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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705화 (705/1,498)

705화 못생긴 아들은 싫어

"응? 이 돌은 연황전장의 연황지령(連荒之靈)의 수정관과 비슷한데?"

진남은 의아했다.

"너희들 이 돌을 어떻게 할 생각하지 마. 이 돌은 천기석이야. 소문에 천기족의 거물이 태고의 거물들과 기이한 제술을 써 만든 거래.

상현비경에 대제 거물들도 들어갈 수 없는 금지가 열세 곳 있어. 금지들에 도합 열세 개의 다른 천기석이 있지. 천기족 사람들이 와야만 천기석을 움직일 수 있고 상현성산(上玄聖山)이 드러날 수 있대. 만약 천기족이 아닌 사람이 강제로 움직이면 대제 거물이라도 죽는대."

왕소가 서둘러 경고했다.

"천기석? 상현성산은 뭐야?"

묘묘 공주가 커다란 눈을 깜박거리며 물었다.

"너 몰라? 아. 모르는구나. 그럼 난 더 알려주지 않겠어."

왕소는 승리한 듯한 오만한 수탉처럼 고개를 쳐들었다.

그는 여인에게 편견이 있었다.

예쁜 여인에게는 유독 심했다.

"태고거물과 결합했다고……?"

진남의 눈에 빛이 스쳤다.

그는 앞에 있는 이 천기석이 연황지령의 수정관에 근거하여 지은 거라는 확신이 생겼다.

'연황지령은 사라진 천기족과 천기 할멈과 어떤 신비한 연관이 있을까?'

쿵-!

이때, 혈지에서 엄청난 혈광이 뿜어져 나왔다.

커다란 수정 궁전 안에 펑펑 하는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태고진법과 금제 등이 잇달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혈지가 엄청난 힘을 뿜어내며 진남 등을 공격했다.

"금제와 진법은 나에게 맡겨. 너희들은 혈지를 상대해."

진남은 빠르게 반응하고 발끝을 튕겨 그림자로 변하였다.

그가 공격을 피하고 내리쳤다.

진법과 금제의 약점을 공격하여 그것들을 부쉈다.

"정보가 맞았어. 진남은 동술과 신법이 진짜 강하구나."

왕소의 눈에 빛이 스쳤다.

그는 길게 생각하지 않고 법인을 드러냈다.

태고의 나뭇잎이 허공에 한데 뭉쳐 떨어졌다.

나뭇잎마다 엄청난 힘을 폭발시켰다.

묘묘 공주는 왕소의 뒤에 서서 보이지 않는 검으로 내리쳤다.

수정 궁전에 연신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진남은 금제를 깨면서 힐끗 봤다.

'왕소의 말이 맞았어. 이 혈지는 간단하지 않구나. 대제 거물의 그림자를 이루어 강한 제술을 펼치다니. 이 혈지에 제혈이 적지 않게 섞인 것 같구나.'

"왕소, 창람 나무로 막아."

묘묘 공주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흥! 네가 뭔데 나를 명령하는 거야. 헉! 막을……,"

묘묘 공주의 칼이 자신을 겨냥하자 왕소는 깜짝 놀라 서둘러 태고지술을 펼쳐 실체인 것 같기도 하고 환상 같기도 한 나뭇가지를 드러내 혈지에 박았다.

혈지의 방대한 힘은 순식간에 제압되어 많이 수그러들었다.

"무령수천수(無靈囚天手)!"

묘묘 공주는 기세가 더 폭등했다.

그녀가 손을 젓자 사방의 공간에 신마의 포효소리가 울려 퍼졌다.

환상의 손이 혈지로 들어가 살의가 엄청나고 사납고 포효하는 혈룡을 끌어냈다.

"영성을 바로 끄집어내다니. 저 여인은 도대체 뭐지?"

왕소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는 묘묘 공주가 인간이 아니라 영약이 변한 유실약원의 제자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그녀는 평범한 제자가 아닌 것 같았다.

"진남!"

묘묘 공주가 높게 소리쳤다.

"부숴!"

진남이 오른팔을 젓자 몇백 개의 도기가 뿜어져 나왔다.

도기가 진법이나 금제의 약한 곳을 공격해 부쉈다.

"없애라!"

진남은 마신처럼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혈룡의 머리 위에 섰다.

혈룡이 커다란 입을 쩍 벌리고 그를 물려고 하자 그의 등 뒤에서 붕멸무수가 솟아올라 머리를 눌렀다.

혈룡의 몸에 금이 생겼다.

이때, 이변이 발생했다.

크라아아아-!

혈룡은 자극을 받은 것처럼 소리를 질렀다.

기세가 폭등하여 엄청난 마의가 그것의 몸에서 용솟음쳤다.

혈룡이 마도혈룡(魔道血龍)으로 변했다.

마화된 후 혈룡은 위력이 강해졌다.

마도혈룡이 발을 휘두르자 붕멸무수나 무령구천수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당장이라도 혈룡의 발에 맞아 부서질 것 같았다.

"혈룡의 마기는 끊임없어. 점점 더 강해질 거야. 한 번에 살수를 펼쳐 혈룡을 죽여애 해! 무수여 드러나거라!"

진남이 크게 소리치자 등 뒤에서 일곱 그루의 무수가 하늘로 솟아올랐다.

"대지지련!"

"창람의 검!"

묘묘 공주와 왕소는 망설이지 않고 법인을 드러냈다.

커다란 연꽃과 창람 나무로 만든 것 같은 검이 나타났다.

일곱 그루의 무수와 함께 동시에 마도혈룡을 공격했다.

우르릉-!

커다란 수정 궁전이 거세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마도혈룡은 발악했다.

혈기와 마기가 용솟음쳐 올라 빠르게 그것의 몸을 회복시켰다.

그러나 회복하는 속도가 아무리 빨라도 붕괴되는 속도보다 빠르지 않았다.

잠시 후 마도혈룡은 완전히 산산조각 났다.

혈지도 순식간에 살기와 마의가 사라졌다.

혈지는 영기로 가득 찼다.

"이 혈지는 내 것이다!"

묘묘 공주는 빠르게 손을 저어 보물을 거두는 제술을 드러냈다.

그녀는 혈지를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전부 납계에 빨아들였다.

"너……!"

왕소는 화가 났다.

'혈지는 좋은 물건이다. 한데 전부 빨아들이다니!'

"왜? 불만 있어?"

묘묘 공주는 왕소를 힐끗 쳐다봤다.

그녀에게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

왕소는 말문이 막혔다.

그는 묘묘 공주가 두렵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잠시 후에 진남과 겨루어야 했다.

한데 지금 묘묘 공주와 싸운다면 어떻게 진남과 싸운단 말인가?

'진짜 막무가내구나. 됐다. 나는 여인과 따지지 않는다.'

왕소는 속으로 스스로 위안하며 창람 나무의 조각을 바라봤다.

"약속대로 너는 참견하면 안 된다."

왕소는 경고하듯 묘묘 공주를 바라봤다.

"걱정하지 말아. 나는 한 말은 지킨다. 절대 참견하지 않겠어."

묘묘 공주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혈지를 관찰했다.

'이런 일에까지 내가 참견할 필요 있나?'

"진남!"

왕소는 흥분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도발하듯 말했다.

"나는 나서는 경우가 적다. 그런데 나섰으니 그냥 싸울 수 없지. 상품을 걸려고 하는데, 어때?"

"응? 나와 내기하려고? 무슨 내기 할 건데?"

진남은 눈살을 찌푸렸다.

'대결한다고 했는데 갑자기 내기를 하자고 하다니. 진작부터 생각하고 있었나 보구나.'

묘묘 공주도 귀를 기울였다.

내기는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었다.

"간단하다. 서로 맹세하자. 지는 자는 다음에 만날 때면 상대방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거다. 그리고 진 사람은 이긴 사람의 말을 들어야 한다. 합당한 범위 내에서 명령을 따라야 한다. 어떠냐?"

왕소는 고개를 쳐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진 사람이 이긴 사람의 동생 노릇을 하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말하다 보니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무도규칙을 초월한 진남이 나의 '아들'이 된다면 얼마나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패기 있을까?'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가 말하기도 전에 묘묘 공주가 고개를 세게 저었다.

"안 돼. 나는 너처럼 못생긴 아들은 싫어."

그녀의 말에 수정 궁전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정신을 차린 왕소는 안색이 파래졌다.

"누가 못생겼다고? 아니, 누구더러 너의 아들이라는 거냐? 나는 너의 아들이 아니다!"

그는 화가 나 속사포처럼 말을 내뱉었다.

"안 돼 안 돼. 절대 안 돼!"

묘묘 공주는 왕소의 말을 듣지 못한 것처럼 고개를 저었다.

"좋다. 내기를 하고 싶으면 하자. 만약 내가 지면 네가 말한 대로 할게. 그러나 네가 지면 나를 아버지라고 부를 필요 없어. 그냥 주인님이라고 부르면 돼."

진남은 냉소를 지었다.

'나더러 아버지라고 부르라고? 좋다. 제대로 싸워보자. 누가 이기는지 해보자.'

"동의한 거다? 우리 하늘에 맹세하자."

왕소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진남이 후회할까 봐 묘묘 공주에게 따지지 않고 서둘러 말했다.

진남은 긴말하지 않고 맹세했다.

왕소도 잇달아 맹세했다.

맹세를 마친 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보더니 몸을 날려 빛으로 변해 빠른 속도로 동굴 밖으로 날아갔다.

"붕멸 영역!"

동굴을 나오는 순간 진남은 손을 저었다.

수많은 흑광이 뿜어져 나와 눌렀다.

"모든 걸 부수겠다고? 그러나 나의 창람의 검은 부술 수 없어!"

왕소는 길게 소리치며 검을 드러내 붕멸 영역을 찔렀다.

강력한 검광이 붕멸 영역을 흔들었다.

순식간에 싸움이 벌어졌다.

잠시 후, 둘은 몇천 번의 공격을 펼쳤다.

폭발이 연거푸 일어나고 강기가 꿈틀거렸다.

"무수! 드러나 눌러라!"

진남은 한발 성큼 내디뎠다.

전의가 뿜어져 나오고 등 뒤에 일곱 그루의 전신의 나무가 날아 나와 왕소를 눌렀다.

"하하하! 진남, 너 속았구나! 네 일곱 그루의 무수는 대단하지만 나는 진작부터 너를 상대할 준비를 했거든!"

왕소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큰 웃음을 터뜨렸다.

"만물의 영혼 나를 도와줘! 창람 영역!"

왕소가 손을 내밀자 몸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위엄 있는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순식간에 산봉우리의 나무와 꽃들이 부름을 받은 것처럼 녹색 빛을 뿜기 시작했다.

녹색 빛은 끊임없이 왕소의 체내에 주입되었다.

왕소는 기운이 점점 세졌다.

"깨라!"

왕소는 호통을 치며 주먹을 날렸다.

방대한 힘이 일곱 그루의 무수를 공격했다.

무수들은 힘에 밀렸다.

이것이 창람 나무의 위력이었다.

천지의 영기를 흡수하여 스스로 강해질 뿐만 아니라 모든 나무와 꽃의 힘을 한데 뭉칠 수 있었다.

"나를 상대할 방법이라고?"

진남은 피식 웃더니 오른팔을 단천도로 변화시켜 왕소를 향해 내리쳤다.

"어? 괜찮은 보도구나! 그러나 도기의 위력이 너무 약하다. 나를 다치게 할 수 없다! 진남, 너는 이미 졌다."

왕소는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저었다.

몸을 날려 쉽게 도광을 피하더니 귀찮은 듯 말했다.

그러나 그는 말을 다 하지 못하고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 이건 어떻게 된 거지?"

왕소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진남이 칼로 내리칠 때마다 그와 산맥 안의 나무와 꽃들과의 연결이 하나씩 줄어들었다.

그를 지지해주던 힘도 점점 적어졌다.

"창람 나무로 모든 나무가 너를 도와주게 한 거잖아? 나의 칼은 하늘과 땅을 비롯해 모든 걸 벨 수 있다. 너희들의 연결을 끊는 건 매우 쉽지."

진남은 손을 젓더니 다시 일곱 그루의 무수로 내리눌렀다.

방대한 무조의 힘과 짙은 전신의지의 공격을 받으면 중상을 입을 수 있었다.

"네가 들고 있는 칼이 이렇게 강할 줄 몰랐다! 그러나 나의 수단은 이것뿐이 아니다. 파천모(破天矛)! 죽여라!"

왕소가 숨을 길게 들이쉬고 손을 젓자 매우 평범한 창이 나타났다.

왕소는 진남을 향해 창을 던졌다.

마치 모든 것이 사라지고 창밖에 남지 않은 것 같았다.

창 앞에서 모든 것이 부서질 것 같았다.

창은 엄청난 이보였다.

"그래? 무수, 드러나 눌러라!"

진남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의 등 뒤에 두 그루의 무수가 더 나타나더니 일곱 그루의 무수와 결합되었다.

진남의 무수가 순식간에 엄청난 힘을 뿜으며 창을 눌렀다.

우르릉-!

사방의 허공이 일제히 부서졌다.

방대한 강기가 아래쪽 산봉우리의 나무와 꽃을 전부 산산조각 냈다.

매우 횡포하고 하늘도 뚫을 수 있는 파천모는 신위를 잃은 것처럼 아홉 그루의 무수에 눌려 꼼짝도 하지 못했다.

'파천모면 어때서? 아홉 그루의 무수 앞에서는 개미나 마찬가지다.'

"너, 너 무수가 아홉 그루야?"

왕소는 깜짝 놀랐다.

'일곱 그루라 하지 않았나? 왜 아홉 그루지?'

"진남, 너는 진짜 강하다. 나의 상상을 벗어났다."

왕소는 길게 숨을 들이쉬었다.

눈에 엄청난 의지를 보이며 말했다.

"그러나 창람 나무 앞에서는 아무리 무수가 많다 해도 소용없다! 내 오늘 너의 무수를 전부 뭉개주겠다! 팔방환계(八方還界), 창람수현(蒼嵐樹現)!"

왕소는 법인을 만들더니 입에서 정혈 여덟 방울을 뿜었다.

세상이 변했다.

시커메지고 빛이 전혀 없었다.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만 같았다.

왕소는 몸집이 부풀어 올라 높이가 몇백 장 되는 거인으로 변했다.

그의 몸에서 녹색 빛이 뿜어져 나왔다.

녹색 빛이 점점 많아지더니, 그의 몸에서 나뭇가지와 나뭇잎이 자라났다.

잠시 후 왕소는 나무로 변했다.

아래는 황천에 닿고 위로는 구천을 연결하는 창람 나무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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