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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731화 (731/1,498)

731화 위기

"하찮은 놈이 감히 스스로 대제가 되다니!"

잔뜩 화가 난 목소리가 우레처럼 울려 퍼졌다.

이어 굉음이 울려 퍼지더니, 고난무신이 직접 만든 중제지묘의 허공이 억지로 찢기고 그 사이로 백발노인이 강한 위엄을 풍기며 나타났다.

노인은 강한 살기를 풍기며 성큼성큼 진남에게 다가왔다.

"제방의 영?"

제심을 연마하던 진남과 일월검신 그리고 다섯 무신과 여러 대제 거물들은 일제히 고개를 들었다.

그들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흠칫하고 놀랐다.

제방의 영이 올 줄은 아무도 몰랐다.

"죽어라!"

제방의 영은 긴말하지 않고 두 눈에 차가운 살기를 드러냈다.

제방의 영이 손을 들자 검은색 고검이 나타났다.

그가 성큼 나서자 주변엔 어둠이 내려앉았고, 엄청난 검기가 진남에게 날아갔다.

중제지묘는 그 순간 강렬하게 흔들렸다.

얼마나 강한 위력을 가진 검기인지 알 수 있었다.

"안 돼! 저자를 막아라!"

일월검신, 다섯 무신 그리고 서른여섯 대제 거물들은 안색이 변하더니 주저 없이 신광, 제광을 펼치며 제방의 영에게 살초들을 날렸다.

제방의 영이 왜 갑자기 나타났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들은 진남이 죽임을 당하는 것을 보고 있을 수 없었다.

콰콰콰쾅-!

천지를 뒤흔드는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제방의 영이 아무리 실력이 강하다고 해도 다섯 무신과 서른여섯 대제 거물의 공격에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빨리 본체에게 알리자!"

일월검신은 공격을 날리고 바로 영패를 꺼내 신념을 전했다.

그리고 그의 몸은 완전히 부서져 사라졌다.

이때, 또 이변이 일어났다.

중제지묘가 격렬하게 떨렸다.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하늘 위쪽 깊숙한 곳이 무너지더니 아까보다 더 큰 구멍이 생겼다.

구멍에는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기운이 웅장한 노인이 나타났다.

노인이 나타나자 모든 것들이 빛을 잃었다.

제방의 영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 이건……."

"신, 신방의 영?"

다섯 무신과 서른여섯 대제 거물들은 그 모습을 보자 숨이 턱 막히고 안색이 변했다.

그들은 신방의 영이 직접 나타날 줄 몰랐다.

"하찮은 놈이 감히 스스로 대제가 되려고 하는구나!"

신방의 영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서 고함을 질렀다.

그는 진남을 노려보며 두 눈에 엄청난 살기를 드러냈다.

"죽어라!"

신방의 영은 성큼 나서며 바로 공격했다.

신방의 영이 날린 공격은 대제의 영보다 훨씬 강했다.

수많은 신광이 중제지묘 위쪽에서 용솟음치며 모이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신도로 변했다.

신도는 거대한 도기를 흩뿌리며 그대로 날아왔다.

공격은 마치 진남만이 아니라 중제지묘 전체를 부술 것만 같았다.

"너희들은 제방의 영을 막거라. 우리는 신방의 영을 막겠다!"

다섯 무신 중 위엄 있고 두 눈에 오래된 부문이 가득한 중년 사내가 입을 열었다.

그는 법인을 만들었다.

수많은 부문이 진남의 위쪽에 나타났다.

남은 네 무신도 법인을 만들고 신술(神術)을 사용했다.

"명을 따르겠습니다."

서른여섯 대제 거물들은 그 말을 듣고는 망설이지 않고 신념을 움직였다.

서른여섯 개의 대제 무덤이 동시에 움직였다.

눈부신 제광이 서른여섯 마리의 제수(帝獸)처럼 포효하며 대제의 영에게 달려들었다.

쿵- 쿵- 쿵-!

엄청난 힘이 뿜어져 나오자 허공이 강제로 찢겼다.

평범한 대제 거물이 이 싸움에 말려들었다면 어떤 제술을 사용하건 간에 당장에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신방의 영과 제방의 영의 공격은 그 정도로 강했다.

다섯 무신과 서른여섯 대제 거물들은 연합하여 공격을 겨우 막아내고 있었다.

"진남, 이들은 너 때문에 온 자들이다. 그러니 시간 낭비하지 말고 얼른 대제가 되거라!"

두 눈에 부문이 가득한 무신이 외쳤다.

"알겠습니다!"

놀라서 잠시 멈추었던 진남은 그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 계속 제심을 연마하려 했다.

그런데 또 다시 이변이 일어났다.

중제지묘의 위쪽에 더 큰 구멍이 생겼다.

신방의 영이 나타날 때보다 훨씬 더 큰 구멍이었다.

그 구멍에서 수많은 푸른 빛이 번쩍이더니, 오래되고 웅장하며 위엄 있는 문이 나타나 형언할 수 없는 기운을 풍겼다.

"……남천문?"

다섯 무신과 서른여섯 대제 거물들은 그것을 보자 벼락을 맞은 것처럼 머리카락이 곤두서고 가슴이 서늘해졌다.

그들은 무신이고 대제 거물이었기에 남천문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잘 알았다.

제방과 신방도 연합하지 않으면 남천문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이제 남천문도 쫓아온 거야?'

"하찮은 놈아, 감히 대제가 되려고 하느냐!"

무서운 호통이 우레처럼 울려 퍼졌다.

"죽어라!"

말이 끝나자마자 남천문에서 찬란한 푸른 빛이 쏟아져 나왔다.

빛은 신룡처럼 엄청난 기운을 풍기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진남에게 달려들었다.

"신산(神山)!"

다섯 무신이 일갈했다.

큰길의 끝에 있던 다섯 신산에서 우르릉하는 소리가 들렸다.

산이 빠른 속도로 날아왔다.

산들은 진남의 머리 위에서 연합하여 보호막을 만들었다.

그런데 푸른빛의 안쪽에서 오래된 검은빛이 펼쳐지더니, 다섯 신산을 가로질러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고 진남의 머리 위쪽에 나타났다.

푸른빛에는 기묘한 힘이 숨겨져 있었다.

세상의 모든 것을 꿰뚫을 수 있는 힘이었다.

"끝났다!"

다섯 무신과 서른여섯 대제 거물들은 그 모습을 보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힘껏 뿜어내던 신력과 대제의 힘도 그대로 굳었다.

남천문의 공격은 너무 빠르고 강했다.

게다가 그들은 제방의 영과 신방의 영을 상대하느라고 진남을 보호할 여력이 없었다.

'오랜 시간 동안 처음으로 스스로 대제가 된 대단한 천재다. ……이대로 죽는 걸까?'

"하하하. 제방의 영, 신방의 영, 남천문, 내 구역에서 사람을 죽이려고 하느냐? 이 고난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냐?"

이때, 시공간이 멈춘 것 같더니 귀를 찌르는 냉랭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큰길의 끝에 세워진 천고비석에서 엄청난 고난지광(厄難之光)이 뿜어져 나왔다.

진남의 머리 위에 고난지계(厄難之界)가 만들어졌다.

쾅-!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중제지묘에 균열이 생겼다.

남천문의 공격을 막아낸 것이었다.

"고난무신(厄難武神)이다!"

다섯 무신과 서른여섯 대제 거물들은 몸을 흠칫 떨며 얼굴에 희색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내 희색이 사라졌다.

'지금의 고난무신은 예전과 같지 않다. 고난삼림의 힘을 빌린다고 해도 남천문을 막을 수 있을까?'

슉-!

남천문은 성공하지 못하자 다시 공격을 준비했다.

이번에는 푸른빛이 아니라 문 전체가 우람한 자태로 진남의 머리 위로 날아오더니 진남을 그대로 깔았다.

멀리서 보면 마치 태고의 큰 산이 개미를 누르는 것 같았다.

"하하하! 진남, 큰 놀라움을 안겨주는구나. 네가 스스로 대제가 되다니. 역시 내가 너를 잘못 보지 않았다! 남천문, 제방의 영, 신방의 영, 진남을 죽이려고 하다니 어림도 없다!"

커다란 웃음소리가 중제지묘 위쪽에서 울려 퍼졌다.

커다란 구멍으로 끝없는 허공이 보였다.

그 속에선 오래된 누각이 왕의 기운을 풍겼다.

신비한 청년이 환한 표정으로 엄청난 기운을 풍기며 누각에서 걸어 나왔다.

바로 무연각이었다.

"남천문, 네가 이렇게 뻔뻔할 줄 몰랐다!"

무연각이 공격하기 전에 차가운 호통이 진남의 몸속에서 터져 나왔다.

그리고 찬란한 빛이 진남의 몸속에서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빛 속에 선녀의 옷을 입고 눈빛이 차가운 형상이 떠올랐다.

그녀는 구천에서 온 것 같은 엄청난 기운으로 모두를 제압했다.

그녀는 바로 구리거울 속에 있던 여인이었다.

팔천 년 전에 창람대륙에 나타난 그녀는 모든 강자들이 알았고 존경했으며 탄복했다.

"썩 꺼지거라!"

여인은 섬섬옥수를 들고 손가락을 튕겼다.

엄청난 빛이 뿜어져 나와 남천문에 부딪히며 천지를 뒤흔드는 폭발음이 울렸다.

웅장하고 위엄 있으며 패기 넘치던 남천문은 그녀의 공격에 연신 뒤로 밀려났다.

수많은 푸른 빛도 모두 부서졌다.

문 가운데에 균열이 생기더니 사방으로 퍼졌다.

"부서져라!"

여인은 공격을 멈추지 않고 또 초식을 날렸다.

남천문은 산산조각이 나고 수많은 푸른빛으로 변해 사방으로 흩어졌다.

"하하, 역시 비월 대인이십니다. 이 둘은 저에게 맡기십시오."

무연각의 신비한 청년은 두 손을 들어 손바닥에서 짙은 붉은색의 쇠사슬을 뿜었다.

쇠사슬은 지옥에서 온 악룡처럼 엄청난 기세로 제방의 영과 신방의 영을 때렸다.

제방의 영과 신방의 영은 빨리 피했지만, 쇠사슬의 공격을 벗어나지 못했다.

쇠사슬은 그들을 꽁꽁 감고 옴짝달싹할 수 없게 했다.

그리고 쇠사슬에서 짙은 붉은 빛이 쏟아지더니 제방의 영과 신방의 영을 꽁꽁 감아 부숴버렸다.

"소문이 진짜인가 봅니다. 이번에 저를 죽이러 온 신방의 영, 제방의 영 그리고 남천문은 그들이 천지에 심어놓은 의지였습니다. 누군가 스스로 대제가 되려고 하면 그 의지들이 느끼고 그 사람을 죽인다고 했습니다."

"대단한 수단이구나. 평범한 무인이 기연을 만나 스스로 대제가 되려고 했다면 지켜주는 사람이 없어서 죽었을 것이다."

무연각의 신비한 청년은 냉랭하게 웃었다.

그의 말에 다섯 무신과 서른여섯 대제 거물들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번에 나타난 제방의 영, 신방의 영 그리고 남천문이 보여준 실력이 겨우 그 정도인 것도 이해가 되었다.

"그들의 의지는 진남 때문에 나타난 것이다. 그들의 본체도 이미 느꼈을 테니 너는 가서 천기를 봉쇄하거라."

비월은 차갑게 말하고 구리거울 속으로 사라졌다.

이번에 진남에게 닥친 위기는 무연각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다.

그녀가 굳이 나설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남천문의 의지를 보자 마음속에 살기가 솟구쳐 나섰던 것이었다.

"대인의 말씀이 맞습니다. 고난 도우, 나를 도와 함께 막아주시오."

무연각의 신비한 청년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원망의 말 한마디 없이 허공 깊숙한 곳을 향해 말했다.

"자네들이 짠 판이었군……. 안목이 정확하오."

고난무신은 감탄하는 것 같기도 하고 부러워하는 것 같기도 했다.

말을 마치자 수많은 고난지기(厄難之氣)가 솟아오르더니 중제지묘에 떨어졌다.

"하하, 그럼."

무연각의 신비한 청년은 크게 웃더니 양손으로 법인을 만들었다.

신광을 반짝이는 기묘한 부문들이 위쪽으로 날아오르더니 중제지묘를 완전히 감쌌다.

다섯 무신과 서른여섯 대제 거물들은 눈앞에 벌어진 장면에 가슴이 떨렸다.

그들은 무연각이 진남을 보호할 줄 몰랐다.

그리고 진남이 그 대인의 삼생겁일 줄도 생각지 못했다.

그들은 두 눈을 반짝이며 다시 진남을 바라보았다.

'스스로 대제가 된 대단한 천재이고 무연각의 보호를 받으며 그 대인의 삼생겁인 자이다. 대체 어떤 경지까지 성장할까?'

'혹시 만 오천 년 동안 변하지 않았던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구리거울과 무연각이 나선 일 그리고 무신과 대제 거물들의 생각을 진남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의 심신은 온전히 자신의 심장에 집중하고 있었다.

"연마하라!"

진남은 적당한 시기에 호통을 치며 의지를 폭발시켰다.

그의 몸속에 날아든 전신붕멸제도는 용처럼 포효하며 경맥을 한 바퀴 돌더니 그의 심장으로 들어가 신비한 융합을 시작했다.

진남은 엄청난 제위를 풍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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