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2화 시간 낭비다
창람대륙, 반신지국, 극북지 중.
현묘한 곳에 대단한 존재가 문득 눈을 뜨고 엄청난 빛을 뿜었다.
"응? 진남이 천현비경에서 강한 보물을 얻고 실력이 대제 삼 단계와 싸울 정도로 강해졌다고? 지금 고난삼림으로 가고 있다고?"
대단한 존재는 한참 놀라 넋을 잃고 있더니 눈에 빛이 반짝거렸다.
"정보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지만 가보자. 큰형님, 도와주십시오. 셋째야, 넷째야 도움이 필요하다."
대단한 존재는 영패를 꺼내 신념을 전했다.
* * *
같은 시각, 가장 남쪽, 남천신지.
오래되고 우뚝 솟은 대전 안.
"진남이 고난삼림으로 가고 있다고?"
한 형상이 눈에 짙은 희색을 드러내며 물었다.
"실력이 이미 대제 삼 단계의 거물과 대항할 정도로 강해졌다고? 그러니 혼자 고난삼림으로 갔지! 그러나 이번에 너는 반드시 죽는다!"
형상은 뭔가 생각난 듯 몸에서 엄청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뿐만 아니라 이 소문은 다른 고족과 세력에도 전해졌다.
예전에 그 자리에 있었던 대제 거물들은 유실약원 외에 전부 소문을 들었다.
일부 거물들은 소문을 무시했고 일부는 여러 번 고민하다 포기했다.
또 일부 거물들은 바로 움직였다.
보이지 않는 폭풍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 * *
얼마 안 돼, 오 시가 되었다.
진남과 일월검신은 유광처럼 하늘 깊은 곳에서 반짝이다 사라졌다.
경지가 높지 않은 자들은 그들을 볼 수 없었다.
설사 경지가 높은 신방천재라 해도 그림자밖에 보지 못했다.
"이 검은 어떠냐?"
일월검신이 문득 검의를 드러내고 물었다.
"이 검은 겉으로 보기에는 사계절의 검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변화가 끝없습니다. 봄, 여름이 한 개 검의를 이룰 수 있고 봄, 여름, 가을도 한 개 검의를 이룰 수 있습니다. 조합방식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진남은 망설임없이 답했다.
'이 녀석의 무예 천부가 이 정도로 높을 줄이야.'
일월검신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럼 이 검은 어떠냐?"
일월검신은 재미있는 듯 계속 검의를 드러냈다.
방금 전의 검의보다 더 현묘하고 강했다.
"이 검은 재미있습니다."
진남은 검의를 힐끗 훑어보더니 말했다.
둘은 이동하면서 검의를 드러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일월검신이 드러낸 많은 검의에 진남은 감탄을 금치 못하고 많은 걸 깨달았다.
새로운 문을 연 것 같았다.
세 시진이 지났다.
앞에 수많은 용의 시체로 이루어진 것 같은 커다란 산맥이 나타났다.
산맥은 세상을 두 쪽으로 나누었다.
이 산맥은 '회고산맥(回古山脈)'이었다.
진남과 일월검신이 고난삼림으로 가려면 이 산맥을 지나야 했다.
물론 산맥을 돌아갈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
"응?"
일월검신은 눈썹을 추켜세웠다.
"선배님, 왜 그러십니까?"
진남은 물었다.
"아니다. 계속 가자."
일월검신은 표정이 평온해졌다.
진남은 미간을 찌푸리고 전신의 왼쪽 눈을 움직여 앞을 훑어봤다.
이때, 이변이 일어났다.
앞에 있는 산맥의 산기슭에 세 개의 눈부신 금광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세 개의 방대한 제위가 사방으로 퍼지며 나무들을 전부 가루로 만들었다.
이어서, 세 개의 그림자가 앞에서 다가왔다.
사방의 허공은 세 그림자의 움직임에 따라 떨렸다.
기세가 대단했다.
세 그림자는 한 명이 대제 이 단계이고 다른 두 명은 대제 삼 단계였다.
"어? 선배님은……?"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하하하, 진남. 이런 우연이, 여기서 너를 만나다니!"
세 그림자 중 가장 앞에 선 자가 큰 소리로 말했다.
그자는 바로 예전에 긍고 싸움터에서 진남더러 천현선과 여든다섯 알을 내놓으라던 유혼족 대제 거물이었다.
'그 소문이 거짓이 아니었구나. 미리 이곳에 와 지키고 있길 잘했구나.'
유혼족의 대제 거물은 눈에 희색을 드러내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진남, 너와 긴말하고 싶지 않다. 천현선과 여든다섯 알과 네가 천현비경에서 얻은 모든 보물을 내놓거라. 그럼 너를 살려주겠다. 아니면 너희 둘은 오늘 여기서 죽어야 한다!"
유혼족의 대제 거물은 흥분한 마음을 진정하고 진남을 보며 냉소를 지었다.
다른 두 대제 거물도 냉소를 지었다.
그들의 뜻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진남의 옆에 있는 일월검신은 아예 무시했다.
왜냐하면 일월검신이 줄곧 기운을 눌렀기에 평범한 무조 경지 정상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디 때문이었다.
일월검신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진남을 힐끗 봤다.
"선배님들 천현선과는 이미 팔았습니다. 천현비경에서 저는 아무 보물도 얻지 못했습니다. 선배님들 아무 일도 없었던 셈 치고 돌아가십시오."
진남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는 이렇게 우연히 이들과 마주치게 될 줄 상상도 못 했다.
게다가 유혼족의 대제 거물이 지금 같은 상황에 자신을 위협할 줄 몰랐다.
그의 옆에는 일월검신이 서 있었다.
"팔았다고? 아무런 보물도 얻지 못했다고? 내가 세 살 먹은 어린애인 줄 아느냐? 끝장을 보지 않으면 포기하지 않을 것 같구나. 두 분, 우리 연합하여 이 자식을 죽이고 보물을 나눕시다."
유혼족의 대제 거물은 안색이 어두워져 소리쳤다
"좋소!"
다른 두 대제 거물도 대답했다.
세 대제 거물은 제술과 유혼족의 신통을 전부 드러냈다.
사방이 어두워지고 악귀들이 나타났다.
마치 지옥으로 변한 것 같았다.
진남의 눈에 연민이 드러났다.
"무슨 표정이냐? 설마 우리를 불쌍히 여기는 거냐? 감히!"
진남의 표정을 본 세 대제 거물은 더욱더 화가 났다.
그들은 순식간에 더 대단한 제술을 드러냈다.
이때, 줄곧 침묵하고 있던 일월검신이 손을 썼다.
그는 손가락을 굽혔다 튕겼다.
쿵-!
엄청난 검기는 신룡이 바다에서 나와 포효하는 듯했다.
지옥 같은 세상이 순식간에 두 동강이 났다.
남은 검의는 세 대제 거물의 머리 위를 내리쳤다.
"응?"
세 대제 거물은 안색이 확 변했다.
전에 없던 위기감을 느끼고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소리치며 최강의 보명제술(保命帝術)을 드러냈다.
쿠쿠쿠쿵-!
천지를 뒤흔드는 폭발음과 함께 셋의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위풍당당하고 기세가 드높던 세 대제 거물은 피투성이가 되고 처참했다.
"너, 너……."
세 대제 거물은 두려움이 가득한 눈길로 일월검신을 바라보았다.
'손가락을 튕겨 검을 드러내 우리 셋을 공격하다니. 무조 정상 경지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잖아?'
'무제 경지 칠 단계의 거물도 할 수 없다!'
"돌아가 너희들 유혼족 족장에게 알려라. 일월에게 빚을 졌으니 다음번에 갚으라고 하거라."
일월검신은 담담하게 말하고는 그들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날아갔다.
진남도 고개를 젓더니 고개를 으쓱하고는 일월검신을 따라갔다.
"족장님께 말하라고? 일월에게 빚을 졌다고? 설마 저자는……."
세 대제 거물은 문득 안색이 파래졌다.
'이 세상에 어느 거물의 이름이 일월이지? 아차! 반천맹의 일월검신뿐이다!'
'진남이 우리를 권고하고 불쌍한 눈길로 우리를 본 것도 그 때문이었구나!'
'고작 대제인 주제에 무신을 약탈하려 하다니!'
"이것이 자네가 말한 큰 좋은 점이요?"
"앞으로 다시는 나를 찾지 마시오!"
다른 두 대제는 정신을 차리고 싸늘하게 한마디 하고는 사라졌다.
그들은 잠시도 더 있고 싶지 않았다.
"에잇, 개자식! 내게 잡히지 말거라. 아니면 갈기갈기 찢어 죽일 거다!"
유혼족 대제 거물은 안색이 어두워져 고함을 질렀다.
그 사람이 소식을 보내지 않았다면 그는 절대 이 꼴이 되지 않았을 것이었다.
"진남은 일월검신이 동행한다. 앞으로 절대 진남을 건드리지 말아야겠다."
유혼족 대제 거물은 중얼거리며 떠나갔다.
그는 두 대제에게 사과해야 했다.
이번에는 그가 그들에게 해를 입힌 것이었다.
진남은 여기서 벌어진 일과 유혼족 대제 거물들의 생각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일월검신과 함께 계속 앞으로 날아갔다.
네 시진 후, 밤이 되어 하늘에 별이 나타났다.
진남과 일월검신은 바다처럼 드넓고 끝없는 수림의 하늘을 날고 있었다.
진남은 날면서 수시로 수림 속을 훑어봤다.
수림은 평범하지 않았다.
모든 나무와 화초에는 영성이 가득했다.
안에는 강한 무인들이 요수들과 싸우고 있었다.
"진남, 너 반신지국에서 많은 사람들의 미움을 샀느냐?"
일월검신이 문득 물었다.
"선배님, 무슨 뜻입니까?"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궁금해서 물어본 거다. 저 앞에 있는 네 요제가 혹시 너와 싸우려고 온 거냐?"
일월검신은 담담하게 말했다.
"네 요제요?"
진남은 깜짝 놀라 앞을 바라봤다.
"하하하! 진남, 네 옆에 있는 친구는 대단하구나. 우리를 발견하다니."
귀가 찢어질 듯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앞에 있는 수림 깊은 곳에서 네 개의 엄청난 요위가 폭발하며 네 개의 그림자가 날아왔다.
커다란 수림에서 싸우던 수많은 무인들과 요수들은 안색이 변하여 뒤로 물러서거나 땅에 엎드려 벌벌 떨었다.
공간의 분위기도 살벌해졌다.
"뇌붕요제?"
앞에 나타난 사람을 본 진남은 의아했다.
'앞서 유혼족의 대제들을 만났는데 여기서 또 뇌붕요제를 만나다니. 어떻게 된 거지? ……설마 우연인가?'
"하하하, 진남!"
뇌붕요제는 귀청이 찢어질 듯 큰 웃음소리를 내며 경멸하는 눈으로 진남을 바라봤다.
"전에 긍고 싸움터에서 너에게 기회를 줬는데 너는 기회를 잡지 않고 나더러 꺼지라고 하며 나와 맞섰다. 오늘 네가 지난번처럼 계속 고집을 부리는지 보겠다. 자, 같이 공격합시다!"
뇌붕요제는 표정이 사나워졌다.
그는 보물을 얻을 뿐만 아니라 진남을 괴롭히려 했다.
진남에게 자신을 건드린 결과가 어떤지 보여주려 했다.
쿵-! 쿵-! 쿵-!
뇌붕요제 등은 몸집이 커지더니, 길이가 몇백 장이나 되는 커다란 금붕대조로 변하여 날개를 펼쳤다.
절세신도 같은 두 날개에 수많은 뇌광이 번쩍였다.
날개는 하늘을 가리고 위풍당당하고 패기가 넘쳤다.
네 뇌익금붕은 하늘을 향해 포효하고 날개를 움직여 바람을 일으키더니, 빠른 속도로 진남과 일월검신의 머리 위로 날아와 두 발을 내밀었다.
엄청난 강기가 휘몰아쳤다.
마치 네 개의 태고 큰 산이 개미를 누르는 것 같았다.
대제 거물들은 진남이 전력이 범상치 않아 무시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때문에, 처음부터 동시에 공격하여 한방에 진남을 누르려 했다.
"천만 공헌점으로는 부족하다. 오백만 공헌점을 추가해야 한다."
위급한 상황에 일월검신은 고개를 돌려 진남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선배님, 이들은 저 혼자서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진남은 살짝 민망했다.
누군가 뒤에서 손을 쓴 게 틀림없었다.
아니면 이렇게 운이 나빠 연속 자신에게 불만이 있는 대제 거물을 만날 수 없었다.
"시간 낭비다."
일월검신은 한마디 던지고는 몸을 날렸다.
순식간에 눈부신 검광이 일월검신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시커멓던 사방이 환해졌다.
수림에서 싸우던 무인들과 요수들은 눈이 부셔 눈을 뜰 수가 없었다.
"팔황육합(八荒六合), 일검봉천(一劍封天)."
일월검신은 손을 내밀더니 손가락을 튕겼다.
엄청난 검기가 하늘로 솟아올라 대요에게 날아갔다.
"이건……"
뇌붕요제 등은 호흡을 멈추었다.
그들은 강한 위기감을 느꼈다.
하지만, 검기에 엄청난 봉쇄하는 힘이 있어 그들은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쿵-!
대단한 검기가 대요들을 세게 내리쳤다.
대요들은 순식간에 비명을 질렀다.
제기보다 더 강한 공격에 상처를 입어 피가 뿜어져 나왔다.
"어, 어떻게 이럴 수 있지?"
뇌붕요제와 다른 세 요제는 좀 전의 기고만장하던 기세가 사라지고 눈에 짙은 두려움이 드러났다.
그것들은 진남의 옆에 있는 노인이 이렇게 대단한 존재일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