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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774화 (774/1,498)

773화 보내주십시오

"이건 화염산이겠습니다. 소충, 다른 곳으로 바꾸십시오."

진남은 눈길을 거두고 고개를 저었다.

천절용발 하나 때문에 손을 쓸 필요 없었다.

"응?"

아무도 대답이 없자 진남은 고개를 돌렸다.

눈앞의 광경에 그는 어리둥절했다.

"오궐 선배님, 이 아가씨를 보십시오. 검은 머리카락에 피부는 하얗고 너무 예쁩니다. 허리는 정말이지 너무 가늡니다. 만약……"

"응. 이 계집은 진짜 예쁘구나. 그러나 나는 머리에 뿔이 난 것들을 좋아한다. 뿔이 없는 건 보기가 거북하다."

"그건 쉽습니다. 이 계집은 대제입니다. 선배님이 이 계집에게 공법을 쓰면 쉽게 절세룡신(?世龍神)의 뿔이 자라날 겁니다."

"맞는 말이다. 이 여인은 내가 차지하겠다."

뚱보와 고작 칠 촌밖에 안 되는 용혼은 구리거울을 보며 짧은 시간에 이 여자 대제를 누가 가질지 결정했다.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용신의 혼이 이런 취미가 있을 줄 몰랐다.

"이 점은 용호와 비슷하구나."

진남은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라 퉁명스럽게 말했다.

"경고하는데 저 여인은 잠깐이면 두 분을 이길 겁니다."

"잠깐이라고? 나는 용신의 혼……."

소충은 반박하려 했다.

그러나 반쯤 말하더니 뭔가 생각난 듯 풀이 죽었다.

소충은 수단이 많고 또 강했다.

그러나 전력이 매우 약했다.

때문에, 암룡과 사랑을 나누는 건 터무니없는 일이었다.

"계속 비춰라."

한참 후 소충은 정신을 차리고 다시 규천용경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고경 속 장면이 바뀌었다.

이번에는 커다란 파란색 호수가 나타났다.

호수 가운데는 하늘 높이 솟은 나무가 있었다.

나무 위에는 기이한 파란색 꽃이 피어 있었다.

꽃잎마다 천절용발이 있었다.

호수의 옆에서 두 개의 형상이 엄청난 제광을 뿜으며 싸우고 있었다.

방원 몇 리 되는 호수가 꿈틀거리고 장면이 놀라웠다.

이 두 형상의 경지와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눈부신 제광과 엄청난 기세만 봐도 이들은 유혼족과 혈족의 거물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들은 경지가 적어도 대제 팔 단계는 되었다.

"천절용발 스물세 개?"

사마공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하하, 두 번째는 운이 좋구나. 진남, 지금 바로 두 번째 수단을 쓰겠다. 명심하거라. 다섯 개 셀 시간이 지나면 너는 스스로 돌아오게 된다."

소충은 큰소리로 웃고 나선 경고했다.

"다섯 개 셀 시간밖에 안 됩니까?"

진남은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십금 중 하나인 용허비술(??秘?)!"

소충은 입을 벌리더니 용혈을 뿜었다.

용혈은 허공에서 불타오르더니 시커먼 화염으로 변하여 진남의 몸을 감쌌다.

휙-!

진남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 * *

같은 시각, 낯선 공간의 드넓은 호수 위.

"하하하, 청홍대제(?鴻大帝), 자네 이제는 실력이 이 정도밖에 안 되오? 그러면 이 스물세 개의 천절용발은 내가 다 가져가겠소."

유혼족의 대제 거물은 고개를 쳐들고 큰소리로 웃었다.

"낙음, 너무 기뻐하지 마시오. 이제 시작이오!"

청홍대제는 싸늘한 표정으로 두 손을 움직여 법인을 만들었다.

'일부러 약한 척했으니 낙음은 이제 내 계략에 걸려들었을 거다. 슬슬 최후의 공격을 펼칠 때가 되었다.'

"흥! 자네가 일부러 약한 척한 걸 내가 모르는 것 같소?"

낙음대제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납계에서 신부를 꺼내 조용히 움직였다.

비장의 수와 엄청난 살상술을 펼치려던 두 대제 경지 팔 단계의 거물들은 뭔가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쿵-!

엄청난 폭발음이 울려 퍼지더니 호수 위에 커다란 용 모양 형상이 나타났다.

용 머리 위에 한 청년이 서 있었다.

"저게 무슨……."

낙음대제와 청홍대제는 어안이 벙벙했다.

'어떻게 된 거지? 왜 갑자기 사람이 나타났지?'

'우리는 왜 조금도 움직임을 느끼지 못했지?'

"낙음 선배님, 그리고 혈족 선배님, 죄송합니다. 여기 있는 천절용발은 제가 전부 가져가겠습니다."

진남은 담담하게 웃으며 조보간을 던졌다.

웅-!

순식간에 하늘 높이 솟은 나무 꼭대기에 핀 기이한 파란색 꽃이 뭔가 느낀 듯 눈부신 파란색 빛을 뿜더니 오래된 그림자로 변하여 위로 떠올라 사방을 눌렀다.

오래된 그림자는 매우 강했다.

대제 경지 팔 단계라도 그것을 무너뜨리려면 한동안 애를 먹어야 했다.

그러나 그것이 아무리 강해도 조보간을 막지 못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조보간의 신비한 힘이 오래된 그림자를 뚫고 안으로 들어가 모든 천절용발을 감았다.

조보간은 휙 하고 다시 진남의 손으로 돌아왔다.

겨우 두 개 셀 동안이었다.

"허, 진짜 기이한 법보구나!"

멀지 않은 곳의 낙음대제와 청홍대제는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그들은 위력이 강한 신기들을 매우 많이 봤다.

그러나 이렇게 현묘한 힘을 가진 법보는 처음 봤다.

"놈! 죽어라!"

낙음대제와 청홍대제는 이내 반응하고 안색이 싸늘해졌다.

엄청난 기운이 솟아올라 사방의 허공을 흔들었다.

'간이 부었구나. 감히 우리 앞에서 천절용발을 빼앗아가려 하다니.'

낙음대제는 더 화가 났다.

진남은 이미 두 번 그의 일을 훼방 놓는 것이었다.

"두 분, 설마 제가 혼자 오면서 아무런 준비도 없었겠습니까?"

위기일발의 순간, 진남은 당황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응?"

낙음대제와 청홍대제는 멈칫했다.

'맞다!'

'진남의 경지로 아무런 준비도 없이 어떻게 우리에게서 빼앗으려 할까?'

"어떤 준비가 있든 상관없다. 죽어라!"

낙음대제와 청홍대제는 대제 경지 팔 단계의 거물이라 길게 망설이지 않고 법인을 만들어 엄청난 제술을 펼치려 했다.

진남이 어떤 준비를 했든, 어떤 비장의 수가 있든 그들은 진남이 천절용발을 가져가는 걸 보고 있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들이 제술을 펼치기도 전에 이변이 일어났다.

진남의 몸에서 시커먼 화염이 솟아오르더니 방대한 허공의 힘이 사방으로 퍼졌다.

"선배님들, 고맙습니다."

진남은 공수하더니 휙 하고 사라졌다.

"어……?"

유혼족, 혈족의 경지가 대제 팔 단계에 도달한 낙음대제와 청홍대제는 드넓은 호수를 바라보며 넋을 잃었다.

'사…… 사라졌어?'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 * *

잠시 후, 부적 공간의 동굴.

시커먼 화염이 타오르더니 진남이 천천히 나타났다.

"후, 천절용발을 모두 아흔두 개 모았습니다. 아직 턱없이 부족합니다. 우리는 계속 찾아야 합니다."

진남은 한숨을 쉬었다.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돋았다.

대제 경지 팔 단계의 거물 두 명과 싸우는 건 보는 것처럼 쉽지 않았다.

잠깐이라도 정신력 소모가 대단했다.

눈 깜짝할 사이면 두 대제 경지 팔 단계의 거물은 그를 죽일 수 있었다.

"응."

소충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규천용경을 움직였다.

세 번째 나타난 장면에는 천절용발이 다섯 개뿐이었다.

진남은 생각하더니 움직이지 않았다.

소충은 아직 기력이 허약하여 수단을 펼칠 때마다 영향을 받았다.

천절용발이 열 개 넘게 있는 곳이 아니라면 갈 필요가 없었다.

"우리 일단 부적 공간을 둘러보고 찾아봅시다."

말을 마친 진남은 산골짜기를 걸어 나왔다.

세 번의 기회를 다 썼지만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았으니 낭비할 수 없었다.

그들은 부근에서 찾기 시작했다.

사마공과 소충 덕분인지 찾는 과정은 긴장감도 없고 살벌하지도 않고 매우 쉬웠다.

다섯 번째로 공간이 바뀌었을 때 진남 등은 마침 천절용발을 백 개 모았다.

"도원천산의 주인은 양심 없구나. 천절용발을 한데 모아놓으면 얼마나 좋아. 굳이 이렇게 다 분산시켜야 할까? 나중에 그를 만나면 혼내줘야겠다."

소충은 규천용경에 나타난 두 개의 천절용발을 보며 입꼬리가 비틀렸다.

용신의 기운을 뿜자 거울 속 장면이 바뀌었다.

이번에는 골짜기가 나타났다.

골짜기에는 영기가 가득하고 수많은 기화이초가 무성했다.

고경을 사이에 두고도 생기를 느낄 수 있었다.

산골짜기 아래에는 금사로 만든 치마를 입은 여인이 있었다.

여인은 맨발로 한 걸음 한 걸음 위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 기세가 비범했다.

"응?"

여인을 본 진남과 사마공은 어안이 벙벙했다.

"이 여인의 체내에 대단한 존재가 있는 것 같다. 나의 규천용경도 가까이 할 수 없다. 아니면 바로 들킬 것이다."

"오, 발이 새하얗고 몸매가 무척 예쁘다. 좀 전의 그 여인보다 몇 배나 더 예쁘다. 아쉽다. 하필이면 유실약원의 사람이라니."

소충은 아쉬운 듯 말했다.

'이 예쁜 여인이 용족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면 평범한 인족이거나 다른 고족이라도 좋을 텐데.'

"이 산골짜기는 백골해지(白骨駭地)와 비슷하구나. 공주는 십이밀장(十二密藏) 중 하나를 만난 것 같구나."

진남은 눈에 빛이 스치고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왜? 마음에 드느냐? 이 여인은 신분이 평범하지 않다. 너 혼자는 안 될 거다. 네가 만약 나를 잘 보살피면 나는 네가 그녀를 아내로 맞는 걸 도와줄 수 있다."

소충은 진남의 표정을 보고 교활하게 웃었다.

"공주를 아내로 맞는다고요?"

진남은 마음이 흔들렸다.

"다른 곳을 봅시다."

진남은 마음을 정리하고 길게 생각하지 않고 말했다.

소충은 더 말하지 않고 규천용경을 움직였다.

"응? 이건……"

장면이 나타나자 진남과 사마공 뿐만 아니라 소충도 눈길이 끌렸다.

고경에는 커다란 도장이 나타났다.

도장 주위에는 만봉혼, 강공주, 혈문, 뇌호, 인염, 무홍, 능백, 사소설 그리고 대제 경지 구 단계의 거물 세 명과 다른 고족의 대제 거물 몇십 명이 싸우고 있었다.

시끌벅적하고 치열했다.

도장 가운데는 조각상이 우뚝 서 있었다.

조각상의 손바닥에는 천절용발이 가득했다.

"여, 여든 개의 천절용발?"

사마공은 침을 삼켰다.

진남의 제심도 조용히 빨리 뛰기 시작했다.

'이렇게나 많은 천재 무제와 대제 거물들이 싸우는 이유가 있구나. 여든 개의 천절용발은 엄청난 양이다.'

"조각상도 만만치 않구나. 상고시대의 전승 조각상이다. 조각상을 부수면 괜찮은 전승이 나타날 것이다."

소충은 입맛을 다셨다.

그것은 이미 오랫동안 이런 오래된 물건을 보지 못했다.

"전승도 있습니까?"

용신의 말에 사마공은 하마터면 침을 흘릴 뻔했다.

"전승 조각상이요?"

진남도 마음이 흔들렸다.

'이 전승 조각상은 서른여섯 개의 지살밀장(地煞密藏) 중 하나일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이것들을 가질 수 있습니까?"

사마공은 물었다.

진남은 지난번에는 두 대제 거물을 속이고 시간을 벌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렇게 많은 천재 무제와 대제 거물들이 혼전을 펼치고 있었다.

이들을 전부 속이는 건 불가능했다.

"전승 조각상이라…….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에게 방법이 있습니다. 저를 저곳에 보내주십시오."

진남은 낮은 소리로 중얼거리더니 뭔가 생각난 듯 눈에 빛이 스쳤다.

그가 생각한 방법은 완벽하지 않고 위험이 컸다.

그러나 귀한 보물이 앞에 있으니 어떻게든 해봐야 했다.

"조심하거라."

소충은 십금 중 하나인 용허비술을 펼치며 당부했다.

진남이 여기서 죽으면 그도 낭패를 보게 될 수 있었다.

슉-!

얼마 안 돼 검은색 화염이 나타나더니 진남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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