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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688화 (688/1,498)

688화 분명 거물급이다!

진남은 역봉의 말에 몸을 흠칫 떨었다.

'기린의 피로 만들어진 도장?'

기린은 요족들 중에서도 서열 오 위 안에 드는 대요족이었다.

그들의 정혈은 용혈, 구미지혈 등과 마찬가지로 현묘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니 도장 전체가 기린의 피로 만들어진 것이라면 대체 얼마나 방대한 재물이겠는가?

게다가 기린목, 사상고목 등은 보기 드문 천재지보이다.

만약 고목을 연마한다면 비록 창람 나무 조각만큼은 아니어도 큰 이득을 취할 수 있을 것이었다.

즉, 아홉 무수를 융합하는 일이 좀 더 쉬워질 것이었다.

그때, 세 개의 기린목이 눈부신 붉은 빛을 뿜었다.

동시에, 쉰 목소리가 터졌나왔다.

"인간! 감히 이곳에 쳐들어오다니! 죽어라!"

사상고목, 무엽고목, 한살고목 등이 강한 기운을 드러냈다.

나뭇가지들이 방대한 힘을 풍기며 폭풍우처럼 둘을 때렸다.

커다란 기린도장은 떨리며 혈광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더니, 사상고목 등에 들어갔다.

그것들의 힘이 더욱 강해졌다.

"세 개의 기린목의 영지가 이 정도라니?"

진남과 역봉은 공격을 피하는 한편 두 눈에 묘한 빛이 더욱 짙어졌다.

둘은 깨달았다.

아까 하늘 높이 솟구친 붉은빛은 세 개의 기린목이 변화를 마치고 방출한 빛이었다.

"응?"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시끄럽게 됐구나. 남천신지의 사람들이 몰려왔다. 그것도 열세 명이나 되는 강자들이다."

역봉은 안색이 변했다.

"선배님, 기린 도장을 맡아주십시오. 저 사람들은 제가 맡겠습니다."

진남은 미소를 지었다.

그의 말이 끝나자 열세 개의 폭발음이 멀지 않은 산에서 울려 퍼졌다.

슉-!

곧이어 열세 개의 그림자가 기혈도장의 앞쪽에 나타났다.

"신방 천재 다섯 명에 장로 여덟 명?"

역봉은 안색이 변했다.

그는 남천신지에서 이렇게 대단한 사람들을 보낼 줄 몰랐다.

"응? 기린혈이 굳어서 만들어진 도장이야?"

"세 그루의 기린목과 많은 천재지보다! 게다가 세 그루의 기린목은 다른 경지로 변화했어!"

다섯 신방 천재와 여덟 장로들은 눈앞에 펼쳐진 장면에 충격을 받았다.

보물은 그들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먼저 저들을 죽이고 기혈도장을 정복하자!"

열셋은 서로 시선을 교환하고 신념으로 교류했다.

결정을 내린 그들은 진남과 역봉을 바라보았다.

"네가 녕검비를 죽였느냐?"

위엄 있는 장로는 차가운 시선으로 진남에게 물었다.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말고 덤벼라!"

진남은 발끝을 차고 순식간에 그들 앞으로 날아갔다.

그는 소매를 휘둘러 열세 개의 강대한 도기를 날려 그들의 머리를 베려고 했다.

다섯 천재와 여덟 장로는 두 눈에 살기를 띠었다.

'건방진 녀석! 혼자 달려들다니!'

"적멸지광(寂滅之光)!"

"유해번천장(幽海翻天掌)!"

다섯 천재와 여덟 장로는 강력한 제술을 사용하여 사방에서 진남을 공격했다.

보통의 무조 경지 강자라면 이렇게 강한 살초에 포위되면 놀라서 안색이 변하고 피하기 급급할 것이었다.

그러나 진남은 물러서기는커녕 더욱 빠르게 나서며 공격했다.

그는 왼쪽 눈에서 보라색 빛을 반짝이며 그림자로 변해 날아다녔다.

제술들은 그를 비껴갔다.

"대단한 동술과 신법이구나!"

다섯 천재와 여덟 장로들은 깜짝 놀랐다.

그러나 다시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봤자 우리 열셋을 이길 순 없다!'

"무혼! 모습을 드러내라! 무수도 나오너라!"

순식간에 두 개의 천급 칠품 무혼, 두 개의 천급 육품 무혼, 열두 개의 천급 오품 무혼이 동시에 하늘에 떠서 찬란한 붉은 빛을 뿜었다.

강한 무조의 나무들은 허공에 서서 제술 의지를 펼쳤다.

다섯 천재와 여덟 장로들의 기운이 솟구쳤다.

그들은 더욱 강한 여러 제술들을 전부 펼치며 진남을 공격했다.

"무수를 드러냈어?"

진남은 미소를 지었다.

그의 등 뒤에서 일곱 개의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일곱 개의 무수가 공중에 우뚝 솟아 태고의 산처럼 웅장하고 패기 넘쳤다.

다섯 천재와 여덟 장로들은 그 모습을 보자 몸이 굳고 안색이 변했다.

'일곱 무수?'

'설마 저자가…… 진남?'

"진압하라!"

진남이 크게 외치며 크게 한발 내디뎠다.

일곱 무수는 하늘로 솟구쳐 한 신방 제자를 제압했다.

천재는 안색이 변해서 제부도 미처 꺼내지 못하고 방대한 힘에 눌려 박살이 났다.

천재는 신방 서열이 구천삼백 위였다.

그러나 일곱 무수의 힘에 눌려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했다.

"도망가!"

남은 천재들과 장로들은 반응하고 고함을 질렀다.

그들은 제부를 꺼내 체내의 남천지기를 움직여 금술을 사용했다.

상대는 진남이었다.

무도규칙을 초월하고 삼대 세력의 서른여 명의 천재를 휩쓴 사람이었다.

그들 몇 명이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도망가려고? 어림없다!"

진남은 훌쩍 날아올라 열두 개의 도의를 날렸다.

열두 명의 제부는 순식간에 두 동강이 나서 사라졌다.

진남의 일곱 무수는 문 쪽으로 날아가 뒷길을 막아버렸다.

네 천재와 여덟 장로는 머리카락이 곤두서고 겁에 질렸다.

'도망갈 길이 막혔다!'

"싸우자!"

열둘은 빠르게 대응했다.

그들의 두 눈에 광기가 돌았다.

최선을 다해 싸워야 살 희망이라도 있을 것이었다.

"죽어라!"

진남이 길게 외쳤다.

그의 기운은 하늘을 뒤흔들 정도였다.

그는 단천도를 들고 열둘 사이로 뛰어들었다.

하늘을 찌를 듯한 도기를 휘두르고 전신의 왼쪽 눈과 보답천하의 힘으로 열둘을 하나씩 격파했다.

퍼퍼퍼퍽-!

커다란 공간에 싸움 소리가 가득했다.

한참 후, 주먹질 소리가 잠잠해졌다.

네 명의 천재와 여덟 장로는 전부 죽었다.

"후!"

진남은 바닥에 내려서서 무수를 거두고 길게 숨을 내쉬었다.

열셋을 상대하면서 비록 모든 전력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온몸의 피와 두 팔, 왼쪽 눈은 모두 작게 떨리고 있었다.

무척 흥분한 것이었다.

이런 느낌은 처음이었다.

"설마 전신의 육신도 남천신지에 원한이 있는 거야?"

진남은 머릿속에 한 생각이 스쳤다.

슉-

그때 여덟 구의 시체가 파란빛을 뿜더니 진남이 칼을 휘두를 새도 없이 그의 가슴에 날아왔다.

문 그림자가 더 커졌다.

'열셋 중 남천신지의 중요 인물이 여덟 명이었던 모양이구나.'

"엄청 강하구나!"

세 그루의 기린목은 진남의 전력을 보고 놀란 듯했다.

그것들은 눈앞에 있는 청년의 실력이라면 자신들을 진압하는 건 식은 죽 먹기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세 그루의 기린목은 의지를 폭발하여 기린 도장의 모든 것들과 교류하고 연합하여 더욱 강한 공격을 퍼부었다.

"진남, 안 되겠다. 산골짜기 밖에 있던 무인들이 전부 들어오고 있다!"

역봉은 기린목들을 상대하면서 말했다.

평소라면 진남의 실력이 있기에 사십여 명의 무인들을 겁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사십여 명 무인들이 공격하면 기린목 등이 도망갈 것만 같았다.

"네?"

진남은 눈썹을 추켜세웠다.

슉-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적월홍 등 무인들이 빠른 속도로 도착했다.

그들은 남천신지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기린 도장의 모습을 보자 충격을 받았다.

"설마 기린 도장이야?"

"뭐?"

"천재지보가 매우 많구나!"

놀랐던 무인들의 눈에 욕심이 가득해졌다.

이렇게나 엄청난 재물을 마주하고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응? 하하하. 너 도망간 거 아니었느냐? 또 도망가보거라. 형제들아, 저놈을 공격하거라!"

적월홍은 진남을 발견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먼저 저놈을 혼내고 보물을 가져가면 되겠구나!'

다른 무인들은 제술과 금술 등을 움직여 공격 태세를 취했다.

"적월홍 그리고 다른 사람들, 나는 더 이상 사람을 죽이고 싶지 않다. 그러니 제자리에 얌전히 있거라. 조금이라도 앞으로 움직인다면 전부 죽이겠다!"

진남은 무표정하게 말했다.

그가 온몸에서 차가운 살기를 뿜었다.

적월홍과 무인들은 안색이 굳고 두 눈에 화가 가득 솟아올랐다.

그들은 눈앞에 있는 자가 건방지게 혼자서 모두에게 도발할 줄 몰랐다.

그들은 마흔여 명이나 되었다.

"저, 저기……."

그때 한 무인이 무언가 발견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적월홍과 다른 무인들은 저도 몰래 그 무인이 가리키는 쪽을 바라보고 깜짝 놀랐다.

'남천 신지의 다섯 신방제자와 여덟 장로들이잖아?'

'왜 전부 죽었지? 설마……?'

적월홍과 무인들은 방금 진남이 했던 말을 떠올리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설마 저자가 죽인 건가?'

* * *

그 시각.

남천신지 수령전.

장태위는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마다 영기가 감돌았다.

여전히 무조 경지 정상급이었지만, 오랫동안 폐관수련을 한 덕분에 새로운 깨달음을 얻은 것이었다.

펑-!

폭발음이 예고도 없이 울려 퍼졌다.

가장 밑바닥에 있던 몇천 개의 팻말 중 하나가 부서졌다.

"응?"

장태위는 눈을 뜨고 살폈다.

"신방 서열 구천사백 위 강우(江雨)? 반신지국 밖에서 죽었어?"

깨달음을 얻던 중에 방해를 받아서 기분이 상한 장태위는 더욱 화가 치밀었다.

'반신지국 밖에 있는 하찮은 것들이 감히 남천신지의 사람들을 죽이다니.'

펑-! 펑-!

이때, 폭발음이 두 번 더 울려 퍼졌다.

이번에는 가장 아래층의 팻말 하나, 아래로 두 번째 층 팻말 하나가 부서졌다.

"무슨 상황이야? 왕곤(王坤)과 주 장로(周長老)도 죽었어?"

장태위는 살짝 놀랐다.

고개를 숙이고 살펴보던 그는 가슴 속에 분노가 활활 타올랐다.

'이럴 수가! 세상에 이럴 수가 있나!'

'반신지국 밖의 하찮은 놈이 건방지게도 다시 한 번 우리 신방 천재 한 명과 장로 한 명을 죽였다니!'

"소룡, 내 명을 전하거라. 반드시 신방 서열 팔천 위……."

장태위는 영패를 들고 화가 나서 전음했다.

그러나 아직 채 끝나지 않았다.

퍼퍼퍼퍼펑!

다섯 번의 폭발음이 대전에서 울려 퍼졌다.

가장 아래층 팻말 하나와 아래로 두 번째 층 팻말 네 개가 동시에 부서졌다.

전음 중이던 장태위는 몸을 흠칫 떨었다.

그는 충격을 받았다.

남천신지의 제자와 장로들도 죽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오늘처럼 한꺼번에 죽는 일은 적었다.

장태위는 고개를 숙여 살펴보고 깜짝 놀랐다.

방금 죽은 한 천재와 다섯 장로도 반신지국 밖에서 죽었다.

아무리 멍청해도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을 터였다.

스르륵-

여덟 개의 팻말이 가루가 되었다.

가루는 마치 보이지 않는 바람이 분 것처럼 같은 방향으로 모여서 파란빛을 뿜었다.

장태위는 가슴이 떨렸다.

팻말이 모였다는 건 같은 사람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뜻이었다.

"강우, 왕곤, 주 장로, 이 장로……."

장태위는 여덟 사람의 이름을 하나하나 읊었다.

마지막 사람까지 부르고 나서 그는 깨달았다.

그는 숨을 몰아쉬며 다급하게 신념을 영패에 주입했다.

그의 머릿속에 번개가 치는 것 같았다.

'얼마 전 녕검비가 죽었고 몇몇 천재들과 장로들이 임무를 받았다. 죽은 여덟 명은 임무를 받은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녕검비를 죽인 그 하찮은 놈이 그들을 죽인 거구나!'

여기까지 생각한 장태위는 안색이 창백해졌다.

'반신지국 밖의 하찮은 놈? 이게 어디 하찮은 놈인가? 신방 천재 세 명을 연속으로 죽이고 다섯 장로도 죽였다. 이 전력이면 분명 거물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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