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2화 방법이 있다
"내 영혼 조각까지 모아서 괴롭히겠다고? 혈괴를 만들 거라고? 미안해서 어쩌나? 오늘은 그 소원을 이룰 수 없겠는데?"
이때, 커다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수많은 강기의 중심에 생기가 솟아올랐다.
진남은 빛으로 변해 빠른 속도로 땅의 벌어진 틈으로 날아갔다.
순식간에 엄청난 빛이 찬란하게 드러났다.
오래된 엄청난 금제들이 그 속에서 움직이며 사방을 진동했다.
진남의 계획은 육신으로 육대 제술을 막는 것이었다.
그의 육신은 대제 사 단계에 맞먹었다.
그러니 육대 제술을 맞는다고 해도 부서지지 않을 것이었다.
실제로도 육대 제술을 맞고도 그는 생기만 사라졌다.
보통은 생기가 사라지면 무인은 죽었다.
그래서 진남은 육신의 생기가 사라지자 묘묘 공주가 준 옥패를 사용했다.
진남의 예상대로 옥패에는 방대한 근원의 힘이 있어 육신의 생기를 다시 살렸다.
그는 그 틈에 땅의 갈라진 틈으로 날아가 강한 고대의 금제를 건드리고 추격을 따돌릴 생각이었다.
물론, 이 계획은 위험했다.
그의 육신이 조금이라도 부서지면 근원의 힘이라고 해도 생기를 다시 살릴 수 없었다.
그는 죽을 수도 있었다.
"무슨……?"
맹랑야, 만봉혼, 혈문 등은 표정이 굳었다.
그들은 믿을 수 없었다.
'이게 무슨 일이지?'
'생기가 분명 꺼졌는데 다시 살아났어?'
"너 이 자식……."
당청산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의 흑도는 이제 떨지 않았다.
살기도 혼란스럽지 않았다.
그의 표정은 똑같아 보였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입가에 미소가 걸려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무모하게 행동하고 반전도 놀랍지만 결국 진남은 살았다.
당청산은 그거면 만족했다.
"우리가 저놈 계략에 걸렸어. 쫓아가자!"
만봉혼과 혈문은 반응하고 표정이 보기 싫게 변했다.
그들은 고함을 지르며 빛으로 변해 땅의 갈라진 틈으로 날아갔다.
이런 상황에서 진남을 도망치게 한다면 그들의 체면은 바닥에 떨어질 것이다.
"만봉혼, 혈문 너희들은 천재 무제이자 유혼족과 혈족의 소족장이다. 그러니 오늘 고작 무조 경지인 나를 잡을 수 있는지 보자꾸나!"
여러 금제들 사이에서 진남은 머리카락을 휘날리고 두 눈에 빛을 뿜으며 고함을 질렀다.
그는 아픔을 참으며 살기를 피해 점점 아래로 뛰어들었다.
아직은 완전히 안전하지 않았다.
"진남, 건방지게 굴지 말거라!"
만혼본과 혈문은 안색이 어둡게 변해서 여러 수단과 제술들을 연거푸 사용했다.
여기저기서 커다란 소리가 울려 퍼졌다.
"맹랑야, 죽어라!"
당청산은 여러 의지의 힘을 받아 살기가 바다처럼 크고 넓어졌다.
그는 칼을 휘두를 때마다 사방의 모든 것이 창백해졌다.
"윽……."
맹랑야는 안색이 변해서 뒷걸음질 쳤다.
그는 몰골이 처참했다.
시간은 천천히 흘렀다.
진남은 여러 금제들 사이를 물 만난 고기처럼 자유롭게 드나들었다.
그는 살기와 금제 등에 전혀 상하지 않고 틈의 가장 깊은 곳에 이르렀다.
반면 만봉혼과 혈문 등은 수렁에 빠진 것처럼 한 걸음도 옮기기 힘들었다.
심지어 엄청난 살기와 금제에 당할 뻔하기도 했다.
"맹랑아는 사형에게 제압당했으니 십이도비장은 사형이 가지겠구나.
이 금제와 살기로 만봉혼과 혈문 등을 죽일 수는 없다. 그러나 공간이 변할 때까지 저들은 가장 깊은 곳까지 올 수 없다.
후, 이제 상처를 회복하자."
진남은 심호흡을 하고 눈을 감았다.
그는 옥패에 있는 근원의 힘을 인도하여 육신을 회복했다.
육신의 생기는 살아났지만, 오장육부와 근골 등은 전부 파열되어 상처가 심각했다.
시간이 한참 흘렀다.
맹랑야는 온몸에 상처를 입었다.
당청산의 살초에 그는 두 눈에 불꽃이 일었지만 어쩔 수 없이 보명부적을 사용하여 사라졌다.
'제길! 진남이 끼어들지 않았으면 이번 싸움의 승리자는 나였다.'
맹랑야의 분노에 대해 진남은 관심이 없었다.
그는 여전히 상처를 회복하는 중이었고, 이미 칠 할 정도 회복이 되었다.
온몸이 찢어질 것 같은 고통도 이제 사라졌다.
"진남, 죽……."
이때, 살기와 금제들을 뚫고 만봉혼과 혈문이 너덜너덜해진 모습으로 가장 깊은 곳에 도착했다.
그들은 진남을 노려보며 최강 살초를 펼치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이 말을 채 뱉기 전에 무언가 느끼고 찬물을 끼얹은 듯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공간이 변한다!"
오래되고 위엄 있는 목소리가 공중에서 울려 퍼졌다.
시간이 되었다.
* * *
슉 하는 소리와 함께 진남이 하늘에서 내려왔다.
"부숴라!"
진남은 땅에 닿기 전에 사방에서 살기가 덮치는 것을 느끼고 단천도를 휘둘렀다.
퍼퍼퍼펑-!
폭발음과 함께 살기들이 부서졌다.
"응? 부적의 공간?"
진남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의 눈에 빛이 떠올랐다.
하늘 깊은 곳에 크기와 기운이 다른 부적들이 가득했다.
마치 부적의 바다 같았다.
이상한 것은 부적들은 빛도 반짝이지 않고 잠잠했다.
마치 아무런 위험이 없이 다만 장식품인 것 같았다.
"방금 나를 공격한 것도 부적들이다. 부적들이 전부 살기로 변한다면 무섭겠어. 공간이 변하는 차수가 많을수록 위험이 더 많다."
진남은 중얼거리며 납계 속 천절용발의 반응을 살폈다.
쉰아홉 개의 천절용발은 유혹이 컸다.
그는 부적의 공간에 들어오자마자 강한 자들의 추격을 당하기 싫었다.
"아직은 안전하구나. 은밀한 곳을 찾아서 상처를 마저 회복해야겠다."
진남은 앞으로 날아갔다.
그는 산 굴의 깊은 곳에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시간은 조금씩 흘렀다.
잠시 뒤, 그는 두 눈을 천천히 떴다.
이제 상처는 팔 할 회복이 되었다.
남은 상처들은 근원의 힘으로 회복할 수 없었다.
시간이 필요했다.
"이제 천절용발을 찾아보자……."
진남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가 걸음을 옮기기 전에 이변이 일어났다.
둥-! 둥-! 둥-!
잠잠하던 제심이 빠르게 뛰었다.
마치 수많은 요수들이 뛰어다니는 것 같았다.
붕멸의지와 전신지의가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고 산 굴을 가득 채웠다.
"소충과 사마공이 왔나?"
진남은 눈을 반짝거렸다.
"십금 중 하나인 용허비술(??秘?)"
오래되고 위엄 있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어 신비한 무늬가 나타나더니 세 장 높이의 문이 떠오르고 그 속에서 두 형상이 나타났다.
그들은 사마공과 용신의 영혼인 소충이었다.
소충은 많이 흐릿해진 걸 보니 타격을 받은 모양이었다.
"진남, 이 뚱보를 이제부터 절대 내 옆에 두지 않을 거다. 좋은 점을 그렇게 많이 주었는데 기어코 따라오겠다고 해서 하마터면 죽을뻔했다……."
소충은 진남을 보더니 이를 갈며 말했다.
이대로 계속 가면 그것은 진짜 벌레가 될 것 같았다.
"허허, 오궐 대인, 화를 푸세요. 잘 생각해보십시오. 대인은 용신 아닙니까? 이 정도 일이야 식은 죽 먹기 아닙니까?"
사마공은 부끄러운 줄 모르고 허허 웃으며 아부했다.
"어? 사마공, 왼팔은 왜 그렇게 되었습니까?"
진남은 둘의 입씨름을 무시했다.
그는 사마공의 왼팔에 시선이 갔다.
사마공은 왼팔에 흰 천을 감았는데 그 위에 상고의 그림이 새겨져 있고 고대의 어려운 기운이 풍겼다.
엄청난 봉인 같아 보였다.
진남은 왼쪽 눈으로도 꿰뚫어 볼 수 없었다.
"이건 내가 만든 비법이다. 이자의 왼팔과 제술을 동시에 봉인하고 축적하는 것이지. 축적한 시간이 길수록 제술의 위력은 더 강해진다."
소충은 으쓱한 표정으로 자랑스럽게 말했다.
"즉, 제술을 온양(溫養, 품고 있음)하면 중요한 시기에 사용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진남은 두 눈에 이상한 빛이 번뜩였다.
'이 방법대로 하면 온양한 시간이 길수록 사마공의 공격은 위력이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강하다는 말인가?'
"맞아. 사마공은 더 강해져야 신격쟁탈전에 참가할 수 있다. 지금 이놈 실력으로는 참가한다고 해도 죽음뿐이다. 그러니 이 방법만이 유일한 희망이다."
소충은 말했다.
"그렇군요."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제방과 신방은 규칙이 있었다.
사마공이 신격을 얻으면 무조 경지라고 해도 무신에 봉해질 수 있었다.
묘묘 공주는 무조 경지이지만 유실약원에서는 그녀가 직접 신격쟁탈전에 참가할 수 있게 계획을 했다.
"응?"
진남과 소충은 안색이 변해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둘은 은연중에 무서운 한 쌍의 눈이 그들을 주시하는 것을 느꼈다.
"허, 내가 허약해졌다고 함부로 훔쳐봐?"
소충은 표정이 엄숙해지더니 상고의 용기를 풍기고 보라색 빛을 번쩍였다.
그리고 그것의 존재를 이 공간에서 감추었다.
훔쳐보던 시선도 사라졌다.
"소충은 용의 영혼이지 않습니까? 그럼 천절용발의 기운을 느끼거나 감출 수 있습니까?"
진남은 그 모습을 보자 마음이 흔들려서 천절용발 하나를 꺼냈다.
소충이 할 수 있다면 이제부터는 훨씬 쉽게 다닐 수 있었다.
"천절용발? 이건 뭐 하는 거냐?"
소충은 호기심이 생겨 물었다.
"원도천산에서 이것으로……."
진남은 규칙을 전부 설명했다.
"세상에, 삼백서른 개면 원도천산의 후계자가 될 수 있어?"
사마공은 숨을 멈추었다.
그는 마음이 흔들렸다.
원도천산은 몇천 년 동안 봉인되었다.
만약 원도천산의 후계자가 되면 수많은 보물과 이득을 전부 가질 수 있었다.
"하하하, 원도천산의 주인이 이런 규칙을 정했어? 진남, 천절용발은 특이하다. 이 기운을 숨기는 건 나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소충은 흥분해서 말했다.
"방법이 있다. 모든 공간을 볼 수 있고 천절용발이 있는 곳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네가 공간 변화에 따르지 않고 다른 공간을 다니며 천절용발을 가져오게 할 수도 있어."
소충은 진지하게 말했다.
"네?"
진남은 그 말을 듣자 두 눈에 놀라움이 가득 떠올랐다.
공간 전체나 다른 공간의 천절용발이 있는 곳을 꿰뚫어 보는 건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공간이 변하지 않아도 다른 보물이 있는 곳이나 위험지역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그러면 쉽게 많은 위기를 피하고 다른 보물이 있는 곳이나 위험지역에서 천절용발을 가져올 수 있잖아?'
"그러나 이것도 한계가 있다. 이 두 가지 수단은 반 시진에 세 번밖에 사용하지 못한다. 또, 매번 꿰뚫어 보는 천절용발이 있는 곳도 무작위다. 대량의 천절용발을 발견할 수 있을지는 운에 맡겨야 한다."
소충은 낮게 기침을 했다.
허풍을 너무 세게 친 것 같았다.
"그렇다 해도 좋습니다."
진남은 조금도 실망하지 않았다.
소충의 이 두 가지 수단은 한계가 있다 해도 대단했다.
원도천산의 주인이 정한 매우 복잡한 규칙은 소충에게 있어 아무런 구속이 되지 않았다.
"그럼 십금 중 하나인 규천용경(?天??)을 펼치겠다."
소충은 긴말하지 않고 희미한 용발에 기묘한 법인을 만들었다.
순식간에 오래된 동굴이 연거푸 떨리더니 새하얗고 현묘하기 그지없는 흰색 용기가 솟아올랐다.
용기는 손바닥만 한 용위가 꿈틀거리는 고경(古鏡)을 이루었다.
용위는 태고자금전룡의 위엄이나 다른 용족의 위엄이 아니었다.
상고 십대 용족 중의 하나이고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규천 용족의 위엄이었다.
"비춰라!"
소충은 소리치며 용신의 기운을 뿜었다.
고경에 파문이 일더니 기묘한 동력이 뿜어져 나와 사방으로 들어가 사라졌다.
얼마 안 돼 고경 안에 그림이 천천히 나타났다.
"매우 기이한 규천용경이구나. 고경에서 뿜어져 나온 동력이 고경을 완전히 벗어나 사방에 주입되었어."
진남의 눈에 기이한 빛이 스쳤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바라봤다.
고경에는 화염산이 나타났다.
산 위에는 두루마기를 입고 피부가 하얗고 자태가 아름다운 대제 경지 일 단계의 여인이 있었다.
여인은 긴 머리를 흩날리며 법인을 만들어 제술을 끊임없이 펼치며 높이가 삼십여 장 되는 화염봉황과 싸우고 있었다.
화염봉황의 뒤에는 둥지가 있었다.
안에는 여러 가지 보물과 천절용발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