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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760화 (760/1,498)

758화 원도천산이 솟아오르다

사 개월 사이에 현신공간에는 큰 사건이 벌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반신지국에는 큰일이 연거푸 일어났다.

반천맹과 삼대 고족이 동맹을 맺은 후 남천신지의 두 무신 거물이 직접 대제, 무조들을 거느리고 쫓아왔다.

뿐만 아니라 남천문은 한꺼번에 스물여덟 개의 이 등급 적을 지목하여 추격을 펼쳤다.

그중에는 대제 거물도 적지 않았다.

추격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돼 조용하던 살신금지, 고난삼림, 구자고해에 후계자들이 연달아 나타나 반신지국에서 활약을 펼쳤다.

반신지국은 시끌벅적해졌다.

* * *

그 시각, 반신지국, 끝없는 허공 속, 무연각.

"이번에 진남이 스스로 제위에 오른 일이 제방과 신방 그리고 남천문에 큰 충격을 준 것 같소. 사 개월 동안 끊임없이 공격을 펼쳤소. 그들의 계획에 변화가 생긴 것 같소."

무연각의 청년은 돌바닥을 내려다보며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는 이미 오랫동안 이런 광경을 보지 못했다.

지난번에 이런 광경이 나타난 건 팔천 년 전이었다.

옆에 있던 마발검신은 아무 말없이 손가락으로 돌바닥을 두드렸다.

뭔가 기다리는 것 같았다.

한참 후.

보기에 평범하고 조용하던 돌바닥에서 찬란한 빛이 반짝이더니 커다란 정원을 환하게 비췄다.

"시간을 끌더니 드디어 움직이는군. 나는 원도(源道) 이 늙은이가 생각을 바꿨나 했소. 마발, 언제 시작하겠소?"

무연각의 청년은 눈에 신광을 반짝이며 물었다.

"지금 시작합시다. 일월, 그물을 치시오."

마발검신은 기이한 영패를 꺼내 신념을 전했다.

"좋소. 우리는 도울 수 있는 만큼 다 했소. 이번에 진남이 삼만 년 동안 지속된 규칙을 깨고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을지는 자신에게 달렸소."

* * *

사흘 후, 반신지국, 남천신지, 영기가 도는 평범한 산봉우리 위.

"스승님, 저는 언제 이곳을 떠나 외문에 들어갈 수 있습니까?"

열서너 살 되어 보이는 수려한 소년이 고개를 들고 백발노인에게 물었다.

"어렵다. 그럴 줄 알았으면 이곳으로 오지 말지 그랬느냐……."

백발노인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그들은 창람대륙의 여러 정보를 수집하는 '영음산(靈音山)'인데 남천신지에서 지위가 가장 낮았다.

그들이 외문으로 진급하는 건 매우 어려웠다.

게다가 지금 남천신지는 중주의 수많은 제자들을 받았기에 자원이 턱없이 부족했다.

큰 공을 세웠다 해도 외문에 들어갈 가능성이 조금밖에 없었다.

"스, 스승님! 큰일 났습니다!"

이때 산봉우리에서 한 청년이 뛰어나오더니 다급하게 소리쳤다.

"십삼위(十三衛)에게서 소식이 왔습니다. 삼천 년 전에 사라진 그곳이 다시 나타났다고 합니다."

"뭐? 그곳이 다시 나타났다고?"

백발노인의 얼굴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어서! 어서 십삼위에게 명령을 전하거라. 계속 지켜보라고 하거라. 동시에 모든 영음위(靈音衛)는 최대한 빨리 천하산맥으로 가 그곳의 모든 상황을 낱낱이 알아보거라!"

백발노인은 빠르게 반응하고 크게 소리쳤다.

"스승님, 그곳은 어떤 곳입니까?"

좀 전에 백발노인과 얘기를 나누던 수려한 소년은 의아했다.

"그것은 삼천 년이나 사라졌던 일곱 번째 금지다. 네가 외문 제자가 될 기회가 왔다."

백발 노인은 마음을 진정시켰지만 목소리가 떨렸다.

* * *

한 시진 후, 반신지국.

무도종, 요지성지, 요신금지, 유실약원, 전족, 유영족 등 여러 세력들 중 눈에 띄지 않고 활동하는 자들은 모두 놀란 표정을 지었다.

반신지국에는 유영루와 같은 정보를 알아보는 세력이 없었다.

때문에, 여러 세력들은 경지나 천부가 부족한 사람들을 훈련시키고 창람대륙의 각 곳에 보내 정보를 알아 오게 했다.

"어서! 어서! 사람을 보내거라!"

"십이 호! 십이 호 어디 있어? 빨리 가서 소식을 전하라고 하거라!"

"지금 바로 장로에게 알리겠다. 너희들은 잘 감시하거라."

"기회가 왔다. 너희들은 최선을 다해 정보를 알아내야 한다."

"어서……."

평소에 각 세력에서 존재감도 없고 기운이 없던 무인들은 흥분되고 다급했다.

정보를 알아내면 그들은 수많은 영약, 법보, 제술 그리고 지위를 얻을 수 있었다.

지금 기회가 왔다.

거의 삼천 년이나 사라졌던 일곱 번째 금지인 원도천산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각 세력에서 아무런 작용도 하지 못하던 무인들은 명령을 받고 천하산맥으로 소식을 알아보러 떠났다.

남천신지를 비롯하여 무도종, 요지성지, 살신금지, 유실약원의 거물들은 갑작스러운 소식에 놀랐다.

그들은 바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평범한 금지가 열린 거라면 그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원도천산은 칠대 금지 중 하나이고 삼천 년 정도 사라졌었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나다니,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원도천산의 그 엄청난 존재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하루가 지난 후 천하산맥에서 여러 가지 소식들이 엄청난 속도로 각 세력에 전해졌다.

"원도천산이 계속 솟아오르고 있습니다. 이런 속도라면 보름 정도 지나면 완전히 드러날 것입니다!"

"원도천산 위에 채색 용과 봉황의 형상이 나타났습니다. 고서와 대조해보면 후계자를 뽑으려는 것 같습니다."

"천하산맥의 깊은 곳은 엄청난 힘에 갇혀 있습니다. 대제 거물이라도 안으로 쳐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소식을 받은 여러 세력의 거물들은 심사숙고를 하고 상의를 통해 결론을 얻었다.

원도천산이 이번에 나타난 건 틀림없이 후계자를 뽑기 위해서였다.

줄곧 움직임이 없던 살신금지, 구자고해, 고난삼림이 후계자를 찾기 시작했다.

원도천산이 후계자를 뽑으려는 것도 의외는 아니었다.

"하하, 원도천산이 다시 열렸구나!"

"이번에 그곳에 들어가면 백 년 동안 돌파하진 못했던 경계를 돌파할 수 있겠다."

"명령을 전하거라. 이 일을 제자들에게 알려라. 그들더러 반드시 원도천산의 후계자가 되라고 하거라."

"성자전(聖子殿)의 사람들에게 준비하라고 하거라. 원도천산의 후계자가 되지 못하더라도 다른 세력들이 목적을 이루게 하면 안 된다."

"나의 명령을 전하거라. 그들에게 지금 당장 현신공간에서 나오라고 하거라."

원도천산의 목적을 확인한 후 남천신지, 무도종, 요지성지, 요신금지, 유실약원 등 세력의 거물들은 소식을 모든 제자들에게 알려줬다.

천재들과 무인들은 놀랐다.

원도천산이 열린 건 그들에게 한번에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기연이었다.

여러 세력의 대제 거물들도 원도천산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원도천산의 후계자가 되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원도천산은 다른 육대 금지와 달랐다.

안에는 매우 기묘한 곳이 있었다.

그곳에 도착하면 맞닥뜨린 한계를 돌파할 수 있었다.

대제 거물들 중에 많은 사람들은 이미 몇십 년 동안 조금도 진보가 없었다.

몇백 년 동안 진보가 전혀 없는 자들도 있었다.

제위에 오르면 한 단계 진급하는 것도 매우 어려웠다.

이 엄청난 소식은 여러 세력에게 전해진 후 얼마 안 돼 반신지국의 각 곳, 모든 세력에 전해졌다.

때문에 여러 세력의 거물들과 천재들이 원도천산을 주시했을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원도천산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 * *

같은 시각, 반신지국, 이름 없는 곳.

"하하, 의외입니다. 삼천 년이 지나니 원도 그 늙은이가 결국 참지 못하고 후계자를 찾으려나 봅니다."

백발노인이 앞에 있는 호수를 보며 큰 웃음을 터뜨렸다.

백발노인은 제방의 영이었다.

"원도가 참지 못하고 움직이기 시작했으니 이번에 그 두 개의 수를 써 원도를 우리 아래에 들이자."

담담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신방의 영이었다.

"원도천산은 우리의 규칙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남천문과 그 자식이 그곳을 이용하여 우리의 봉쇄를 뚫으려 할 수도 있다. 우리는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신방의 영은 목소리가 무거워졌다.

"네. 이번에는 제가 준비하겠습니다. 남천문이 무슨 짓을 하려고 하든 역이용하여…… 반드시 그것이 성공하지 못 하게 할 겁니다."

제방의 영은 눈에 싸늘한 빛이 스쳤다.

그들은 스스로 제위에 오른 자가 이 세상에 나타나게 할 수 없었다.

나타난다면 제방과 신방에게 더 큰 타격이 될 수 있었다.

* * *

같은 시각, 반신지국, 남천신지.

"남천문, 계획은 어느 정도 준비되었느냐?"

오래되고 위엄 있는 목소리가 남천문에 울려 퍼졌다.

"계획은 이미 준비가 끝났습니다. 이번에 마발검신 그리고 제방과 신방이 참견하면 모두 중상을 입을 겁니다."

남천문의 영은 싸늘하게 말했다.

원도천산이 열린다는 소식을 들은 후 그것은 엄청난 신통력을 사용하여 판을 짜기 시작했다.

"마발이든 제방과 신방이든 그들은 중요하지 않다. 그들이 선택한 스스로 제위에 오른 자가 봉쇄를 뚫지 못하게 하거라."

오래되고 위엄 있는 목소리가 경고했다.

"잘 알고 있습니다."

남천문의 영이 말했다.

* * *

반신지국 전체에 수많은 암류가 꿈틀거리기 시작했을 때 현신공간, 용혼고궁 깊은 곳.

진남은 혈지 안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수련을 계속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진남의 몸에서 폭발음이 울려 퍼지며 엄청난 힘이 퍼져 나왔다.

그동안의 폐관을 통해 그의 육신엔 변화가 생겼다.

자금전룡의 힘이 생겨 대제 경지 사 단계와 싸울 수 있었다.

그의 체내의 제심의 전의 그리고 본원제력은 많은 좋은 점을 얻었다.

"자금전룡의 피는 나에게 유리한 점이 참 많구나."

신념으로 자신의 몸을 훑어본 진남은 기뻐했다.

그는 길게 생각하지 않고 정신을 집중하여 수련을 계속했다.

* * *

시간이 빠르게 흘러 열두 날이 지났다.

웅-

열두 날의 조용함이 깨졌다.

웅웅 거리는 소리가 머나먼 시공을 타고 전해져 진남의 머릿속에서 울려 퍼졌다.

이 소리는 진남의 육신을 통해 전해오는 것이었다.

"반년이…… 지났나?"

진남은 두 눈을 번쩍 떴다.

엄청난 기세가 그의 몸에서 용솟음쳤다.

그는 이날을 오랫동안 기다렸다.

진남은 스스로 제위에 오르는 일에 집념이 강해졌다.

스스로 제위에 올라야만 그는 강벽난을 구할 수 있고 남천문을 부술 자격이 있고 제방, 신방, 남천문 등 창람대륙을 통치하는 검은 손들을 물리칠 수 있었다.

스스로 제위에 오르지 못하면 모든 것들이 물거품이 된다.

"용신, 사마공. 원도천산이 열렸습니다. 함께 가겠습니까?"

진남은 가볍게 숨을 내쉬어 마음을 정리하고 신념을 전했다.

소충과 그의 제심은 융합되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소통할 수 있었다.

"원도천산? 원도 그 늙은이가 있는 곳? 그곳이라면 재미있구나……. 이렇게 하자, 네가 먼저 출발하거라. 우리는 이 전승을 얻은 후 가겠다."

소충은 생각하더니 빠르게 전음했다.

"그럼 저 대신 사망수정을 잘 돌봐 주십시오."

진남은 당부하고 낡은 열쇠를 꺼내 사라졌다.

* * *

한참 후, 칠요비선검, 반천맹, 대전 안.

진남은 오 개월 동안 꼭 감고 있던 눈을 천천히 떴다.

퍼퍼퍼펑-!

순식간에 연이은 폭발음이 진남의 체내에서 울려 퍼졌다.

그의 몸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현신공간은 매우 기이했다.

무도의지의 몸이 공간에 들어갔지만, 안에서 얻은 좋은 점이나 경지의 진급이 창람대륙으로 돌아온 후에 육신에 반영될 수 있었다.

"진남, 어서 도장으로 오거라."

진남은 몸의 변화를 신경 쓰지 않고 신념으로 훑어봤다.

일월검신이 그에게 신념을 전해왔다.

이 신념 때문에 그는 현신공간에서 깨어난 것이었다.

"도장으로 오라고요?"

진남은 눈썹을 살짝 추켜세우더니 길게 생각하지 않고 날아 나갔다.

멀지 않은 곳의 커다란 도장에 사람들이 가득했다.

대부분은 삼대 고족의 제자들이나 천재들이었다.

앞에는 혈문, 인염, 뇌호 등 삼대 고족의 대제 거물들 그리고 귀무대제 등이 있었다.

"진남 전주께서 오신다."

"저자가 무도규칙을 초월한 진남이야?"

"무도규칙을 초월하면 뭐 해? 고작 무조 경지잖아."

진남이 나타나자 도장의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그를 바라보는 사람들 대부분은 눈길에 적의가 가득했다.

이들은 삼대 고족의 제자들이나 천재들이었다.

그들은 반천전에서 일어난 일을 어느 정도 알았다.

때문에 진남을 아니꼽게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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