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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757화 (757/1,498)

진남은 걸음을 멈추었다.

왼쪽 눈에 파란빛을 반짝거리며 바닥에 깔린 보라색 용의 비늘을 바라봤다.

"응?"

패왕재세 등은 어리둥절했다.

'지금 깊은 곳에 들어갈 수 있는데 왜 멈춰서는 거지?'

"잠시만."

진남은 왼쪽 눈의 파란 빛이 번쩍거리더니 용의 비늘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펑-!

큰소리와 함께 태고전룡의 기운이 용의 비늘에서 뿜어져 나와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들의 앞에 오래된 진법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전송……진법?"

패왕재세 등은 살짝 놀랐다.

"맞아. 용혼고궁의 가장 깊은 곳에 들어가려면 이 전송진법을 통과해야 해. 우리 함께 들어가자."

진남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패왕재세 등은 어리둥절했다.

단청은 그들을 도와 금룡평원을 무사히 지나간 후에도 여전히 약속을 지켰다.

"좋아."

한참 침묵하던 패왕재세 등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진법으로 걸어갔다.

이때, 이변이 일어났다.

진법에서 엄청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안에서 절세살기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 같았다.

패왕재세 등은 안색이 어두워지고 긴장되어 움직일 엄두를 못 냈다.

"어떻게 된 거지?"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지도에는 용혼고궁 가장 깊은 곳으로 통하는 진법에는 살기와 금제가 전혀 없다고 표기되었다.

"용혼고궁 가장 깊은 곳으로 들어가려면 반드시 오조금룡전갑을 얻어야 한다. 아니면 죽는다."

차가운 목소리가 진법에서 들려왔다.

"오조금룡전갑이 필요하다고?"

진남은 미간을 더 세게 찌푸렸다.

'그럼 어떻게 패왕재세 등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가지?'

"단청 도우, 우리는 용혼고궁의 깊은 곳까지만 들어가겠다. 이렇게 빨리 이곳에 도착한 것만으로 우리는 만족한다."

패왕재세 등은 그 말을 듣자 조금도 실망하지 않고 오히려 웃으며 말했다.

"그게……. 좋아."

진남은 뭔가 말하려 했다.

그런데 패왕재세가 고개를 젓는 걸 보고 더 말하지 않았다.

"단청 도우, 우리 먼저 가겠다."

패왕재세 등은 공수하고 몸을 날려 앞에 있는 아치형 문으로 날아갔다.

그들이 날아간 후 진남은 눈길을 거두고 사마공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함께 진법에 들어갔다.

슉-

진남과 사마공은 기이한 힘이 그들을 감싸고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걸 느꼈다.

한참 후 그들은 낯선 공간에 들어갔다.

* * *

"응?"

땅에 내려오자 진남은 고개를 들고 전신의 왼쪽 눈을 움직여 사방을 둘러봤다.

그의 눈에는 놀라움이 드러났다.

그와 사마공은 산골짜기 안에 있었다.

산골짜기 안에는 매우 짙은 보라색 기운이 가득했다.

보라색 기운은 짙은 전의를 뿜는 외에 짙은 용위가 있었다.

일부 보라색 기운은 용 형상을 이루었다.

보라색 기운은 태고자금전룡의 기운이고 매우 짙었다.

용제원에 있던 용신곡(龍神穀)도 비교가 되지 않았다.

웅-

이때, 그의 납계 안에 죽은 듯이 있던 사망수정이 뭔가 느낀 듯 떨리기 시작했다.

"사망수정이 반응을 일으키잖아? 방향을 보니 산골짜기 위쪽에 있겠다."

진남은 중얼거리며 고개를 들고 바라봤다.

잠시 뒤, 그는 산 위에서 매우 은밀한 동굴을 발견했다.

동굴은 높이가 일 장 정도밖에 안 되었다.

주위에 영초가 가득 자라고 손바닥만 한 크기의 오래돼서 빛이 바랜 것 같은 신비한 부문이 끼워져 있었다.

"어? 부문들은 팔황주신진(八荒誅神陣)의 주신무늬 같소. 진남, 이 동굴은 좀 기이하오. 조심해야겠소."

고개를 들고 살펴보던 사마공은 깜짝 놀랐다.

그는 도제가 남긴 고적에서 팔황주신진 같은 오래된 대진은 무신도 죽일 수 있을 정도로 강하고 금룡평원의 살기와 금제보다 더 대단하다는 걸 본 적이 있었다.

"네. 가까이 가봅시다."

진남은 망설이지 않고 붕멸의지를 펼쳐 사마공을 감싸고 동굴로 날아갔다.

"이건……."

동굴에 들어선 진남과 사마공은 동굴 안의 광경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동굴 안은 매우 넓었다.

그러나 바닥은 매우 난잡했다.

길이가 몇천 장 심지어 몇만 장 되는 커다란 발톱 자국과 바닥이 보이지 않는 커다란 구덩이가 수도 없이 많았다.

땅에 피가 스며들어 보라색이나 파란색을 띠었다.

바닥에는 뼈도 적지 않았다.

뼈들은 모두 자금색이고 매우 굵었는데, 마치 하늘을 찌르는 커다란 나무 같았다.

뼈들은 세월을 겪고도 엄청난 용위와 전의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열하나…… 열여덟…… 스물셋……. 전에 적어도 서른한 마리의 태고자금전룡의 용제와 반보 용신 한 마리가 여기서 죽었을 거요."

사마공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는 시체를 보고 생전의 경지를 추측하는 기술을 장악했다.

좀 더 연마하면 어떻게 죽었는지도 추측할 수 있었다.

"네?"

진남은 놀랐다.

그는 비참한 대진을 보고 감탄했지만, 심신이 흔들릴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 이 광경은 너무 기이하다. 왜 죽은 건 전부 태고자금전룡족이지?'

"이 전쟁은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났소. 칠, 팔천 년 전에 일어났던 것 같소. 하지만 그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모르겠소."

정신을 차린 사마공은 눈을 반짝거렸다.

태고자금전룡족은 다른 요족과 달랐다.

그것들의 뼈는 값진 보배였다.

여기 있는 용골들은 이미 대부분의 영성을 잃었지만 여전히 비싼 가격을 받을 수 있었다.

'방법을 찾아서 모두 가져갈까?'

"칠, 팔천 년 전이요?"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팔천 년 전이면 구리거울과 연관이 있을 것 같았다.

"됐습니다. 우리 앞으로 더 가봅시다."

진남은 고개를 젓더니 길게 생각하지 않고 앞으로 날아갔다.

꼬박 반 시진을 날았다.

반 시진 동안 그들은 아무런 영화나 영초를 보지 못했다.

또 아무런 생명도 보지 못했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골짜기와 구덩이 그리고 아직 흩어지지 않은 엄청난 의지뿐이었다.

"응?"

그들은 걸음을 멈추었다.

그들과 삼십 리 정도 떨어진 곳에 커다란 호수가 있었다.

호수는 자금색이었다.

호수 위에 높이가 백 장 되는 오 층 궁전이 떠 있었다.

궁전 대문에는 구리 간판이 걸려있었다.

간판에는 '용신 침전' 네 글자가 비뚤비뚤 쓰여 있었다.

"허! 용신 침전? 설마 이 안에 아직도 용신이 살고 있나?"

사마공은 피식 웃었다.

현신공간은 대제 거물들만 들어올 수 있고 무신 거물들은 들어올 수 없었다.

다른 금지에도 무신이 있을 리 없었다.

"죽음의 기운이 매우 짙군요. 진남, 뚱보. 태고의 전장에 왔나요?"

이때 놀란 듯한 소리가 울려 퍼지며 백령아가 납계에서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보통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죽음의 기운을 느끼고 그녀는 천천히 깨어난 것이었다.

"무슨 말 하는 거야? 호칭을 바꿀 수 없어? 죽음의 힘을 장악했다고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지 말아라."

사마공은 볼멘소리를 했다.

"응? 용신 침전? 진남. 이 궁전 안에 엄청난 죽음의 의지가 있는 것 같아요."

백령아는 사마공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녀는 뭔가 느낀 듯 호흡이 가빠졌다.

그녀는 앞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구리거울이 말한 곳이 이 안에 있는 것 같구나."

진남은 눈을 반짝거리며 날아가려 했다.

이때, 잠잠하던 용신 침전이 살짝 떨리기 시작했다.

태고의 빛이 반짝거렸다.

쿵-!

엄청난 용위가 궁전에서 폭발했다.

방원 백 리의 하늘이 어두워지고 커다란 자금색 호수도 일렁거렸다.

"아차!"

진남은 안색이 크게 변하고 소름이 끼쳤다.

경지가 강한 그도 이런 위압에 저도 모르게 몸이 떨렸다.

"어, 엄청 대단한 위압이구나……. 지, 진짜 용신이 있나?"

사마공은 얼굴이 창백해서 부들부들 떨었다.

이 정도 대단한 위압은 제위가 아니라 신위였다.

"너희 같은 하찮은 놈들이 무슨 생각으로 감히 나의 영지에 쳐들어왔느냐? 어서 말하거라. 아니면 너희들을 죽여버리겠다."

위엄이 넘치는 목소리가 궁전에서 울려 퍼졌다.

한마디 한마디는 천둥 같았다.

"용……."

진남은 빠르게 마음을 진정하고 공수했다.

그러나 그가 입을 열기 전에 그의 식해에서 구리거울이 빛을 뿜었다.

"소충, 팔천 년이 지났다. 너는 아직도 못된 버릇을 고치지 못했구나. 그 꼴이 되고도 아직도 허세를 부리느냐?"

여인의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여제 대인, 소충이라고 부르지 않으면 안 됩니까? 몇백 년이나 사람을 만나지 못했던 터라 이들이 보자 반가워서 저도 모르게 장난을 친 겁니다."

조금 전까지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매우 위엄 있던 소리는 순식간에 변했다. 잘못을 저질러 어쩔 줄 모르는 어린아이 같았다.

궁전 안에서 뿜어져 나오던 엄청난 위압감도 사라지고 천지는 원래 상태를 회복했다.

"이건 무슨 상황이지?"

사마공은 어리둥절했다.

'소충? 허세를 부린다고? 우리에게 장난친 거라고?

그럼 좀 전에 느꼈던 대단한 신위는 용신 침전에 있는 녀석이 우리를 겁주려고 수단을 사용하여 모방한 거였어?'

옆에 있던 진남도 눈꺼풀이 푸들거렸다.

그는 용신 침전의 주인이자 금룡평원의 주인이라 할 수 있는 자가 이런 장난을 칠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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