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4화 운이 좋구나
혈살, 도염, 뇌연은 용린천교를 제대로 선택했기에 용혼고궁의 가운데로 올 수 있었다.
"선배가 남긴 기록에 따르면 삼조청룡하역에서 사조홍룡중역으로 가고 또 오조금룡상역으로 가는 건 하늘에 오르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했다. 구역마다 수많은 강한 살기들이 있거든!
전에 용혼고궁이 열렸을 때 적어도 스무 명의 대제 거물들이 죽었다. 심지어 두 대제 정상급 거물들은 오조금룡상역에서 죽었다."
나이가 든 대제 거물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예? 대제 정상급 거물 두 분도 오조금룡상역에서 죽었습니까?"
혈살, 도염, 뇌연 등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들은 커다란 평원을 꺼림칙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이 평원은 너무 무서웠다.
"물론 우리가 얻은 용의 역린이 이곳의 살기와 금제를 막을 수 있다. 살기와 금제를 막을 때마다 대량의 태고자금전룡의 기운을 얻을 수 있고 큰 이득이 되지……. 그럼 도우들. 내가 먼저 가겠다."
나이 든 대제는 가볍게 숨을 내쉬더니 짙은 제위를 풍겼다.
그의 주변으로 백여덟 개의 용의 역린이 떠올랐다.
그는 삼조청룡하역으로 달려갔다.
그가 말한 것처럼 걸음을 옮길 때마다 살기가 날아와 그의 몸을 감쌌다.
나이 든 대제는 대제 경지 칠 단계였지만 사정없이 날아드는 살기에 마치 바다 위에 떠다니는 쪽배처럼 수시로 뒤집힐 것 같았다.
그 장면만으로도 보는 사람들은 두려웠다.
"우리도 가자."
혈살, 도염, 뇌연은 서로 마주 보더니 결정을 내렸다.
그들 주변으로 각각 삼백여 개의 용의 역린이 떠오르고 그들은 앞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다른 대제 거물들도 신념으로 교류하고 조건을 맞추더니 다시 동맹을 맺고 용의 역린을 움직이며 앞으로 나갔다.
엄청난 금제와 살기들이 삼조청룡하역 전체에서 악마들처럼 입을 쩍 벌리고 대제 거물들을 삼키려고 달려들었다.
귀를 찌르는 듯한 폭발음이 연신 울려 퍼졌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세 시진이 지났다.
세 시진 동안 혈살, 도염, 뇌연 등은 삼조청룡하역에서 부단히 싸우고 전진했다.
삼조청룡하역은 크지 않아 그들의 실력으로 눈 깜짝할 사이에 날아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연못에 빠진 것처럼 한 걸음도 옮기기 힘들었다.
이때, 이변이 벌어졌다.
앞쪽 사조홍룡중역에서 폭발음이 들리고 허공이 찢어졌다.
"저건……."
혈살, 도염, 뇌연 등은 어안이 벙벙해서 소리 나는 곳을 바라보았다.
성경천, 장사도, 공무노인, 이상빙지. 창송대제 그리고 고해무애, 패왕재세 등이 그곳에서 나타나 땅 위로 떨어졌다.
"저자들은 바로 사조홍룡구역으로 간 거야?"
혈살, 도염, 뇌연 등은 반응하고 두 눈에 부러움이 가득했다.
그들은 세 시진을 거쳐 하역에서 중역까지 가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뼈저리게 느꼈다.
특히 혈살 일행은 분노했다.
패왕재세가 한 걸음 앞서지 않았더라면 중역에 도착할 사람은 그들이었다.
* * *
"이게 금룡평원인가?"
성경천, 장사도, 공무노인 등은 떨어지면서 주변을 살펴 바로 상황 파악을 했다.
그들 같은 사람들은 금지로 가기 전에 금지에 전문적인 사람이 금지의 모든 것을 미리 알려주었다.
"사조홍룡중역인가? 이번에 단청이 우리에게 큰 도움을 주었구나."
패왕재세와 두 대제는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단청이 도와주지 않았으면 그들은 삼조청룡하역에 있었을지도 몰랐다.
"단청과 도신은 왜 여기에 없는 걸까?"
패왕재세와 두 대제는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의아했다.
"저게 바로 깊은 곳으로 통하는 자금전룡의 길인가?"
공무노인은 앞쪽을 바라보며 눈을 반짝였다.
그는 방대한 기세를 풍기고 팔백 개나 되는 역린을 드러내며 앞으로 걸었다.
한 걸음 한 걸음 놀라웠다.
"우리도 얼른 따라가자."
패왕재세는 반응을 하고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단청은 신비한 수단으로 사조홍룡중역에 반드시 올 거다. 다만 사고가 있어서 늦게 오나 보다.'
"하하, 금룡평원은 걸음마다 살기를 건드릴 수 있어 움직이기조차 쉽지 않다. 장사도, 우리 누가 먼저 오조금룡상역에 도착하는지 겨뤄보겠느냐?"
성경천은 움직이지 않고 크게 웃으며 장사도를 바라보더니 기운이 날카롭게 변했다.
그는 천재무제방 일 위지만 장사도와 소청응을 진정한 자신의 상대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는 이 둘만 자신의 상대라고 생각했다.
무도규칙을 초월했다는 진남이나 패왕재세, 고해무애 등등은 눈에 차지도 않았다.
"좋습니다."
장사도는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생각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쿵-
심복들은 기이한 방식으로 둘에게 힘을 전해줬다.
두 사람은 기세가 순식간에 늘어나더니, 주변에 천삼백 개의 용의 역린이 떠올랐다.
* * *
"팔백 개의 용의 역린?"
"패왕재세와 고해무애도 팔백 개의 용의 역린을 가지고 있어!"
"이건……."
"용의 역린을 천삼백여 개나 얻었어?"
삼조청룡하역에 있던 혈살, 도염, 뇌연 등은 처음에는 공무노인과 패왕재세가 가진 용의 역린의 양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러나 성경천이 가진 용의 역린을 보자 할 말을 잃었다.
그들은 고작 이백여 개 혹은 삼백여 개를 얻었다.
천 삼백여 개는 그들의 다섯, 여섯 배가 되는 양이었다.
'용의 역린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 금룡평원에서 엄청난 살기 금제도 여러 개 피할 수 있겠지?'
여기까지 생각한 혈살 등은 더욱 부러웠다.
* * *
반 시진이 지났다.
반 시진 동안 성경천, 장사도, 공무노인 등은 엄청난 금술을 펼쳐 금제와 살기들을 부쉈다.
그 여파로 대지가 흔들렸다.
그러나 깊이 들어갈수록 그들은 점점 표정이 무거워졌다.
그들은 금제와 살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조금만 삐끗해도 중상을 입거나 심지어 죽을 수도 있었다.
이때, 이변이 일어났다.
조용히 공중에 떠 있던 삼조청룡, 세 마리의 사조홍룡, 다섯 마리의 오조금룡은 방대한 몸집을 꿈틀거리고 감았던 눈을 바르르 떨었다.
"응?"
성경천, 장사도, 공무노인과 삼조청룡하역에 있던 혈살 등은 어안이 벙벙해서 고개를 들었다.
'용들이 왜 움직임을 보이는 거지?'
크라아아아-!
다섯 마리의 오조금룡이 눈을 번쩍 뜨더니 입을 쩍 벌리고 무섭게 포효했다.
끝없는 금룡평원이 흔들리기 시작하고 수많은 살기와 금제들이 더 찬란한 빛을 뿜었다.
금룡의 표효에 그것들은 힘을 얻었다.
"안 돼!"
사람들은 안색이 변했다.
그러나 이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오조금룡상역에 수많은 금빛이 나타나더니 모여서 금룡문이 만들어졌다.
그 문이 열리고 두 그림자가 나타났다.
"설마……. 누군가 바로 오조금룡상역에 도착했나?"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자 충격을 받았다.
성경천, 장사도, 공무노인 등도 마찬가지였다.
용혼고궁이 열린 이래 용린천교에서 오조금룡상역에 직접 도착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재미있어. 너무 재미있군. 대체 어떤 인물이 이 정도로 할 수 있는지 한번 보자꾸나."
성경천은 정신을 차리고 금룡문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설마……."
패왕재세 일행은 떠오르는 사람이 있어서 숨을 멈추었다.
금룡문에서 곧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둘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시공간이 멈춘 것 같았다.
"단, 단청?"
성경천, 장사도, 공무노인, 이상빙지 등 거물 정상급들이나 혈살 등 대제 거물들이나 모두 충격을 받았다.
그들은 오조금룡상역에 직접 도착한 자들이 고작 대제 경지 일 단계에 호언장담하고 거만하던 단청 일행일 줄은 몰랐다.
'이게 대체…….'
'도대체 무슨 일이야?'
"응?"
진남과 사마공은 문에서 나오자마자 멀리 성경천 일행과 혈살 일행 그리고 금룡평원을 보고 눈썹을 추켜세웠다.
이들은 금룡평원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눈앞에 벌어진 장면과 사람들의 표정을 보고 얼추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단청. 너 때문에 다들 깜짝 놀라고 충격을 받았구나."
"너는 짧은 시간에 용린천교를 선택했다. 허나 그 시간이면 아무리 대단한 수단을 가지고 있어도 오조금룡상역으로 통하는 용린천교라는 것을 알 수 있었을까? 그러니 이건 단지 우연일 뿐인 게지."
이때 혈살, 도염, 외연이 반응했다.
그들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처음에 그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생각을 바꾸니 마음이 편안했다.
"맞는 말이오."
"글쎄 나도 설마 했다니까."
"허허, 단청은 경지가 낮고 허튼소리 하기 좋아하며 건방지긴 하지만 운이 좋은 건 인정해줘야 하겠구먼."
다른 대제들도 그제야 반응했다.
그들은 충격이 사라지고 표정이 평온해졌다.
'짧은 시간에 오조금룡상역으로 통하는 용린천교라는 걸 알고 선택하려면 단청은 지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 지도가 있을까? 아니, 그럴 리 없다. 그렇다면? 이건 우연일 뿐이지.'
"재미없군."
성경천은 어깨를 으쓱하고 시선을 거두었다. 그는 살짝 실망스러웠다.
그는 이번에 절세의 인물이 나타난 줄 알았다. 그런데 결국 운이 좋은 평범한 녀석이었다.
"우연이라고?"
유독 패왕재세 일행은 그 말을 듣고 표정이 이상하게 변했다.
그들은 모든 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았다.
"그래?"
진남은 혈살 일행을 힐끗 보더니, 변명도 하지 않고 돌아서서 자금전룡의 길을 바라보았다.
지도에 따르면 이 길에는 신비한 비밀 문이 있고 그 문을 지나야 용혼고궁의 가장 깊은 곳에 들어갈 수 있었다.
"갑시다."
진남은 낮게 말했다.
그는 시간을 낭비하기도 싫어서 곧장 기운을 드러냈다.
용의 역린들이 사방으로 떠올랐다.
사마공도 마찬가지였다.
"……용의 역린이 삼천여 개야?"
사람들은 둘을 에워싼 용의 역린을 보자 깜짝 놀랐다.
그들을 둘러싼 용의 역린은 삼천여 개나 되었다.
'이 정도 역린이면 얼마나 많은 살기와 금제를 피할 수 있을까?'
"단청은 운이 말도 안 되게 좋구나."
신분이 비범한 고해무애도 지금은 두 눈에 부러움이 가득해서 말했다.
다른 대제들도 마찬가지였다.
"부러워할 게 뭐 있어?"
"단청과 도제는 비록 오조금룡상역에 직접 도착했고 용의 역린을 삼천여 개 가지고 있지만 저들의 실력으로 상역에서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간다면 반드시 죽을 거다."
"내가 장담하는데 세 개의 살기와 금제만 움직이면 저들은 죽을 거다."
혈살, 도염, 뇌연은 속으로는 부러웠지만,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비아냥거렸다.
"그럼."
다른 대제들도 그들의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삼조청룡하역이나 사조홍룡중역의 살기와 금제도 이렇게 강한데 오조금룡상역은 오죽할까?
적어도 대제 경지 팔 단계 이상의 실력을 가져야 지나갈 수 있을 것이었다.
운이 좋은 건 한순간이었다.
중요한 순간에는 실력이 필요했다.
"세 개의 살기와 금제면 우리를 죽일 수 있다고? 그럼 두 눈 크게 뜨고 똑똑히 보거라."
그들은 모른 척하려던 진남은 그 말을 듣자 혈살 등을 쏘아보고 망설임 없이 앞으로 달려갔다.
"저들이 감히 앞으로 달려갔어?"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쿵-!
진남과 사마공은 세 걸음도 채 옮기지 못하고 엄청난 살기와 금제를 건드렸다.
금빛이 하늘 높이 솟아오르더니 기다란 창을 들고 금빛 갑옷을 입은 형상들로 변했다.
금빛 형상들은 살벌한 분위기를 풍겼다.
"이건……. 만갑벌신진(萬甲伐神陣)?"
성경천, 장사도, 공무노인 등은 안색이 변했다.
소문에 이 진법이 최대로 운행되면 무신 강자도 죽일 수 있다고 했다.
기운을 보면 진법은 최대로 운행된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엄청 강했다.
쿵-! 쿵-! 쿵-!
이때, 세 개의 금빛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올랐다.
장검을 들고 금빛 갑옷을 입은 형상들이 계속 나타나더니 하늘을 가득 채웠다.
"진법 속에 세 개 진법이 더 있었어?"
성경천, 장사도, 공무노인 등은 안색이 크게 흔들렸다.
그들은 만갑벌신진 아래 또 세 개의 만갑벌신진이 더 숨겨져 있을 줄 생각도 하지 못했다.
'오조금룡상역의 금제와 살기가 이 정도로 무섭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