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7화 만 오천 년 전의 대제?
"악!"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중년 사내 등의 기세가 빠르게 떨어졌다.
"사, 살려주십시오, 나리……. 살려주십시오!"
중년 사내 등은 놀라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다.
그들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허공에 무릎 꿇고 살려달라고 빌기 시작했다.
그들의 도심은 영화대제만도 못했다.
대세가 이미 기울었다는 걸 느끼고 목숨만 부지하고 싶었다.
"이 돌은 어떤 내력을 지니고 있냐?"
진남은 손을 뻗어 청년이 허리춤에 찬 기이한 돌을 가로채고 물었다.
"이, 이 돌은 응룡석입니다. 한 유적에서 우연히 얻은 겁니다. 내력은 모릅니다. 보물을 만나면 빛이 반짝거립니다. 대단한 보물일수록 빛도 더 강해집니다."
셋은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이 돌은 내가 가지겠다. 너희들은 꺼지거라."
진남은 담담하게 말하며 응룡석을 납계 안에 넣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셋은 진남에게 '응룡석'을 빼앗겨 마음이 아팠다.
그러나 망설이지 않고 미친 듯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어,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아래쪽의 호헌대제, 천강대제, 영화대제 그리고 마녀 천천은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그들은 상식이 완전히 뒤집혀 지는 것만 같았다.
진남의 수단이 중년 사내 등의 몸에 난 보라색 무늬를 없애고 격파했다.
두 그루 무수가 뿜은 힘은 바다처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대단했다.
그들은 무서워하며 벌벌 떨었다.
'고작 무조 경지가 어떻게 이런 힘이 있지?'
'전에 만났던 소청응과 장사도도 무도규칙을 초월하고 무조 정상 경지였지만, 이렇게 대단한 힘이 없었는데?'
'방금까지 이자가 우리에게 방해가 될 거라고 싫어했잖아. ……진짜 부끄럽구나.'
"천천, 인연이 있으면 다시 만나자."
진남은 허공에 서서 마녀 천천을 향해 공수하고는 떠나려 했다.
"잠깐!"
문득 외침이 울려 퍼졌다.
호헌대제였다.
"무슨 일입니까?"
진남은 걸음을 멈추고 고개도 돌리지 않고 담담하게 물었다.
그는 호헌대제에게 별로 호감이 없었다.
진남의 태도에 호헌대제는 눈길이 싸늘해졌다.
그러나 웃으며 말했다.
"진남 도우, 너의 전력이 이렇게 강할 줄 몰랐다. 전에 너를 얕잡아 본 건 미안하다. 사과하마. 한데……. 보라색 무늬의 오묘함을 어떻게 풀었는지 알려줄 수 있느냐?"
이것이 호헌대제의 목표였다.
보라색 무늬를 어떻게 푸는지만 알면 그들은 계획을 진행할 수 있었다.
심지어 서성족의 깊은 곳에 들어가 마음대로 보물을 빼앗을 수 있었다.
"도우가 알려주면 나는 너를 일월검신 선배님에게 추천해줄 수 있다. 일월검신 선배님이 보살펴주면 너는 반천맹에 가입하거나 반천맹에서 높은 지위를 얻을 수도 있다. 천강, 맞지?"
호헌대제는 일부러 고개를 돌려 천강대제를 바라봤다.
"맞아. 일월검신 선배님은 우리 무도종 출신이시다. 우리가 추천해주면 선배님은 우리의 얼굴을 봐서 너를 잘 보살펴주실 거다."
천강대제는 반응하고 서둘러 말했다.
"도우, 도와주길 바란다."
영화대제도 차갑던 말투가 부드러워졌다.
처음에 그녀와 천강대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나중에 그들은 호헌대제의 의도를 눈치챘다.
진남은 전력이 비범했다.
그러나 대제가 아니었다.
만약 진남이 반천맹에 가입했다면 지위가 높지 않을 것이기에 자신들이 제시한 조건을 진남이 거절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직 반천맹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더 좋았다.
"어떠냐?"
호헌대제는 웃으며 물었다.
얼굴에 자신감이 가득했다.
"미안합니다. 관심 없습니다."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
호헌대제, 영화대제, 천강대제는 동시에 당황했다.
무신의 총애를 받을 기회다.
호헌대제가 진남을 속이는 것이긴 하지만 보통 사람은 거절할 리 없었다.
"이번에 일월검신 선배님이 저를 데리고 왔습니다."
진남은 담담하게 말했다.
"일월검신이 너를 데리고 왔다고?"
호헌대제, 영화대제, 천강대제는 깜짝 놀랐다.
"하하하, 진남, 너 농담도 잘하는구나. 네 실력이 강하지만 일월검신 선배님이 어찌 너와 함께 오겠느냐? 진남 고집부리지 말거라. 이런 기회는 진짜 얻기 힘들다. 받아들이거라."
호헌대제는 조롱하는 눈길로 큰소리로 웃었다.
"진남, 너 진짜 말도 안 되는 소릴 하는구나."
영화대제와 천강대제도 조롱했다.
그들 같은 대제 거물들도 무도종이나 요지성지에서 무신 강자를 만나기 어려웠다.
일월검신 같은 삼천 년 전에 태어난 무신을 만나는 건 더욱 어려웠다.
그들은 적어도 대제 경지 오 단계 이상이 되어야 무신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진남은 일월검신이 직접 함께 올 정도로 가치가 있단 말인가?'
그러나 이때 이변이 일어났다.
매우 대단한 기운이 하늘 끝에서 용솟음쳐 올라 빠른 속도로 산맥으로 날아왔다.
산맥 안의 수많은 요수들은 뭔가 느낀 듯 불안해했다.
"대단한 게 오는 것 같다. 어서 피하자!"
호헌대제는 안색이 어두워져 소리쳤다.
영화대제, 천강대제, 마녀 천천 그리고 진남은 긴말하지 않고 발끝을 튕겨 뒤로 물러갔다.
눈 깜짝할 사이에 엄청난 빛이 그들이 방금 서 있던 곳에 떨어졌다.
쿵-!
하늘을 진동하는 폭발음과 함께 땅에 커다란 틈이 생겼다.
길이가 몇 리나 되는 커다란 구덩이가 생겼다.
구덩이 가운데는 매우 낡은 칼집이 박혀 있었다.
칼집은 엄청난 기운을 뿜었다.
사방에 큰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뭐지?"
호헌대제, 천강대제, 영화대제 등은 깜짝 놀랐다.
'왜 느닷없이 하늘에서 이렇게 대단한 칼집이 날아왔지?'
휙-!
칼집은 빛을 뿜더니 웅장한 형상으로 변했다.
사방의 하늘이 시커메졌다.
"아니! 이, 일월검신 선배님?"
형상을 본 호헌대제와 천강대제는 더욱 놀랐다.
그들은 전에 무도종 봉제대전에서 우연히 일월검신의 형상을 본 적 있었다.
천지가 떨리고 세상에 두려울 게 없는 모습을 그들은 아직도 선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때문에 일월검신이 나타나자 그들은 알아봤다.
"일월검신?"
영화대제와 마녀 천천도 번개를 맞은 것처럼 깜짝 놀랐다.
"나를 아느냐?"
일월검신은 고개를 돌려 넷을 내려다봤다.
"일, 일월검신 선배님, 저는 호헌대제입니다. ……전에 봉제대전에서 선배님을 뵌 적 있습니다. 선배님께서 우, 우리에게 제호를 정해주셨습니다."
호헌대제와 천강대제는 목소리가 떨렸다.
그들은 무도종 사람이기에 일월검신을 잘 알고 또 존경했다.
때문에, 그들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래? 생각나지 않는구나."
일월검신은 조금도 체면을 봐주지 않았다.
호헌대제와 천강대제는 표정이 굳었다.
"무도종의 보잘것없는 자들과 어울리지 말거라. 이 칼집을 잡거라. 중제지묘가 열렸다."
일월검신은 고개를 돌려 진남을 보더니,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중제지묘요?"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예전에 고난삼림에서 많은 대제들을 묻은 무덤이 있는 곳이다. 시대지묘라고도 불린다. 내 추측에 따르면 네가 찾는 물건이 그곳에 매장된 거물에게 있다."
일월검신이 말했다.
"그렇군요."
진남은 긴말하지 않고 앞으로 다가가 칼집을 잡았다.
수많은 검기가 뿜어져 나와 그를 감싸더니 엄청난 검광으로 변하여 하늘로 날아올라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
호헌대제, 천강대제, 영화대제는 제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이 광경을 바라보았다.
방금 발생한 모든 것이 그들은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진남이 말한 건 전부 진짜였다.
어안이 벙벙하던 마녀 천천은 한참 후에야 미소를 지었다.
'역시 진자래가 탄복한 사람이야.'
* * *
한참 후.
진남은 낡은 칼집의 안내에 따라 서성공간의 신비한 곳에 도착했다.
앞에 일월검신이 웅장한 기세를 뿜으며 허공에 서 있었다.
그의 앞에는 높이가 오십여 장 되는 시커먼 문이 있었다.
문안에는 흑광이 구불구불하고 부문이 반짝거려 안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문밖으로 뿜어져 나온 흑광이 사방의 허공에 주입되었다.
시간이 충분하면 허공 전체를 시커멓게 물들일 것 같았다.
"들어가 보자."
일월검신은 짧게 한마디하고는 손을 저어 칼집을 거두고 안으로 들어갔다.
진남은 의문이 많았지만 길게 생각하지 않고 따라 들어갔다.
대문에 들어선 진남은 몸이 떨렸다.
갑자기 보이지 않는 큰 손이 그를 잡더니 수많은 공간을 넘어 낯선 곳에 데려왔다.
발이 땅에 닿자 저도 모르게 마음이 서늘해졌다.
진남은 본능적으로 긴장하기 시작했다.
왼쪽 눈을 움직여 앞을 바라본 진남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와 일월검신 앞에는 썩은 기운을 풍기는 큰길이 있었다.
큰길 양편에는 서른여섯 개의 높이가 몇백 장 되고 넓이가 몇백 장 되는 궁전, 무덤, 능원들이 있었다.
대문 앞에는 길이가 십 장 되는 나무 편액이 걸려 있었다.
편액마다 큰 글자가 쓰여 있었다.
심마대제(心魔大帝)의 무덤, 제혼대제(祭魂大帝)의 무덤, 현금대제(玄禁大帝)의 무덤, 화천대제(化天大帝)의 무덤, 건멸대제(乾滅大帝)의 무덤, 사부대제(邪斧大帝)의 무덤, 주천대제(周天大帝)의 무덤, …….
이 서른여섯 개 궁전, 무덤, 능원은 모두 대제들의 무덤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길의 깊은 곳에 높이가 몇천 장 되는 큰 산이 다섯 개 있었다.
흰색 안개에 덮여 잘 보이지 않고 쥐 죽은 듯 조용했지만. 서른여섯 개의 대제지묘보다 더 웅장하고 대단한 느낌을 주었다.
윙-!
여덟 개의 대제의 무덤에서 수많은 진법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희미한 기운이 깊은 곳에서 뿜어져 나왔다.
마치 서른여섯 개의 대제가 아직 죽지 않고 다시 깨어나는 것 같았다.
"이건……?"
진남은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그는 방대한 생명의 힘을 봤다.
'설마 서른여섯 명의 대제 거물들은 아직 죽지 않았나?'
"서른여섯 명의 대제 거물들은 죽었다. 그러나 육신이 잘 보존되어 있지. 예전에 고난무신이 강한 수단을 써서 그들의 의지는 만 오천 년이 지났음에도 조금만 사라지고 아직 매우 강하다."
일월검신은 담담하게 말했다.
"만 오천 년 전이요? 그들은 만 오천 년 전의 대제입니까? 그들은 전부 스스로 제위에 올랐단 말씀입니까?"
진남은 의문이 들었다.
그는 전에 만 오천 년 전에 창람대륙의 무인들은 스스로 제위에 오를 수 있었다고 했던 일월검신의 말이 생각났다.
"스스로 제위에 올랐다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만 오천 년 전에 그들은 도도를 이루지 못했다. 또 만 오천 년의 변화를 겪으며 그들도 제압을 받았다."
일월검신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스스로 제위에 오르려면 도도를 이뤄야 하는구나.'
속으로 중얼거리던 진남은 뭔가 생각난 듯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
그는 이제야 육대 금지가 왜 삼대 세력에 버금가고 심지어 옛날에 육대 금지가 삼대 세력보다 더 강했는지 깨달았다.
대제의 무덤에는 서른여섯 명의 대제가 있다.
대제들은 전부 죽었지만, 의지는 여전히 존재하고 육신도 온전했다.
충분히 계속 싸울 수 있었다.
게다가 이건 고난삼림의 일부분이었다.
"선배님, 창람 나무의 조각은 어디 있습니까?"
진남은 생각을 멈추고 물었다.
"진남, 미리 말해주마. 이번에 창람 나무의 조각을 얻으려면 좀 어려울 것 같다. 나는 너를 많이 도와줄 수 없다. 너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일월검신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