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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708화 (708/1,498)

둘은 제자리에서 사라졌다.708화 대제와 맞서다

"어라? 갔어?"

왕소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음, 좀 이상하구나."

묘묘 공주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게……."

진남도 미간을 찌푸렸다.

허망대제는 이렇게 쉽게 물러날 사람이 아니었다.

그들의 생각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짐짓 놀란 듯한 목소리가 산꼭대기에서 우레처럼 크게 터졌다.

"어? 진남? 살아있었어?"

말을 한 사람은 허망대제의 본체였다.

그의 말은 마력이 있는 것 같았다.

산꼭대기에서 통천지술을 펼치던 현풍대제, 남천신지의 다른 대제, 손양대제, 요신금지의 대제, 염족의 대제 등은 놀라서 일제히 산 중턱을 내려다보았다.

진남 일행이 있던 수림에 폭풍이 불어 나무와 화초가 흔들렸다.

"설마……."

왕소는 헛숨을 들이켰다.

그는 상황을 알아차렸다.

어이가 없었다.

진남의 두 눈에 차가운 살기가 드러났다.

그는 허망대제가 이 정도로 음험할 줄 몰랐다.

산꼭대기에 있는 열몇 명의 대제 거물들은 천현선과를 얻으려고 싸우는 중이라 아무도 산 아래를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허망대제의 말은 현풍대제와 다른 남천신지 대제의 주의를 끌었다.

그들은 진남을 발견했다.

두 대제가 진남을 발견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당연히 진남을 공격할 것이었다.

허망대제의 목적은 짐짓 놀란 척 소리쳐 다른 대제가 진남을 죽이게 하려는 것이었다.

"진남?"

"무도 규칙을 초월했다는 천재 말이오?"

적지 않은 대제들은 눈썹을 추켜세웠다.

현풍대제는 경악했다.

그는 진남이 자신의 풍신지노를 피해갈 줄 몰랐다.

"현풍, 어떻게 된 일이오?"

남천신지의 대제 거물은 좋지 않은 표정으로 물었다.

현풍의 말에 따르면 진남은 이미 죽었어야 했다.

"그게……. 사고가 있은 것 같소. 걱정 마시오. 지금 당장 진남을 죽이겠소."

현풍은 난감했다.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엄청난 제위를 드러냈다.

"진남, 목숨이 질기구나! 이제는 죽거라!"

현풍대제는 손을 뒤집었다.

순간 엄청난 힘을 풍기는 커다란 손이 공중에 나타나더니 진남에게 날아갔다.

천현선과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남을 죽이면 더 큰 이득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가 '진남을 죽였다'는 소식이 이미 남천신지에 전해졌다.

그런데 진남이 안 죽은 걸 남천신지에서 알게 된다면 꽤나 골치 아파질 것이었다.

현풍대제의 공격은 성산의 흰색 산기슭이나 보라색 산 중턱에서 다른 보물을 빼앗던 무인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이게 무슨 상황이야?"

"현풍대제가 왜 산 중턱을 공격하는 거지?"

"생각났어, 저자는 진남이다! 현풍대제는 진남을 공격하는 거야!"

"세상에, 진남이 여기에 나타났어?"

삼대 세력과 여러 고족의 제자들은 대부분 무언가에 홀린 듯 눈 앞에 벌어진 장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명성이 자자한 진남이 대제의 공격을 받은 것이라 주목받을 수밖에 없었다.

"누가 감히……!"

그때, 대제 거물 중 두 대제가 엄청난 위압을 드러냈다.

융천대제와 명공대제였다.

진남은 반천맹의 사람이었다.

그들은 현풍대제가 진남을 공격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을 수 없었다.

그들이 공격하기 전에 어떤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려 퍼졌다.

"융천, 명공, 한번만 내 체면을 봐주겠소?"

그 목소리는 허무대제였다.

융천대제와 명공대제는 순간 멈칫했다.

그러나 곧 그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발검신은 무슨 이유든지 막론하고 반천맹의 제자가 공격을 받으면 반드시 도와주라고 했다.

그러나 그들이 보기에 진남을 도와주는 것보다 허망대제의 체면을 세워주는 것이 나은 것 같았다.

"진남, 너를 도와줄 사람은 없다. 어떻게 죽나 보자꾸나! 이게 나와 맞선 결과이다!"

허망대제는 냉소를 지었다.

"하하, 아무도 끼어들지 않는구나! 진남, 이제 그만 죽어라!"

현풍대제는 공격할 때도 허망대제, 융천대제, 명공대제를 걱정했다.

그런데 그들 셋이 나설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음?"

손양대제는 두 눈에 차가운 빛이 떠올랐다.

묘묘 공주는 진남을 무척 아꼈다.

그러니 그는 진남이 죽게 두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한 번은 도울 생각이었다.

"이런!"

왕소는 그대로 굳었다.

그제야 그는 진남이 남천문 삼성 등급의 적이라는 것이 떠올랐다.

"대지……."

묘묘 공주는 이미 준비하고 있었다.

현풍대제가 공격을 하는 순간 그녀의 몸속에서 강한 힘이 솟아올랐다.

그녀는 법인을 만들고 강한 금술을 펼치려고 준비했다.

사람들의 표정이 잠깐 사이에 바뀌었다.

묘묘 공주는 공격을 막 하려던 참이었고, 손양은 막을 준비를 했다.

허망대제와 현풍대제는 흥분이 가라앉히지 못했고, 사람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 순간, 방대한 기운이 산 중턱에서 솟아올랐다.

진남의 기운이었다.

"깨거라!"

진남의 기다란 외침과 함께 주먹 끝에 불멸 영역이 뭉치더니, 붕멸지권(崩滅之拳)으로 변해 하늘을 덮은 커다란 손을 맞받아쳤다.

진남은 물러서지 않고 맞서기를 택했다.

"저런……."

허망대제, 융천대제, 명공대제, 손양대제 등은 넋이 나가서 쳐다봤다.

묘묘 공주와 왕소 그리고 보라색 산 중턱과 흰색 산기슭의 무인들도 넋이 나가서 쳐다봤다.

현풍대제는 믿을 수 없었다.

'정면돌파를 선택했어?'

"죽고 싶다니 소원을 이뤄주마. 현천지풍!"

현풍대제는 악랄하게 웃었다.

제광이 번쩍이고 커다란 손은 현풍지장(玄風之掌)으로 변했다.

현풍지장은 방금의 공격보다도 더 강했다.

한 번 후려치면 모든 것을 부술 수 있을 것 같았다.

바로 그때.

진남의 주먹이 빛처럼 하늘로 솟아올라 현풍지장과 부딪혔다.

쿵-!

귀가 울릴 정도로 커다란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현풍지장은 마치 멸망의 힘에 맞은 것처럼 산산조각이 났다.

수많은 현풍은 붕멸의 힘에 박살이 났다.

"이럴 수가!"

현풍대제의 악랄한 미소는 그대로 굳었다.

그는 믿을 수 없었다.

그는 진남의 실력을 잘 알고 있었다.

'진남과 저 여인이 연합한다고 해도 내 현풍지장을 이길 수 없었을 텐데? ……어떻게 된 거지?'

놀란 건 현풍대제만이 아니었다.

허망대제, 융천대제, 명공대제, 양손대제 등 대제들, 묘묘 공주, 왕소 그리고 다른 무인들까지 모두 깜짝 놀랐다.

그들은 현풍지장의 위력을 직접 보았기에 얼마나 강한지 잘 알고 있었다.

'고작 주먹 한 방으로 부쉈다고?'

'무조 경지의 무인이 어떻게 이토록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는 거지?'

"현풍대제, 지난번에는 통쾌하게 싸우지 못했는데 오늘 제대로 싸워봅시다. 저도 대제 거물이 얼마나 강한지 한번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진남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풍기는 엄청난 기운에 그의 머리카락이 흩날렸다.

'허망대제, 나를 계략에 빠뜨려? 현풍대제가 나를 공격하게 유인해? 그렇다면 한번 싸워보자!'

이제는 대제들에게 쫓기면서 반격도 못 하던 예전과는 달랐다.

"놈, 건방지게 굴지 말거라! 오늘 대제 거물의 힘을 보여주마!"

현풍대제는 정신을 차리고 호통을 쳤다.

그는 화가 잔뜩 났다.

현풍의 몸이 부풀어 오르더니 마치 거인이 우뚝 서 있는 것처럼 변했다.

수많은 현묘한 빛이 그의 손에서 나와 진남을 공격했다.

공격할 때마다 산이 흔들릴 정도의 강한 기운이 풍겼다.

수많은 현묘한 폭풍이 하늘에서 내려와 휘몰아쳤다.

마치 모든 것들을 삼키고 베어버릴 것처럼 살벌했다.

그러나 진남은 한 치도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단천도를 들고 엄청난 도기를 뿜어내며 폭풍을 베어 위로 쭉쭉 올라갔다.

수많은 폭발음이 대지에 울려 퍼졌다.

눈앞에 펼쳐진 장면은 사람들의 마음에 충격을 안겨 주었다.

"세상에!"

"이럴 수가!"

"상대는 대제 거물이다!"

"어떻게 대제 거물과 싸울 수 있어?'

"허, 믿을 수 없는 일이다. 참으로 믿을 수 없는 일이야……."

산봉우리에 있던 여러 세력의 제자들과 몇십 명의 대제 거물들은 표정이 변했다.

그들은 저도 몰래 감탄했다.

대제 거물의 공격을 깬 건 대단한 일이었다.

하지만 일부 능력이 뛰어난 천재들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고작 무조 경지 정상급인 무인이 대제 거물과 대립하는 건 처음이었다.

삼대 세력의 무도 규칙을 초월한 천재들도 겨우 대제 일 단계들과 실력이 비슷했다. 대제 이 단계인 자들과 싸우면 목숨이나 건지는 정도였다.

'진남이 어떻게 저 정도로 강한 힘을 가지고 있지?'

허망대제는 머리에 찬물을 끼얹은 것 같았다.

그는 진남이 죽을 거라고 확신했다.

'저놈이 사용한 건 분명 대제의 힘이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저리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거지? 고작 며칠 동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허망대제보다 현풍대제는 더욱 화가 났다.

그는 속으로 욕설을 퍼부을 뻔했다.

'많은 제자들과 대제 거물들이 지켜보고 있다. 내가 무조 경지의 무인 하나 어쩌지 못한다는 소식이 밖에 전해지기라도 하면 웃음거리가 되지 않을까?"

"진남, 죽어라!"

그때, 우렁찬 호통이 산꼭대기에서 울려 퍼졌다.

남천신지의 다른 대제 거물은 정신을 차리고 강한 기운을 풍겼다.

그가 손을 휘두르자 엄청난 검광이 뿜어져 나왔다.

그는 검광으로 진남을 내리쳤다.

계속 싸우면 현풍대제는 비장의 수를 사용하여 이길 수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길어지면 이변이 생길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먼저 손을 써 진남을 죽이고 후환을 제거하려고 했다.

"하하, 후배 하나를 상대하려고 두 대제 거물이 나섰소?"

이때, 호탕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순수한 녹색 빛이 용처럼 날아와 검광을 감싸더니 힘껏 비틀어 가루로 만들어버렸다.

나선 사람은 손양대제였다.

손양대제는 공주를 위해서 나선 것만은 아니었다.

그는 진남의 엄청난 실력에 감탄했다.

그리고 진남이 더욱 마음에 들었다.

때문에 그는 두 대제가 연합하여 진남을 죽이는 것을 지켜볼 수 없었다.

"손양, 이게 무슨 짓이오? 유실약원은 남천신지와 적이 되고 싶소?"

남천신지의 대제는 호통을 쳤다.

"허허, 쓸데없는 말은 작작 하시오."

손양대제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는 소매를 휙 내저으며 여러 살초를 사용했다.

산꼭대기에서 두 대제 거물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강한 기운과 웅장한 소리가 울려 퍼져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제기랄! 손양대제가 끼어들다니. 이제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번에도 진남을 제거하지 못한다면 다음 기회가 언제 올지도 모르는데…….'

허망대제는 그 모습을 보자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머리를 빠르게 굴렸다.

무슨 이유인지 진남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전력을 발휘했다.

허망대제는 진남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저도 몰래 점점 강해졌다.

그는 진남을 죽여야 할 적으로 인식했다.

싸움은 계속되었다.

융천대제, 명공대제, 염족의 대제, 유혼족의 대제 그리고 산기슭과 산 중턱에 있던 여러 세력의 제자들은 그 장면을 지켜보며 수군거렸다.

그들은 이 싸움에 끼어들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중 몸에 요기가 가득한 한 대제 거물의 두 눈에 빛이 스쳤다.

"너무 대단해. 역시 내 주인다워. 그래, 그렇지! 힘껏 때려야지, 온 힘을 다해서 때려……!"

수림에 있던 왕소는 흥분해서 얼굴이 상기된 채 연신 박수했다.

"멍청하게 서서 뭐 하는 거야? 얼른 가서 습격하는 놈들을 혼내거라!"

묘묘 공주는 왕소를 아니꼽게 흘겨봤다.

"습격을 하려는 놈이 있다고? 오늘 내 손에 죽어봐야 정신 차리지!"

왕소의 두 눈이 차갑게 식었다.

그는 기운을 드러내며 수림 속으로 달려갔다.

창람 나무의 후계자인 그는 남천신지를 무척 싫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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