙의 비승규칙(飛升規則)을 누르고 근원의 힘을 끊임없이 빨아들였다. 또 제방과 신방과 싸우기 위해 그것들도 모든 무인들이 수련하려면 반드시 무혼이 있어야 한다고 무도규칙을 고쳤다.

지금 모든 무인들이 겪는 제위에 오르고 신이 되고 또 무혼을 통해 천지영기를 빨아들이는 건 모두 남천문, 신방 그것들이 판을 짠 것이군요."

진남은 몸을 떨었다.

무연각의 청년의 말은 그에게 큰 충격이 되었다.

지금 보고 있는 것들과 지금까지 깨달았던 모든 것이 이제 보니 전부 가짜라니.

누군가 뒤에서 조종한 것이라니.

그는 마음이 서늘해졌을 뿐만 아니라 세계관도 무너졌다.

그는 끝없는 어둠과 절망을 느꼈다.

"이 세상은 원래 이토록 잔혹하다. 몇 만 년 동안 수많은 인물들이 남천문을 반대한 건 원한 때문만이 아니라 구천에 올라가기 위해서였다. 거기에 비하면 제방과 신방이 한 짓은 그다지 잔혹하지 않다."

무연각의 청년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아직 하지 않은 말이 있었다.

만약 예전의 인물들이 힘이 충분했다면 제방과 신방을 공격했을 것이다.

그러나 남천문을 상대하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버거워했다.

"단천 도우, 남천문은 근원의 힘을 장악했지만, 일부분밖에 장악하지 못했소. 창람대륙에 영향 줄 수 있는 힘은 한계가 있을 거요. 그런데 자네는 왜 칠백 배라는 거요?"

원도천산의 주인은 진남을 힐끗 봤다.

진남이 마음이 진정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걸 알고 계속 물었다.

소충과 무연각의 청년도 엄숙해졌다.

"비월의 말에 따르면 남천문은 구천과 연계가 있는 것 같소. 아마 그 신비한 선인보다 더 강할 거요."

단천대제는 말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소?"

원도천산의 주인 등은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지금까지 그들은 많은 수단을 써 남천문의 배후에 있는 그 신비한 선인을 알아보려 했다.

그러나 아직도 그의 신분을 알아내지 못했다.

그렇기에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었다.

한데 남천문의 내력이 신비한 선인보다 더 강하다니.

"이건 비월이 한 말이니 거짓이 아닐 거요. 그러나 남천문의 신분과 내력이 크다 해도 그것은 아직 완전히 깨어나지 못했소. 드러낼 수 있는 힘이 기껏해야 지금보다 좀 더 강할 거요. 그래서 나는 칠백 배 정도 강해지면 남천문을 부술 수 있다고 생각하오."

여기까지 말한 단천대제는 무심한 듯 진남을 훑어봤다.

원도천산의 주인 등은 몰라도 그는 잘 알았다.

남천문의 가장 깊은 곳에 더 대단한 존재가 진남을 기다리고 있었다.

남천문을 부수면 배후의 인물이 구천에서 대단한 존재라 해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칠백 배라……."

원도천산의 주인 등은 잠자코 있었다.

그들은 마음이 무거웠다.

'비월 여제 대인이 말한 거면 거짓일 리 없다. 그런데 시룡멸도주선창을 칠백 배나 강해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단천대제, 창의 능력을 칠백 배 높일 방법이 있소?"

원도천산의 주인은 주먹을 살짝 쥐고 물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그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연하오."

짧은 한마디에 사람들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단천대제는 뒷짐을 쥐고 패기 있게 말했다.

"자네들이 오기 전에 나는 진작에 몇십만 번이나 연습하여 이미 방법을 찾았소."

"무슨 방법이요?"

무연각의 청년은 호흡이 가빠졌다.

"첫 번째, 무신 경지의 용시 다섯 개, 대제 경지의 태고자금전룡의 용시 백여덟 개, 평범한 경지의 태고자금전룡의 해골 오백 서른세 개, 다른 대제 경지의 용시 천삼백 개 그리고 다른 용시 만 구천구백아흔아홉 개가 필요하오.

두 번째, 나와 함께 역외 허공으로 가서 허공금염(虛空禁焰)을 굴복시켜야 하오. 그리고 나를 도와 삼백팔 일을 정제해야 하오.

세 번째, 구유황천(九幽黃泉), 적엽금갑(赤葉金甲), 무흔지풍(無痕之風)을 얻어…….

네 번째, 광마도진식(狂魔圖陣式)을 찾고…….

다섯 번째……."

단천대제는 한꺼번에 스물여섯 개의 조건을 말했다.

그의 말에 나오는 이름들은 반신지국의 사람들이라면 모두 들은 적 있고 심지어 폭풍을 일으킬 수 있었다.

모두 매우 평범하지 않은 물건들이었다.

"나머지 스물다섯 개는 완수할 희망이 크오."

원도천산의 주인은 한참 놀라있더니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첫 번째 조건은 완수할 방법이 없소."

설사 요신금지에도 이렇게 용시가 많지 않았다.

"이건 진짜 힘드오."

단천대제도 머리가 아팠다.

그는 오래전부터 많은 생각을 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에선 그다지 의미가 없었다.

"첫 번째 조건은 희망이 조금 있소."

줄곧 아무 말 없던 소충이 말했다.

"응?"

원도천산의 주인 등의 눈길이 순식간에 그것에게 쏠렸다.

처음부터 그들은 진남의 어깨 위의 이 '뱀'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자네들에게 말하지 못한 게 있소. 나는 예전의 용신의 혼 오궐이요."

소충은 몸을 휘청거리더니 원래 모습을 드러냈다.

"자네가 팔천 년 전의 요신금지의 주인인 용신의 영혼이라고?"

원도천산의 주인 등은 눈을 찌푸렸다.

팔천 년 전 같은 시대에 '용신', 이 두 글자는 힘을 대표했다.

과장이 아니라 만약 비월 여제가 나타나지만 않았다면 용신은 팔천 년 전의 제일 무신이 되고 아무도 그것을 이길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소. 그게 바로 나요."

소충은 수염을 만지며 말했다.

"자네들은 요신금지 깊은 곳에 용족이 죽은 후 시체가 잠드는 곳이 있다는 걸 들은 적 있을 거요."

"용총? 그곳에도 용시가 오천 개를 넘지 않소. 절대 안 되오."

단천대제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는 처음에 시룡멸도주선창을 만들기 시작했을 때 용총을 생각했었다.

"틀렸소. 용총의 깊은 곳에는 또 한 곳이 더 있소. 무신경지의 용시만 해도 스물세 개나 있소. 대제 등급의 용시들은 셀 수 없이 많소. 충분하오."

소충은 오만한 표정을 지었다.

제방, 신방이 영지를 키워내기 전에 창람대륙에서 그것들 요족은 가장 방대한 세력이었다.

그 시대에 그들 요족에서 태어난 강자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많았다.

"스물세 개의 용신 경지의 용시?"

단천대제의 두 눈에 빛이 반짝거렸다.

'소충의 말이 진짜라면 칠백 배가 아니라 팔백 배로도 진급할 수 있잖아.'

"그런데 지금 같은 상황에 어떻게 용시들을 얻소?"

무연각의 청년은 냉정을 되찾았다.

지금 세상 사람들이 모두 진남을 쫓고 있다.

남천문, 제방, 신방 삼대 거물도 그들을 주시하고 있었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요신금지로 쳐들어가면 여러 거물들이 연합하여 협공할 수 있기에 승산이 없었다.

"쳐들어가는 건 절대 안 되오. 용총은 몇만 년이나 잠잠했소. 창람대륙의 강자들뿐만 아니라 남천문도 그것을 건드릴 엄두를 내지 못하오. 자네들의 경지로 억지로 쳐들어가면 죽지 않더라도 중상을 입을 거요.

칠 년 후에 용총이 한 번 열려 요신금지의 후계자를 뽑을 거요. 유일한 방법은 그때 진남이 나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가는 거요. 나의 용신지력과 그의 본원제력으로 중룡지문(?龍之門)을 열어야만 가장 깊은 곳에 들어가 다른 용시들을 가져올 수 있소."

소충은 한참 생각하더니 천천히 말했다.

"용총으로 들어간다라……."

원도천산의 주인 등의 머릿속에 순식간에 많은 생각이 스쳤다.

그들은 이 방법을 계속해서 고심했다.

"위험이 크지만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소!"

문득 원도천산의 주인은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표정이 결연해졌다.

"단천 도우, 허공금염은 좀 기다리시오. 나는 우선 무연과 함께 필요한 다른 물건들을 전부 찾겠소!"

전에는 희망도 없었는데 지금은 희망이 생겼는데 어찌 포기할 수 있을까?

"아직은 안 되오. 필요한 물건을 다 찾아 시룡멸도주선창을 만들었다 해도 남천문을 부술 수 없소."

단천대제가 말했다.

"시룡멸도주선창을 만들어도 안 된다고?"

원도천산의 주인 등은 어리둥절했다.

'이렇게 해서도 안 된다면 지금까지 한 말들은 모두 헛소리란 말인가?'

"이 법보는 만들어지면 위력이 창람대륙의 무도규칙을 초월하게 되오. 진남이 만고제일신(萬古第一神)이 된다 해도 그것을 들 수 없을 거요."

단천대제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것을 들 수 없다고?"

원도천산의 주인 등은 굳은 표정으로 진남을 바라보았다.

'만고제일신도 들지 못하면 이 세상에 누가 그 창을 들 수 있을까?'

'예전의 비월여제 대인도 할 수 없잖아!'

"단천 선배님, 그럼 어떻게 해야 그것을 들 수 있습니까?"

줄곧 말이 없던 진남은 고개를 저으며 정색해서 물었다.

방금 들은 비밀들은 그에게 아주 큰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아무리 커도 현실이기에 그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지금 가장 급한 건 남천문을 부수는 것이었다.

그는 단천대제가 방법을 찾아냈으니 방안도 있을 거라고 믿었다.

"나의 추리에 따르면 만고제일신의 힘은 그것을 들기 충분하다. 그러나 너의 본원신력(本源神力) 그리고 너의 경지는 그것의 의지를 이길 수 없다."

단천대제는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다시 말해, 지금의 경지를 초월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지금의 경지를 초월하라고? 그건 절대 불가능하오!"

이 말을 들은 무연각 등은 고개를 세게 저었다.

수련 진리를 조금 장악한 원도천산의 주인도 마찬가지였다.

진남의 경지를 초월하는 것이 아니라 진남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조차도 매우 어려웠다.

그리고 과연 진남의 경지 위에 또 다른 경지가 있을까?

"……아니오. 가능성이 있소."

칠요검령은 눈에 선광을 반짝거리며 말했다.

"가능성이…… 있다고?"

무연각 등은 어안이 벙벙했다.

"당연히 가능성 있소. 진남이 지금 만고제일제가 된 것처럼 전에도 다른 사람들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소. 그런데 진남은 만고제일제가 되지 않았소? 그러나 더 높은 경지에 오르려면 창람대륙에서는 절대 안 되오. 유일한 희망은……."

여기까지 말한 칠요검령은 잠깐 머뭇거리더니 말했다.

"홀로 생사를 뚫고 음양을 돌려 사악한 길을 넘어 혼이 구천에 들어가야 하오."

그의 말은 천둥 같았다.

"구천에 들어간다고?"

원도천산의 주인은 정신을 차리자 바로 부정했다.

"그건 절대 안 되오. 전에 많은 강자들이 고사지연을 통해 구천에 들어가려 했소. 그러나 성공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안에서 죽었소."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전에 그와 단천대제는 그곳에서 많은 강자들의 시골을 보았다.

"안 되면 마발은 그 수련 진리를 어떻게 장악했겠소?"

칠요검령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원도천산의 주인 등은 깜짝 놀랐다.

그들은 이걸 잊고 있었다.

지금의 창람대륙의 규칙에 따르면 아무도 수련 진리를 장악할 수 없었다.

원도천산의 주인이 장악할 수 있었던 건 전에 제방, 신방, 남천문 등 거물이 소홀하여 우연히 선인의 피를 얻어 남겨진 기억을 얻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원도천산의 주인은 마발을 가르친 적 없었고 선인의 피도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마발이 수련 진리를 장악한 건 설마 진짜 구천에 갔기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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