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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682화 (682/1,498)

682화 입단심사

"이건……!"

역봉대사는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는 조각이 이런 변화를 일으킬 줄 몰랐다.

그러나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했다.

조각에서 엄청난 흡입력이 뿜어져 나와 주위의 몇백 개 조각을 순식간에 빨아들였다.

조각에서 뿜어져 나오던 흑광이 다시 폭등했다.

쿵-! 쿵-! 쿵-!

커다란 폭발음이 아홉 번 연속 독실에 울려 퍼졌다.

그림자들이 연거푸 떠오르며 강력한 귀신지의를 뿜었다.

귀신의 그림자는 순식간에 열 개나 되었다.

끼야아아아아-!

열 개의 귀신 그림자는 뭔가를 느낀 듯 고개를 쳐들어 허공을 향해 포효했다.

커다란 금비전이 세게 흔들리면서 빛이 반짝거렸다.

귀신 그림자의 포효가 마치 대전을 무너뜨릴 것만 같았다.

"무슨 소리지?"

"대단한 기운이구나. 가장 위층에서 나는 소리 같은데……."

"방금 하인에게서 들었어. 위층에서 전족 제자와 명족, 뇌족 그리고 동 소주가 조각 내기를 하고 있대."

"설마 조각이 열리는 이상인가?"

"뭐? 조각이 열리는 이상이라고? 조각이 얼마나 대단하길래 이 정도 이상이……?"

금비전의 사람들과 지도 내기, 돌 내기, 조각 내기에 참가했던 무인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그들은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금비전 위층으로 올라갈 자격이 되었다면 그들은 진작에 달려갔을 것이었다.

역봉대사, 동활, 명족 여인, 뇌족 청년 그리고 전소선 등은 떠오르는 열 개의 귀신을 보고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좀 전의 포효가 그들의 마음속으로 쳐들어온 것 같았다.

그들은 눈앞에 벌어진 광경을 믿을 수 없었다.

"이 열 개의 귀신만 해도 이 조각은 이십오만 신석은 되겠지?"

진남은 동활을 바라봤다.

그의 기세가 검처럼 예리했다.

'동활 너는 기세를 빌려 남을 업신여기기를 좋아했잖아? 어디 계속 거들먹거려 봐.'

"아닙니다."

역봉대사는 두 눈에 기이한 빛을 반짝이며 말했다.

"이 열 개의 귀신은 신방 이백 위 안에 든 대제나 거물과 연관 있습니다. 삼십만 개 신석에 팔겠다고 해도 사는 사람이 있을 겁니다."

"동 소주, 들었어? 이제 누가 이기고 누가 졌지?"

진남은 천둥처럼 큰소리로 물었다.

동활, 명족 여인, 뇌족 청년은 깜짝 놀랐다.

그들은 진남과 눈을 마주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얼굴이 후끈거리고 손발이 오그라들었다.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그들은 졌다.

완전히 패배했다.

오늘 일이 소문나면 틀림없이 사람들의 조롱을 받게 될 것이다.

"이겼어요! 이겼어요! 단청, 당신은 진짜 대단해요!"

전소선은 흥분하여 얼굴이 상기되었다.

그는 고개를 돌려 동활 등을 보며 물었다.

"너희들은 왜 계속 거들먹거리지 않느냐? 아까는 우리가 질 거라고 하지 않았느냐? 전족을 비웃지 않았느냐? 어디 한번 계속 지껄여 보지?"

전소선은 그들을 도발했다.

"전소선 그만하거라. 너무 지나치구나!"

동활은 참지 못하고 먼저 소리 질렀다.

"지나치다고? 지나치면 어쩔 건데. 좀 전에 네가 가격을 몇 번이나 올리고 기세를 빌려 나를 괴롭힐 때는 어쩌고 이제 창피를 당하니까……."

전소선은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더 사나운 기세를 내보였다.

동활 등은 안색이 붉으락푸르락했다.

"으아아아아!"

그들은 끝내는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더니, 그림자로 변해 독실문을 차고 사라졌다.

그 뒷모습이 처량했다.

"통쾌하다, 너무 통쾌하다!"

전소선은 기뻐하며 고개를 돌려 진남을 보며 말했다.

"단청, 도와줘서 고마워요. 자, 유리 비수를 드릴게요."

그녀는 망설이지 않고 바로 비수를 진남에게 건넸다.

진남은 흠칫 놀랐다.

내내 담담하던 표정이 살짝 흔들렸다.

드디어 첫 번째 창람의 나무의 조각을 얻었다.

진남은 길게 숨을 들이쉬더니, 조심스럽게 비수를 납계 안에 넣고 전소선을 향해 공수하고 말했다.

"고맙다. 이 비수는 나에게 매우 소중하다. 아, 그리고 이 조각은 너에게 줄게."

"저에게 준, 준다고요? 안 돼요. 절대 그럴 수 없……."

전소선은 깜짝 놀라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이미 결정했어!"

진남은 확고하게 말했다.

"알, 알았어요."

전소선은 어쩔 줄 몰라 하더니, 이내 결정한 듯 조각을 받아 납계에 넣었다.

그녀는 나중에 단청에게 어려운 일이 있으면 반드시 최선을 다해 도와주겠다고 속으로 맹세했다.

"그럼 이만."

진남은 공수하고 웃더니 돌아서 떠나가려 했다.

그는 빨리 창람의 나무의 조각을 연화하여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지 보고 싶었다.

"잠깐."

줄곧 침묵하고 있던 역봉대사가 진남에게 전음했다.

"진남, 너에게 할 말이 있다. 나를 따라오거라."

진남은 깜짝 놀랐다.

'진남이라고? 역봉대사가 나의 진신을 발견했나? 아닌데……. 역봉대사의 빙국의 눈은 강하다. 그러나 그 능력에 한계가 있다. 내가 쓴 홍진연선술을 꿰뚫어 볼 순 없을 텐데…….'

진남은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는 역봉대사를 따라갔다.

* * *

역봉대사와 진남은 금비전을 떠나 성의 구석진 정원에 도착했다.

그들은 현묘한 진법을 쳐 정원을 가렸다.

정원에 들어서자 진남은 싸늘한 눈길로 물었다.

"역봉대사, 대사는 도대체 누구십니까?"

역봉은 진남의 눈에 가득한 살기에 놀라지 않고 온화하게 웃으며 말했다.

"진남, 반천맹에 대해 아느냐?"

"반천맹이요? 대사는 반천맹의 사람입니까?"

진남의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그는 역봉이 반천맹의 사람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맞다. 정확히 말해 나는 반천맹의 장로다."

역봉은 영패를 꺼내 진남에게 던져주며 말했다.

"나는 성 안의 유적을 돌아다니며 인재를 발견해 반천맹에 가입시키려고 했다. 한데 너를 만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느냐?"

진남은 영패를 힐끗 봤다.

기운이나 재질이나 모두 궁양이 그에게 준 옥간에 쓰인 것과 같았다.

반천맹의 영패였다.

영패 가운데엔 특별한 '역'자가 새겨져 있었다.

다른 사람이 영패를 위조하는 걸 막으려는 것이었다.

"그럼 어떻게 저를 발견하셨습니까?"

진남은 경계하듯 물었다.

"반천석 때문이다. 남천문의 적이면 반천석은 모두 느낄 수 있다."

역봉은 몽환적인 파란색을 띤 기묘한 동그란 돌을 꺼냈다.

돌은 뭔가 느낀 것처럼 더 짙은 파란색 빛을 뿜어냈다.

"네가 중주를 떠났다는 소문을 들었다. 중주를 떠났으니 반드시 반신지국으로 올 거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모두 너에 대해 알고 있다. 네가 도술에 능할 뿐만 아니라 동술과 신법도 능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이런 것들과 결합하여 나는 너를 떠본 것이고. 그런데 진짜 진남이었구나."

역봉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렇군요."

진남의 마음속의 의문이 사라졌다.

"진남, 긴말하지 않겠다. 반천맹에 가입하고 싶지 않으냐? 삼 년 내에 우리 맹주께서는 남하하여……."

역봉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내 당당하게 말했다.

"남천문을 부술 거다!"

진남은 놀랐다.

그는 반천맹이 삼 년 안에 움직일 계획을 세우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반천맹은 오 년 전에 성립되었다.

삼 년 후라고 해도 겨우 팔 년밖에 되지 않는다.

남천문과 남천신지는 하나였다.

남천문을 공격하는 건 남천신지를 공격하는 것이었다.

남천신지는 창람대륙에서 몇만 년의 역사가 있었다.

내력이 풍부하고 상상할 수 없었다.

"믿지 못하겠지? 그러나 지금 세상의 무신들 중에서 자신이 맹주보다 강하다고 나설 사람은 없을 거다."

역봉의 눈에 존경의 빛이 드러났다.

진남의 눈에 빛이 반짝거렸다.

'마발검신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강한 것 같구나.'

"반천맹에 가입하겠습니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곤 말했다.

반천맹이 삼 년 내에 남천문을 공격할 거라고 예상하진 못했지만, 반천맹에 가입하는 건 나쁘지 않았다.

나중에 반천맹이 진짜 공격하게 되면 그도 그 공격에 가담할 수 있을 것이었다.

물론, 반천맹이 공격을 시작하기 전에 그는 반드시 스스로 제위에 올라야 했다.

아니면 이런 싸움에 참가할 자격도 없을 것이었다.

진남의 말을 들은 역봉은 얼굴에 미소가 번지며 말했다.

"좋다. 그렇다면 입단심사에 참가하거라."

"입단심사요?"

진남은 눈썹을 추켜세웠다.

"그래. 입단심사는 두 개 관문으로 나뉜다. 삼성 등급의 적이든 일성 등급의 적이든 아니면 대제 강자든 반드시 참가해야 한다."

역봉은 설명했다.

"네가 첫 번째 관문 심사를 통과하면 반천맹으로 가 두 번째 관문 심사에 참가할 수 있다."

"그렇군요."

진남은 잠시 생각하더니 물었다.

"뭘 심사합니까?"

"진남, 너의 첫 번째 관문은 아직 잘 모르겠다. 우리 반천맹에서 제자를 모집하는 건 다른 세력과 다르다. 시간과 장소가 정해져 있지 않다. 때문에, 윗분들과 상의를 해야 한다. 그러니 너는 여기서 좀 쉬거라."

역봉은 고개를 젓고는 말했다.

"좋습니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역봉은 진남에게 영패를 한 개 건네고는 정원을 나갔다.

진남은 스스로 금제를 친 후 가부좌를 틀고 앉아 비수를 꺼냈다.

일단 중요한 것은 아홉 그루의 나무를 융합시키는 것이었다.

"부서져라!"

진남은 다섯 손가락을 벌려 붕멸의지를 뿜었다.

유리 비수가 순식간에 부서져 가루로 변했다.

손톱만한 능형 나무 조각은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았다.

"창람의 나무의 조각은 실로 기이하구나. 대체 어떻게 연화하는 거지?"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단천대제는 그에게 반지를 줬지만, 연화하는 방법은 알려주지 않았다.

한참을 생각했지만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자 진남은 정혈을 짜 능형 나무 조각에 떨어뜨렸다.

그러나 능형 나무 조각은 여전히 아무 반응 없었다.

진남은 각종 방법을 써 보고 심지어 제술도 펼쳐 봤지만, 능형 나무 조각은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았다.

"단천도로 베 볼까?"

진남은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그는 고개를 저었다.

창람의 나무의 조각을 베는 것이 정답이 아니라면 손실이 컸다.

"창람의 나무의 조각은 보물도 아니고 영약도 아니다. 일반적인 방법은 아무 쓸모 없다. 네가 너의 무수를 바쳐 억지로 누르면 그것이 남다른 무수의 기운을 느끼면 안에 있던 창람의 나무 의지가 깨어날지도 모른다."

이때,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구리거울이었다.

"고맙다."

구리거울의 말을 들은 진남은 기뻐 서둘러 공수했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구리거울은 바로 조용해졌다.

그녀는 진남과 긴말하지 않았다.

아홉 그루의 무수가 창람의 나무의 도움으로 합쳐지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진남에게 일깨워주지 않았을 것이다.

진남은 그녀의 태도에 이미 적응했다.

그는 길게 생각하지 않고 아홉 그루의 무수를 드러냈다.

"눌러라."

진남은 신념을 움직였다.

아홉 그루의 무수가 순식간에 수많은 제술의지를 뿜어 엄청난 힘을 드러내고 능형 나무 조각을 세게 눌렀다.

쿵-!

기이한 폭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소리가 매우 우렁차고 대단했다.

하지만 귀를 기울이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효과가 있구나!"

진남의 눈에 빛이 스쳤다.

아홉 그루의 무수가 다시 한 번 드러났다.

매우 기이한 폭발음이 연거푸 울려 퍼졌다.

능형 나무 조각에도 아주 작지만 심오하고 깨끗한 녹색 의지가 나타났다.

무수로 아흔아홉 번을 누르자 능형 나무 조각은 드디어 엄청난 녹색 빛을 뿜으며 거인의 입으로 변했다.

거인의 입이 진남을 물려 했다.

진남은 깜짝 놀라 저항하려 했다.

그러나 그는 거인에게 삼켜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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