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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758화 (758/1,498)

757화 지, 진짜라고?

"허허, 그게 말이야. 도우들, 좀 전에는 장난이었다. 절대 마음에 두지 말아라. 지금 바로 대문을 열어주겠다. 어서 들어오너라."

'소충'이라고 불린 존재는 여제 대인이 자신의 말에 대꾸하지 않자 화제를 돌렸다.

굳게 닫혔던 용신 침전의 대문이 천천히 열렸다.

반짝거리던 현묘한 빛은 사라지고 살기와 금제들도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

용신 침전은 용혼고궁의 가장 핵심인 곳이었다.

만약 허락 없이 억지로 쳐들어오면 대제 정상의 거물도 죽을 수 있었다.

"장난이라니. 이건……."

사마공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런 장난을 하는 경우도 있나? 좀 전에는 놀라 죽을 뻔했다고!'

"들어갑시다."

진남은 고개를 흔들더니 사마공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어찌 됐건 우선 용신 침전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했다.

"설마 이것들은 모두 제술이요? 헉, 신술도……."

화가 잔뜩 났던 사마공은 궁전 일층에 들어서자 눈앞에 벌어진 광경에 넋을 잃었다.

궁전 일 층은 방원 이백여 장이었는데, 크고 작은 자금색 수정이 가득 박혀 있었다.

그리고 수정마다 낡은 고서가 놓여 있었다.

고서는 육백칠십 권이나 되었다.

모두 빛이 반짝이고 제의를 뿜었다.

심지어 몇 권에서는 가슴을 섬뜩하게 하는 신의가 뿜어져 나왔다.

"만검화현술(萬劍化玄術), 고령성공(古靈聖功), 천륜선결(天輪仙訣), 청월검주(聽月劍?)……. 이 제술들은 평범한 제술이 아니다."

사마공은 고서들을 훑어보며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

제술들은 전에 명성이 자자했던 대제 거물의 최강살초거나 팔대 고족의 금기제술이었다.

매우 가치가 있는 것들이었다.

"나중에 여기로 와서 제대로 보자."

진남의 눈에 빛이 스쳤다.

스스로 제위에 오르기로 결심한 후 그는 다른 제술을 제대로 느껴본 적 없었다.

진남 일행은 위로 걸어갔다.

반 주 향이 타는 시간이 지난 후 그들은 사 층에 도착했다.

사 층에 도착한 사마공은 얼굴에 놀라움이 가득했다.

진남도 큰 충격을 받았다.

밖에서 봤을 때 용신 침전은 특별한 점이 없었다.

그러나 일 층 외에 이 층, 삼 층, 사 층에는 엄청난 천재지보, 단약 그리고 법보가 있었다.

여기 있는 천재지보, 단약, 법보는 매우 비범했다.

반신지국에서도 매우 보기 드물고 진귀하고 많은 사람들이 욕심 내는 것이었다.

이곳은 용신 침전이 아니라 엄청난 보물 창고였다.

"부끄럽다. 이것들은 예전에 모아둔 것들이다. 매우 평범하고 가치가 없다."

줄곧 말이 없던 '소충'은 진남과 사마공의 표정을 보자 다시 입을 열었다.

겉으로는 짐짓 겸손한 척했지만 분명 자랑스러운 말투였다.

"진남, 오 층은……."

백령아는 내력이 엄청나고 위력이 대단한 법보들은 관심이 없었다.

그녀는 오 층 대문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호흡이 점점 빨라졌다.

"어? 천생령체(天生靈體)?"

'소충'은 의아했다.

그것은 전에 진남 일행을 제대로 관찰하지 않았다.

그것은 이렇게 아름다운 여자아이가 천생령체일 뿐만 아니라 사망령체(死亡靈體)일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오 층에 있어?"

정신을 차린 진남은 지체하지 않고 바로 오 층으로 걸어갔다.

이번에 용혼고궁에 온 건 강벽난을 돕기 위해서였다.

그러니 구리거울이 말한 것들이 무엇인지 봐야 했다.

쿵-!

진남 등이 오층에 발을 들여놓자 엄청난 사의(邪意, 사악한 의지)가 드넓은 바다처럼 그들에게 몰려왔다.

사의는 엄청난 기세로 밀려와 모든 걸 묻어버릴 것 같았다.

"붕멸 영역!"

진남은 안색이 변하더니 붕멸 영역을 펼쳤다.

퍼퍼퍼펑-!

폭발음이 연거푸 울려 퍼졌다.

붕멸 영역도 엄청난 사의에 격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당장이라도 부서질 것 같았다.

"이건……."

진남과 사마공은 동시에 고개를 쳐들었다.

그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오 층 대전 안에는 다른 물건이 없었다.

그저 시커먼 나무 한 그루만이 우뚝 서 있었다.

시커먼 나무는 높이가 겨우 팔 장 정도밖에 안 되었다.

그러나 그것이 갖고 있는 사의는 매우 드넓었다.

마치 사신(邪神)이 변한 것처럼 엄청난 압박감을 줬다.

이런 압박감은 전에 진남이 얻은 창람 나무의 조각도 비교가 안 되었다.

"이건 만사의 나무다. 진남, 너 아직도 사악한 길이란 곳을 기억하느냐?"

이때 구리거울의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사악한 길?"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는 사악한 길에 인상이 깊었다.

사악한 길은 운소산맥에 있었다.

전설 속의 구천으로 통하는 길이었다.

전에 그와 단천대제는 그곳에서 연마한 적 있었다.

"팔천 년 전에 사악한 길에서 나무 씨앗이 날아왔다. 그 씨앗이 자라 만사의 나무가 되었다. 만사의 나무는 창람의 나무와 비교가 안 된다. 그러나 그것은 구천의 현묘한 힘을 갖고 있다.

강벽난은 사망수정의 화신이다. 그녀가 이런 만사의 의지나 구천에 있는 현묘한 힘을 빨아들이면 죽음의 진리를 깨닫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구리거울 속의 신비한 여인은 차가운 말투로 중요한 내용을 전부 설명했다.

"그렇구나. 구리거울 고맙습니다."

진남의 눈에 빛이 스쳤다.

그는 구리거울에게 감사의 인사를 한 후 신념을 움직여 사망수정을 꺼냈다.

사망수정은 뭔가 느낀 듯 스스로 만사의 나무 아래로 날아가더니 기묘한 흡인력으로 드넓은 사의를 빨아들였다.

그때, 백령아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솟아오르더니 기묘한 부적을 이루었다.

사망수정 안에도 흐릿한 빛이 반짝거렸다.

사의를 빨아들인 후 사망수정은 신비한 변화를 시작한 것 같았다.

"진짜 깨끗하고 방대한 사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전에 그 녀석의 전승을 빼앗을 걸 그랬군."

사마공은 군침을 흘렸다.

그는 얼마 전에 현신공간에서 우연히 상고시대 사제(邪帝)의 전승을 만났었다.

그러나 다른 전승 때문에 사제의 전승을 포기했다.

"나는 팔천 년 동안 수많은 심혈을 기울여 만사의 나무를 팔 장까지 키웠다. 여제 대인의 분부가 없었다면 이 수정은 사의를 조금도 가져갈 수 없다. 그러니 너 같은 뚱보는 꿈도 꾸지 마."

'소충'은 불쾌한 듯 소리쳤다.

이어 궁전의 뒤편에서 방대한 용의가 뿜어져 나와 진남과 사마공이 있는 곳으로 날아왔다.

이 용의는 이곳의 사의보다 더 대단했다.

"너……."

진남과 사마공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가 어안이 벙벙했다.

'엄청난 신위를 뿜으며 우리를 위협하고 신이라고 자칭하던 자이며 용신 침전의 주인이잖아? 구리거울에게 '소충'이라고 불리고 경지가 아무리 예전보다 낮아졌다고 해도 비범한 태고자금전룡 정도는 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들의 앞에 나타난 건 다섯 마디 정도 되는 자금전룡이었다.

다섯 마디인 것도 모자라 이 자금전룡은 용의만 대단할 뿐 형상이 흐릿하고 기운도 매우 약했다.

그것은 평범한 촛불처럼 하늘에서 흐느적거렸다.

마치 바람이 불면 꺼질 것 같았다.

용제원의 용제가 전음할 때 부리던 칠촌자룡도 앞에 있는 자금전룡보다 몇 배나 더 강할 것 같았다.

"너희 둘은 나를 왜 그런 눈길로 보는 거냐? 나는 형상이 흐릿하고 작아도 팔천 년 전에는 요신금지의 주인이었다. 남천문도 나를 두려워했다."

'소충'은 진남과 사마공의 표정을 보자 눈을 부릅뜨고 서둘러 말했다.

"하하하! 네가 요신금지의 주인이었고 남천문도 너를 두려워했다고? 네 말대로라면 남천문은 내가 전에 싫다고 버린 법보일 거다."

'소충'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사마공은 참지 못하고 큰 웃음을 터뜨리며 조롱했다.

그는 들어올 때 이 벌레 때문에 깜짝 놀랐었다.

이제 기회가 생겼으니 좋게 넘어갈 수 없었다.

"너……! 너 감히 나를 모욕하다니……! 내 너를 죽여버리겠다!"

'소충'은 화가 나 몸을 부들부들 떨며 크게 소리쳤다.

그것은 입을 쩍 벌리고 용발을 휘두르며 사마공에게 날아왔다.

사마공과 목숨 걸고 싸우려는 듯했다.

"오늘 내가 너를 겸손한 용으로 만들어 주마."

사마공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콧방귀를 뀌었다.

그의 몸에서 빛이 번쩍였다.

"소충, 중요한 얘기나 하거라."

이때 구리거울의 싸늘한 목소리가 궁전 안에서 울려 퍼졌다.

"뚱보, 오늘은 여제 대인의 면목을 봐서 너를 봐준다."

소충은 입술을 깨물더니 공격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진남을 바라봤다.

"진남, 나는 오궐(敖闕)이다. 앞으로 오 선배나 용신이라고 부르거라. 여제 대인께서 이미 너의 일을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나는 너의 몸을 빌리려고 한다.

걱정하지 말거라. 너는 여제대인의 삼생겁이다. 앞으로 나는 최선을 다해 너를 도울 것이다. 또 너에게 큰 이득을 줄 것이다."

소충은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그것이 진지해지자 희미하고 작던 용의 몸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위압이 뿜어져 나왔다.

"제 몸을 빌리겠다는 말입니까?"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진남, 소충은 팔천 년 전의 요신금지의 주인이었고 태고자금전룡의 용신이 맞다. 팔천 년 전의 싸움에서 용은 육신과 영혼은 분리되었다. 지금 너희들 앞에 있는 건 용의 영혼이다. 다만 팔천 년 동안 용의 영혼은 도움을 받지 못해 지금처럼 쇠약해졌다.

너는 스스로 무제가 되려고 하기에 체내에 가장 깨끗한 본원제력이 있다. 용의 영혼이 너의 체내로 들어가면 빠르게 회복될 것이다."

구리거울은 말투가 여전히 차가웠다.

이제 창람대륙에 그녀가 아는 사람들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때 소충 그리고 태고자금전룡족의 결정에 그녀는 실망했지만, 세월은 많은 걸 치유할 수 있었다.

팔천 년이 지난 지금 그녀도 마음이 풀렸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면 그때 소충의 선택을 이해할 수도 있었다.

"헉! 지, 진짜라고?"

사마공은 깜짝 놀라 몸이 굳었다.

그는 줄곧 이 모든 것은 소충이 허풍을 떠는 거라고 생각했다.

"뚱보, 배짱이 있으면 방금 했던 말을 다시 해보거라."

소충은 순식간에 기세가 높아졌다.

"구리거울, 용신더러 나의 체내에서 치료하는 건 문제없다."

옆에 서있던 진남의 눈에 놀란 빛이 스쳤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구리거울은 그를 여러 번 도와줬다.

이번에 구리거울이 그에게 도움을 청했는데 그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소충은 비록 지금은 허약하지만, 한때는 용신이었다.

용신의 영혼은 장악한 수단과 비장의 무기들도 대단할 게 분명했다.

소충이 도와준다면 진남은 좋은 점이 적지 않을 것이다.

"방금 전에 구리거울은 용신의 육신과 영혼이 갈라졌다고 했습니다. 그럼 용신의 육신은 아직 존재합니까?"

진남은 호기심이 들어 물었다.

"나의 육신은 물론 아직 남아있다. 창람대륙에서 창람의 나무는 물론 남천문도 나의 육신을 부술 수 없다. 기껏해야 봉인을 할 뿐이다. 다만……."

여기까지 말한 소충은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는 몸에서 엄청난 한기를 뿜었다.

"말하자면 길다. 너는 아직 진정한 대제가 되지 못했기에 다 설명해줄 수 없다. 언젠가 나는 직접 요신을 갈기갈기 찢고 나의 육신을 되찾을 거다!"

용신의 말은 천둥처럼 울려 퍼졌다.

"요신?"

진남은 깜짝 놀랐다.

'팔천 년 전 요신금지의 주인이었던 용신의 영혼이 현재 요신금지의 주인인 요신에게 이렇게 강한 살기가 있을 줄이야.'

"팔천 년 전에 그 자식이 나를 배신하지 않았으면 내가 어찌 이 꼴이 되었겠느냐? 나를 배신한 것도 모자라 그놈은……."

소충은 생각에 잠긴 듯했다.

그는 얼굴에 분노 외에 짙은 슬픔이 드러났다.

그날의 자금색 피 비와 비명은 어제 일어난 일처럼 아직도 생생했다.

"요신은 매우 나쁜 것 같구나."

진남의 눈에 차가운 빛이 스쳤다.

예전에 용제원에 있을 때 요신이 어떻게 대했는지 진남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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