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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768화 (768/1,498)

767화 좌절을 딛고 일어나야 한다

"저자가 무도규칙을 초월한 진남이야?"

소운절, 맹랑야, 혈문 일행, 용제 등 거물들 그리고 지금껏 다른 무인들에게 관심이 없던 장현운, 장천추, 기제미도 고개를 들고 흥미진진하게 바라보았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그들은 진남에게 짙은 관심을 가졌다.

그들도 이제 어떻게 무도규칙을 초월할지 알아보는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진남이라? 스스로 제위에 오르려는 자가 그럼……."

남천신지의 두 원로 거물과 구석에 있던 신비한 무조 무인들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들이 보기에 진남은 스스로 제위에 오를 실력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네 번째 무도 규칙을 초월한 사람이니 조금은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었다.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있으면 죽여야 했다.

"진남, 이번 심사는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거라."

이때, 진남의 머릿속에서 어떤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바로 활짝 웃고 있는 식혼대제였다.

"응? 준비를 단단히 하라니?"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주인님의 분부대로 이번 심사에서 네 성적은 엄청 나쁘게 나올 거다. 주인님은 네가 이번에 하려는 일이 하늘을 거스르는 일이라 영향을 받을 만한 요소들이 너무 많다고 했다. 그러니 가장 힘든 곳에서 한 걸음씩 올라오라고 하셨다.

또, 너에게 당부하라고 하더라. 제방, 신방, 남천문이 보낸 자들도 이미 도착해서 너를 지켜보고 있으니 더욱 조심하거라."

식혼대제는 계속 전음했다.

그의 두 눈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

'고작 무조 경지가 하늘을 거스르는 일을 한다니? 게다가 제방, 신방, 남천문도 이 자를 주목한다고?'

"제방, 신방, 남천문은 참 대단한 자들이다. 나는 이미 무제가 되는 데 실패를 하고 모든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났다. 그런데도 아직 나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니……."

진남은 식혼대제의 말을 듣고 감탄했다.

일 처리가 깔끔했다.

조금의 가능성도 두지 않았다.

"선배님, 잘 부탁드립니다."

진남은 고개를 젓고 더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신념을 전하고 손을 들어 무도의지를 주입했다.

원도천산 주인의 말에 그도 공감했다.

가장 어려운 곳에서 한 걸음씩 올라가야 변고들이 적을 수 있었다.

수련도 마찬가지였다.

기초가 단단할수록 진급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았다.

하늘을 거스르는 일을 하려면 반드시 하늘을 거스르는 고통을 감당해야 했다.

지난번에 무제가 되지 못한 것은 성대한 장면이 없었던 탓도 있지만 가는 길에 일월검신의 도움을 받은 탓에 아무런 좌절을 겪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웅-!

오래된 창이 진동하더니 수정들이 반짝이다가 일곱 번째에서 멈추었다.

"하, 하 팔 품?"

장현운, 장천추, 기제미, 소운절, 맹랑야, 만봉혼 등 천재 무제들과 무제 거물들은 경악했다.

그들은 자신의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심사가 시작되어서부터 하 팔 품을 받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다 합쳐도 다섯이 안 되었다.

진남은 아직 무제가 되지 못했지만 무도규칙을 초월한 사람이었다.

적어도 상 삼 품은 받아야 마땅했다.

"하하하, 정품 심사는 무혼과 경지를 보는 게 아니야! 진남은 무예 천부는 강하지만 다른 건 별로인가 보구나……!"

혈문, 인염, 뇌호는 동시에 큰 웃음을 터뜨렸다.

그들은 진남을 한껏 비웃었다.

"고작 하 팔 품이라니."

남천신지의 두 원로 거물과 구석에 있던 두 신비한 무조 경지 무인도 고개를 저으며 시선을 거두었다.

진남은 스스로 제위에 오를 사람인지를 떠나 원도천산의 깊은 곳에 들어가고 무천도대에 가는 것도 불가능했다.

"하 팔 품……."

묘묘 공주, 궁양, 용제, 구미요제 등은 안색이 살짝 변했다.

죽을 수 있는 위험은 둘째치고 그들은 진남을 도와주고 싶어도 원도천산의 규칙 때문에 어려웠다.

"진남 도우, 실망하지 말거라. 정품 심사는 끝이 아니다. 네 수단 등등으로 원도천산의 깊은 곳에 들어갈 기회가 크다."

"소 도우의 말이 맞다."

소운절과 맹랑야는 다가오며 말했다.

그들은 무척 기뻤지만,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았다.

그들은 진남이 가장 깊은 곳에 들어갈 수 있다고 믿지 않았다.

일부러 이런 말을 한 것은 진남이 물러서지 말고 안으로 들어가서 죽기를 바라기 때문이었다.

"진남……."

묘묘 공주는 둘을 노려보며 입을 열려고 했다.

"소 도우와 맹 도우 말이 맞다. 정품 심사는 끝이 아니다. 나는 아직 기회가 많다. 공주, 궁양 걱정하지 말거라. 나에게 계획이 있다."

진남은 평온하게 말했다.

그는 자신의 처지를 전혀 모르는 것 같았다.

"너……. 이 옥패를 받거라. 위험에 부딪히면 억지로 버티지 말아."

묘묘 공주는 처음에는 진남을 말리려고 했다.

그러나 그의 성격을 잘 아는 그녀는 더 말하지 않고 옥패를 건네주며 진지하게 말했다.

진남이 결정을 내렸으니 그녀는 최선을 다해 도와주면 되었다.

"옥패에 생명 근원의 기운이 있어?"

소운절과 맹랑야는 눈을 가늘게 떴다.

'이렇게 귀한 물건을 선뜻 내주다니 묘묘 공주는 대체 진남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 거야?'

"묘묘 공주가 너를 이토록 아끼다니. 나중에 네가 요행으로 안 죽어도 우리가……."

소운절과 맹랑야의 두 눈에 차가운 빛이 스쳤다.

그들은 묘묘 공주를 반드시 얻겠다고 다짐했다.

묘묘 공주는 외모와 몸매가 흠잡을 데 없을 뿐만 아니라 배후 세력도 대단했다.

묘묘 공주의 마음을 얻으면 유실약원을 얻은 거나 다름이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진남을 없애려고 마음먹었다.

진남은 그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묘묘 공주, 궁양과 대화를 나누었다.

그들은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다.

풍파는 지나가고 심사가 계속되었다.

반 시진이 지나자 모든 것이 끝났다.

무인들 중 상 삼 품은 도합 백일흔셋, 하 육 품은 천이백스물여섯이었다.

그중 하 팔 품은 진남까지 스물 밖에 되지 않았다.

"도우들, 천절용발들은 서로 느낄 수 있다. 즉, 첫 번째 천절용발을 얻으면 어느 곳에 다른 천절용발이 있고 상대방에게 몇 개의 천절용발이 있는지 알 수 있다.

심사는 끝났다. 이제 너희들을 각자의 자리로 보내겠다. 연화고진(蓮花古陣), 진진위극(陣陣?極)."

식혼대제가 주문을 외우자 연못에서 연꽃과 연잎들이 반짝이며 현묘한 빛을 뿜었다.

몇만 개의 오래된 진법이 동시에 움직였다.

웅-!

진법에서 방대한 공간의 힘이 쏟아져 나와 사람들을 감싸더니 사라졌다.

* * *

잠시 뒤, 한 낯선 공간.

슉-!

진남의 모습이 나타나 땅 위에 떨어졌다.

"응? 불의 기운이 엄청 진하게 느껴진다. 내가 들어온 첫 번째 공간은 몇백 개의 위험지역 중 하나겠어……."

진남은 머릿속에 스치는 생각에 주변을 살폈다.

천지는 온통 불이었다.

산과 수림은 이글거리는 불꽃 같았는데 가까이 가지도 않았는데 뜨거움이 느껴졌다.

"후계자가 되려면 삼백서른 개의 천절용발이 필요하고 무천도대를 열려면 서른 개가 필요하다. 가장 깊은 곳에 들어가기 전에 최선을 다해 삼백육십 개를 찾아야 되는군."

진남은 중얼거렸다.

이번의 목적은 무제가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기회가 되면 원도천산의 후계자가 되어 참된 진리를 장악할 수도 있었다.

"지금 있는 공간은 반 시진에 한 번 바뀐다고 하는데, 몇 번 바뀌어야 원도천산의 가장 깊은 곳에 갈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상하 구품 심사가 있는 것을 보면 적어도 아홉 번은 바뀔 거야."

진남은 생각을 하며 미간을 찌푸렸다.

아홉 번 공간이 바뀌는 동안 삼백쉰 개의 천절용발을 얻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열 번째 변할 때 원도천산의 가장 깊은 곳에 들어갈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빨리 시작하자."

진남은 고개를 저어 생각을 털어버리고 전신의 왼쪽 눈을 움직여 앞을 살폈다.

시간이 부족했다.

그는 공간이 변하기 전에 적어도 하나의 천절용발을 얻어야 했다.

쿵-!

진남이 몇백 걸음 옮기자 허공에 방대한 화염의 힘이 모였다.

화염의 힘은 큰 손으로 변해 진남을 콱 잡았다.

"부숴라!"

진남의 시선이 날카롭게 변했다.

그의 오른팔은 단천도로 변하더니 화염 손을 베었다.

"갑작스러운 공격이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날아왔어. 경지가 대제 일 단계이고 반응이 늦었으면 중상을 입었을 거야……."

진남은 혼잣말하며 몸을 긴장했다.

위험지역의 살기는 이제 시작이었다.

뒤로 갈수록 살기는 더욱 험악해졌다.

"저게 천절용발인가? 세 개나 있어?"

몇천 걸음 더 걸어가자 땅의 균열이 생긴 틈으로 사람의 키 높이만큼 크고 검은색의 차가운 용의 기운을 풍기는 짐승의 발을 세 개를 발견했다.

"운이 좋구나."

진남은 바로 그 틈으로 들어가 세 개의 천절용발을 잡으려고 했다.

용발에 가까이 다가갔을 때 강렬한 위기감이 진남의 마음속에서 터졌다.

"안 돼!"

진남은 망설이지 않고 뒤로 물러섰다.

쿵-!

세 개의 천절용발은 무언가 느끼고 흩어지더니 길이가 열 장이 되는 검은 색 용의 형상으로 변했다.

용의 형상은 입을 쩍 벌리고 진남을 물려고 달려들었다.

"썩 꺼지거라!"

용의 기운을 풍기는 세 개의 형상을 보자 진남은 발끝을 차고 날아갔다.

그는 아무런 제술도 펼치지 않고 주먹으로 용 세 마리를 힘껏 때렸다.

진남의 육신은 이제 대제 사 단계 거물과 맞먹었다.

"천절용발도 가짜가 있을 줄은 몰랐어. 전신의 왼쪽 눈도 속일 정도로 아무런 이상함이 없다니. 더 조심해야겠어."

진남은 가슴이 서늘했다.

이번에 그는 운이 좋아 대제 삼 단계의 검은색 용을 만났다.

만약 대제 팔 단계가 되는 용을 만났더라면 그는 죽지 않아도 중상은 입었을 것이다.

"응? 저기에 싸움이 벌어졌네?"

진남은 눈썹을 추켜세웠다.

그는 전신의 왼쪽 눈을 통해 멀지 않은 곳에 화염의 힘과 다른 힘이 부딪히고 싸우는 것을 확인했다.

"확인해 보자."

진남은 날아갔다.

잠시 뒤, 진남은 허공에서 멈추었다.

십 리 밖의 산맥에서 대제 일 단계의 거물과 무조 경지 정상급의 무인 셋이 온몸에 금빛을 뿜고 커다란 날개에 요기가 하늘을 찌르는 독수리와 싸우고 있었다.

독수리의 뒤에는 산 굴이 있었고 산 굴에 두 개의 천절용발이 있었다.

"도우, 도와줘. 원고금조(遠古金雕)를 죽이고 안에 있는 천절용발을 나누자."

대제 일 단계는 진남을 발견하고 눈을 빛내며 외쳤다.

"응? 저 녀석은 무조 정상급이잖아……."

다른 무조 경지 무인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이 상황에 무조 경지 하나가 늘어난다고 해도 아무런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았다.

"좋다."

진남은 왼쪽 눈을 반짝이며 손을 흔들었다.

도기들이 날아가 원고금조에게 떨어졌다.

도기들은 강하지 않았지만 원고금조는 비명을 지르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원고금조의 기운은 빠르게 약해졌다.

푸드덕-!

잠시 뒤, 원고금조는 고개를 젖히고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날개를 힘껏 퍼덕이며 수많은 강기를 일으키더니 눈부신 금빛으로 변해 허공으로 사라졌다.

원고금조는 더 이상 싸우고 싶지 않아 했다.

진남은 그 모습을 보자 더 쫓아가지 않았다.

방금 그는 원고금조가 알아서 물러가기를 바라고 공격을 했다.

그는 원도천산의 주인에게 은혜를 입었기에 이수들을 죽이고 싶지 않았다.

"이게……."

세 무조 경지 무인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대제 거물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진남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은 진남을 앞장세워서 원고금조의 힘을 빼려는 것이었다.

그런데 고작 무조 경지인 자가 원고금조를 겁줘서 쫓아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내 추측이 맞는다면 너는 강한 동술을 가지고 있어서 원고금조의 약점을 알아본 거지?"

"맞아. 방금 내가 원고금조를 쫓아내서 위기를 해결했으니 천절용발을 하나 가져가겠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고 바로 손을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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