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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700화 (700/1,498)

700화 앞당겨서 열리다

"저기 홈이 있어. 지도 모양의 홈이야!"

한 무인이 뭔가 발견하고 크게 소리쳤다.

"지도 모양의 홈?"

곽돈 등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숨겨진 장치일 것이다! 장치를 열면 많은 보물을 얻을 거야!'

진남은 그들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손가락을 튕겨 손에 쥐고 있던 지도를 홈에 넣었다.

휙 휙 휙!

순식간에 돌 궁전에 네모난 구멍이 나더니 안에서 흰색 화살이 날아왔다.

화살 끝에서 강력한 독기가 뿜어져 나왔다.

"붕멸 영역!"

진남이 낮게 소리치자 흑광이 펼쳐지며 독화살을 부쉈다.

독화살은 끝없이 뿜어져 나왔다.

수가 점점 더 많아졌다.

이 광경을 본 곽돈 등은 소름이 끼쳤다.

그들이었다면 이 독화살을 막기 위해 엄청난 힘을 들여야 했을 것이다.

"하하하! 소선, 봤느냐? 저 홈은 보물을 열 수 있는 장치가 틀림없다. 그러나 단청의 평범한 지도는 안 된다. 아니면 어떻게 이렇게 많은 독화살이 공격하겠느냐?"

곽돈은 고소해하며 크게 웃었다.

그는 진남이 안에서 죽기를 바랐다.

곽돈의 말을 들은 다른 무인들도 통쾌하게 웃었다.

그들은 진남이 천현령과를 매우 많이 얻어 그들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진남이 고생하는 걸 보니 기분이 좋았다.

이때, 모든 독화살이 사라졌다.

곽돈 등의 앞에 드리운 수막에도 신비한 부호가 나타났다.

부호에서 흰색 빛이 뿜어져 나와 돌궁전의 가운데를 비췄다.

우르릉-!

폭발음이 연거푸 울려 퍼졌다.

돌 궁전의 벽에 엄청난 변화가 발생했다.

벽이 양옆으로 벌어졌다.

동시에, 방대한 영기가 안에서 뿜어져 나왔다.

사람들의 눈길이 궁전 벽에 쏠렸다.

궁전 벽이 열리고 밀실이 드러났다.

밀실에는 진법과 금제가 가득했다. 밀실 가운데는 돌 상자가 두 개 있었다.

돌 상자 안에는 영기가 가득하고 보라색 무늬가 가득한 과일이 있었다.

"천현성과!"

"헉, 천현성과라고?"

무인들의 눈에 짙은 놀라움이 드러났다.

여기는 하현비경이었다.

이곳에서 천현성과를 얻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천현성과는 천현령과보다 더 진귀하고 소중했다.

원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얻을 수 없는 물건이었다.

진남은 기뻤다.

이번에는 수확이 꽤 많았다.

천현성과 두 알, 천현령과 팔십 알을 얻었다.

칠십만 공헌점에 맞먹었다.

"지도에 세 곳이 표기되어 있었다. 아직 두 곳 남아있으니 빨리 가보자."

진남은 금세 마음을 가라앉히고 천현성과를 잡고는 다시 지도를 꺼냈다.

"소선, 나중에 또 만나자."

진남은 전소선을 향해 손을 젓고는 곽돈 등을 힐끗 보았다.

그는 옅은 미소를 짓더니 발끝을 튕겨 돌궁전에서 사라졌다.

"너희들 아까 뭐라고 했어?"

전소선은 곽돈 등에게 물었다.

그녀는 경멸을 감추지 않았다.

"그게……."

정신을 차린 곽돈, 오사 등은 마음이 복잡하고 난감했다.

'평범한 지도라고?'

'단청이 다섯 장의 황금 지도를 포기하여 미련하다고?'

'미련한 건 우리들이잖아?'

'저 지도가 이런 위력이 있는 걸 알았다면 황금 지도 따위는 가지지 않았을 것이다.'

"정말 사람을 함부로 무시하는구나!"

전소선은 곽돈을 보며 콧방귀를 뀌더니 발끝을 튕겨 멀리 날아갔다.

곽돈은 안색이 붉으락푸르락했다.

그의 체면이 완전히 구겨졌다.

"이 모든 게 단청 저 자식 때문이야!"

곽돈은 주먹을 꽉 쥐고 눈에 살기가 드러났다.

그러나 그는 함부로 단청을 쫓아가지 못했다.

전소선의 마음에 들기도 했고, 그렇게 많은 독화살을 쉽게 막을 수 있는 걸 보니 실력이 대단한 것 같았다.

"여기서 벌어진 일을 아버지에게 알려야겠다. 나중에 아버지더러 단청을 혼내주라고 해야겠다. 그러면……"

곽돈은 서둘러 영패를 꺼내 신념을 전했다.

그의 입가에 냉소가 번졌다.

'단청, 너를 톡톡히 혼내주겠다.'

진남은 아무것도 몰랐다.

동굴을 떠난 후 진남은 지도에 표기된 곳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 * *

하루 밤낮이 지났다.

진남은 지도에 빨간 점이 표기된 두 곳으로 갔다.

호수 밑에 들어가고 커다란 틈에 들어가 숨은 장치를 찾고 진법을 제거하고 천현령과를 얻었다.

이 두 곳은 처음에 갔던 곳처럼 놀랍지 않았다.

천현령과가 각각 열여섯 알, 스물네 알 있었다.

"좋다. 많은 걸 얻었다."

진남은 허공에 서서 미소를 지었다.

나중에 상현비경에서 천현성과를 좀 더 많이 얻으면 삼백만 공헌점을 채울 수도 있을 것이었다.

"어?'

뭔가 느끼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던 진남의 눈빛이 사나워졌다.

영기들이 보이지 않는 힘에 끌린 것처럼 하늘 깊은 곳으로 모여들어 순식간에 커다란 영기폭풍을 이루었다.

이 광경은 진남만 발견한 것이 아니었다.

하현비경에서 싸우며 천현령과를 찾던 무인들도 놀란 눈으로 고개를 들고 바라봤다.

윙- 윙- 윙-

하늘이 세게 떨리기 시작했다.

보이지 않는 힘이 강림한 것처럼 방원 몇천 리 하늘이 보라색으로 변했다.

영기폭풍은 모습이 변하기 시작하여 길이가 삼백 장 되고 넓이가 이백 장 되는 신비한 흰색 대문으로 변했다.

모습은 천기산맥의 대문과 같았지만 크기가 꽤 작았다.

"설마 상현비경으로 가는 대문인가?"

진남은 깜짝 놀랐다.

'원래대로라면 모레쯤 되어야 문이 열리지 않나?'

"아, 전에 동주에 있을 때도 천기도가 앞당겨서 열렸었지?"

진남은 문득 예전의 일이 생각났다.

눈앞에 벌어진 광경은 예전에 천기도에 갔을 때와 같았다.

이때, 멀리에서 우르릉 하는 폭발음이 울려 퍼져 진남의 생각을 끊었다.

진남은 고개를 돌렸다.

길이가 팔십 장 되고 넓이가 삼십 장 되는 시커멓고 마검 같은 큰 배가 엄청난 기운을 뿜으며 문으로 날아갔다.

"팔대 고족 중 하나인 유혼족인가?"

진남은 전신의 왼쪽 눈으로 훑어봤다.

배 안에는 스물세 명이 있었다.

무인들은 모두 짙은 혼력(魂力)을 뿜고 있었다.

그중 한 명은 기운을 감추었다.

그러나 진남은 제위를 느낄 수 있었다.

유혼족의 대제 거물이었다.

"계획을 바꿔야겠구나."

진남은 눈을 찌푸렸다.

눈빛이 사나워지고 기세가 변했다.

유혼족이 벌써 도착했다.

그럼 얼마 안 돼 다른 고족과 육대 금지 그리고 삼대 세력도 잇달아 올 것이었다.

상현비경에 들어가려면 그는 반드시 지금 손을 써 칠살부적을 얻어야 했다.

* * *

그 시각, 반신지국의 바다 위 하늘.

길이가 이백 장 되고 넓이가 구십 장 되는 태고신수(太古神樹)로 만든 큰 배가 엄청난 위엄을 뿜으며 앞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배 안의 독실에 있던 금색 두루마기를 입은 중년 남자가 눈을 번쩍 떴다.

"이 자식이 왜 나를 찾는지 모르겠……."

중년 남자는 중얼거리며 신념을 뿜었다.

그의 두 눈에서 신광이 번쩍거렸다.

'천현성과 두 알, 천현령과 팔십 알, 그리고 매우 가치가 있는 지도라. 이것들은 매우 방대한 재부다.'

"이것들을 전부 얻으면 진급할 기회가 있을 거다."

중년 남자는 호흡이 가빠졌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영패를 꺼내 공경한 태도를 취했다.

"손 장로, 공주마마께 전해주시오. 내 아들이 큰 보물을 발견하여 나에게 도움을 청했소."

잠시 후 영패가 다시 반짝거렸다.

장로가 신념을 보내왔다.

"알겠소."

중년 남자가 하현비경으로 간 후.

배 가운데 커다란 궁전 안.

"공주마마, 곽 장로한테서 소식이 왔습니다. 그가 먼저 가겠다고 합니다."

백발노인이 공수하고 말했다.

"상현비경이 앞당겨져 열렸느냐?"

묘묘 공주는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네. 공주마마 벌써 열렸습니다."

"명령을 전하거라. 우리도 앞당겨서 들어간다."

"명을 따르겠습니다."

손 장로가 물러간 후 묘묘 공주의 큰 눈에 기대가 드러났다.

'진남이 올까? ……아마도 오겠지?'

"긍고 싸움터에 오지 않으면 나중에 절대 가만두지 않겠어."

묘묘 공주는 중얼거리며 주먹을 꽉 쥐었다.

그녀는 이번에 힘들게 장로들을 설득하여 진남을 찾으러 온 것이었다.

* * *

세 시진 후, 긍고 싸움터 하현비경 안.

유혼족이 광문 안으로 들어간 후 염족, 뇌족, 명족 등 고족들이 잇달아 도착했다.

세력이 방대하고 기세가 대단했다.

그중에 일부 대제 거물들은 경지를 거두지 않고 방대한 제위를 뿜어 수많은 무인들의 시선을 끌었다.

지금까지 대제 거물 다섯이 문 안으로 들어갔다.

진남은 수림의 돌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었다.

그는 왼쪽 눈에 보라색 빛을 반짝이며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몸에서 전의가 뿜어져 나오고 체내의 전혈도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가 칠살부적을 얻을 가장 쉬운 방법은 남천신지의 사람을 공격하여 빼앗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남천신지는 대제나 거물이 올 것이기에 어려운 싸움이 될 수 있었다.

물론 다른 세력의 것을 빼앗을 수도 있었다.

대제나 거물이 동행하지 않는 세력이라면 그의 경지로 빼앗기도 쉽고 위험하지도 않을 것이었다.

그러나 진남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는 것은 그의 양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가 아무리 힘이 세다 해도 아무런 원한이 없는 사람을 공격할 수 없었다.

아니면 그가 싫어하는 권세를 믿고 남을 괴롭히는 자들과 별 차이가 없었다.

휙-

이때, 두 개의 그림자가 빠른 속도로 하늘을 날아갔다.

그들 뒤에는 세 개의 그림자가 빠른 속도로 날아오고 있었다.

좀 전의 둘보다 조금 느렸다.

이때, 진남의 칠요검부에서 빛이 반짝거렸다.

"응? 융천대제, 명공대제, 허망대제가 들어갔나?"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융천대제와 명공대제는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문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허망대제는 걸음을 멈추고 신념으로 주위를 훑어보았다.

그러나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하자 떠나갔다.

진남은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곤 눈살을 찌푸렸다.

두 시진이 지났다.

그동안 고족 한 명이 더 들어갔지만, 삼대 세력은 여전히 오지 않았다.

"응?"

진남은 뭔가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휙- 휙- 휙-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연거푸 들려왔다.

강풍에 주위의 나무와 화초가 흔들렸다.

표정이 엄숙한 중년 남자가 가장 앞에 걸어왔다.

위엄이 있었다.

그의 뒤에는 곽돈, 오사 그리고 고족 제자 몇 명이 따랐다.

"단청, 드디어 너를 찾았구나!"

곽돈, 오사 등은 기뻐했다.

그들은 몇 시진 동안 수많은 수단을 써 하현비경에서 진남을 찾았다.

"네가 단청이냐? 나는 유실약원의 장로다. 긴말하지 않겠다. 네가 갖고 있는 천현성과와 천현령과 그리고 지도를 모두 내놓거라. 그리고 내 아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거라. 그러면 너를 죽이지 않겠다!"

중년남자는 뒷짐을 쥐고 진남을 보며 싸늘하게 말했다.

곽돈, 오사 등의 눈에 조롱이 드러났다.

'강한 지도를 골랐으면 뭐 해? 우리에게 빼앗기는 건 마찬가지잖아?'

"유실약원의 장로십니까?"

진남은 어리둥절하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그녀의 얼굴을 봐서 이번 일은 따지지 않겠습니다. 돌아가십시오."

그는 가능하다면 유실약원의 사람들과 싸우고 싶지 않았다.

중년 남자와 곽돈, 오사 등은 그런 진남의 태도에 황당해했다.

자신들의 귀가 의심스러웠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를 봐준다는 식으로 말한다고?'

"하하하. 따지지 않겠다고? 하늘 높은 줄 모르는구나! 네가 고집을 부리니 나도 어쩔 수 없구나."

중년 남자는 크게 웃더니 몸에 강대한 기세가 솟아올랐다.

"시끄럽습니다."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진남은 몸을 날려 중년 남자와 곽돈 등의 머리 위로 날아왔다.

그는 붕멸 영역을 펼쳐 그들을 덮었다.

기회를 줬는데 그들이 소중히 여기지 않았으니 그도 어쩔 수 없었다.

중년 남자는 반응이 빨랐다.

그는 제술을 세 방 펼쳐 살초를 만들어 공격했다.

그러나 그의 제술들은 바로 붕멸 영역에 눌려 부서졌다.

"이, 이건 무슨 제술이지?"

이를 본 중년 남자, 곽돈, 오사 등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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