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1화 오랜만에 재회하다
"연합하여 공격하자!"
중년 남자가 크게 소리쳤다.
그는 장로로서 안목이 달랐다.
단청이 일반적인 무조 경지 정상이 아니라는 걸 발견했다.
중년 남자의 명령을 들은 곽돈, 오사 등이 빠르게 반응했다.
그들의 등 뒤에 무혼과 무수가 펼쳐졌다.
진남은 발끝을 튕겨 그들을 공격했다.
"주제를 모르는 놈이구나……!"
중년남자, 곽돈, 오사 등은 냉소를 지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연합했는데 혼자서 우리에게 대항하겠다고?'
그러나 중년 남자, 곽돈, 오사 등은 표정이 굳었다.
진남은 귀신처럼 몸을 날려 그들의 제술을 쉽게 피해냈다.
그의 공격은 간단했지만, 매번 그들의 약점을 공격했다.
퍼퍼퍼펑-!
폭발음이 수림에서 연거푸 울려 퍼졌다.
잠깐 사이에 중년 남자 그리고 곽돈, 오사 등은 진남에게 눌렸다.
"아, 아버지, 어떻게 합니까?"
곽돈, 오사 등의 눈빛에 두려움이 드러났다.
그들은 진남의 실력이 자신들의 상상을 훨씬 초월했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
'단청은 아직 무혼과 무수를 드러내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토록 강하다. 만약 진짜 싸운다면 우리는 상대가 안 될 거다. 또 단청을 이긴다 해도 우리는 중상을 입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다른 무인들에게 유리해질 것이다.'
중년 남자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는 물러가려고 결심했다.
이때, 중년 남자의 납계 안의 영패가 희미한 빛을 반짝거렸다.
"이건……."
중년 남자는 어리둥절하더니 희색을 띠었다.
그는 유실약원의 사람들이 앞당겨 하현비경으로 올 줄 몰랐다.
'그들이 오면 단청을 두려워할 필요 있나?'
"단청!"
중년 남자는 기세가 확 변하여 위풍당당하게 소리쳤다.
"우리 유실약원 사람들이 오고 있다.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 물건을 내놓거라. 아니면 무조건 죽는다!"
매우 놀랐던 곽돈, 오사 등은 그 말을 듣자 기뻤다.
진남은 걸음을 멈추고 물었다.
"묘묘 공주도 옵니까?"
"공주마마를 아느냐?"
중년 남자는 어리둥절했다.
그러나 길게 생각하지 않았다.
반신지국 사람이라면 대부분 공주를 알았다.
그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맞다. 공주마마도 오신다. 그러니 상황 파악 좀 하거라."
진남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공주도 온다고?'
지난번에 헤어진 이후로 그는 오랫동안 그녀를 보지 못했다.
"죄송합니다. 오늘은 고집을 좀 부리겠습니다."
진남은 오른팔을 터뜨려 단천도로 변화시키고 엄청난 도기를 뿜어내며 중년 남자 등을 내리쳤다.
"너……?"
중년 남자, 곽돈, 오사 등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
'이 자식이 미쳤나?'
'유실약원의 사람들이 다 온다는데 감히 공격한다고?'
"이건 네가 나를 핍박한 거다!"
중년 남자는 안색이 확 변했다.
그는 이를 악물고 영패를 꺼내 신념을 전했다.
이어 싸움이 계속되었다.
단천도를 쓴 후 진남은 전력이 폭등했다.
중년 남자 등도 각종 금제와 술수를 드러냈지만 별 소용이 없어서 연거푸 밀렸다.
몸에 칼 상처가 가득 난 채 곤경에 처했다.
"멈춰!"
이때, 위엄 있는 외침이 하늘에서 울려 퍼졌다.
백발노인이 허공에 나타났다.
그의 몸에서 제위가 풍겼다.
마치 허공을 부술 것 같았다.
대제였다.
"곽 장로, 무슨 일이냐?"
듣기 좋은 목소리가 멀리서 울려 퍼졌다.
묘묘 공주는 투명한 금색 비단 치마를 입고 머리에 관을 썼다.
그녀의 아름다운 몸매와 새하얀 피부가 어우러지자 마치 여신이 인간 세상에 강림한 것처럼 만물이 빛을 잃었다.
진남은 고개를 들었다.
그는 묘묘 공주의 얼굴을 정확히 기억했다.
그러나 다시 본 그는 깜짝 놀랐다.
그는 정신이 몽롱해지고 넋을 잃었다.
"공주마마?"
중년 남자와 곽돈은 깜짝 놀랐다.
그들은 ㄴ이번 일로 공주까지 올 줄 몰랐다.
오사와 다른 고족 제자들은 경외심이 생겼다.
앞에 있는 이 여인은 유실약원에서 명성이 자자한 묘묘 공주였다.
미래의 유실약원의 주인이었다.
"공주마마, 이자는 단청입니다. 횡포하고 건방지게 제 아들을 모욕했습니다. 제가 이 자를 찾아 혼을 내주려고 했지만, 상대가 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제가 공주마마의 존함을 댔더니 저자는 칼을 뽑고 저희들을 전부 죽이려고……"
중년 남자는 서둘러 입을 열었다.
그는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
'자기 편을 감싸는 묘묘 공주의 성격에 내가 이런 말을 했으니 단청은 살아도 죽은 것보다 못한 처지가 될 거다.'
"그래?"
묘묘 공주는 차가운 눈빛으로 상대방을 바라봤다.
그녀는 심심하기도 했고 진남을 찾기 위해서 손 장로와 함께 이곳으로 온 것이었다.
그러나 유실약원 사람들을 괴롭히는 자가 있을 줄 몰랐다.
고개를 들어 바라본 그녀는 당황했다.
'하하! 내놓으라고 했는데 내놓지 않더니, 꼴 좋다! 이제 어떻게 하나 보자.'
중년 남자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는 단청이 무릎 꿇고 살려달라고 비는 처참한 장면을 기대했다.
"곽 장로, 네가 말한 사람이 저 자냐?"
묘묘 공주의 평온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맞습니다. 공주마마, 이자……."
중년 남자는 왠지 모를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묘묘 공주의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곽 장로, 너 정말 간이 부었구나. 저자를 건드리다니! 손 장로, 이자들을 전부 끌어내고 처벌하거라!"
그녀의 말은 청천벽력이었다.
중년남자, 곽돈 그리고 오사 등은 어안이 벙벙했다.
'이, 이건……'
'어떻게 된 거지?'
'단청을 처벌해야 하는 거 아닌가?'
'묘묘 공주가 왜 우리를 처벌하라고 하는 거지?'
"명을 따르겠습니다."
손 장로는 긴말하지 않고 손을 저었다.
수많은 제광이 쏟아져 내려 중년 남자, 곽돈 등을 안으로 잡아넣었다.
이 광경을 본 진남은 어깨를 으쓱했다.
'나는 유실약원의 사람들을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 나는 할 말을 이미 다 했다. 그러나 이들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고 묘묘 공주더러 나를 공격하라고 했지?'
"공, 공주마마! 왜 그러십니까? 단청을 처벌해야 합니다. 왜 저희를 혼내시려는 겁니까? 손 장로, 어서 우리를 내려주시오!"
중년 남자와 곽돈 등이 발버둥쳤다.
"단청을 처벌하고? 아니, 너희를 처벌하는 게 맞다. 손 장로, 저자들을 폐물로 만들거라!"
묘묘 공주는 콧방귀를 뀌었다.
손 장로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제광을 조였다.
중년 남자와 곽돈 등이 비명을 질렀다.
"손, 손 장로, 멈추시오! 손양(孫楊), 당장 멈추시오! 나는 유실약원의 사람이오. 자네는 왜 적을 공격하지 않고 나를 공격하는 거요? 나는……"
중년 남자는 포효했다.
손 장로는 살짝 망설이며 묘묘 공주를 바라봤다.
사실 그도 묘묘 공주가 왜 곽 장로 등을 벌하려는 건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불복한다고? 앞에 있는 이 단청이라는 자가 바로 진남이다. 이제 알았느냐?"
묘묘 공주는 안색이 싸늘해졌다.
"진남?"
묘묘 공주의 말을 들은 손 장로는 깜짝 놀랐다.
그는 바로 깨달았다.
유실약원에서 장로부터 제자까지 묘묘 공주가 무도규칙을 초월한 진남을 아낀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또, 묘묘 공주는 유실약원의 사람들에게 진남을 만나면 반드시 최선을 다해 도와주고 공손해야 한다고 몇 번이나 명령을 내렸었다.
"진, 진남?"
중년남자와 곽돈은 정신이 나갈 것만 같았다.
그들은 앞에 있는 단청이라는 자가 공주마마가 신경 쓰는 사람일 거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들도 이제야 자신들이 진남을 위협했을 때 진남이 두려워하지 않은 이유를 깨달았다.
"가르침에 복종하지 않은 건 가장 큰 죄이다. 손 장로, 벌을 내리거라."
묘묘 공주는 바로 명령을 내렸다.
"네."
손양 장로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중년남자와 곽돈을 공격했다.
진남은 옆에 서서 혀를 찼다.
그는 대제 거물인 손양 장로가 사람을 괴롭히는 수단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짧은 시간에 중년 남자와 곽돈은 처절하게 울부짖었다.
존엄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공주, 이건 너에게 주는 거다."
진남은 옥병을 꺼내 공주에게 건넸다.
술은 고해현냥이었다.
진남이 늠연성에서 공주를 위해 경매에서 얻은 것이었다.
"와!"
묘묘 공주는 기뻐했다.
그녀는 서둘러 옥병을 받았다.
하지만 자신의 행동이 점잖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 헛기침했다.
"좋다. 내가 너를 아낀 게 헛되지 않았구나. 나에게 선물을 줄 줄도 알다니."
손양 장로는 멀지 않은 곳에서 이 광경을 보고 속으로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옥병이 고해현냥이라는 걸 알았다.
전에 공주가 유실약원으로 돌아왔을 때 고족의 소족장과 명성이 자자한 거물들이 공주가 술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 좋은 술을 무척이나 많이 선물했다.
그러나 공주는 제대로 보지도 않았다.
이렇게 기뻐하지도 않았다.
"이 칠살부적을 너에게 주마."
묘묘 공주는 부적을 꺼냈다.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지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공주, 안 돼. 나는 이 부적을 가질……."
"가지지 않아도 돼."
묘묘 공주는 진남을 째려봤다.
"근데, 가지지 않으면 너의 납계 안에 있는 물건들을 전부 빼앗을 거다."
진남은 경계하는 눈빛으로 뒤로 몇 발 물러섰다.
그는 공주의 성격을 잘 알았다.
재물에 욕심이 많았다.
그녀가 마음에 든 건 싼 것이든 비싼 것이든 전부 가져야 했다.
전에 현령종에 있을 때 그는 손해를 많이 봤다.
"무슨 뜻이냐?"
묘묘 공주는 화가 나 말했다.
"너는 반드시 이 칠살부적을 가져야 한다. 공짜로 주는 것이 아니다. 상현비경에 가면 너는 내 명령을 따라야 한다."
"너 나와 함께 상현비경으로 갈 거야? 안 돼. 절대 안 돼."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남천신지는 위험이 가득했다.
그는 공주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공주는 유실약원 사람들과 함께 가야 더 많은 좋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공주……."
손양 장로도 뭔가 말하려 했다.
그러나 공주의 눈빛을 보더니 더 말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내가 가겠다면 가는 거다. 잊지 말거라. 너는 내 사람이다."
묘묘 공주는 불쾌한 듯 콧방귀를 뀌었다.
'연황전장에서 나와 한 침대에서 잔 걸 잊었나?'
"……좋아."
진남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표정을 보고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공주의 성격을 잘 알았다.
그녀가 결정한 일은 아무도 막을 수 없었다.
"좋아! 그래야지."
묘묘 공주는 안색이 확 변하여 환하게 웃었다.
주위의 모든 것이 맑고 아름다워졌다.
이때, 세 개의 방대한 기운이 하늘에서 용솟음쳐 올랐다.
고개를 들어보니 파란색 검이 빠른 속도로 흰색 문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검은 두 개의 제위를 드러냈다.
또 스무여 개의 무조 정상의 기운을 뿜었다.
거검의 뒤에는 커다란 다채로운 색의 연꽃과 시커먼 큰 배가 따랐다.
모두 제위와 열 몇 명의 무조 정상의 기운을 뿜었다.
"삼대 세력이 들어왔구나."
손양 장로의 눈에 빛이 스쳤다.
거검, 연꽃, 검은 배는 남천신지, 요지성산, 무도종이었다.
"남천신지?"
진남의 눈에 살기가 반짝거렸다.
"진남 소우, 너 똑똑히 알거라. 나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공주마마가 다치는 걸 보고 싶지 않다. 아니면……"
손양 장로는 진남을 보며 전음했다.
그는 두 눈에서 보이지 않는 위엄을 뿜어 진남의 마음을 찔렀다.
"손 장로, 걱정하지 마십시오. 죽는 한이 있더라도 공주를 다치게 하지 않을 겁니다."
진남은 확고하게 말했다.
손양 장로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진남은 아직 제위에 오르지 못하여 유실약원에는 아무 쓸모가 없었다.
그러나 그는 진남의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