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절세전혼-738화 (738/1,498)

738화 감히 공격해?

먼 곳에서는 엄청난 기운을 풍기는 다섯 그림자가 세찬 바람을 일으키며 빠른 속도로 달려왔다.

그 다섯 사람의 도호는 비홍, 사앙(史?), 사삭(史朔), 사건(史乾), 사곤(史坤)이었다.

그들 중 사삭, 사건, 사곤은 대제 경지 오 단계였고, 비홍과 사앙은 경지 대제 삼 단계였다.

눈 깜짝할 사이에 다섯 그림자는 호숫가에 다가왔다.

"선배님, 맹세하지만 저도 이들을 모릅니다. 아마 태아노인한테서 지도를 샀거나 다른 사람한테서 빼앗았거나……."

능약은 진남이 오해할까 봐 전음으로 해명했다.

"너희, 당장 이곳을 떠나거라. 그렇지 않으면 사정을 봐주지 않고 공격하겠다."

놀랍게도 다섯 사람 중, 대제 경지 삼 단계의 비홍과 사앙이 앞으로 나오며 입을 열었다.

그들의 목소리는 냉랭했고 거절할 수 없는 위엄이 있었다.

진남은 상대방의 표정, 생김새 등은 볼 수 없어도 말투에서 두 사람의 거만함이 느껴졌다.

"선배님, 어서 여기를 떠납시다. 비홍과 사앙은 팔대 고족, 칠대 금지, 삼대 세력 중의 비범한 인물일지도 모릅니다. 그렇지 않다면 대제 경지 오 단계들이 함께 하지 않을 겁니다."

능약은 안색이 변해서 빠르게 전음했다.

삼대 세력, 칠대 금지, 팔대 고족 그리고 그 외의 세력들은 잠재력이 있는 천재 무제들이 현신공간에서 더 많은 현신 조각을 얻게 하기 위해 강자들을 붙여 도와주게 했다.

눈앞의 비홍과 사앙도 분명 그런 것 같았다.

"왜 떠나야 하느냐? 여기 보물은 능력이 있는 자가 가져야 한다."

진남은 능약의 말을 듣지 못한 듯 담담하게 입을 열더니 호수로 향했다.

"선배님……?"

능약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는 진남이 설마 이렇게 말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실력으로 따진다고 해도 그들은 한 수 아래일 것이었고, 상대방의 배경은 그보다도 더 막강했다.

"응?"

비홍과 사앙 그리고 다른 세 사람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들도 눈앞의 대제 경지 일 단계의 무인이 이렇게 그들을 무시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어리석구나."

비홍과 사앙은 이내 정신을 차렸다.

그들은 진남이 호수 위로 들어서자 냉소를 지었다.

그들은 그를 공격하기도 귀찮았다.

호수 아래에는 군요살진이 있었는데, 만약 건든다면 대제 거물이라도 감당할 수 없었다.

때문에, 그들도 호수의 보물을 얻지 못해 세 강자의 도움을 받으려고 한 것이었다.

이때, 비홍, 사앙 등의 눈에는 곧 경이로운 빛이 스쳤다.

진남은 평지를 걷는 듯 호수 위를 걸어갔다.

호수 밑바닥에 있는 요수들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 듯 여전히 잠들어 있었다.

"설마 군요대진을 꿰뚫어 본 건가? 동술이 대단하구나. 대제 경지 일 단계가 감히 호수에 들어가려 할 때부터 알아봤어야 하는데."

"한데, 능력이 좀 있다고 우리 말을 귓등으로 흘리는 건가?"

비홍과 사앙은 정신을 차렸고 표정이 어두워졌다.

'우리의 신분 지위로 언제 고작 대제 경지 일 단계에게 이런 무시를 당한 적이 있었나?'

반신지국에 있었다면 대제 경지 칠 단계, 심지어 대제 경지 팔 단계의 거물들도 그들을 무시하지 못했다.

심지어 그들을 우러러봐야 했다.

"깨어나거라!"

비홍과 사앙은 무언가 생각난 듯 눈을 반짝이더니 동시에 소리쳤다.

그들의 고함이 우레처럼 호수에 떨어졌고 흩날리던 눈송이가 전부 부서졌다.

"안 돼!"

능약은 안색이 크게 변했다.

그는 상대방이 잔인하게 이런 일을 벌일 줄 생각지 못했다.

호수 위를 걷던 진남도 걸음을 멈추었다.

그의 눈에 차가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

웅-!

고요하던 호수가 약간 흔들리기 시작했다.

호수 깊은 곳에서 엄청난 기운이 연신 깨어났다.

으르르르-!

잠시 후, 마흔여덟 마리의 요수들이 깨어나 동시에 아가리를 쫙 벌렸다.

그것들은 귀청이 찢어질 듯한 포효를 하며 수많은 호수를 진동했다.

시뻘건 눈동자들이 진남을 향해 살기를 뿜었다.

"대범한 인간이구나! 감히 설연의 호수에 침입하다니, 죽고 싶으냐?"

우레와 같은 호통이 들리고 호수가 일렁였다.

마흔여덟 마리의 요수들은 강대한 살수를 펼쳤다.

보이지 않는 군요살진도 움직였다.

천지에 살벌한 기운이 요동쳤다.

"하하하, 네가 어떻게 하는지 똑똑히 보겠다."

비홍과 사앙은 그 모습을 보자 웃음을 터뜨렸다.

'이게 바로 우리를 무시한 결과이다!'

'마흔여덟 마리의 요수들이 모두 깨어났다. 목숨을 지킬 강한 수단이 없다면 분명 죽을 것이다.'

"보답천하!"

진남은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앞으로 나갔다.

그는 몸을 날려 엄청난 빛을 뿜으며 대요들에게 날아갔다.

"저, 저런……?"

능약 그리고 비홍, 사앙 등은 깜짝 놀랐다.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가까이 가다니, 정말 죽으려고 작정했나?'

마흔여덟 마리의 대요들이 공격을 펼쳤다.

방원 몇십 리의 호수가 사라지고 수많은 신광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마치 호수 위에 커다란 성진이 솟아오르는 것 같았다.

진남은 바람처럼 움직이며 대요들의 공격을 피했다.

그가 깊게 들어갈수록 마흔여덟 마리의 대요의 공격이 혼란스러워졌다.

대요들이 펼친 진법이 깨진 것이었다.

"저자는 대제 경지 오 단계구나. 그리고 동술, 신법이 매우 강하다! 두 수단으로 진법을 깨고 대요들 사이에서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다니!"

비홍과 사앙은 내력이 대단했다.

그들은 상황을 보곤 순식간에 깨닫고 감탄했다.

"조보간!"

진남은 문득 크게 소리치더니 조보간을 꺼내 아래로 던졌다.

"거두어라!"

진남은 뒤로 물러서 공격을 피하며 조보간을 당겼다.

그러자 사람만큼 높은 수정 상자가 요수들 아래에서 끌려 나왔다.

수정 상자 안에는 신비한 빛이 반짝이는 서른 개의 현신조각이 들어있었다.

"이, 이럴 수가?"

능약은 얼떨떨했다.

대제 거물인 그는 보물을 꺼내는 수단을 수없이 많이 봤다.

그러나 오늘처럼 기이한 수단은 처음이었다.

"보물을 꺼냈어? 뺏어라! 함께 공격하자!"

비홍과 사앙은 망설이지 않고 소리쳤다.

처음에 그들은 오만하여 진남을 얕잡아봤다.

하지만 수많은 싸움을 겪고 평범하지 않은 그들은 순식간에 상황 파악을 할 수 있었다.

지금 그들이 나서기만 하면 요수들과 연합하여 진남을 가둘 수 있었다.

"단청, 조심해!"

능약은 긴장되어 소리쳤다.

"하하, 단청이라고? 너는 실로 대단하구나. 그러나 우리가 이미 형세를 장악했다. 네가 꺼낸 수정 상자와 현신조각을 내놓거라. 그럼 살려는 주겠다!"

비홍과 사앙이 큰소리로 웃었다.

그들은 진남을 내려다보며 다른 이들과 함께 다가왔다.

그들이 뿜는 제력이 사방의 허공에 들어가 호수 위 공간을 가뒀다.

그들은 이미 형세를 장악했기에 어떤 도망치는 수단, 다른 금술이나 비장의 수가 있어도 우리에 갇힌 짐승처럼 도망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살려주겠다고?"

요수들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던 진남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다른 사람들은 그가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했다.

지난번에 제명쟁탈전이 끝난 후 그는 통쾌하게 싸우지 못했다.

지금 대요들과 내력이 범상치 않은 대제 거물 다섯 명이 있으니 그는 절반 넘는 경지를 쓸 수 있었다.

"전신의 권!"

진남은 두말하지 않고 길게 소리치며 엄청난 주먹을 날렸다.

주먹은 폭풍처럼 비홍, 사앙 등에게 날아갔다.

"감히 우리를 공격해?"

비홍, 사앙 등은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진남이 꼬리를 내리고 모든 걸 내놓을 줄 알았다.

'설마 현신조각을 내놓기 싫어 자신의 무도의지를 바치려는 건가?'

"네가 현신조각을 내놓지 못하겠다고 하니 소원을 들어주마!"

비홍, 사앙 등은 눈빛이 싸늘해졌다.

거대한 뇌정과 강력한 화염이 그들의 몸에서 꿈틀거렸다

"지옥유명분혼화(地獄幽冥焚魂火)!"

"대뇌왕지검(大雷王之劍)!"

"고뇌찰(古雷刹)!"

다섯은 동시에 엄청난 제술을 펼쳐 공격했다.

제술들은 강력한 화염, 뇌왕지검 등으로 변하여 진남을 공격했다.

공격마다 엄청난 힘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공격들은 현신공간에 가려졌다.

다른 사람들이 봤다면 비홍, 사앙 등이 팔대 고족의 염족, 뇌족의 사람이란 걸 바로 알았을 것이다.

아래의 마흔여덟 마리의 대요들은 싸움 경험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매우 지혜로웠다.

그것들은 순식간에 상황을 파악하고 다시 군요대진(群妖大陣)을 이루어 수많은 요기를 뿜었다.

요기들은 천천히 강대한 살초를 이루었다.

"잘 왔다, 하하하!"

진남은 오히려 기뻐하며 큰소리로 웃었다.

그는 전신의 붕멸제의를 전부 움직였다.

그러자 기세가 매우 대단한 경지로 높아졌다.

다섯 사람과 군요들 사이에서 무척이나 눈부셨다.

"베거라!"

진남은 왼팔을 단천도로 변화시키더니 위에 있는 다섯 명과 아래의 군요들에게 휘둘렀다.

전룡이 하늘을 향해 포효하며 제술과 살초를 드러내 모든 걸 부쉈다.

"이건 설마……. 대제 경지 육 단계인가?"

멀지 않은 곳에 있던 능약, 비홍, 사앙 등은 눈을 찌푸렸다.

그들은 진남이 경지를 숨겼을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대제 경지 육 단계면 어때? 너는 반드시 죽는다!"

비홍과 사앙의 기세는 눌리지 않고 오히려 더 강해졌다.

평범한 사람과 다른 엄청난 패기가 넘쳤다.

배경이 강하고 신분이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은 대부분 매우 오만하고 안하무인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오만하면서도 안목이 넓고 의지가 강했다.

평범한 사람들은 땅을 딛고 서서 한 치 앞만 보고 있다면, 그들은 거인의 어깨에 서서 멀리 내다보는 것과 같았다.

비홍과 사앙이 오늘과 같은 신분을 얻게 된 데는 출생 외에 그들의 실력이 뛰어난 것도 있었다.

아니면 양대 고족에서 그들은 지금 같은 지위에 오를 수 없었다.

"붕멸의지, 만물을 붕멸하거라!"

진남은 걸음을 옮겼다.

그의 몸에서 붕멸의지가 뿜어져 나와 용처럼 사방으로 퍼져 제술을 부쉈다.

나머지 붕멸의지는 비홍, 사앙과 아래에 있는 군요들에게 날아갔다.

쿠쿠쿠쿵-!

귀청을 찢을 듯한 폭발음이 연신 울려 퍼졌다.

엄청난 싸움이 호수 위에서 펼쳐졌다.

잠깐 사이에 형세에 반전이 생겼다.

비홍, 사앙 등은 붕멸의지에 맞아 연거푸 밀려났다.

아래의 대진의 중요한 위치에 있던 대요들은 하나둘 죽기 시작했다.

요수들은 혼란에 빠졌다.

"무도의지가 너무 강하구나! 평범한 대제 육 단계는 비교가 안 된다. 너희들, 어서 힘을 우리에게 주입하거라!"

비홍과 사앙은 마주 보더니 동시에 소리쳤다.

빨리 싸움을 끝내야 했다.

계속 싸우면 그들은 질 게 뻔했다.

다른 셋은 망설이지 않고 법인을 만들어 방대한 화염지력과 두 개의 방대하고 깨끗한 뇌정지력을 뿜어 비홍과 사앙의 체내에 주입했다.

쿵-!

순식간에 화염지력, 뇌정지력이 비홍과 사앙의 몸을 감싸더니 기운이 폭등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평범한 대제 경지 오 단계를 초월했다.

기세는 마치 천신이 인간 세상에 내려온 것만 같았다.

이건 염족과 뇌족의 비법이었다.

자신의 경지를 족인에게 주입할 수 있었다.

물론 비법에는 혈통, 경지 등 제한이 있었다.

"비술을 펼쳤느냐?"

이 광경을 본 진남은 공격하려 했다.

이때, 아래의 대요들이 포효하며 미친 듯이 진남에게 달려들었다.

"죽어라!"

진남은 눈썹을 추켜세우고 몸을 날려 대요들 사이를 종횡무진했다.

단천도에서 절세도망이 뿜어져 나와 대요들을 부쉈다.

요수들은 자폭할 시간도 없었다.

대요들이라고 해도 군요살진을 이루지 못하는 한 진남에게는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았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