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절세전혼-791화 (791/1,498)

790화 마발검신의 선물

"이건 감천종(憾天鐘), 감천종의 소리야."

묘묘 공주의 뒤에 있던 오래된 존재들이 비명을 질렀다.

"누가 이 상황에서 감천종의 종을 울린 거야?"

용신의 혼인 소충조차도 용의 비늘이 서서 하마터면 추태를 부릴 뻔했다.

"감천종? 어떻게 된 거야?"

사람들의 시선은 일제히 유실약원 몇몇의 원로 거물들에게 향했다.

진남도 손에 들고 있던 칼을 멈추고 의아함을 드러냈다.

그는 현재 만고제일제의 경지로 그 종소리가 내재한 엄청난 의지를 자연스레 느낄 수 있었다.

그 의지는 무신 거물조차도 도달할 수 없는 것이었다.

"수만 년 전 무도종의 종주는 개세천재였다. 봉신한 지 불과 백 년도 안 돼 제일 무신이 되어 천하에 위세를 떨쳤으니 당할 자가 없을 것이야. 그런데 창람이 아니라 구천에 오르려다가 남천문의 제지를 받게 됐다.

이 때문에 그자는 화가 나서 여러 거물들과 손을 잡고 무도종 지보를 제물로 바치고 반천전을 일으켰다. 전쟁은 너무나 처참했지. 그자는 제일 무신이고 많은 거물들의 도움도 받았지만 남천문에게 제압당했다.

제압당하고 그자의 의지는 더욱 분노했다. 그래서 천지에 소원을 빌어 자신의 몸과 의지로 큰 종을 만들었다. 그리고 남천신지 십만 리 밖에 자리 잡고 자신의 제호로 종의 이름을 감천이라 지었다."

소충은 흥분이 아직 가라앉지 않았고 목소리는 떨고 있었다.

"감천종의 신비함은 남천문조차도 강제로 파괴할 수 없을 정도로 불가사의한 지경이다. 그뿐 아니라 반천전을 할 용기가 있는 사람들만이 그 종을 울릴 수 있다. 지금은 그 힘이 더 강해졌구나.

수만 년 동안 개세인물들은 반천전을 앞두고 모두 그 종을 울렸다. 그래서 감천종의 종소리가 반천지국에서 울려 퍼질 때마다 모든 무인들에게 알려주는 거다……. 누군가 반천하려 한다고."

마지막 말은 마치 천둥처럼 놀라게 했다.

"누군가 반천전을 일으킨 거야?"

진남은 그 말을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반천전은 별 게 아니다. 다만 내가 막 만고제일제가 돼 새로운 시대가 열리려는데 누군가가 반천전을 하겠다는 건가?'

더욱 중요한 것은 남천문은 만 년 동안 대륙에 우뚝 서 있어 수많은 인물, 수많은 거물들도 흔들 수 없었다.

'지금 반천전을 일으키는 사람은 승리의 확신을 가지고 있는 건가?'

슉-!

바로 그때, 다급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늘 끝에서 태고신룡과 같은 청색 빛이 허공을 뚫고 원도천산의 공간 위로 내려앉았다.

펑-!

거대한 소리와 함께 청색 빛이 부서졌다.

마치 상고에서 온 듯한 그림이 펼쳐지며 실질적인 무신의지가 드리워졌다.

"응?"

사람들은 오래된 그림을 보자 어안이 벙벙했다.

'왜 이 상황에서 무신 강자가 그린 그림이 나타났지?'

윙-!

오래된 그림은 흔들리면서 파문이 펼쳐졌고 어떤 장면이 천천히 떠올랐다.

그림 속에는 웅장한 대기들이 펼쳐져 있었고, 무한한 신광을 뿜어내는 산이 구름을 뚫고 높이 솟아 있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마치 세상의 끝인 듯 혼돈스러워져 어떤 규칙도, 어떤 생명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혼돈 속에는 푸른 빛이 끊임없이 빛나고 있었다.

낡고 웅장하며 공포스런 문이 어슴푸레 보였다.

상고 그림을 사이에 두고 현장에 있던 모든 무인들도 숨 막히는 위압감을 느꼈다.

진남의 체내에서조차 적금색 제혈이 끓어올랐다.

"남…… 남천신지?"

성경천, 장현운 등은 더욱 당황스러웠다.

"진남."

돌연 무심한 목소리가 그림에서 울려 퍼졌다.

그림 속에서 흰 도포에 시커먼 장발의 남자가 나타났다.

그는 허공에서 먼 곳의 수많은 신산을 향해 한 걸음씩 걸어오고 있었다.

흰 도포의 그림자는 어떠한 기운도 뿜지 않았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무인들은 여전히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마발검신? 설마……."

창람대륙 곳곳의 엄청난 존재들, 각 세력들의 주인, 기타 거물들 심지어 제방, 신방의 영 등도 놀라운 기색으로 가득했다.

"선배님, 당신은……."

진남조차 깜짝 놀랐다.

감천종이 울려 퍼졌다.

'마발검신이 남천신지에 나타났다는 것은 반천전을 일으키겠다는 것 아닌가?'

"수만 년 동안 수많은 개세호걸들이 남천싸움을 일으켰지만 모두 졌다. 팔천 년 전의 그 대인조차 봉쇄를 뚫고 구천에 올랐을 뿐이다.

이 세상에는 남천문을 제외하고 그것이 얼마나 강한지 아무도 모른다. 나도 제일 무신이고 천하무쌍이지만 천 년이 지나도 그것을 부술 순 없다."

마발검신의 목소리는 여전히 어떠한 감정도 없는 듯 무덤덤했다.

그의 몸 주위에서 이름 모를 광풍이 휘몰아쳤고 흰 도포와 마발이 바람을 따라 춤을 추기 시작했다.

"진남, 너는 나보다 더 희망이 크다. 오늘 넌 만고제일제가 되고 이제부터 개세거물이다. 나는 맹주로서 이런 큰일에 어떤 축하선물을 가져다줘야 할지 모르겠다.

그렇기에 내 칠 척의 몸, 반 장의 검으로 남천을 죽이겠다. 그러면 너는 남천문을 죽이려면 어떤 힘이 필요한지 알게 되겠지."

마발검신의 목소리는 온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두 눈은 마치 많은 신광을 발하듯 혼돈의 끝에 갇혀 버렸고 엄청난 마도 검광이 하늘로 치솟았다.

웅-!

삽시간에 거대한 신산은 무서운 존재라도 만난 듯 격렬하게 떨었다.

커다란 천지도 시커멓게 물들었고 옛 마계가 속세에 내려앉은 것 같았다.

"남천 개들, 썩 나오지 못하겠느냐?"

마발검신은 큰손으로 허공에서 혈검을 뽑아 들고 산을 가리켰다.

짧은 한마디는 충격적이었다.

"마발검신이 반천전을 불사하는 게 고작 이것 때문이야?"

그 말을 듣자 제방의 영, 신방의 영, 창람대륙 곳곳의 엄청난 존재, 그리고 각 세력의 주인, 무신 거물들은 일제히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마발검신의 패기는 정말 대단했다.

그는 홀로 남천신지를 죽이고 마지막에는 남천문과 온 힘을 다해 싸워도 결국 질 것이다.

그는 자신의 목숨을 내걸었다.

지금의 그는 창람대륙의 제일무신이라 권세나 지위 등도 모두 정상급이었다.

현재의 진남은 막 무제가 되어 조금의 희망만이 보일 뿐이었는데, 마발검신은 그를 위해 이런 선택을 했다.

"반……반천?"

현장에 있던 다른 천재 무제, 무조 경지의 무인들이 받은 충격은 더욱 컸다.

그들은 사고가 정지됐다.

그들은 창서에서 반천전을 보았지만 직접 겪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게다가 반천전을 일으킨 원인이 진남에게 남천문의 힘을 알려주기 위해서라는 이유는 더 큰 충격이었다.

"선배님……."

진남의 머릿속이 울렸다.

그는 마발검신이 이런 축하선물을 보내주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가 반천맹에 들어가서부터 마발검신과 세 차례 이상 만난 적이 없었고 열 마디 대화도 나눈 적이 없었다.

"진남, 마발검신은 엄청난 대가를 치렀다. 너는 절대 기대를 저버릴 수 말거라. 싸울 때 자세히 보아야 하고 어떤 세부 사항도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별안간 오랜만에 들어보는 소리가 조보간을 통해 진남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목소리의 주인은 중주의 어느 금지에서 한 개의 의지만이 살아남은 단천대제였다.

만약 누군가 금지에 있었다면 무신지겁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넣은 최강의 칼을 만드는 단천대제를 보고 어이가 없었을 것이다.

"지보를 단련하는 가장 큰 난제가 마발검신에 의해 해결될 줄은 몰랐다."

단천대제는 탄성을 지르며 약지를 살짝 움직였다.

그는 일생 동안 약지를 네 번 움직였다.

첫 번째는 비월 여제가 창조한 전설을 알았을 때, 두 번째는 어이가 없는 팔을 봤을 때, 세 번째는 진남이 만고제일제가 된 걸 봤을 때이다.

이번이 그의 네 번째였다.

* * *

같은 시각, 그림 속 남천신지.

쾅-!

신산은 살아난 듯 신룡과 같은 거대한 신광을 하늘 높이 꽂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엄청난 위력의 대진이 온 천지를 휘황찬란하게 만들었다.

산 위, 산기슭, 산꼭대기까지 무인, 거물들이 있었다.

폐관 수련 중이었거나 다른 것을 하는 중이었던 그들은 놀라서 기세를 풍기며 올려다보고 깜짝 놀랐다.

멀리서 보면 그 어둠 속에서 몇십만 개의 불빛이 반짝이는 것 같았다.

그 장면은 성대했고 가슴을 울렸다.

"마발검신이 또 죽이러 왔어."

"감천종이 울렸고 실제 행동에 옮겼어."

"어, 어서, 빨리! 빨리 제자리로 돌아와 산속의 신진으로 들어가!"

남천신지에서는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윽고 순식간에 대제, 정상급 대제, 무신 거물들이 잇달아 나타났다.

무수한 신념들이 밀물처럼 전해졌고 무조부터 무신 거물까지 모두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쾅-! 쾅-! 쾅-!

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모든 신산도 다시 옛 대진을 펼치며 다른 신산들과 한데 연결되었다.

수만 년 동안 남천신지는 큰 전쟁들을 겪었지만, 그 전쟁으로 인해 무시할 수 없는 없는 경험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모든 것이 빠르게 움직이며 적에게 틈을 주지 않았다.

강한 마발검신은 감쪽같이 남천신지에 들어갔지만, 그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대항할 수 있었다.

"너희들의 대응이 점점 빨라지고 있구나."

담담한 표정의 마발검신은 신령 같은 눈빛으로 많은 신산들의 가장 깊은 곳을 바라봤다.

"칠대 잡놈들, 천도 잡놈은 왜 아직 죽으로 나오지 않느냐?"

마지막 한마디는 여전히 평범했다.

하지만 마치 엄청난 신통력을 발동한 듯 무수한 신산 위의 허공들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펑-! 펑-! 펑-!

신광 대진들은 격렬하게 흔들렸다.

심지어 위력이 약한 대진에 틈이 생기면서 엄청난 영기가 사방으로 향했다.

"엄청난 경지다!"

남천신지의 수많은 무인들도 한 번은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 다시 보자 그들은 매우 큰 충격을 받았다.

대제 거물, 무신 칠 단계 아래의 존자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다른 사람들의 마발검신의 대단함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직접 목격한 사람들은 그가 무덤덤한 표정으로 온 천지를 뒤흔들 수 있는 힘을 뿜어낼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마발, 대담하구나. 감히 감천종을 울리고 남천신지에 오다니."

더할 나위 없이 오래되고 위엄 있는 일곱 개의 목소리가 신산의 깊은 곳에서 들려왔다.

곧이어 도천 신광의 그림자가 싸늘한 살기를 품으며 나왔다.

그들은 남천신지 혹은 창람대륙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강력한 실력을 가진 일곱이었다.

모두 무신 정상급에 도달한 이들이었다.

다만 그들은 계속 폐관하고 있었다.

지난번 마발검신이 쳐들어왔을 때도 그들은 나서지 않았다.

오늘에 나타난 것은 남천문 때문이었다.

"마발검신, 진남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일곱 명 뒤로 여러 가지 형상이 떠 있고 기세가 거인과 같은 중년 사내가 굳은 표정으로 걸어왔다.

그 중년 사내는 남천신지의 종주인 천도무신(天都武神)이고 지금의 삼대 무신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그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혈검이 허공을 사이에 두고 머리 위에 뜨더니, 사방이 오싹해졌다.

"여덟 잡놈의 피가 겨우 내 손에 든 검을 깨울 수 있구나."

쾅-!

끝없는 마의가 마신으로 된 듯 일제히 강림하여 대진과 신산을 진압했다.

모든 빛은 그대로 사라졌고 수많은 마의로 변했다.

오늘 그는 칼날을 남쪽으로 겨누었고 어떤 것이든 그를 막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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