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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753화 (753/1,498)

753화 우리가 몰라봤구나!

"제심을 움직이고 무혼을 드러내며 음양팔괘(陰陽八卦)로 만물을 추측하라."

성경천은 눈부신 붉은 빛을 번쩍이더니 천급 팔품 무혼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의 손바닥에 음양나판(陰陽??)이 나타나 수많은 빛이 끊임없이 번쩍였다.

이 방법은 음양노인(陰陽老人)에게서 배운 것이었다.

길흉을 점치고 기연을 추측하는 것으로 매우 신비했다.

"칠규도동(七竅道瞳)!"

"팔광현구갑(八光玄龜甲)!"

"운묘허무잔도(雲渺虛無殘圖)!"

장사도, 공무노인, 이상빙지, 창송대제 등 대제들도 손을 썼다.

다른 대제 거물들도 마찬가지로 동술과 점사술, 기이한 보물 등을 전부 사용했다.

창람대륙의 대제들은 모두 위제였지만, 이 정도 경지까지 수련하려면 그들도 실력과 수단이 보통이 아니었다.

"너희 둘은 계속 나를 따라오면 된다."

패왕재세는 진남과 사마공에게 한마디 던지고 다른 두 대제들과 함께 가부좌를 틀고 앉아 오래된 법인을 만들었다.

수많은 빛이 번지며 기이한 정탐술이 운행되었다.

"진남, 우리 어느 다리를 선택하면 되오? 아니면 패왕재세와 흩어지는 게 어떻소? 그럼 용의 역린을 더 많이 얻을 수 있을 텐데……."

사마공은 허허 웃었다.

"사마공의 실력으론 살기와 금제를 어떻게 피하라고 알려줘도 죽을 겁니다."

진남은 사정없이 찬물을 끼얹고 신념으로 지도를 살폈다.

잠시 후, 그의 두 눈에 빛이 났다.

"도우들, 열여덟 번째 다리에 용의 역린이 가장 많고 살기가 적다. 그리고 용혼고궁의 중앙으로 통하기에 가장 적합한 선택이다. 같이 가겠느냐?"

진남은 움직이지 않고 패왕재세 등을 바라보았다.

"오?"

패왕재세는 살짝 놀랐다.

그는 단청이 진짜로 길을 안내할 줄 몰랐다.

"가려면 너희끼리 가거라. 우리까지 끌어들이지 말고."

패왕재세 옆에 있던 두 대제는 눈을 부릅뜨고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기에 아무리 대단한 수단이 있어도 용린천교를 다 살피고 가장 적합한 길을 선택할 수 없었다.

"가고 싶으면 너희들끼리 가거라. 하지만 충고 한마디 하지. 어떤 것들은 맹신하지 말거라.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패왕재세는 정신을 차리고 권고하는 말투로 말했다.

그는 진남이 어떤 물건을 우연히 얻었고 그 물건을 믿고 용린천교를 선택했다고 생각했다.

전족의 소족장인 그는 그런 물건들이 얼마나 믿음직하지 못한지 잘 알았다.

"그래. 만약 너희들이 내 말을 믿는다면 스물일곱 번째, 예순세 번째, 여든아홉 번째, 삼백쉰네 번째, 구백서른여섯 번째, 천삼백예순네 번째 모두 가볼 만하다. 그럼 이만 가보겠다."

진남은 셋의 태도를 보자 눈치 차리고 그들에게 인사를 한 뒤 사마공과 함께 날아갔다.

진남은 그들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갚아야 했다.

그러나 받고 말고는 그들의 문제였다.

"우리에게 길을 안내하다니? 정말 주제 파악을 못 하는군. 소주, 이럴 줄 알았더라면 도와주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두 대제들은 진남의 말을 듣고 경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짧은 시간에 대제 경지 일 단계인 단청이 정확하고 적합한 용린천교를 선택했을 거라고 믿지 않았다.

"그 말은 그만하자. 시간이 없으니 빨리 진법을 동원하여 찾아보자."

패왕재세는 고개를 저으며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했다.

그는 용궁도장에서 혈살 일행이 거슬려서 단청을 도와줬다.

이제 단청이 어떤 선택을 하건 그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진남과 사마공이 날아가자 도장의 모든 대제 거물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보라색 그림자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이렇게 짧은 시간에 선택을 한 사람이 있을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저건……. 단청과 도신?"

대제 거물들은 눈을 뜨고 고개를 돌려 바라봤다.

두 사람을 보자 다시 놀랐다.

"하하하, 이렇게 짧은 시간에 용린천교를 선택했어? 단청과 도신은 주제 파악은 하는군. 정확하고 적합한 천교를 못 찾으니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아무렇게나 선택하다니."

혈살, 도염, 뇌연은 크게 웃으며 조롱했다.

'네가 말한 살기와 금제를 전부 피한다는 게 이거냐?'

'용혼고궁의 가장 깊은 곳에 들어가겠다고?'

'웃겨 죽겠다.'

다른 대제 거물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진남과 사마공을 더욱 얕잡아 보게 되었다.

그들은 혈살 등의 말을 더 인정했다.

진남과 사마공은 그들의 말을 듣고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었다.

다만 혈살 등을 힐끗 보더니 그대로 열여덟 번째 용린천교로 들어갔다.

"어……?"

보라색 그림자는 순간 숨이 턱 막히고 가슴 속에 파문이 일었다.

'저 둘은 짧은 시간에 열여덟 번째 용린천교를 선택하다니? 대체 어떻게 찾은 걸까?'

"절세의 살기를 만나서 죽어버리면 좋겠군."

혈살 등은 보라색 그림자의 이상함을 못 느끼고 저주를 퍼붓더니 계속 비법을 펼쳤다.

다른 대제 거물들도 시선과 신념을 거두고 다시 천교를 살폈다.

시간을 흘러 어느덧 반 주 향이 타는 시간이 지났다.

도장에는 대제 거물들이 하나둘 천교의 신비함을 꿰뚫어 보고 빛으로 변해 용린천교에 날아올랐다.

한 주 향이 다 타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잠잠하던 성경천, 장사도, 공무노인, 이상빙지는 거의 동시에 강한 기운을 드러냈다.

"성경천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패왕재세를 포함한 남은 대제 거물들은 흠칫 놀라서 고개를 돌렸다.

최고의 천재와 최고의 대제들은 어떤 선택을 하는지 그들은 무척이나 기대를 했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일부러 그들이 선택하면 뒤를 따라가려고 기다리는 중이었다.

슉-

성경천은 날카로운 빛으로 변해 다른 네 명과 함께 스물일곱 번째 용린천교로 날아갔다.

슉- 슉- 슉-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다급하게 울려 퍼졌다.

공무노인, 이상빙지. 창송대제는 각각 예순세 번째, 여든아홉 번째, 구백서른여섯 번째 용린천교로 날아갔다.

"가자!"

"얼른 따라와!"

"많은 용의 역린을 얻을 수는 없겠지만 수많은 살기와 금제를 피할 수 있고 용혼고궁의 중부로 갈 수 있어!"

적지 않은 대제 거물들은 두 눈에 빛을 뿜으며 날아올랐다.

"어? 성경천과 저자들이 날아간 용린천교는 익숙한데……?"

패왕재세와 두 대제 거물은 눈 앞에 벌어진 장면에 미간을 찌푸렸다.

"도우들, 나도 먼저 갈게."

그때, 부드러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직 움직이지 않았던 장사도는 기운을 거두고 삼백쉰네 번째 용린천교로 날아갔다.

"삼백쉰네 번째 용린천교?"

패왕재세와 두 대제는 어리둥절했다.

그들은 곧 무언가 떠올라서 표정이 확 바뀌었다.

'스물일곱 번째, 예순세 번째, 여든아홉 번째, 삼백 쉰네 번째, 구백서른여섯 번째! 성경천, 장사도, 공무노인 등이 날아간 다섯 개의 용린천교는 단청이 말했던 것과 일치하잖아!'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똑같은 거 아니야?'

"설마……."

두 대제 거물은 목소리가 떨리고 마음에 불안감이 밀려왔다.

모든 것이 너무 놀라웠지만 눈앞에 벌어진 사실에 그들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고작 대제 경지 일 단계의 기운을 풍기던 단청은 짧은 시간에 가장 적합하고 좋은 용린천교를 제대로 알아맞혔다.

"세상에, 이런 결과일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우리가 몰라봤구나!"

패왕재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소주…….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할까요?"

두 대제는 풀이 죽어서 물었다.

그들은 후회막심했다.

단청의 말대로라면 열여덟 번째 용린천교는 성경천이나 장사도가 들어간 용린천교보다 훨씬 훌륭했다.

그러나 좋은 기회를 그들은 거절했다.

"단청은 우리에게 여섯 개의 용린천교를 알려줬다. 아직 마지막 한 개가 남았으니 빨리 가보자."

패왕재세는 반응하고 정신을 집중했다.

그는 경지를 전부 드러내고 천삼백예순네 번째 용린천교로 날아갔다.

두 대제도 그의 뒤를 바짝 따라갔다.

"안 돼!"

혈살 등은 그 모습을 보자 안색이 변했다.

그들은 방금 비법을 사용하여 천삼백예순네 번째 용린천교가 엄청나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패왕재세 일행에게 빼앗긴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다른 천교로 바꿔야겠구나."

혈살 등은 이를 갈며 다른 곳으로 날아갔다.

남은 대제들은 계속 앞으로 날아갔다.

일 주 향이 다 차자 우유부단하게 결정을 못했던 대제들은 이를 악물고 아무 다리나 선택해서 들어갔다.

커다란 도장에는 보라색 그림자만 남았다.

"이번에 전례를 깨고 금지를 연 것은 용신(龍神) 대인께서 기다리시던 사람이 온다고 했기 때문이었는데……. 혹시 방금 그 둘이 아닌가 모르겠네……."

보라색 그림자는 중얼거리더니 제자리에서 사라졌다.

* * *

같은 시각, 열여덟 번째 용린천교.

진남과 사마공은 다리에 들어서자 무인지경에 들어간 것처럼 엄청난 속도로 날아갔다.

그들은 금제와 살기의 저항을 거의 받지 않았다.

간혹 있는 것들도 전신의 왼쪽 눈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허허, 용의 역린 사십 개."

"오, 이런 구석에 용의 역린을 오십 개나 감췄어."

"어, 팔십 개?"

둘은 계속 전진했고 사마공의 놀라고 감탄하는 소리가 점점 많아지고 빈번해졌다.

그들이 가는 용린천교에 용의 역린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었다.

"열여덟 번째 용린천교는 용의 역린이 가장 많고 살기와 금제가 가장 적으며 가장 깊은 곳으로 통한다. 그러나 용린천교의 길이도 가장 길어서 다른 사람의 일곱, 여덟 배는 된다. 용의 역린을 충분하게 얻으면 더 수집하지 말고 빨리 날아가야겠어."

진남은 혼잣말을 하며 결정을 내렸다.

시간은 천천히 흘렀다.

모든 대제 거물들은 각자의 용린천교에서 강한 살기와 금제에 맞서고 용의 역린을 수집하며 앞으로 나갔다.

두 번째 날이 되자 드디어 한 무리 대제들이 용린천교를 벗어나 낯선 곳에 도착했다.

"이곳은……."

혈살, 도염, 뇌연과 다른 마흔일곱 대제 거물들은 각자의 다리에서 내려와 눈앞에 펼처진 장면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들 앞에는 끝없이 펼쳐진 평원이 나타났다.

평원의 흙은 혈색이었는데 엄청난 살기를 품고 있어 마음이 서늘해졌다.

그리고 하늘에는 길이가 몇천 장이 되고 몸통이 청색이며 발가락이 세 개인 거대한 용이 위엄을 풍기며 떠 있어 숨을 쉬기조차 힘들었다.

청룡의 뒤쪽, 혈색 평원의 가운데 하늘에 길이가 삼천여 장이고 몸통이 붉은색이며 발가락이 네 개인 용 세 마리가 더 있었다.

그것들은 청룡보다 더 강한 위엄을 풍겼다.

혈색 평원의 뒤쪽은 가장 공포스러웠다.

길이가 육천여 장 되는 몸통이 금색이고 발가락이 다섯 개인 용 다섯 마리가 하늘을 거의 다 덮고 다섯 개의 선산처럼 혈색 평원을 누르고 있었다.

다섯 마리의 오조금룡(五爪金龍)의 형상만 봐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거기 보시오! 저 끝에 길이 있소!"

그때, 동술에 능한 대제가 놀라서 외쳤다.

혈살, 도염, 뇌연은 정신이 번쩍 들어서 여러 수단으로 동력을 높여 바라보았다.

역시나 혈색 평원의 끝에는 자금색의 길이 겨우 보였다.

"생각났어. 이곳은 금룡평원이다. 삼조청룡하역(三爪?龍下域), 사조홍룡중역(四爪紅龍中域), 오조금룡상역(五爪金龍上域)으로 나눈다. 상역을 지나면 자금전룡의 길로 들어가고 용혼고궁의 깊은 곳에 들어갈 수 있다."

나이가 든 대제 거물은 입을 열었다.

"용혼고궁의 깊은 곳에 갈 수 있다고?"

혈살, 도염, 뇌연은 두 눈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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