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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746화 (746/1,498)

746화 백령아

"도제!"

진남은 두 눈이 시뻘게졌다.

엄청난 살기가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도제, 비홍, 사앙 등이 그를 다치게 했다 해도 그는 이 정도로 화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한데, 감히 강벽난을 공격하다니!'

"하하하, 우리는 떠날 준비나 하자."

살기를 느낀 도제는 마음이 서늘해졌다.

그러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에 그는 또 큰소리로 웃으며 비술을 움직여 대황을 공격하려 했다.

"하하!"

비홍, 사앙 등도 큰소리로 웃으며 공격했다.

그들은 목적을 이루었다.

이곳은 이제 곧 무너질 것이기에 오래 있을 필요가 없었다.

"진남, 저들을 신경 쓰지 마시오. 우선 방법을 찾아 사망수정을 갖고 이곳을 떠나야 하오. 나중에 우리 다시 방법을 생각해 피를 없애버립시다."

사마공은 정음제술(正音帝術)을 펼쳐 외쳤다.

그의 목소리에는 정기가 가득했다.

마치 몽둥이에 머리를 얻어맞은 것처럼 정신을 잃은 사람을 빠르게 깨어나게 할 수 있었다.

"좋습니다!"

진남은 길게 숨을 들이쉬더니 애써 분노를 가라앉혔다.

'침착해야 해, 침착해야 해. 충동적을 행동하면 안 돼. 아니면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어!'

휙-!

진남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운을 반짝이는 금제와 진법들 사이를 오가며 잠깐 사이에 제단에 도착했다.

제단에 도착하자 진남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왼팔을 뻗었다.

수정에서는 대단한 사망지의가 뿜어져 나왔다.

그러나 그의 몸과 왼팔은 특수했기에 아무런 영향도 줄 수 없었다.

"응?"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왼팔이 사망수정에 닿았지만 사망수정은 아무런 사망의지도 뿜지 않고 매우 평온했다.

"아니? 어떻게 된 거요?"

사마공은 어안이 벙벙했다.

'왜 진남이 오니 사망수정은 아무 반응 없지?'

"여기는 곧 무너집니다. 빨리 나갑시다."

정신을 차린 진남은 길게 생각하지 않고 붕멸의지를 펼쳐 사마공, 사망수정과 자신을 감싸고 성 밖으로 날아 나갔다.

"붕천제뇌술!"

"이화지검!"

"혈신노(血神怒)!"

이미 대황도의를 펼친 도제, 비홍, 사앙 등은 진남 등이 날아오는 걸 보자 바로 공격했다.

엄청난 제술들을 펼쳐 사막혈성을 공격했다.

쿠쿠쿠쿠쿵-!

폭발음이 연거푸 울려 퍼졌다.

금제, 살진은 공격을 받자 엄청난 신광을 뿜어 하늘로 솟아올랐다.

금제, 살진들이 움직이려면 아직 시간이 좀 있었다.

그러나 도제, 비홍, 사앙 등의 공격은 그것들을 앞당겨 움직였다.

"하하하! 단청, 이곳에 남아있거라!"

도제, 비홍, 사앙 등은 큰소리로 웃으며 오래된 비술을 움직여 그림자로 변하여 혈련동천을 날아 나갔다.

"제길! 진짜 뻔뻔하구나!"

사마공은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베어라!"

진남은 침착했다.

그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단천도를 휘저어 금제와 진법의 급소를 찔렀다.

잠시 후, 진남과 사마공의 형상이 엄청난 속도로 동굴 입구를 뛰어나왔다.

우르릉-!

그들이 뛰어 나오는 순간 동굴 입구에서 천지를 뒤흔드는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수많은 강기가 동굴 안에서 용솟음쳐 올랐다.

우뚝 솟았던 혈신지검 같은 산봉우리도 세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마터면……."

사마공은 가슴이 떨렸다.

하마터면 미래의 도신이 동굴 안에서 죽을 뻔했다.

"에잇, 나쁜 놈들 빨리도 도망쳤군, 그림자도 보이지 않아. 나를 이 꼴로 만들었으니 이대로 가만있을 수 없다."

사마공은 이를 갈았다.

납계에서 꼬깃꼬깃한 붉은색 부문을 세 장 꺼내어 법인을 만들었다.

부문은 세 개의 빛으로 변하여 허공으로 날아갔다.

"사마공, 이것 좀 보십시오."

왼쪽 눈을 움직여 사망수정을 뚫어지게 보던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시커먼 피가 혈독으로 변하여 안으로 퍼지고 있었다.

혈독은 매우 횡포했다.

그러나 붕멸의지나 단천도의 도망으로 쉽게 제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사망수정도 어느 정도 파괴될 수 있었다.

"혈독을 제거하려면 사망수정을 파괴해야 하오. 좀 어려울 것 같소. 자네의 제심정혈(帝心精血)과 나의 수단으로……."

사마공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제심정혈이요? 좋습니다."

진남은 바로 제심에 정신을 집중했다.

"진남, 제심정혈이 조금 있으면 되는 거 아니오. 자네는 경지가 크게 손상 입을 수 있소. 아직 조급해하지 마시오. 시간이 있으니 다른 방법이 없는지 생각해봅시다."

사마공은 깜짝 놀랐다.

"그런 것까지 신경 쓸 겨를 없습니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손상이 더 클 겁니다."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경지가 손상을 입을 뿐이었다.

그는 강벽난이 스스로 도를 깨우칠 때까지 아무런 손상도 입는 걸 바라지 않았다.

이때, 조용하던 사망수정 안에서 검은색과 흰색 빛이 반짝거리더니 끊임없이 퍼지는 혈독을 감쌌다.

빛은 매우 희미했다.

그러나 가늠할 수 없는 힘이 있었다.

빛이 혈독을 끊임없이 삼켰다.

"어, 잘 먹었다."

청아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검은색과 흰색 빛은 혈독을 다 삼키더니 사망수정에서 천천히 날아 나와 흰색 단발머리에 두 눈이 시커멓고 예쁜 열두 살 정도 되는 여자아이로 변했다.

"어……?"

진남과 사마공은 얼떨떨했다.

이런 이변이 일어날 줄 아무도 몰랐다.

뿐만 아니라 줄곧 조용하던 진남의 식해 안의 구리거울에 빛이 반짝거렸다.

이 여자아이가 나타나자 구리거울은 반응을 보였다.

"너는 누구냐?"

진남은 눈길이 차가워졌다.

그의 제의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언제든 공격을 펼칠 것 같았다.

"진남, 왜 저를 그렇게 보는 거예요? 저는 주인을 해치지 않아요."

여자아이는 코를 찡긋거렸다.

"주인? 너 어떻게 내 이름을 아느냐?"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아주 간단해요. 바보 같은 뚱보 아저씨, 아까 수정을 가져가려다 사망지의의 공격을 받았던 적 있죠?"

여자아이는 사마공을 바라보았다.

"뚱보? 바보 같다고? 허, 꼬맹아, 나는 백 만 년에 나올까 말까 한 천재다. 내 몸매가 어때서, 네가 감히……."

사마공은 화가 났다.

어느 집 애인지 예의 없다고 생각했다.

"주인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세 명만이 수정을 가져갈 수 있고 다른 사람이 수정을 가져가려고 하면 사망지의의 공격을 받을 거라고 하셨어요."

여자아이는 멸시하듯 사마공을 힐끗 보더니 말했다.

"세 명만이 가져갈 수 있다고?"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맞아요. 주인님의 부모님과 진남, 이 세 분만 수정을 가져갈 수 있어요. 근데, 주인님의 부모님께서는 이미 돌아가셨잖아요. 남은 건 한 사람밖에 없는데, 수정을 가져갈 수 있으니 당신이 아마 진남이겠죠."

그녀의 말을 들으니 진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어쩌면 창람대륙 전체에 그녀가 의지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은 그뿐이었다.

그가 죽으면 그녀는 진짜 아무데도 의지할 곳이 없었다.

"너……. 아직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

진남은 침묵하더니 천천히 말했다.

그는 여자아이의 신분을 알고 싶었다.

구리거울의 말대로라면 전에 강벽난이 사망수정으로 변할 때 의지 등이 모두 완전히 사라졌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여자아이가 나타난 것이 매우 의심스러웠다.

"저도 아직 몰라요. 저도 제가 어디서 왔는지 몰라요. 저의 주인이 강벽난이고 저는 주인님을 지켜야 하고 주인님을 위해 도를 지켜야 한다는 것밖에 몰라요."

여자아이는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녀도 이 문제를 오랫동안 고민했던 게 틀림없었다.

"진남, 의심하지 말거라. 저 아이의 말은 사실이다."

차가운 목소리가 진남의 식해에 울려 퍼졌다.

이 소리는 구리거울 속의 신비한 여인이었다.

"구리거울?"

진남은 의아했다.

구리거울 속의 신비한 여인은 번개같이 나타났다 구름처럼 사라졌다.

지난번에 그가 스스로 제위에 올랐을 때도 급히 왔다 갔다.

그녀는 보통 상황이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 사망수정은 깨끗한 생명의 본원지력을 얻어 자신의 사망지의와 결합되어 현묘한 변화가 일어났다. 백령아도 이렇게 태어난 것이다."

구리거울 속의 여인은 진남의 의문을 무시하고 차갑게 말했다.

"생명의 본원지력을 얻었다고요?"

진남은 눈을 반짝거렸다.

그렇다면 모든 것이 이해가 되였다.

생명의 본원지력은 사망수정이 끝없는 허공 속에서 기연을 만난 것이었다.

진남은 한숨을 쉬었다.

제의도 평온해졌다.

사망수정이 아무런 문제가 없으면 다행이었다.

기연을 만나 변화가 생긴 건 좋은 일이었다.

"지금 바로 태아노인을 찾아가자. 사망수정을 창람대륙으로 가져가려면 그분의 도움이 필요할 거다."

진남은 중얼거리며 결심했다.

현신공간 안의 모든 물건은 현실로 가져올 수 없었다.

그들의 몸도 무도의지가 변한 것이지 진정한 육신이 아니었다.

"현신공간에서 갖고 나갈 필요 없다. 계속 여기 있게 하거라."

구리거울 속의 신비한 여인은 진남의 속내를 꿰뚫어본 듯 차갑게 말했다.

"네? 이유가 무엇입니까?"

진남은 어안이 벙벙하여 물었다.

"현신공간에 그녀에게 커다란 도움이 되는 금지가 있다. 너도 그 안에서 폐관 수련할 수 있다. 한 달 후 내가 금지를 열면 너희들은 그곳으로 가거라."

신비한 여인은 간단명료하게 말했다.

그녀는 진남이 현신공간에 들어온 걸 진작에 알고 있었다.

그녀는 지금 구천에서 창람대륙으로 오는 길이라 진남을 도와 금지를 열어주는 것에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사망수정이 나타나고 이변이 일어나면서 그녀는 조금의 관심이 생겼다.

때문에, 그녀는 강벽난을 도와주는 김에 미리 씨앗을 뿌리는 셈 치고 겸사겸사 진남도 도와주려 했다.

나중에 씨앗이 자라 하늘을 찌르는 큰 나무가 될 수 있을지 없을지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 금지가 있습니까? 그런데 왜 한 달이나 기다려야 합니까? 지금은 열 수 없습니까? 사망수정이 현신공간에 한 달씩 있으면 적지 않은 문제가 발생할 겁니다."

진남은 눈을 반짝이며 미간을 찌푸렸다.

"구리거울 속에 남은 힘이 많지 않다. 다시 모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또 사망수정은 이미 이변이 일어나 예전과 다르다. 한 달 정도는 걱정할 필요 없다. 너 스스로 결정하거라."

신비한 여인은 진남이 물음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는지 설명하더니 다시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그렇군. 그럼 한 달 후에 다시 금지로 가면 되겠다."

진남은 잠깐 생각하고 결심했다.

'구리거울 속의 신비한 여인은 전에 대제 거물이었을 때 현신공간에 머무른 적 있을 거다. 현신공간을 잘 알 거다. 그녀가 여는 금지는 매우 비범할 거야.'

"진남, 어떻게 할 거요? 가혹한 형벌로 고문해서 이 꼬맹이가 입을 열게 할까?"

진남이 한참 말이 없자 사마공이 말했다.

그는 여자아이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고 진작부터 혼내주고 싶었다.

"고작 무조 경지로 나에게 형벌을 주겠다고요? 뚱보, 내 지금 바로 당신의 수명을 백 년 정도 줄어들게 해줄까요?"

백령아는 조금도 놀라지 않고 손을 저었다.

그녀의 손에서 사망지의가 솟아올랐다.

"수명을 백 년 줄인다고? 허! 경고한다. 너 헛수작 부리지 말거라."

사마공은 깜짝 놀랐다.

'제길, 뭐야! 백령아는 열두 살 정도밖에 안 돼 보이고 몸에 강한 기운도 없다. 그런데 이렇게 대단한 능력이 있다니?'

"백령아, 이제 신분을 알았다. 너는 계속 강벽난을 보호하거라. 할 수 있겠느냐?"

진남은 백령아를 바라보았다.

눈길도 부드러워졌다.

"당연합니다. 그분은 저의 주인입니다."

백령아는 고개를 들더니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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