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8화 전신 제삼 식
웅-!
천지에 청아한 곡조가 울려 퍼졌다.
이어 팔천 년 전 이름을 날렸던 대제의 형상이 북채를 힘껏 휘둘렀다.
장엄하고 깊은 북소리가 울려 퍼지고 대제의 형상들이 생황, 훈, 고금, 슬, 피리, 소, 편종, 피파 등 악기들을 연주했다.
이름 모를 곡조가 세상에 울려 퍼졌다.
부드럽고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며 듣기 좋았다.
잠시 뒤, 노래가 다시 들렸다.
아까보다 더 컸다.
삼천여 명의 대제 형상들은 기운이 증폭되고 격앙되어 악기 연주를 했다.
오랫동안 억눌렸던 분노와 탄식이 세상으로 쏟아지는 것 같았다.
그것들은 포효하고 질타하는 것 같았다.
'왜 이 세상에 본원의 제력과 본원의 신력이 없어진 게냐!'
'이 세상은 무혼이 필요하지 않았는데 왜 무혼이 나타난 거냐!'
'이 세상 사람들은 모두 구천에 올라갈 수 있는데 왜 대도의 입구를 막은 거냐!'
"이 곡조는……."
원도천산의 주인과 엄청난 존재 그리고 대제 거물들은 이유는 몰랐지만 마음속에 파문이 일었다.
그들은 지금까지도 그 세 개의 존재들이 너무 강해서 그들을 반항하지 못하게 제압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반항했던 사람들은 수도 없이 죽었다.
"대도가 고함을 지르고 무제들이 악기를 연주하다니 이게 원래의 천지규칙인가?"
제방, 신방, 남천문과 신비한 존재는 깜짝 놀랐다.
그들은 천지규칙을 바꾸어 창람대륙을 다스렸지만, 머릿속으로는 잘 알았다.
원래의 천지규칙은 계속 존재했다.
그러나 진남이 무제가 됨으로 인해 그 규칙이 나타날 줄은 몰랐다.
둥-!
이름 모를 곡조는 갑자기 바뀌었다.
웅장한 소리와 대제들의 기운은 격앙되고 음절과 음조, 음률은 강물이 흐르는 것처럼 들끓었다.
그것엔 강한 힘이 있어 사람들의 감정을 흥분시켰고 혈기가 들끓게 해 전에 없던 용기가 생기게 했다.
본원제력의 규칙, 무혼 규칙, 구천에 오를 수 있는 일은 신산처럼 넘기 힘들었다.
그러나 넘을 수 있는 일이었다.
천지규칙이 바뀐 지 몇 만 년이 지난 오늘 한 청년이 그 어려운 걸음을 한 걸음 내디뎠다.
쿵-!
악기 소리의 음절, 음조, 음률은 하나가 되어 천지에 유일한 존재가 된 것 같았다.
또, 신의 불처럼 영원한 어둠을 밝혔다.
사람들은 머릿속에 우레 같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진남이 스스로 제위에 올랐다!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다!'
세상은 조용해졌다.
사람들은 허공에서 적금색 제광을 뿜는 진남을 바라보며 넋을 잃었다.
대도가 노래하고 무제가 연주한 이름 모를 곡은 그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그들은 새로운 시대로 바뀐 착각이 들었다.
"웃긴다. 고작 무제가 되었을 뿐이다. 입지봉신한 것도 아니면서 새 시대가 왔다고 망언을 하다니?"
이때, 남천문의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다들 내 명령을 듣거라. 진남은 금방 무제가 되어 아직 불안정하다. 이 기회에 공격을 해서 죽여버리자!"
그의 말에 반천지국의 남극지와 다른 신비한 곳에서 세 개의 강한 기운이 솟아올라 사방을 흔들었다.
남천문과 제방 그리고 신방의 의지였다.
이번에는 본체의 삼 할에 해당하는 의지였다.
그들의 본체가 쉽게 움직이지 못하는 게 아니었다면 직접 달려왔을 것이다.
지금의 진남은 그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자아무제가 존재하는 것 자체가 그들의 계획 등에 큰 타격을 주기에 이 세상에 남겨둘 수 없었다.
쿵-!
그뿐만이 아니었다.
남극지의 다른 신비한 곳에서 신광들이 펼쳐졌다.
신광은 제방, 신방, 남천문의 무신 경지 거물들이었다.
요지성지, 무도종, 요신금지 등 세력들도 마찬가지였다.
"남천문, 제방, 신방이 이득을 주겠다고 약속했으니 우리도 공격하자!"
"하하하, 셋째 형님. 가시거든 싸우지 마시고 남천문 일행과 마발검신 일행이 싸우게 두세요."
"어르신, 이번에 진남이 무제가 되어서 남천문이……."
성주, 종주, 족장, 금지의 주인 등은 모두 자신들의 세력에 신념으로 상황을 전했다.
또다시 눈부신 신광들이 구름 위로 솟구쳤다.
남천문, 제방, 신방의 엄청난 존재들은 마발검신 등이 충분한 준비를 했다는 것을 잘 알았다.
그들은 혹시 모를 경우에 대비하여 여러 세력을 연합하여 살초를 펼치기로 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진남을 죽여야 했다.
* * *
반신지국, 구자고해.
"흥, 진남이 이미 무제가 되었는데 망가뜨리려고?"
무연각 청년은 차갑게 웃으며 신념을 전했다.
"원도, 계획대로 진행합시다. 천기의 말대로 무신들을 막으시오. 나는 제방과 신방의 의지를 막겠소."
말을 마친 그는 성큼성큼 허공으로 사라졌다.
"마발, 마지막으로 묻겠소. 진짜 그렇게 할 거요? 그렇게 한 결과가 어떨지 잘 알지 않소!"
구자무신의 목소리가 바다 깊은 곳에서 울려 퍼졌다.
"진남이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무제가 되었소. 나는 맹주로서 선물을 해야 하오."
마발은 무덤덤하게 말하더니 사라졌다.
그는 망설이지 않았다.
"남천문 일행과 마발검신 일행이 공격을 시작했다!"
"무연각도 참여할 줄 몰랐어. 진즉 진남의 편에 선 것 같군!"
"팔천 년 전의 싸움을 제외하고 이렇게 많은 거물들이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었어!"
창람대륙의 엄청난 존재들은 여러 수단을 사용하여 상황을 파악하고 감탄했다.
진남이 무제가 된 것은 발단이었다.
창람대륙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남천문, 허튼 생각하지 말거라!"
엄청난 존재들은 이내 반응했다.
그들은 콧방귀를 뀌고 신광을 뿜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진남은 무제가 되었다.
때문에, 그들은 진남을 도와 이번 위기를 해결해줄 생각이었다.
물론, 많은 엄청난 존재들은 끼어들지 않았다.
남천문의 말처럼 진남은 다만 무제가 되었을 뿐 아직 입지봉신을 하지도 않았다.
결국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몰랐다.
"응? 원도천산의 주인이 떠났어? 그럼 여기는……."
엄청난 존재들은 무언가 느끼고 원도천산을 다시 쳐다봤다.
진남에게 가장 위험한 자들은 여러 세력의 대제 거물들이었다.
'원도천산의 주인이 자리를 뜨면 진남이 혼자 몇백 명의 대제 거물들을 상대할 수 있을까?'
"원도천산의 주인은 이미 남천문과 다른 대인들과 싸우느라고 자리를 비웠다. 지금 진남은 혼자 남았으니 얼른 죽이자!"
원도공간에서 황무대제는 이내 반응하고 외쳤다.
그는 제광을 뿜었다.
"진남을 죽이자!"
다른 대제 거물들도 고함을 질렀다.
살기가 하늘을 찔렀다.
진남은 무제가 되었고 기운이 다른 대제들보다 강했다.
그러나 기운이 강할 뿐 아직 진정한 대제의 힘을 가지지 못했다.
아무리 진남이 대제 경지 정상급 혹은 그 이상의 힘을 가졌다고 해도 몇백 명의 대제 거물들이 연합하면 진남 하나를 죽이지 못하겠는가?
"안 돼!"
묘묘 공주는 안색이 변해서 제술을 펼쳤다.
"더는 안 됩니다!"
그녀의 등 뒤에서 분노에 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우리는 진남의 뇌겁을 지킨 것으로 은혜를 충분히 갚았습니다. 이제부터는 무슨 일이 있어도 끼어들면 안 됩니다!"
"하지만……."
묘묘 공주는 더 말하려고 했다.
"공주, 선배님의 말이 맞다. 너희들은 나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그러니 뒷일은 끼어들지 말아줘."
진남은 허공에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의 왼쪽 눈에 청색의 불꽃이 튀었다.
"남은 일은 나에게 맡겨!"
쿵-!
순식간에 엄청난 전의가 진남의 몸에서 터졌다.
그는 눈부신 적금빛으로 변해 절세신검처럼 제광을 수없이 풍기는 방대한 세력에 달려들었다.
"진남이 혼자 덤비다니?"
엄청난 존재들과 무조, 무제 천재들은 깜짝 놀랐다.
"진남, 감히 혼자 오다니, 정말 주제 파악을 못 하는구나!"
몇백 명 대제들 중 가장 앞에 서 있고 진남과 악감정이 있던 현허대제는 차갑게 웃었다.
슉-!
진남은 신광처럼 빠른 속도로 날아가며 몇백 개의 제술을 전부 피했다.
그는 현허대제를 노려보았다.
"이럴 수가!"
현허대제는 당황했다.
그는 무서운 한기를 느끼고 안색이 달라졌다.
"안 된다……."
그는 오래된 금술을 사용하여 뒤로 물러나 제기와 부적들로 몸을 감쌌다.
"죽어라!"
차가운 호통이 울리고 적금색 제광이 빛처럼 날아와 제기들과 부적들을 뚫고 현허대제의 가슴에 커다란 구멍을 냈다.
"아악!"
처절한 비명이 울려 퍼지고 현허대제는 생기가 빠르게 사라지더니 얼마 안 되어 죽었다.
"진남, 너는 도망갈 수 없다!"
진남의 머리 위에서 호통이 울려 퍼졌다.
유혼족의 구곡대제와 다른 대제는 상고 제기를 사용하여 진남에게 살초를 날렸다.
사방에서 제술들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대제 거물이 한 명 죽었지만 커다란 싸움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
그들은 오히려 진남이 공격하는 틈에 판을 짜고 살초 공격을 했다.
슉-!
진남은 안색이 변하지 않았다.
그는 머리카락을 날리며 몸을 흔들더니 제자리에서 사라졌다.
"사라졌어?"
구곡대제와 다른 대제는 어안이 벙벙하고 머리카락이 곤두섰다.
그들은 바로 제기를 머리 위로 들고 고함을 질렀다.
"놈이 우리 위……."
말을 채 하지도 못했는데 차가운 도광이 번쩍거렸다.
"크악!"
비명이 사방에 울려 퍼졌다.
창람대륙에서 최고라 불리는 대제 구 단계의 거물들이 도광을 막지 못하고 순식간에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너희들!"
진남은 몇십 명의 대제 거물들에게 단천도를 휘둘렀다.
몇십 개의 차가운 도광이 그들에게 떨어졌다.
"흩어져!"
몇십 명의 대제 거물들은 안색이 변해서 여러 수단으로 벗어나려고 했다.
그들은 대제 경지 삼 단계에서 칠 단계까지 다양했다.
그러나 대제 구 단계도 죽이는 도광이었다. 그들이 막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으악!"
빠르게 움직이고 대단한 수단을 썼지만 여덟 개의 비명이 들렸다.
여러 세력의 여덟 대제 거물은 제구도 남지 않고 죽음을 맞이했다.
"도망가려고? 어림도 없다!"
진남의 몸에서 붕멸의 빛은 날개로 변했다.
움직일 때마다 그의 속도는 더 빨라졌다.
"엄청난 속도와 살상력이다!"
오래된 존대들과 무제 거물들은 충격을 받았다.
이 속도와 살상력이면 무신 경지 일 단계의 힘을 삼 할은 따라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진남, 내가 널 혼낼 방법이 없을 것 같으냐?"
이때, 황무대제, 무사대제, 무흔대제, 운예대제 등 대제 거물들은 사방에서 날아왔다.
그들은 무신지기를 들고 신광을 뿜었다.
사방의 대도규칙이 흔들렸다.
다른 대제들은 밀물처럼 밀려와 살초들을 펼쳤다.
진남의 속도와 힘은 강했지만 대제들도 비범한 자들이었다.
그들은 진남을 물 샐 틈 없이 포위했다.
"큰일이다!"
엄청난 존재들과 묘묘 공주 등은 안색이 변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무신 경지의 일 단계도 중상을 입을 게 분명했다.
쿵-!
무신지기와 권능 그리고 여러 살초들이 일제히 사용되어 하늘을 덮었다.
멀리서 보면 마치 몇십 마리의 태고의 용이 입을 쩍 벌리고 진남을 물어뜯는 것 같았다.
"전신 제삼 식, 과천일격(跨天一擊)!"
진남은 고함을 지르며 단천도와 하나가 되더니 흰빛으로 변해 날아갔다.
그는 무신지기, 권능과 여러 살초들을 피해 살신처럼 무흔대제와 운예대제 등의 머리 위로 날아갔다.
전신은 일곱 초식이 있었는데 그는 무제가 되면서 세 번째 초식을 익혔다.
세 번째 초식은 그의 살초보다 약한 살초를 넘어 적에게 날아갈 수 있었다.
"이게 어떻게……."
무흔대제, 운예대제 등은 이를 보자 경악했다.
이런 기괴한 초식을 그들은 본 적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