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4화 자격이 없다!
"남천신지의 사람들은 나와 함께 저놈의 뇌겁을 부수자!"
잠시 뒤, 원도천산 위에서 남천신지의 대제 경지 정상급인 황무대제(皇無大帝)가 먼저 고함을 질렀다.
그의 몸속에서 수많은 제광이 나오더니 절세의 살기로 변해 백 마리의 뇌룡에게 달려들었다.
"함께 공격하자!"
무도종의 무흔대제(無痕大帝), 요지성지의 운예대제(雲?大帝), 요신금지의 백사요제(白獅妖帝), 유혼족의 무정대제(無定大帝), 명족의 해도대제(駭濤大帝), 해족의 육성대제(陸聖大帝) 등 대제 거물들도 잇달아 반응하고 신망으로 변해 뇌룡에게 달려들었다.
"죽여라!"
다른 대제들도 반응하고 뒤따라 제술들을 사용했다.
순식간에 하늘은 몇백 개의 제술이 번쩍이며 수많은 색으로 물들었다.
커다란 원도천산은 다시 흔들리고 폭풍이 일어나고 모든 것을 부술 것 같았다.
몇백 명 대제 거물들이 일제히 공격하는 장면은 놀라웠다.
이에 하늘에서 꿈틀대던 몇백 마리의 제겁뇌룡이 분노했다.
그것들은 진남을 공격하지 않고 붕멸의 빛과 전의의 빛을 뿜으며 대제들을 공격했다.
도겁을 할 때 끼어드는 자가 있다면 뇌겁은 그자들을 적으로 여겼다.
뇌룡은 먼저 적을 죽이고 도겁을 하려는 사람을 죽이려고 했다.
쿠쿠쿠쿵-!
수많은 허공이 무너지고 천지규칙도 부서져서 여러 개의 혼돈으로 변했다.
싸움의 규모는 예전에 사대 무신이 싸울 때보다 조금 뒤처진 정도였다.
"제겁뇌룡은 자아의 기운이 조금밖에 없는데 왜 이렇게 강한 거지?"
황무대제와 무흔대제 등 대제 경지 정상급들은 안색이 변했다.
그들은 한 초식이면 한 마리 정도는 없앨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섯 초식이나 사용했지만 그것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게 바로 위제와 자아무제의 차이인가?'
"성경천, 몸속의 남천각인을 드러내고 만영고와 연합하여 자아제겁의 봉쇄를 뚫고 진남을 죽여라!"
"만영고, 무도신제령을 사용하여 남천각인과 하나가 되면 자아제겁을 속일 수 있다."
이때, 남천문과 제방의 위엄 잇는 목소리가 성경천과 만영고의 머릿속에서 울려 퍼졌다.
자아제겁은 너무 강해서 당장 없앨 수 없었다.
그것들을 원도천산으로 쫓아내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그들은 다시 연합해여 이런 기막힌 방법을 생각했다.
성경천 등 천재들은 진남을 죽이고 희망을 없애기로 했다.
물론, 기막힌 방법이지만 경지가 대제 칠 단계를 넘는 사람이 일곱 이상이면 제겁뇌룡은 눈치챌 수 있었다.
아니면 남천문과 제방은 대제 경지 정상급의 거물들을 보냈을 것이다.
"남천각인!"
"명에 따르겠습니다. 무도신제령!"
성경천과 만영고는 마주 보면서 동시에 법인을 만들었다.
순식간에 흐릿하지만 위엄 있는 문이 수많은 제광을 뿜으며 솟아올랐다.
문들은 서로 겹치더니 회색의 천지규칙으로 변했다.
그리고 눈처럼 흩어져 성경천, 만영고, 횡무단, 장사도, 소청응, 강공주, 여칠마 등의 몸에 떨어져 그들의 기운을 혼돈스럽게 만들었다.
"이건 설마……."
원도천산의 주인과 숨어서 지켜보던 거물들은 안색이 변했다.
"연합하여 진남을 죽이자!"
성경천이 외치자 몸에서 남천신광이 퍼지더니 남영고 등을 감싸고 진남에게 날아갔다.
일곱이 진남의 삼십 장 거리에 도착했을 때까지 제겁뇌룡들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지독한 수단이구나. 이제 무제가 될 가능성은 아주 작아졌어."
원도천산의 주인과 엄청난 존재들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몇백 명의 대제 거물들은 천지뇌겁을 공격하고 성경천 등 일곱 천재들은 연합하여 진남을 공격하려 했다.
진남의 실력이 아무리 대단해도 성경천 등을 이기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그때가 되면 뇌겁도 부서길 것이다.
'게다가 성경천 등을 혼자 상대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고…….'
"진남, 많은 것들이 나보다 낫구나."
성경천은 뒷짐을 쥐고 진남을 보며 말했다.
"그러나 너는 배짱이 너무 과했다. 감히 하늘을 찔렀으니 이제 죽음밖에 없겠구나."
"진남, 너와 일대일로 싸우고 싶었는데 일이 내 마음처럼 되지 않는구나. 미안하다."
"진남 도우, 미안하다."
소청응, 장사도, 만영고 등은 포권하고 말했다.
그들은 바로 살기를 드러내고 달려들지 않았다.
심지어 살짝 아쉬워했다.
그들은 이 세상의 인정을 받는 눈부신 존재들이라 심성이 남달랐다.
진남이 하늘을 거스르는 짓을 저질렀지만 할 수 있다면 그들은 단독으로 싸워서 승부를 내고 싶었다.
이것은 그들의 긍지였다.
"하하."
진남은 성경천 등을 보고, 또 몇백 명이 되는 대제거물들을 보더니 크게 웃었다.
웃음소리가 천지에 울려 퍼졌다.
"도우들, 그럴 필요 없다. 나는 세상과 척을 지는 바람에 살 희망이 적어졌다.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무제가 될 수 있겠는가? 나는 하늘을 거슬렀으니 그에 따른 고난을 달게 받겠다! 자, 싸우자!"
순식간에 전의가 하늘로 용솟음쳤다.
수많은 도기들이 폭우로 변해 떨어졌다.
"팔신룡참(八神龍斬)!"
"능소삼황변(??三皇變)!"
"구현적하지노(九玄赤霞之怒)!"
성경천, 장사도, 소청응 등이 순식간에 강한 실력을 펼쳤다.
먼저 가득한 도기를 없애고 일제히 사방으로 날아가 제술들을 사정없이 퍼부었다.
"전신 제일 식!"
진남의 전의도 점점 상승되고 용처럼 제술들을 이리저리 피했다.
한편, 그가 들고 있던 단천도는 계속 움직이면서 오래되고 황의 기운을 담은 도기를 뿜었다.
"대단한 동술과 신법이다!"
성경천 등은 깜짝 놀랐다.
"진남의 동술과 신법, 단천도 그리고 제력은 엄청 강하다. 공격할 때 부적과 법보를 사용하지 말거라!"
만영고는 사람들에게 신념을 전하고 몸을 움직이며 오래된 제술로 공격했다.
퍼퍼펑-!
폭발음이 연이어 들려 마치 우레가 우는 것 같았다.
진남과 성경천 등은 허공에서 홍황 맹수처럼 수많은 교전을 벌였다.
무조 경지의 무인들과 엄청난 존재들은 싸움을 지켜봤다.
그들의 싸움은 하늘에서 벌어지는 대제들과 뇌룡들의 싸움과 비교할 수는 없었지만 오가는 수단들과 무예를 이해하고 사용하는 것이 비범했다.
심지어 일부 정상의 대제들도 그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것은 창람대륙 최고 천재들의 싸움이었다.
싸움의 결과는 진남의 무제가 될 수 있는지 없는지도 영향을 미치고 창람대륙의 수많은 사람들의 운명도 영향을 미쳤다.
"엄청나게 순수한 전의다. ……선조가 가훈에 언급했던 자일까?"
진패왕은 진남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진남."
소충, 사마공, 당청산, 궁양은 주먹을 꽉 쥐었다.
묘묘 공주는 진남과 하늘 가득한 대제들의 모습을 번갈아 보더니 손바닥을 펴고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용제, 구미, 오창천, 뭣들 하는 거요? 얼른 공격하시오."
제겁뇌룡과 싸우던 백사대제는 문득 용제 등을 보며 엄격한 목소리로 전음했다.
"똑바로 알고 있으시오. 진남은 이제 용제원의 사람이 아니오. 그리고 우리는 요신금지의 적이요!"
'공격하라고? 적이라고?'
용제, 구미요제, 오창천은 안색이 계속 바뀌고 몸도 살짝 떨렸다.
그들은 요족이라 요신의 명령에 따라야 했다.
그러나 진남이 용제원을 위해 싸우다가 결국 처량하게 떠나던 뒷모습이 자꾸 머릿속에 떠올랐다.
무천도대 위쪽.
"일도천황!"
진남은 걸음을 멈추더니 단천도를 들고 허공을 향해 휘둘렀다.
슉-!
놀라운 장면이 벌어졌다.
사방에서 떠돌던 천황의 기운이 용솟음치더니 엄청난 속도로 성경천 등을 감쌌다.
"계략에 걸렸다! 진남이 처음에 뿜어낸 도기는 우리를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도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였어."
만영고는 곧 알아차렸다.
"진남, 네 생각은 좋았다. 도의 공간은 강해서 우리를 잠깐은 가둘 수 있겠구나!"
소청응은 평온한 표정으로 법인을 만들며 말했다.
"그러나 이곳은 네 무덤이 될 것이다. 환세허공주(幻世虛空?)!"
촤르륵-!
사방이 변했다.
백 마리의 뇌룡과 대제의 싸움, 무천도대 등은 사라지고 흰 안개가 가득했다.
마치 안개의 세계로 들어온 것 같았다.
"강한 환술이다!"
진남은 시선이 날카롭게 변했다.
"진남!"
호통 소리가 울려 퍼지고 성경청, 장사도, 소청응 등의 그림자 몇백 개가 안개에서 나타나 제술을 펼치며 진남에게 달려들었다.
그림자들은 행동이나 목소리, 기운, 제술 등이 똑같아서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 어려웠다.
진남은 전신의 왼쪽 눈으로 살폈지만, 순식간에 또 몇백 개의 그림자가 더 생겨나는 바람에 속도가 미처 따라가지 못했다.
"베어라!"
몇천 개의 제술들이 공격해오자 진남은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일을 제쳐두고 길게 외쳤다.
그는 왼손을 들어 공격을 막고 신도합일하여 단천도를 휘둘렀다.
쿵-!
엄청난 폭발음이 들리고 진남은 활을 떠난 화살처럼 빠르게 뒤로 날아갔다.
몇천 개의 제술 중 일곱 개만이 진짜였다.
그러나 진남의 경지가 낮았기에 작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역시 소 낭자구나. 이 정도의 환술은 대제 거물들 중에서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
그림자들이 사라지고 횡무단은 모습을 드러내며 감탄했다.
다만, 그는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안색이 변했다.
뒤로 날아가던 진남은 강한 붕멸의지를 펼쳤다.
붕멸의지는 붕멸의 창으로 변해 그에게 날아왔다.
"저자의 왼팔은 대단하다. 우리 공격을 모두 막았어!"
만영고는 말했다.
"의외다. 네 왼팔은 참 강하구나!"
소청응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나 방금 공격이 너에게 중상을 입히지 못할 걸 알고 다른 공격도 준비했지!"
"명조천지(冥祖天指)!"
"해신진허살(海神震?殺)!"
여칠마와 강공주는 예고 없이 공격했다.
여칠마는 하늘에 닿을 듯한 명기(冥氣)를 뿜어 명조(冥祖)의 손가락으로 변하고 허공을 향해 힘껏 공격했다.
강공주의 제술은 더 강했다.
허공에서 해신(海神)의 형상이 떠올랐는데, 마치 구천에서 시공을 뛰어넘어 주먹을 날리는 것 같았다.
소청응은 그들을 미리 환상의 경지로 끌어들여 잠복시켰다가 시기를 봐서 공격하게 준비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공격이라, 주도면밀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마지막 수는 생각하지 못했구나!"
진남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법인을 만들며 외쳤다.
"붕멸전도(崩滅戰圖)!"
엄청난 붕멸의지와 전신지의가 용솟음치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섞이면서 시커멓고 청색 빛이 나는 거대한 그림이 펼쳐졌다.
천지규칙들도 흔들렸다.
진남은 자아무제가 되려고 한 이후 처음으로 두 의지를 융합하여 살초로 만들었다.
"대단한 의지다!"
성경천, 장사도, 소청응 등은 안색이 변했다.
붕멸의지와 전신지의는 대단했다.
그런데 진남은 두 의지를 하나로 합쳤다.
"부숴라!"
진남이 호통을 치자 붕멸전도는 주변으로 번졌다.
펑-!
굉음이 들리고 명조의 손가락과 해신의 형상은 강한 타격을 받은 것처럼 저항도 못 하고 사라졌다.
"이럴 수가!"
강공주와 여칠마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진남의 제의가 아무리 강해도 우리 둘의 강한 살초를 순식간에 없애다니?'
"이 싸움에 너희 둘은 참가할 자격이 없다!"
진남은 소매를 휘둘렀다.
붕멸전도에 청흑색의 빛이 솟아올라 커다란 산으로 변하더니 두 사람을 깔았다.
"무혼을 드러내고 제의를 드러내자!"
강공주와 여칠마는 화들짝 놀라 온 힘을 다 사용했다.
쿵-!
둘은 힘을 쓸 새도 없이 비명을 지르며 산에 깔려 버둥거리지도 못했다.
강공주와 여칠마는 해족과 명족의 소족장이고, 천재 무제방에서도 서열이 위쪽에 있었다.
그러나 진남이나 성경천 등과 비교하면 실력 차이가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