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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724화 (724/1,498)

724화 고난삼림

"어……."

한 남천신지의 대제 거물은 소름이 끼쳤다.

그는 미처 반응할 새도 없이 목덜미가 서늘해졌다.

엄청난 검기가 내리쳐 목이 떨어졌다.

일월검신은 연달아 두 대제 거물을 죽이고도 표정이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기세가 점점 더 강해져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걸어갔다.

그가 쥔 칼집이 윙윙 소리를 냈다.

절반은 뜨겁고 절반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일월지력(日月之力)이었다.

일월검신이 최강의 술수 일월검경(日月劍經)을 움직였다.

"진짜 강하구나!"

진남은 멀지 않은 곳에 서서 엄청난 싸움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한 장면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런 싸움은 한 번 보기도 어려웠다.

만약 싸움에서 오묘함을 발견하기라도 하면 이득이 매우 컸다.

쿵-! 쿵-!

또다시 두 번의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대적할 상대가 없는 일월검기의 공격에 남천신왕이 잘려 가루가 되었다.

다른 남천신왕은 몸 절반은 불에 타고 다른 절반은 얼어 생명력을 잃었다.

남천지기의 현묘함도 일월검기를 막지 못했다.

남검대제와 다른 남천신왕은 매우 비참했다.

그것들은 상처투성이가 되어 연거푸 밀렸다.

싸움은 일방적이었다.

'젠장! 고작 진남 주제에 어떻게 일월검신이 직접 동행하는 거지? 이번에는 큰 낭패를 봤구나!'

"남천신부, 움직여라!"

남검대제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속으로 몇 마디 욕설을 퍼붓고는 아픈 마음을 누르고 갖고 있는 유일한 태고 신부를 움직였다.

이때, 일월검신은 모든 걸 꿰뚫어 본 것처럼 칼집이 손에서 튀어나오더니 빛으로 변하여 비법을 펼치는 남천신왕의 체내에 박혔다.

방대한 일월검기가 순식간에 부풀어 올라 남천신왕을 터뜨렸다.

"만물이 검으로 된다, 허신검법(虛神劍法)!"

일월검신은 한 손에 결인하고 손가락을 튕겼다.

앞쪽 허공이 비뚤어지더니 시커먼 통로가 생겼다.

통로는 끝이 보이지 않았다.

일월검신은 절세신검을 휘둘러 아래를 내리쳤다.

방대한 검기가 용솟음쳤다.

검기는 매우 환상적이고 실체가 보이지 않았다.

검기가 지나가는 곳 근처에도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고 영혼만 소멸하기 때문이었다.

"스승님, 도와주십시오!"

남검대제는 소름이 끼쳐 솜털이 곤두섰다.

그는 큰 소리로 소리쳤다.

남검대제 손가락에 있던 납계에서 엄청난 빛이 솟아올랐다.

매우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형상이 나타났다.

방대한 위엄이 사방을 휩쓸었다.

사방의 허공에 주입된 일월검신이 펼친 검기들도 위엄에 부서졌다.

"이건……? 무신의 기운인가?"

멀지 않은 곳에 있던 진남은 이 광경을 보고 눈을 살짝 찌푸렸다.

그는 남천신지에서 온 무신 강자를 처음 봤다.

"역시 분신이라 한발 늦었구나. 무상무신(無霜武神), 오랜만이다."

일월검신은 담담하게 말했다.

멀지 않은 곳에 있던 칼집도 그의 손으로 되돌아왔다.

"일월 선배님?"

무상무신은 일월검신을 보자 어리둥절했다.

또, 일월검신의 뒤에 있는 남검대제를 보자 멈칫하더니 호통쳤다.

"너 이 못된 놈, 감히 일월 선배님의 미움을 사다니. 어서 돌아가 제대로 반성하거라!"

말을 마친 무상무신은 손을 썼다.

그녀가 아름다운 손을 내밀자 수많은 오래되고 심오한 부문이 남검대제의 머리 위에 나타났다.

부문은 남검대제를 감싸고 감쪽같이 사라졌다.

"내 앞에서 사람을 구하려고?"

일월검신은 표정이 담담했다.

손에 쥐고 있던 칼집에서 두 개의 엄청난 검기가 뿜어져 나왔다.

쿵-!

무상무신이 눈 깜짝할 사이에 몸을 날려 자신의 몸으로 검기를 막았다.

하늘을 진동하는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무상무신은 몸이 휘청거리더니 빛도 어두워졌다.

"일월 선배님, 제가 직접 선배님에게 한 대 맞겠습니다. 그러니 양보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무상무신은 목소리가 부드러워졌다.

그녀의 목소리는 사람을 빠져들게 했다.

그녀가 다시 손을 내밀었다.

멀지 않은 곳에 있던 현풍대제와 다른 남천신지 대제 거물의 머리 위에도 부문이 나타났다.

그녀는 둘의 시체도 데려가려 했다.

"이 둘의 시체도 가져가려고?"

일월검신은 담담하게 물었다.

그가 소매를 휘두르자 검기가 둘의 시체를 감싸고 갈기갈기 부쉈다.

"선배님께서 이렇게까지 하시니 저도 어찌할 수 없네요. 이 어린 동생은 저와 인연이 있어요. 그에게 선물을 주고 싶은데 허락해주세요."

무상무신은 조금도 놀라지 않고 오히려 진남을 보며 손가락을 튕겼다.

빛이 허공을 넘어 진남의 몸에 떨어지더니 아름다운 꽃송이로 변했다.

그녀가 좀 전에 두 시체를 잡은 건 속임수이고 진정한 목표는 진남이었다.

"응?"

진남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빛은 매우 빨랐다.

그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그는 미처 피할 수 없었다.

"선배님 고마워요. 선배님께서 손을 쓰실 필요 없어요."

무상무신은 웃으며 몸에서 수많은 붉은 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조금씩 부서져 완전히 사라졌다.

엄청난 위압이 사라지고 세상은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

"붕멸의 힘!"

진남이 외치자 강한 붕멸의지가 가슴에서 휘몰아쳤다.

그러나 요염한 붉은 꽃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헛수고하지 말거라. 이 꽃은 너를 다치게 할 수 없다. 너도 꽃을 없앨 수 없다."

일월검신은 기세를 천천히 거두고 평범한 모습을 회복하고 말했다.

"선배님. 그럼 무상무신은 뭐 하려는 겁니까?"

진남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그는 처음 무상무신을 만났다.

'무신이 아무 이유 없이 왜 나에게 관심을 갖는 거지?'

"네가 단천대제와 연관이 있기 때문일 거다."

"대략 천 년 전에 단천대제가 나타났을 때 무상무신은 직접 중주로 가 그에게 세 번이나 권유했다. 그러나 매번 거절을 당했다. 무상무신이 단천대제를 사랑한다는 소문도 있었는데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다."

일월검신은 한참 생각하더니 천천히 말했다.

"단천대제를 사랑한다고요?"

진남은 살짝 놀랐다.

무상무신이 단천대제를 사랑하다니.

"그럼 됐습니다."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그렇다면 이 붉은 꽃은 신경 쓰지 말자. 다음에 단천대제를 만나면 물어보자.'

"선배님, 괜찮으……."

진남은 뭔가 느끼고 깜짝 놀랐다.

그는 왼쪽 눈으로 일월검신의 체내의 힘이 사라지고 있는 걸 발견했다.

일월검신의 모습도 점점 희미해졌다.

"이건 분신이라 힘이 부족하다. 좀 전에 남검대제를 죽일 수 있었다. 그러나 남검대제를 죽이면 분신은 완전히 사라진다."

일월검신은 진남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앞으로 나는 너를 두 번 도와줄 수 있다."

"선배님 고맙습니다."

진남은 정중하게 공수하고 말했다.

일월검신이 없었다면 그는 큰 봉변을 당했을 것이다.

"이런 말 할 필요 없다. 공헌점이나 주거라."

일월검신은 고개를 쳐들고 하늘을 보며 오른손을 내밀었다.

"선배님, 공헌점은 없습니다. 천현선과가 있는데 전부 드리겠습니다."

진남은 망설이지 않고 나머지 천현선과를 전부 꺼냈다.

"응, 대범하구나."

일월검신은 옅은 미소를 지을 뿐 손을 내밀지 않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서 이곳을 떠나자. 길을 돌아 고난삼림으로 가자. 만약 남천신지의 다른 강자들이 오면 큰일이다."

"좋습니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고 일월검신과 함께 다른 방향으로 날아갔다.

그 뒤로는 다른 위험이 없이 가는 내내 평온했다.

사흘 후, 진남과 일월검신은 육대 금지 중 하나인 고난삼림에 도착했다.

"여기가 고난삼림입니까?"

진남은 눈앞의 광경에 넋을 잃었다.

앞쪽 하늘이 점차 어두워지더니 전부 시커메졌다.

마신이 잠든 마계에 온 것처럼, 어둠 속에 있으니 왠지 심장이 두근거렸다.

시커먼 하늘 아래의 땅은 피에 물든 것 같았다.

땅에는 나무들이 가득했다.

가장 낮은 것은 삼십 장 남짓했고, 높은 건 몇백 장에 달하였다.

마치 거인 같았다.

나무의 굵은 줄기에 현묘한 무늬가 가득했다.

능력이 대단한 자가 나무에 진리를 새긴 것 같았다.

그뿐만 아니라 나무들은 한 그루 한 그루 빼곡히 이어져 끝이 없었다.

커다란 고수지국(古樹之國) 같기도 하고 전에 없던 고수세계(古樹世界) 같기도 했다.

평범한 무인들이 이런 광경을 봤다면 자신이 개미처럼 작아진 것 같고 심지어 도심도 흔들렸을 것이다.

"어? 선배님 이곳에는 왜 무인들과 요수의 기운이 조금도 없습니까?"

빠르게 정신을 차린 진남은 예사롭지 않은 점을 발견하고 물었다.

고난삼림은 험난하기로 이름 있었다.

그러나 반신지국은 강자가 수없이 많기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왔을 것이었다.

"밖에는 없다. 다들 나무 안에 있다."

일월검신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나무 안에 있다고요? 그럼……."

진남은 살짝 놀랐다.

"네 짐작이 맞다. 고난삼림에는 나무가 수없이 많다. 그중 몇천 그루는 나무 안에 작은 공간이 있다. 작은 공간의 대부분에는 엄청난 살기가 있다. 대제 거물도 안에 들어가면 십중팔구는 죽는다.

하지만 일부 공간에는 큰 기연이 있다. 안에 들어가면 역천개명하고 이름을 날릴 수 있다."

일월검신은 설명했다.

설명을 들은 진남은 저도 모르게 속으로 감탄했다.

'고난삼림은 육대 금지 중 한 곳일 뿐만 아니라 무척이나 현묘하구나. 과연 듣던 대로다.'

"만약 운이 좋으면 전설 속의 고난전승을 얻을 수도 있다."

일월검신은 진남을 힐끗 보더니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고난전승이라는 것도 있습니까?"

진남에 눈에 놀라움을 드러냈다.

"당연하지. 육대 금지 중 요신금지와 유실약원만 계속 세력이 커지고 있다. 다른 네 금지는 이미 유명무실하다. 선택한 후계자 중에서 역천 후계자가 나타나지 않아 예전의 휘황함을 찾지 못했다. 때문에, 아무도 진정한 전승을 얻지 못했다."

여기까지 말한 일월검신은 뭔가 생각난 듯 그윽한 눈에 신광이 스쳤다.

'육대 금지는 지금 이런 상황이구나. 사형은 살신금지의 후계자였는데 진정한 살신전승을 얻었을까?'

진남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들어가자."

일월검신이 말했다.

"좋습니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둘은 몸을 날려 동시에 앞으로 날아갔다.

그들이 드넓은 수림에 들어선 순간 엄청난 광경이 펼쳐졌다.

그들 주위의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은 다섯 나무의 줄기에 난 무늬에서 빛이 일더니 엄청난 살초로 변하여 그들에게로 날아왔다.

'이 무늬들은 진법이었구나. 누군가 쳐들어오면 움직이는구나.'

"붕멸 영역!"

진남은 조금도 의아해하지 않고 신념을 움직였다.

흑광이 휘몰아쳐 그와 일월검신을 감쌌다.

폭발음이 연거푸 울려 퍼졌다.

살초들이 강했지만 붕멸 영역을 흔들지 못했다.

"천추만대(千秋萬代), 용령일검(龍靈一劍)."

일월검신도 공격을 펼쳤다.

그는 머리카락을 날리며 손가락을 굽혀 수림의 끝으로 튕겼다.

투명한 용 같은 검기가 뿜어져 나와 용 울음소리를 내며 수림 깊은 곳으로 날아갔다.

"검기를 따라가자."

일월검신은 속도가 빨라졌다.

진남은 보답천하를 펼쳐 뒤를 따랐다.

일 주 향이 타는 시간이 지난 후 용 모양 검기는 하늘을 찌를 듯 높은 나무 아래에 멈췄다.

이 나무는 다른 나무와 달리 빛이 반짝거렸다.

마치 무수한 별들이 밤하늘에서 반짝거리는 것 같았다.

그뿐만 아니라 나무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일월검신과 진남은 훌쩍 뛰어올랐다.

나무에서 반짝이던 빛들이 기묘한 흡인력을 폭발해 그들을 빨아들였다.

잠시 후, 진남은 몸이 가라앉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낯선 공간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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