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7화 철저한 복수
"백령아, 이제부터 너는 나의 납계 안에 한 달 동안 머물거라. 한 달 후 우리 현신공간의 금지로 가자. 그 금지는 너의 주인에게 매우 큰 이득이 될 거다."
진남은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백령아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더 묻지 않고 사망수정과 함께 진남의 납계 안으로 날아 들어갔다.
주인은 전에 그녀에게 사망수정을 가져갈 수 있는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이 뭐라고 하든 대답해야 한다고 했다.
"함께 현신조각을 찾으러 가겠습니까?"
진남은 고개를 돌려 사마공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직 한 달이란 시간이 남았다. 그 사이에 현신조각을 더 많이 모아야 했다.
"현신조각을 찾지 마시오. 좀 전의 그 자식들이 아직 현신공간에 있소. 우리와 너무 멀지 않은 곳에 있소."
사마공은 웃기 시작했다.
"네? 그자들의 위치를 아십니까?"
진남의 눈에 엄청난 빛이 반짝거렸다.
"당연하오. 내가 누구요? 진작에 그자들의 몸에 도제 영감탱이가 남겨준 부적을 심었소. 그들이 현신공간에 나타나면 나는 그들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있소."
사마공은 으쓱해서 거들먹거렸다.
"자네를 그들이 있는 곳으로 데려다줄 수 있소. 그러나……. 한 가지 조건을 들어줘야 하오."
사마공의 눈에 교활한 빛이 스쳤다.
"나중에 그들이 갖고 있는 현신조각을 자네가 이 할, 내가 팔 할로 나눕시다."
사마공은 뻔뻔스레 말했다.
"좋습니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
사마공은 말문이 막혔다.
그는 처음부터 이 대 팔로 나눌 생각이 없었다.
진남이 깎을 걸 생각하고 일부러 그렇게 말한 것이었다.
사 대 육으로 나누어도 그는 만족이었다.
그러나 진남이 이렇게 통쾌하게 대답할 줄 몰랐다.
"자네……. 정말 이 대 팔로 나누는 걸 동의하오? 우리 사 대 육으로 나누는 건 어떻소? 그 세 장의 부적은 현신공간에서 매우 진귀하오. 게다가 나도……."
사마공은 낮게 기침을 하며 말했다.
그는 뻔뻔스럽지만, 형제를 속일 생각은 없었다.
게다가 진남은 창람대륙에서 유일한 그의 형제였다.
"이 대 팔, 삼 대 칠, 사 대 육, 저는 상관없습니다. 저는…… 지금 그들을 죽이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진남의 눈에 엄청난 살기가 드러났다.
그는 좀 전의 도제, 비홍, 사앙 등의 행동을 잊지 않았다.
원래 그는 이들이 현신공간을 떠나 찾지 못할 줄 알고 현신조각을 찾으러 가려 했다.
그런데 찾을 수 있다고 하니 죽이고 싶었다.
그는 피를 보아야만 분이 풀릴 것 같았다.
"좋소, 우리 지금 갑시다."
진남의 표정을 본 사마공은 어쩌다 긴말 없이 그들이 있는 위치를 진남에게 알려줬다.
진남의 몸에서 붕멸의지가 뿜어져 나왔다.
그는 사마공과 함께 사라졌다.
* * *
한 시진 후 현신공간, 연경 수림 속.
도제, 비홍, 사앙 등은 강한 기세를 뿜으며 수림 깊은 곳으로 날아갔다.
혈련동천의 보물을 얻지 못했지만 나머지 몇 곳은 그들의 경지로 충분했다.
때문에, 그들은 부하들을 돌려보냈다.
부하들도 수련을 해야 하기에 계속 그들과 함께 할 수 없었다.
"혈문, 뇌호. 단청은 지금 기분이 어떨까?"
비홍은 입맛을 다시며 물었다.
"수정이 혈독에 중독되었으니 그는 지금 온갖 수단을 써 수정을 회복하려 할 거야."
사앙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흥! 혈련동천에서 죽었으면 좋겠다. 죽지 않더라도 중상을 입어야 해."
도제는 안색이 어두워져 콧방귀를 뀌었다.
혈련동천의 일이 끝났지만 그는 아직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들은 보물을 얻지 못했고 단청에게 진압되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 뚱보를 함께 공격할걸.'
도제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때, 이변이 일어났다.
도제, 비홍, 사앙 등은 안색이 동시에 변했다.
그들은 왠지 모를 위기감이 들었다.
이런 위기감을 빨리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소족장인 그들이 수많은 천지영약을 연화하고 수많은 비술을 수련하였기 때문이었다.
쿵-!
하늘에 매우 강력한 반달 모양의 도기 세 개가 세 마리 태고의 용처럼 그들에게로 날아왔다.
그들은 커다란 산에 눌린 것처럼 압박감을 느꼈다.
"아차!"
도제, 비홍, 사앙은 깜짝 놀라 빠르게 금술을 움직여 세 개의 도기를 공격했다.
그들은 동시에 뒤로 물러났다.
우르릉-!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세 개의 도기는 그들의 금술을 부수고 바닥을 내리쳤다.
바닥에 순식간에 세 개의 커다란 골짜기가 생겼다.
폭풍이 방원 몇 리의 나무들을 부쉈다.
"이게 무슨……."
도제, 비홍, 사앙은 이 광경을 보고 깜짝 놀랐다.
'도기가 이렇게 대단한 걸 보니 방금 우리를 공격한 자는 경지가 적어도 대제 경지 육 단계는 되겠다.'
"너희들, 반응은 꽤 빠르구나."
차가운 목소리가 도제, 비홍, 사앙의 머리 위에서 울려 퍼졌다.
"누구냐!"
도제, 비홍, 사앙은 깜짝 놀라 고개를 쳐들고 바라봤다.
진남이 두루마기를 날리며 단천도를 들고 엄청난 살기를 뿜으며 그들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단, 단청? 너…… 어떻게 우리를 찾았어?"
도제, 비홍, 사앙의 눈에 커다란 놀라움이 드러났다.
진남이 죽지 않거나 상처를 입지 않았다 해도 그들은 이 정도로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중요한 건 그들은 지금 혈련동천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었다.
아무리 대단한 대제 거물이라도 그들을 찾을 수 없었다.
"허, 명성이 자자한 도제, 비홍, 사앙 세 대제 거물이잖아? 이런 우연이 있을까? 그런데 너희들은 왜 부들부들 떨고 있느냐?"
사마공은 옆에서 비웃었다.
'아까는 매우 건방지게 굴었잖아? 악랄하게 공격했잖아? 근데 지금은 왜 기가 죽었지?'
"단청…… 두 분, 나는 신분이 너희들의 상상을 초월했다. 너희들이 여기서 공격하면 우리 모두에게 불리하다. 좀 전의 일은……."
역시 혈족 소족장 도제는 달랐다.
빠르게 반응하고 길게 숨을 들이쉬더니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
어떻게든 무도의지의 몸을 지켜야 했다.
"죽어라!"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남은 단천도를 휘둘렀다.
세 개의 붕멸의지가 감도는 도기가 강물이 제방을 무너뜨리는 것처럼 세 명의 위쪽 하늘을 덮었다.
"혈신순(血神盾)!"
"뇌연비법(雷衍秘法)!"
"부적, 부숴라!"
도제와 사앙은 대가를 치르고 금기술을 펼쳐 혈광과 뇌광으로 변하여 양옆으로 날아갔다.
비홍은 부적을 부숴 제의로 몸을 감싸고 앞으로 날아갔다.
쿵-!
진남이 펼친 세 개의 붕멸도기가 폭발했다.
수많은 붕멸의지는 수천수만 개의 칼처럼 사방으로 날아갔다.
"아악!"
비명이 울려 퍼졌다.
비홍과 사앙은 충격을 받았다.
도기가 몸을 꿰뚫자 그들은 멀지 않은 곳의 바닥에 떨어졌다.
"움직여라!"
도제는 소름이 끼쳤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목숨을 지켜줄 부적 세 장을 전부 꺼냈다.
윙-!
도망이 그의 앞에서 반짝이다 사라졌다.
세 장의 부적은 아무런 힘도 막지 못하고 부서졌다.
휙-!
단천도는 진남의 손에서 날아 나와 칼끝이 도제의 가슴을 꿰뚫고 뒤에 있는 나무들을 꿰뚫더니 도제의 몸을 팔 리 밖의 큰 산에 처박았다.
싸움은 순식간에 끝났다.
세 개의 고통스러운 비명만이 수림 속에서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도제, 비홍, 사앙 셋은 천재무제방에 속해 있고 삼대 고족의 소족장들이었다.
그러나 심복이 힘을 보태주지 않으면 그들은 대제 경지 사 단계, 삼 단계밖에 되지 않아 진남보다 실력이 낮았다.
"허허, 이제 내 차례요."
사마공은 흥분하여 신념을 움직였다.
그리고 오른팔이 흐릿하게 변하자 비홍과 사앙에게 다가갔다.
"너……."
비홍과 사앙은 입을 열었지만 말을 채 하지 못했다.
휙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사마공은 오른손을 뻗어 비홍과 사앙의 납계에 있는 현신 조각과 보물 등을 한꺼번에 가져왔다.
"우와! 현신 조각 백서른 개, 능설화(?雪花) 세 송이, 절정목(?情木) 한 토막, 천제회생단(天帝回生丹) 여덟 개, 보물지도 세 장까지? 너희들 참 잘 사는구나!"
사마공은 빼앗아온 보물들을 확인하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비홍과 사앙은 살아있는 보물창고였다.
"너 지금……."
비홍과 사앙은 두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그들은 납계에 강한 금계를 쳤기에 자신들 외에 다른 사람은 열 수 없었다.
만약 억지로 열려고 하면 납계는 스스로 소멸될 수 있었다.
'저 녀석은 어떻게 한 거지?'
"하하, 이제 네 차례다."
사마공은 정신을 차리고 크게 웃으며 도제에게 날아갔다.
'이 녀석은 경지가 높으니 보물을 더 많이 가지고 있을지 몰라.'
"뚱보, 너 감히 내 물건을 빼앗으면 우리 가문의 힘을 동원해서 땅바닥을 삼 척을 파서라도 네 놈을 찾아낼 거다! 절대 가만히 안 둘 거야!"
도제는 안색이 변해서 호통쳤다.
"어이쿠! 내가 겁먹을 줄 알아? 이름도 성도 다 알려주마. 이 어르신은 존함이 성경천이시다. 능력이 있으면 찾아오너라!"
사마공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입을 삐죽거렸다.
도제는 입꼬리가 비틀렸다.
'뭐? 네가 성경천이면 나는 장사도다!'
"에잇, 고작 백마흔 개의 현신 조각에 보물 지도 두 장밖에 없어? 너무 가난하잖아?"
도제의 납계 속 물건을 확인한 사마공은 마음속에 품었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었다.
그는 두 눈에 조롱하는 기색이 떠올랐다.
"너……. 나한테 잡히기만 해봐……."
도제는 화가 나서 가슴이 답답했다.
'똥보 녀석 내 보물을 빼앗은 것도 모자라 적다고 무시하기까지 하다니!'
쿵-!
이때, 줄곧 말이 없던 진남이 공격했다.
수많은 붕멸의지가 용솟음치더니 세 개의 커다란 주먹으로 변해 세 사람을 때렸다.
세 번의 부딪히는 소리와 세 번의 비명이 들리더니 도제, 비홍, 사앙의 몸은 터져 사라졌다.
"왜 이렇게 빨리 죽였소? 좀 더 놀리려고 했는데."
사마공은 툴툴거렸다.
"잠시라도 더 살려두기 싫었습니다."
진남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자신을 억제했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그는 진작에 셋을 죽였을 것이다.
진남의 무도 방향은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싸우는 것이었다.
그러나 진남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다치게 하면 상대방의 신분을 막론하고 반드시 복수를 했다.
"흠흠. 그 말은 그만하고 보물을 나눕시다. 백오십 개의 현신 조각은 자네에게 주겠소. 나머지는 내가 가지겠소. 이 지도들에 표시된 곳은 우리 나중에 같이 갑시다……. 후, 이번 약탈은 매우 만족스럽소……."
사마공은 진남에게 저장주머니를 건네면서 감탄했다.
"사마공, 저들이 다시 무도의지의 몸으로 현신공간에 들어오면 느낄 수 있다고 하셨는데 지금도 가능합니까?"
진남은 문득 물었다.
"그럼, 가능하오. 이 부적은 태아노인에게서 얻은 것인데 다섯 번 느낄 수 있소. 설마, 자네……."
사마공은 살짝 놀랐다.
"그렇다면 그들이 다시 현신공간에 들어오면 알려주십시오."
진남은 두 눈에 차가운 빛이 돌았다.
도제, 비홍, 사앙이 이번에 저지른 일은 진남의 역린을 건드렸다.
지금 죽이는 건 그들의 무도의지의 몸일 뿐이었다.
기껏해야 시끄러움이 많아질 뿐 실질적으로 그들에게 상해를 입히지는 않았다.
용의 역린을 건드리는 자 반드시 죽인다.
진남은 전신의 주인이니 더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들이 나타나는 것을 네 번 느낄 수 있다니 그는 네 번 더 죽일 생각이었다.
"허허, 너희 셋은 나를 탓하지 말거라. 그러니까 왜 하필 사망수정을 공격했어."
사마공은 진남의 표정을 보자 말리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저으며 마음 속으로 도제, 비홍, 사앙 을 위해 묵념했다.
"자, 그럼 우리 이곳에 가봅시다."
진남과 사마공은 이내 그곳을 벗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