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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739화 (739/1,498)

739화 천종이 울리다

"기회다! 염도시조(焰道始祖), 구양천노(九陽天怒)!"

비홍이 공격했다.

수많은 청금색 화염이 허공에서 모여왔다.

순식간에 높이가 몇백 장 되는 웅장한 형상을 이루었다.

형상에서 뿜어져 나오는 화염은 더 대단했다.

마치 허공도 화염의 기운에 녹을 것만 같았다.

어흥-!

화염 형상은 귀청이 찢어질 듯 포효하더니 깨어난 것처럼 고개를 숙이고 진남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형상은 천둥 같은 기세로 진남을 공격했다.

멀리서 보면 커다란 화산이 진남을 덮치는 것 같았다.

"붕멸의 용!"

진남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신념을 움직였다.

수많은 붕멸의지가 모여와 두 마리 태고 자금 전룡의 형상을 이루었다.

자금 전룡은 입을 쩍 벌리고 포효하며 날아올라 화염 형상을 꽉 물었다.

진남의 두 무도의지는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그것들은 마음대로 변화하며 완전히 다른 힘을 뿜을 수 있었다.

"하하, 속았구나!"

비홍은 큰소리로 웃었다.

"뇌정시조(雷霆始祖), 혼돈뇌검(混沌雷劍)!"

긴 외침이 허공에 울려 퍼졌다.

줄곧 손을 쓰지 않던 사앙이 손을 뻗어 허공에서 길이가 십 장 되는 회백색의 뇌검을 뽑았다.

"뇌화상우(雷火相遇), 화신일격(火神一擊)."

비홍과 사앙은 다시 법인을 만들었다.

두 마리 붕멸의 용에 물린 화염 형상은 다시 포효하며 몸을 날려 억지로 용에게서 벗어나 하늘로 날아갔다.

화염 형상은 손을 뻗어 혼돈뇌검을 잡더니 진남을 내리쳤다.

호수의 위쪽은 뇌화세계로 변했다.

뇌화세계 위에서 천지를 관통하고 불과 번개가 번쩍이는 위력이 엄청난 검기가 천신일격(天神一擊)처럼 내려왔다.

번개는 원래 불과 통했다.

한데, 불과 번개의 힘이 융합되었으니 더 강해진 것이었다.

"뇌화지검(雷火之劍)? 괜찮구나. 그러나 별거 아니다. 붕멸지도(崩滅之道)!"

진남의 왼쪽 눈에 파란빛이 세게 반짝거렸다.

끝없는 붕멸의지가 다시 흩어져 시커먼 길을 이루어 뇌화세계로 뚫고 들어갔다.

진남은 길을 따라 머리카락을 날리며 한 걸음 한 걸음 검기와 맞서며 올라갔다.

"저, 저……."

비홍과 사앙은 당황했다.

그들은 전에 이 살초로 수많은 강하고 명성이 자자한 대제 거물 그리고 천재 무제들과 싸웠다.

그러나 진남처럼 검기를 깨려는 자는 처음이었다.

진남은 한걸음에 백 장씩 움직이더니 네 걸음을 옮겨 길 끝에 도착했다.

강대한 뇌화검기도 진남과 십 장 남짓한 곳까지 내려왔다.

잠깐이면 진남을 삼켜버릴 수 있었다.

"전신의 분노!"

이때, 진남이 크게 외쳤다.

끝없는 전신의지가 휘몰아치더니, 환상적이고 웅장하고 패기 있는 사람 형상이 우뚝 솟아올랐다.

형상은 세상 전체가 두려워할 듯한 위압을 뿜었다.

사람 형상은 매우 화가 난 것 같았다.

형상은 나타나자마자 위로 주먹을 날렸다.

쾅쾅-!

뇌화세계가 부서졌다.

엄청난 주먹의 힘에 매우 횡포하던 뇌화검기와 용맹스럽던 화염 형상은 조금도 반격하지 못하고 순식간에 부서지고 사라졌다.

'고작 검기나 염족 시조 형상이 어찌 전신 형상과 비교가 될까?'

"허억! 저리도 대단한 무도의지를 장악했다니. 어서 이곳을 떠나자!"

비홍과 사앙은 안색이 변하고 소름이 끼쳤다.

마음이 내키지 않지만, 앞에 있는 이자는 너무 대단했다.

자신들이 상대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도망치려고?"

진남은 손에 쥔 단천도를 위로 쳐들었다.

허공에서 천황지기가 내려오자 세상은 기운이 다시 태고시대로 돌아온 것 같았다.

제위에 오른 후 진남의 천황도술은 진정한 빛을 드러냈다.

"단청, 너 뭐 하려는 거냐? 우리는 양대 고족이다. 네가 우리를 죽이면 양대 고족에게 도발하는 거다. 현신공간에 있다 해도 우리 양대 고족의 보복을 당할 거다!"

비홍과 사앙은 사납게 소리쳤다.

무도의지의 몸이 훼손되면 그들은 회복하는 데 많은 대가를 치러야 했다.

"헛소리하지 말거라."

그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남은 손에 쥔 단천도를 내리쳤다.

순식간에 어디에서 온 건지도 알 수 없는 엄청난 도기가 비홍, 사앙 등의 발밑에서 빠르게 퍼져 몸을 감쌌다.

비홍과 사앙 등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앞에 있는 자가 그들의 위협을 받고도 공격할 줄 몰랐다.

그러나 그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들을 감싼 도기들에 잘려 산산조각 났다.

커다란 호수 전체가 조용해졌다.

"하하하!"

진남은 기운을 거두고 호숫가로 걸어가며 저도 모르게 시원스레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기운이 나고 생기가 넘쳤다.

이번 싸움에 그는 오 할의 전력밖에 쓰지 않았다.

그러나 전혈이 모두 들끓기 시작했다.

싸움이 끝난 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이 솟아오르고 속이 후련했다.

이런 진남의 모습을 보면 비홍, 사앙 등은 기분이 어떠했을까?

"이, 이겼어?"

능약은 여전히 어리둥절했다.

그의 경지는 대제 삼 단계 정도였다.

좀 전의 엄청난 싸움에 그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더 중요한 건 그는 전에 열세에 처했던 진남이 이길 거라고 생각지 못했다.

"이건 너의 현신조각이다."

진남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아홉 개 현신조각을 꺼내 능약에게 건넸다.

"선배님 감사합니다."

정신을 차린 능약은 크게 기뻐했다.

설연의 호수는 지도에 표기된 위치 중 한 곳이었다.

아홉 개의 현신조각을 얻었으니 남은 위치에서도 현신조각을 적지 않게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번에 지도를 제대로 샀구나.'

"선배님, 저는 먼저 떠나겠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연합합시다."

능약은 공수했다.

남은 몇 곳은 진남의 도움이 필요 없었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고는 능약을 떠나보냈다.

"하루 사이에 수확이 꽤 많구나."

진남은 움직이지 않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납계를 훑어봤다.

그의 납계 안의 현신조각은 스물여덟 개가 되었다.

"지금은 목표가 없으니 현신조각 하나를 써 현신공간 안의 대제 거물들이 현신조각을 몇 개나 얻었는지 보자."

진남은 중얼거리며 현신조각 하나를 태아노인이 준 옥간에 튕겨 넣었다.

옥간을 덮고 있던 엄청난 힘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진남의 신념도 안으로 들어갔다.

* * *

그 시각, 창람대륙.

반신지국의 한 흰 구름 위.

얼핏 보면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구름이었다.

그러나 동술이 강하면 흰 구름 안에 길이가 몇천 장 되고 신광이 가득한 붉은색, 파란색의 배 두 척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 걸 볼 수 있을 것이었다.

두 척의 배는 평범한 제기를 초월하여 반보신기의 경지에 도달하였고, 가늠할 수 없는 힘이 있었다.

"젠장!"

"고약하구나!"

붉은색 배 안의 호화로운 궁전 안에서 분노하여 욕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제위가 안에서 뿜어져 나와 배 안의 다른 강자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단청! 진짜 간이 부었구나. 감히 나를 죽이려 하다니!"

궁전에는 머리카락이 붉은색이고 두 눈이 화염 같은 청년 있었다.

그 청년은 차가운 살기를 뿜었고, 그로 인해 대전 전체의 온도가 높아졌다.

"절대 가만둘 수 없다. 어서 진짜 신분을 어서 알아보거라. 단청이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지 보겠다."

옆에 있는 보라색 머리카락에 수포를 걸치고 커다란 몸에 용형전호를 감싼 청년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둘은 현재 염족, 뇌족의 소족장으로, 제방에 이름이 오른 자들이었다.

이들은 반신지국의 최고급 등급에서 명성이 자자한 존재이고 양대 고족을 물려받을 사람이었다.

그들은 다른 신분이 있었다.

진남이 현신공간에서 죽인 '비홍'과 '사앙'이었다.

"바로 알아보겠습니다."

염족대제, 뇌족대제는 안색이 좋지 않았다.

그들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몸을 날려 사라졌다.

그들 역시 현신공간에서 진남이 죽인 '사삭'과 '사건'이었다.

"도련님, 화를 푸십시오. 우리 우선 경지를 회복합시다. 반천맹이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다른 한 뇌족대제가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반천맹이 멀지 않은 곳에 있다고?"

붉은색 머리카락의 청년은 눈썹을 추켜세웠다.

"그럼 우선 경지를 회복하자."

뇌족 청년은 고개를 끄덕였다.

* * *

같은 시각, 현신공간, 설연의 호수.

진남의 신념이 옥간에 주입되자 태아방이 나타났다.

'무극 도우, 현신조각 칠백 서른두 개.'

'소혼 도우, 현신조각 칠백 서른한 개.'

'용린 도우, 현신조각 육백……'

진남은 태아방을 보며 감탄했다.

태아방에서 서열이 앞쪽에 있는 자들이 이렇게 많은 현신조각을 얻었을 줄이야.

'나는 언제쯤이면 저렇게 많은 현신조각을 모을 수 있을까?'

"응?"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태아방 서열 사백오십 위인 현신조각을 칠십 개 갖고 있는 사람은 도호가 도신(盜神)이었다.

"도신? 설마 사마공? 아닌데? 사마공은 아직 제위에 오르지 못하여 현신공간에 들어올 수 없다. 그럼 반신지국에 도둑질을 하는 사람이 더 있는 건가?"

진남의 머릿속에 의문이 가득 떠올랐다.

그러나 그는 길게 생각하지 않았다.

사마공은 들어올 수 없었다.

반신지국에 도둑질을 하는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도 별로 신기한 일은 아니었다.

"됐다. 태아성으로 돌아가자. 지도를 살 수 있을지 보자."

진남은 고개를 저으며 옥간을 거두고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가려 했다.

이때 이변이 일어났다.

둥-

그의 머릿속에서 가벼운 소리가 울려 퍼졌다.

마치 태고의 종이 울리는 것 같았다.

"응? 어떻게 된 거지?"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이 소리는 현신공간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의 육신에서 오는 것이었다.

그의 육신은 대전 안에 있었다.

이변이 일어나면 무도의지로 변신한 몸에도 전달된다.

때문에, 상황을 보면서 육신으로 돌아갈지 결정할 수 있었다.

"우선 돌아가자."

진남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태고 열쇠를 다시 움직였다.

현묘한 빛이 반짝이며 그의 몸을 감싸고 사라졌다.

* * *

육신으로 다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길지 않았다.

대전 안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던 진남은 순식간에 꼭 감았던 눈을 천천히 떴다.

"무슨 일이지?"

대전 안에서 아무런 기이한 점도 느끼지 못한 진남은 미간을 찌푸리고 왼쪽 눈을 움직이려 했다.

이때, 이변이 일어났다.

둥-! 둥-! 둥-!

천둥이 우는 듯한 종소리가 먼 곳에서 들려왔다.

소리는 칠요검령 공간 전체에 울려 퍼졌다.

천종의 소리였다.

반천맹에는 천종이 있었다.

큰일이 발생했을 때만 천종을 쳤다.

천종이 울리면 반천맹의 대제, 장로, 집사들은 반드시 빨리 모여야 했다.

지난번에 허망대제 등이 천종을 쳐 사람들을 모으고 육제혈서를 올려 진남을 반천맹에서 쫓아내려 했다.

"천종을 쳤어? 어서 가보자."

진남의 눈에 묘한 빛이 스쳤다.

그는 몸을 날려 대전을 날아 나갔다.

멀지 않은 도장 위에 사람들이 가득했다.

장로, 집사들이 모두 모였다.

가장 앞에 선 세 명은 허망대제, 융천대제, 명공대제였다.

세 대제 거물들은 안색이 예전과 달리 창백했다.

큰 상처를 입어 아직도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것 같았다.

"진남 전주를 뵙습니다."

장로, 집사, 제자들은 진남을 보자 서둘러 공수했다.

허망대제 등은 안색이 붉으락푸르락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남, 여기다."

맑은 목소리가 사람들 속에서 울려 퍼졌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반천맹에 가입한 목목이였다.

주위의 장로, 집사들은 부러운 눈빛을 보냈다.

그들은 목목이 다른 사람들과 인사를 하는 걸 본 적이 없었다.

다른 사람들이 먼저 그녀를 찾아가도 그녀는 쌀쌀맞게 대했다.

진남은 사람들을 향해 웃으며 공수하고는 목목의 옆에 내렸다.

몇 달 보지 못했더니 목목은 머리카락이 허리까지 자라있었다.

검은색 금사치마는 그녀의 몸매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그녀의 예쁜 얼굴과 봉황 눈은 더 매력 있고 사람들의 마음을 끌었다.

진남은 목목이 뿜는 기운도 더 신비해진 걸 발견했다.

그녀에게서 고난의지가 느껴졌다.

'목목이 고난삼림의 후계자가 되었나?'

진남은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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