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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685화 (685/1,498)

685화 건방질 만하구나!

원래 관심을 보이던 무인들은 진남이 제시한 가격을 듣자 고개를 저었다.

"단청 오라버니, 술을 좋아해요?"

전소선이 호기심이 들어 물었다.

신석 이만 개로 술을 사는 건 보통 사람은 할 수 없었다.

진남은 옅게 웃으며 말했다.

"응, 좋아해."

전에 그는 술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는 좀 좋아졌다.

술은 좋은 물건이었다.

게다가 공주하고 같이 마시면 더 좋았다.

늠연룡월사회는 계속 진행되었다.

녕검비는 끝까지 경매에 참가하지 않았다.

대전 앞에서 경매를 진행하던 관해가 신비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건 마지막 경매다. 이번에 경매를 진행할 물건은 백변은혼화이다. 작용은 내가 말할 필요 없을 거다. 경매 시작가는 삼십만 신석이다. 매번 적어도 오만 개를 추가해야 한다."

그의 말이 끝나자 커다란 보라색 나무상자가 올라왔다.

나무상자 가운데는 일 장 정도 되는 은색 꽃잎의 영약이 있었다.

다른 영약과 달리 백변은혼화는 꽃잎만 빼고 나뭇가지 등이 색이 계속 변하고 있었다.

"백변은혼화?"

"후, 진짜 백변은혼화구나. 소문에 백변은혼화를 먹으면 무조 나무에 백변은혼 이상이 생겨 무조의 나무의 위력이 크게 제고된대."

"이번 사회에서 이런 영약을 내놓을 줄 몰랐다."

"저는 오십만 신석을 지불하겠습니다."

"저는 육십만 신석을 지불하겠습니다. 저의 전재산입니다."

무인들은 처음에는 놀라더니 이내 눈길이 뜨거워졌다.

일부는 이를 악물고 전부 재산을 제시했다.

짧은 시간에 가격은 백만 신석까지 올라갔다.

이 광경을 본 독실 안의 진남은 입을 열었다.

"이백만 신석을 지불하겠습니다!"

한 번에 가격을 배로 올렸다.

어차피 반천맹에서 신석을 지불하는 거라 진남은 조금도 아깝지 않았다.

"이백만 신석?"

무인들의 눈에 빛이 스쳤다.

그들은 단청이 이렇게 높은 가격을 제시할 줄 몰랐다.

무인들 대부분은 고개를 저으며 경매를 포기했다.

남은 무인들은 망설였다.

지금의 추세로 보아 백변은혼화를 낙찰받으려면 엄청난 신석을 지불해야 할 것이었다.

이때 누군가가 말했다.

"저는 이번에 백변은혼화 때문에 왔습니다. 이백십만 신석을 내겠습니다."

줄곧 침묵하고 있던 녕검비였다.

그의 말투는 담담했다.

마치 이미 백변은혼화를 낙찰받은 것만 같았다.

망설이던 무인들은 순식간에 포기했다.

이제는 신석의 문제가 아니었다.

녕검비는 신방에 이름이 오른 천재이고 남천신지의 제자였다.

만약 그와 겨룬다면 녕검비의 보복을 당할 것이었다.

독실 안의 진남은 미소를 지었다.

그의 예상대로 반천맹이 그더러 백변은혼화를 낙찰받으라고 한 건 녕검비와 싸우라는 것이었다.

진남은 망설이지 않고 입을 열었다.

"사백만 신석을 지불하겠습니다."

짧은 한마디에 무인들은 모두 경악했다.

그들은 사백만 신석에 놀란 것이 아니었다.

단청이 녕검비와 싸우려 할 줄 몰랐다.

'……이렇게 하면 녕검비의 미움을 사게 된다는 걸 모르나?'

"단청 오라버니……?"

전소선도 눈이 휘둥그레졌다.

다른 독실 안의 동활, 명족 여인, 뇌족 청년은 처음에는 경악하더니 이내 음흉하게 웃었다.

그들은 방금까지도 어떻게 하면 녕검비더러 진남을 혼내주게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그런데 단청이 스스로 알아서 나선 것이었다.

"간이 부었구나."

"대담하구나."

네 사람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남천신지의 네 제자가 독실에서 걸어 나왔다.

그들은 차가운 표정으로 기세를 드러냈다.

"여기는 성주부다. 싸우기 전에 잘 생각해 보거라."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관해였다.

그는 남천신지의 사람들의 미움을 사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여기는 성주부였다.

이들이 성주부에서 제멋대로 했다는 소문이 전해지면 세상의 웃음거리가 될 수 있었다.

"……물러서거라."

녕검비가 담담하게 말했다.

제자들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진남이 있는 독실을 향해 눈을 희번덕거리더니 돌아갔다.

독실 안의 녕검비의 담담하던 눈빛이 처음으로 흔들렸다.

살기가 스쳤다.

그는 이름 없는 무인이 자신과 경쟁하려고 할 줄 몰랐다.

"단청이라고 했지? 네가 오백만 신석으로 백변은혼화를 낙찰받고 나에게 가져오면 좀 전의 일은 따지지 않고 살려주겠다."

녕검비의 목소리는 여전히 담담했다.

그는 단청이 계속 경매에 참여하려고 한 건 뭘 몰라서라고 생각했다.

그가 이 정도로 말했으면 단청이 아무리 간이 부었다고 해도 어쩌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동활, 명족 여인, 뇌족 청년은 눈에 조롱하는 빛이 드러났다.

'단청, 너 대단하잖아?'

'이제 너 어떻게 하나 보자!'

"좋은 구경거리가 생겼군!"

녕검비의 말을 들은 무인들 일부는 조롱하듯 비웃고, 대부분은 고개를 저었다.

단청은 동술이 대단했지만, 녕검비와 비교하면 하찮았다.

역봉은 아무것도 듣지 못한 것처럼 표정이 담담했다.

전소선은 두 눈을 이글거리며 말했다.

"진짜 너무 건방지네요!"

진남도 살짝 눈을 찌푸렸다.

남천신지의 내문제자가 이 정도로 건방질 줄 상상도 못 했다.

남천문 때문에 그는 남천신지의 사람들에게 조금도 호감이 없었다.

오히려 반감뿐이었는데, 이마저도 더 커졌다.

'나더러 오백만 신석에 백변은혼화를 사서 자신에게 가져오라고? 그럼 나를 살려주겠다고? 나를 살려주는 것이 은혜를 내린 것처럼 말하다니. 황당하구나!'

"녕검비라고 했느냐? 네가 뭐라도 되는 것처럼 협박하지 말거라. 또 신석도 없으면서 신석이 많은 척하지 말거라. 나는 육백만 신석을 제시하겠다. 나는 이 백변은혼화를 꼭 가져야겠다. 능력이 되면 계속 가격을 제시하든지."

진남은 콧방귀를 뀌더니 소리쳤다.

그의 말에 전소선은 몸을 흠칫 떨었다.

그녀는 믿을 수 없었다.

그녀는 녕검비를 욕했지만, 진남이 대놓고 녕검비와 맞설 줄은 몰랐다.

무인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그들은 자신들이 잘못 들은 건 아닌지 의심했다.

'……녕검비에 맞서다니? 미쳤나?'

동활과 명족 여인, 뇌족 청년도 깜짝 놀랐다.

그들은 단청이 이 정도로 대담할 줄 몰랐다.

녕검비의 담담하던 표정도 순식간에 굳었다.

늠연성과 같은 곳에서 감히 자신에게 맞서는 건 처음이었다.

그의 눈에 살기가 솟아올랐다.

우르릉-!

커다란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독실의 대문이 산산조각 났다.

녕검비는 두루마기를 휘날리며 거대한 기세를 드러내고 차가운 눈길로 진남 등이 있는 독실을 바라보았다.

커다란 대전의 공기가 순식간에 서늘해졌다.

무인들은 가슴이 떨렸다.

"녕검비, 뭐 하려는 거냐? 너 규칙을 깨려는 거냐? 그러면 대제의 위엄을 손상시키는 것이다!"

관해는 다급히 소리쳤다.

그의 체내 기운이 빠르게 솟아올랐다.

그의 말을 들은 녕검비는 숨을 길게 들이쉬더니 꿈틀거리는 살기를 눌렀다.

그는 남천신지의 내문제자이고 신방에 이름이 오른 천재였지만, 대제의 위엄을 건드릴 자격은 없었다.

"좋다, 단청. 너의 용기에 탄복한다. 허나, 앞으로 영원히 성주부에 머무르거라. 아니면 내 너를 갈기갈기 찢어 죽일 거다."

녕검비는 싸늘하게 말하더니 소매를 휘젓곤 떠나갔다.

그의 뒤에 서 있던 남천신지의 네 제자들과 동활 등은 그제야 반응하고 따라갔다.

대전은 조용했다.

많은 무인들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관해 성주, 백변은혼화는 이제 제 것입니까?"

진남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어? 아, 어어. 당연히 네 것이지."

관해는 진남의 물음에 정신을 차리고는 대답했다.

무인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백변은혼화에 신경 쓰다니?'

전소선은 안절부절하며 말했다.

"단청 오라버니, 너무 경솔했어요. 녕검비는 정말 강해요. 우리는 그의 상대가 안 돼요. 저의 오라버니를 오라고 해야……."

그녀는 다급히 영패를 꺼냈다.

"소선. 그럴 필요 없다."

진남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걱정하지 말거라. 내게 다 생각이 있다. 너를 다치게 하진 않을 거다."

"그래도……."

전소선은 계속 말하려 했다.

"괜찮대도. 역봉대사, 영약을 받으러 갑시다. 소선, 나중에 인연이 있으면 다시 만나자."

진남은 손을 젓고는 긴말하지 않고 역봉과 함께 독실을 떠났다.

그들은 신석을 지불하고 백변은혼화와 고해현양을 받았다.

"진남,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냐? 녕검비는 틀림없이 성주부 밖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을 거다. 우리가 성주부를 나가면 그는 공격할 것이다."

역봉은 전음했다.

"그게 바로 당신들이 바라던 바가 아닙니까?"

진남은 눈을 흘겼다.

'나더러 남천신지의 내문제자를 죽이라는 거잖아? 한데, 이렇게 번거롭게 할 필요까지 있었나?'

"진남,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느냐? 아까 너는 참을 수도 있었다. 녕검비에게 백변은혼화를 내주어 그가 너에 대한 적의를 누그러진 후 훔치거나 할 수도 있었다."

역봉은 고개를 저었다.

진남은 그의 말에 잠시 얼떨떨해하다가 생각에 잠겼다.

반천맹이 이렇게 했던 건 깊은 뜻이 있는 것 같았다.

"너는 임무를 절반 완성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할 거냐?"

역봉은 물었다.

"가야지요."

진남은 담담하게 말하며 성주부 대문 앞으로 걸어갔다.

대전 안에 있던 무인들이 진남의 뒷모습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단청이 대문 쪽으로 가고 있어!"

"뭐 하려는 거지? 성주부를 나가면 녕검비가 공격할 텐데?"

그들은 원래 단청이 다른 수단을 써 도망칠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진남과 역봉대사는 대문을 나가 성주부 문 앞의 거리에 내렸다.

"너희들……."

성주부 문 앞 멀지 않은 곳에 있던 동활 등과 남천신지의 네 제자들은 진남과 역봉대사를 보자 순간 할 말을 일었다.

그들은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녕검비는 황당해했다.

'……비장의 수가 있는 건가?'

녕검비의 머릿속에 생각이 스쳤다.

'비장의 수가 있으면 뭐 해? 나는 남천신지의 내문제자이고 신방에 이름이 오른 천재다. 단청을 상대하는 건 식은 죽 먹기다!'

"단청, 죽어라!"

순식간에 녕검비가 공격을 펼쳤다.

그는 엄청난 살기를 뿜으며 진남을 내리쳤다.

그의 검은 끝없는 어둠 속에 눈부신 빛이 반짝이는 것 같았다.

늠연성에서는 싸움할 수 없었다.

상황을 파악한 모든 이들이 깜짝 놀랐다.

'늠연성 안에서 공격을 펼치다니?'

성주부 안의 무인들뿐만 아니라 늠연성의 많은 무인들은 순식간에 반응하고 신념을 보냈다.

대문으로 달려오던 전소선은 이 광경을 보자 체내의 전혈이 들끓었다.

그녀는 단청을 도와주려 했다.

"단청, 건방지게 굴더니 큰일 났구나!"

정신을 차린 동활, 명족 여인, 뇌족 청년은 흥분했다.

위급한 순간에 진남의 담담하던 눈빛이 확 변했다.

방대한 기세가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부숴라."

진남은 몸을 날리며 공격했다.

그는 어떠한 제술도 쓰지 않았다.

하지만 예리한 검광이 마치 거인에게 맞은 것처럼 순식간에 부서졌다.

"하! 건방질 만하구나! 무혼은 모습을 드러내고 무수도 나오너라. 남천, 도와줘! 동악일검(東嶽一劍)!"

녕검비는 길게 소리쳤다.

그의 등 뒤에서 천급 칠품 무혼, 십 장 정도 되는 이상 무수 그리고 남천의 기운이 동시에 솟아올랐다.

그가 잡고 있던 고검에선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거대한 산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녕검비의 공격은 검이기도 하고 산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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