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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681화 (681/1,498)

681화 설마 뭔가 있나?

"동활, 너 이 뻔뻔한 개자식! 이 변태 놈!"

전소선은 동활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

조각을 사는 데 팔만 개 신석을 쓰면 세 개 조각에서 엄청난 보물이 나온다고 해도 기껏해야 가치가 십만 개 정도의 신석이 될 것이었다.

그러면 신석을 고작 이만 개 정도 버는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역봉을 이기기 어려웠다.

명족 여인과 뇌족 청년은 옆에 서서 음흉하게 웃었다.

'동술 고수를 데려오면 뭐 해? 우린 결국 너와 전족을 모욕할 것이다.'

역봉대사는 여전히 표정이 평온했다.

모든 것이 그와 상관없는 것 같았다.

"나는 금비전의 전주다. 조각의 가격은 내가 정한다. 마음에 들지 않느냐? 그럼 졌다고 인정하거라. 어차피 너희 전족은 그저 그렇잖아."

동활은 전소선과 진남을 번갈아 보더니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흥! 나와 맞서겠다고? 어림없다!'

"팔만 개면 팔만 개로 해. 이 조각들을 우리는 가지겠어."

줄곧 침묵하고 있던 진남은 담담하게 말했다.

자리에 있던 다른 사람들뿐만 아니라 전소선도 살짝 놀랐다.

그녀는 뭔가 말하려 했다.

그러나 진남의 태연자약한 표정을 보자 말을 삼켰다.

동활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또 웃음을 터뜨리고 말했다.

"팔만 개 신석으로 사겠다고? 조각 안에 보물이 있긴 한가 보구나. 방금 전소선이 나를 욕했기에 이 세 조각은 십삼만 신석으로 가격을 올리겠다!"

명족 여인과 뇌족 청년은 동활의 말을 듣더니 음흉한 미소가 더 짙어졌다.

방금까지 진남과 전소선에게 희망이 조금이나마 있었다면 이제는 전혀 희망이 없었다.

"뭐? 너……!"

전소선은 화가 나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녀는 동활이 다시 가격을 올릴 정도로 뻔뻔할 줄 몰랐다.

줄곧 평온하던 진남마저 눈빛이 싸늘해졌다.

그는 기세를 빌려 사람을 괴롭히는 자들이 가장 싫었다.

"왜? 또 나를 욕하려고? 그럼 십오만 신석으로 올리고!"

전소선이 화를 내자 동활은 한 번 더 가격을 올렸다.

그는 일부러 조롱하듯 말했다.

"십오만 신석으로 산다면 나는 절대 두말하지 않겠다. 너희들은 절대 사지 못하겠지만 말이야."

"그래! 전소선! 미련하게 굴지 마!"

"너희 전족은 모두 그렇게 미련하냐?"

명족 여인과 뇌족 청년은 이때다 싶어 전소선을 놀렸다.

옆에 서 있던 역봉대사는 고개를 저었다.

그도 세 조각 중의 한 개가 범상치 않다는 걸 발견했다.

그러나 동활이 십삼만 신석으로 올리자 진남이 졌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십오만 신석으로 올렸으니 이제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동활!"

전소선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기세를 폭발시켰다.

그녀의 체내에서 화르륵 화르륵 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전족의 천부인 전혈이 꿈틀거렸다.

"응?"

진남의 눈에 빛이 스쳤다.

전소선이 기세를 폭발시키자 그의 왼쪽 눈, 왼팔 그리고 단천도가 살짝 흔들렸다.

'어떻게 된 거지?'

"침착해라!"

진남은 길게 생각할 시간도 없이 전소선을 향해 낮게 소리쳤다.

화가 치밀어 오른 전소선은 진남이 외치는 소리를 듣자 찬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지금 공격하면 시끄러워진다는 걸 그녀도 잘 알았다.

"단청, 진짜 미안해요. 동활이 이렇게 염치없을 줄 몰랐어요. 당신을 끌어들여서 미안해요. 잠시 후에 비수를 당신께 드리겠어요."

전소선은 숨을 길게 들이쉬더니 진남에게 전음했다.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는 전소선이 이런 말을 할 줄 몰랐다.

"너, 나를 믿어?"

정신을 차린 진남은 그녀에게 물었다.

"네……?"

전소선은 어리둥절했다.

진남은 웃더니 고개를 돌려 동활 등을 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십오만 신석이라고? 우리는 이 세 조각을 가지겠다!"

원래 그는 수단을 쓰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소선이 비수를 주겠다고 하고 또 동활이 이렇게 염치없으니 그는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다.

"뭐……?"

동활, 명족 여인, 뇌족 청년 그리고 역봉대사는 순간 어안이 벙벙했다.

"단청, 이건……."

전소선은 서둘러 전음하여 진남을 말리려 했다.

십오만 신석은 적지 않은 양이었다.

그녀가 이번에 늠연룡월사회에 올 때 아버지 어머니가 신석을 십육만 개 주며 그녀더러 수련에 쓸모 있는 물건을 많이 사라고 했었다.

하지만 십오만 신석으로 세 조각을 산다고 해도 결국 질 것이었다.

"나를 믿어 봐."

진남은 담담하게 한마디 했다.

짧은 한마디였지만, 강한 자신감이 보였다.

전소선은 그의 자신감을 보고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한참 후, 그녀는 이를 갈더니 사나운 눈빛을 했다.

'에라 모르겠다. 십오만 신석? 한번 해 보지 뭐! 지면 나중에 무인들에게서 약탈하여 벌면 돼!'

"하하하!"

동궐, 명족 여인, 뇌족 청년은 큰소리로 웃었다.

그들은 진남이 가벼운 자극에 넘어올 줄은 몰랐다.

역봉대사의 눈에 실망한 기색이 스쳤다.

'이런 성격으로 어떻게 무도규칙을 초월했지?'

"도우, 역시 패기 있구나. 그러나 십오만 신석은 적은 양이 아니다. 너에게 신석이 십오만 개 있느냐?"

동활은 비웃으며 말했다.

"십오만 신석이다. 옜다."

전소선은 싸늘하게 말하며 납계를 하나 던졌다.

동궐은 납계를 받아 신념으로 훑어보더니 기뻐했다.

'많이 벌었구나! 전소선을 모욕하게 됐을 뿐만 아니라 십오만 신석을 벌다니!'

"하하! 시원시원하구나! 역봉대사, 조각들의 금제를 풀어주시오!"

동활은 큰소리로 웃고 나서는 바로 말했다.

그는 어서 빨리 전소선과 진남이 처참하게 지는 모습을 보고 싶어 안달이 난 상황이었다.

명족 여인과 뇌족 청년도 크게 기대했다.

"좋소."

역봉대사는 진남을 힐끗 보더니 앞으로 걸어갔다.

그는 두 손으로 현묘한 법인을 만들어 빛을 뿜어내더니, 조각에 주입했다.

녹이 슬고 전혀 영기가 없던 조각은 생기를 되찾은 것처럼 강력한 혈의가 안에서 폭발했다.

이 순간, 독실은 마치 시혈공간(弑血空間)으로 변한 것 같았다.

"시혈지의(弑血之意)가 짙구나! 이 조각은 적어도 가치가 이만 개 신석은 되겠다!"

동활, 명족 여인 그리고 뇌족 청년의 눈에 기쁜 기색이 드러났다.

전소선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녀는 속으로 역봉대사가 잘못 봐 남은 두 조각에 아무런 보물이 없을 거라고 끊임없이 저주했다.

그러나 결과는 그녀를 실망케 했다.

역봉대사는 다시 손을 써 왼손으로 시커먼 화염을 받들고 오른손으로 휘몰아치는 빙설을 받들어 동시에 나머지 두 조각에 주입했다.

영광이 꿈틀거리던 조각에서 찬란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동시에, 짙은 화염지의와 방대한 빙설지의가 뛰어나왔다.

화염공간과 빙설공간을 이루어 서로 융합되어 빙화(氷火)의 세계를 이루었다.

"화염지의가 진짜 짙구나! 진짜 대단한 빙설지의다. 게다가 이 두 조각이 결합되어 얼음과 불이 융합되면 경지가 더 높아진다! 이 두 조각의 가치는 적어도 육만 개 신석은 되겠구나!"

동활 등은 얼굴에 기쁨이 번졌다.

세 조각이 모두 보물이었고, 모두 합하면 그 가치가 팔만 개 신석이었다.

조각을 살 때 쓴 삼만 개 신석을 빼면 오만 개 신석을 번 것이었다.

"전소선, 이제 너희들 차례다! 너희들이 십오만 개 신석을 주고 산 조각이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보자!"

동활 등은 정신을 차리고 전소선과 진남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에 경멸이 가득했다.

반면에 역봉대사는 표정이 담담했다.

그는 이미 그 조각을 잘 관찰했다.

가치가 매우 높았지만, 이번 내기에선 질 게 뻔했다.

전소선은 긴장했다.

그녀는 이 세 조각을 사느라 이미 십오만 개 신석을 썼다.

"제대로 보거라."

진남은 담담하게 말하며 전신의 왼쪽 눈을 움직이고 오른팔을 들더니 손가락을 굽혀 도의를 뿜어 그 조각에 주입했다.

영기가 꿈틀대던 조각이 진남의 도의에 의해 껍질이 벗겨지자, 방대한 영기가 사방을 휩쓸었다.

"보물이 나타났다!"

전소선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흥! 영기가 짙지만, 기껏해야 가치가 오만 개 신석 정도 될 것이다. 너의 나머지 두 조각이 모두 가치가 오만 개 신석 정도 된다 해도 너희들은……."

동활 등은 귀찮았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도중에 진남이 다시 손을 썼다.

그의 오른손에서 도의가 사라지고 붕멸의지가 조각에 주입되었다.

그러자 탁탁 하는 폭발음이 조각에서 울려 퍼졌다.

이내, 조각은 마치 환골탈태한 것처럼 금색 영광을 뿜어내며 독실을 금색 세상으로 만들었다.

"열려라!"

진남은 멈추지 않고 주먹을 날렸다.

붕멸의지, 단천도의가 한데 뭉쳐 붕멸권의(崩滅拳意)를 이루었다.

펑-!

조각이 터져나갔다.

조각에서 뿜어져 나오던 수많은 금광이 순식간에 한데 뭉쳐 높이가 삼 장 되는 갑옷을 입고 창을 든 금색 형상으로 변했다.

보이지 않는 패기가 휘몰아쳐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어, 어떻게 이럴 수 있지? 패기가 강하구나! 기운도 너무 강하다! 이것들만 봐도 이 조각의 가치는 십만 개 신석은 되겠구나!"

동활 등의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조각 한 개의 가치가 십만 개 신석이라니.

늠연성 전체에서도 보기 드문 일이었다.

이삼 년에 두세 번 정도밖에 나오지 않을 법한 일이었다.

"도우, 동술이 진짜 대단하구나. 이 조각의 삼중 금제를 보다니."

역봉대사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칭찬하던 그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

'동활이 가격을 올리지 않았으면 진남은 이겼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가치가 십만 개 신석이 되는 지보를 열어도 소용없다.'

나머지 두 조각의 보물은 가치를 합해도 오천 개 신석 정도였다.

진남이 산 세 조각을 합해도 조각을 사느라 쓴 십오만 개 신석도 안 됐다.

"단청, 대단하네요."

전소선은 놀라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

"대단하다고? 하하하! 전소선, 너 머리가 나쁘구나! 단청 도우의 동술은 실로 대단하다. 그러나 나머지 두 조각의 가치가 십만 신석이 되겠느냐? 그건 절대 불가능하다. 이번 내기는 너희들이 졌다!"

동활 등은 자신들의 승리를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들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전소선은 표정이 굳었다.

'동활의 말이 맞다. 다른 두 조각이 가치가 십만 신석이 되는 보물일 리 없다. 우리는 졌다…….'

"동 소주 안목이 있구나. 나머지 두 조각은 십만 개 신석이 안 된다. 고작 오천 개 신석 정도이다."

진남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가치가 오천 개 신석밖에 안 되는구나. 우리가 너를 너무……."

진남의 말을 들은 동활 등은 잠시 어리둥절하더니 다시 조롱했다.

역봉대사만이 눈에 의혹이 가득했다.

'……너무 침착하다. 설마 뭔가 있나?'

"다른 두 조각은 가치가 없다. 그런데 누가 이 조각의 가치가 십만 개 신석이라고 하더냐?"

진남의 말에 동활 등과 역봉대사, 전소선은 모두 놀랐다.

진남은 조각 위로 날아가 손바닥으로 내리쳤다.

손바닥 가운데서 홍맹지기가 뿜어져 나와 조각에 주입되었다.

조각은 내력이 엄청났다.

진짜 금제는 세 겹이었다.

세 겹의 금제를 풀면 그것의 가장 강한 모습이 드러났다.

그러나 진남의 체내에는 홍맹지기가 있었다.

원래 그의 체내의 혼돈지기는 조각을 회복시킬 수 있었다.

그는 조각을 회복시키는 능력으로 흑룡경매에서 재부를 얻어 법보들을 폭발시켰다.

혼돈지기로 할 수 있으면, 더 높은 등급의 홍맹지기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중주에 있을 때 진남은 홍맹지기를 조금밖에 쓰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쓸모가 매우 컸다.

홍맹지기가 주입되자 금색 형상에 엄청난 변화가 발생했다.

엄청난 흑광이 금색 형상에서 뿜어져 나왔다.

귀신지의(鬼神之意)가 휩쓸어 나왔다.

금색 형상은 귀신의 그림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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